정신과 치료 이력으로 보충역 판정을 받을 수 있나요
정신과 치료 이력으로 보충역 판정을 받을 수 있나요
법률가이드
병역/군형법세금/행정/헌법

정신과 치료 이력으로 보충역 판정을 받을 수 있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등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던 청년들이 병역판정검사를 앞두고 “내 치료 이력이 판정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문의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병원에 몇 번 다녔으니 당연히 현역은 아니겠지”, “진단서만 떼어 가면 보충역이 나온다”, “약을 먹고 있으면 무조건 면제 아닌가”라고 생각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병무청 검사장에서는 진료 기간이 짧거나 기록이 비어 있다는 이유로 판정이 보류되거나, 기대와 달리 현역 판정이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병역 실무는 정신질환을 진단명이 아니라 ‘치료 기간과 임상적 기능 수준’으로 판단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신과 치료 이력이 있다고 해서 자동으로 보충역이 되는 것도, 반대로 치료 이력이 있어도 소용없는 것도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정신과 치료 이력이 신체등급과 병역처분에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충역 판정을 받으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 보충역은 신체등급 4급에서 결정되며, 정신질환도 같은 등급 체계로 판단합니다

진단명이 아니라 질병·심신장애의 정도를 등급으로 환산한 결과가 병역처분을 정합니다.

병역처분은 곧바로 “정신과 진단 = 보충역”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병역판정검사를 담당하는 의사가 먼저 신체등급을 판정하고, 그 등급에 따라 지방병무청장이 병역처분을 합니다. 병역법 제12조 제1항은 신체등급을 다음과 같이 나눕니다.

신체 및 심리상태가 건강하여 현역 또는 보충역 복무를 할 수 있는 사람: 신체 및 심리상태의 정도에 따라 1급ㆍ2급ㆍ3급 또는 4급 / 현역 또는 보충역 복무를 할 수 없으나 전시근로역 복무를 할 수 있는 사람: 5급 / 질병이나 심신장애로 병역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 6급 / 질병이나 심신장애로 위 판정이 어려운 사람: 7급(병역법 제12조 제1항).

이 중 1급부터 4급까지는 학력·연령 등 자질을 고려해 현역병입영 대상자, 보충역 또는 전시근로역으로 나뉘고(병역법 제14조 제1항 제1호), 5급은 전시근로역, 6급은 병역면제, 7급은 재신체검사 처분을 받습니다. 그리고 현역과 보충역을 가르는 세부 기준은 병무청장이 정한다고 되어 있어 매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국 정신과 치료 이력으로 보충역을 노린다는 것은 “정신질환의 정도가 4급 수준으로 평가되는가”의 문제입니다.

정신질환의 정도는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 별표 3의 평가기준에 따라, 의사가 임상적인 기능·장애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합니다(같은 규칙 제11조 제2항). 여러 항목에서 등급이 나오면 가장 낮은 등급이 전체 신체등급이 됩니다(같은 규칙 제12조, 제14조 제1항).

정신과 치료 이력이 곧 보충역은 아니며, 별표 3 평가기준상 4급 수준으로 인정되어야 보충역 처분의 문이 열립니다.


2. 우울장애 등은 ‘6개월 이상 지속 치료’ 또는 ‘입원력’이 확인되어야 4급으로 평가됩니다

진단서 한 장이 아니라, 최근 치료의 기간과 지속성을 기록으로 증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우울장애(주요우울장애·지속성 우울장애 등)를 예로 들면, 검사규칙 별표 3은 진단기준에 충족되는 증상이 있고 최근 6개월 이상 지속적이고 충분한 정신건강의학과적 약물치료 등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또는 최근 6개월 이내 1개월 이상의 정신건강의학과 입원력이 확인되는 경우를 중등도로 보아 4급에 해당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불안장애, 강박 및 관련 장애, 외상 및 스트레스 관련 장애 등도 같은 방식으로 증상의 정도와 치료 경과를 보고 등급을 나눕니다.

여기서 실무상 가장 많이 탈락하는 지점은 “치료의 지속성”입니다. 예컨대 증상이 심할 때만 두세 번 내원했거나, 진료 사이 간격이 몇 달씩 벌어져 있거나, 약 처방 기록 없이 상담만 받은 경우에는 ‘지속적이고 충분한 치료’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최근 6개월 이상 일정한 간격으로 내원하고 투약 기록이 이어져 있다면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한 현재 증상이 어느 정도 남아 있고 사회적·직업적 기능에 일부 지장이 있어야 합니다. 치료로 완전히 호전되어 증상이 없다면, 과거에 치료를 받았더라도 등급이 낮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이는 반대로 현재 증상이 매우 심각해 일상 기능이 크게 손상된 경우 더 높은 등급(5급·6급 등)이 논의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몇 번 진료받았다’가 아니라 ‘최근 6개월 이상 이어진 치료 기록’이 4급 판정의 실질적인 기준입니다.


3. 병무용진단서와 진료기록, 심리검사 결과가 판정의 실제 근거 자료가 됩니다

병무청은 진단서 문구가 아니라 의무기록의 내용과 흐름을 보고 판단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은 검사 당일 짧은 면담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병무청은 미리 제출된 자료를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습니다. 병무청 안내에 따르면 우울장애, 불안장애, 강박 및 관련 장애, 외상 및 스트레스 관련 장애 등은 병무용진단서와 함께 의무기록 사본(투약기록지 포함), 정밀심리검사 결과, 초·중·고 생활기록부 등을 구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병무용진단서에는 진단명뿐 아니라 최초 진료일, 치료 기간, 현재 증상, 투약 내용, 기능 손상 정도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야 합니다. 일반 진단서와 달리 병무 목적의 진단서는 이런 내용이 빠지면 판정에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진료를 받던 병원에 처음부터 “병무용”이라고 밝히고 발급받는 것이 좋습니다.

생활기록부는 왜 요구될까요? 증상이 병역 회피 목적으로 최근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이어져 온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학창 시절 상담 이력이나 결석·학교 부적응 기록이 있다면 치료 이력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되고, 반대로 검사 직전에 급히 시작한 치료는 의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진단서 한 장보다 의무기록·투약기록·심리검사 결과·생활기록부가 서로 맞물려야 설득력이 생깁니다.


4. 기록이 부족하거나 치료 중이면 판정이 보류되거나 재검사(7급)가 나올 수 있습니다

즉시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에도 재검사 절차가 있으며, 그 기간을 활용한 대비가 가능합니다.

검사 결과 신체등급 판정이 어려우면 결론이 바로 나오지 않습니다. 검사규칙 제14조 제2항은 수석 병역판정전담의사 등이 신체등급이 4급·5급 또는 6급에 해당될 것으로 판단되지만 치료력 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사람에 대해 등급 판정을 보류하고 치료력을 확인한 뒤 재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질병이나 심신장애로 1급부터 6급까지의 판정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7급이 판정되고, 이 경우 재신체검사 처분이 내려집니다. 지방병무청장은 7급 판정을 받은 사람에 대해 치유기간을 고려해 다시 신체검사를 받게 하되, 그 기간은 7급 판정일부터 2년 이내로 정해져 있습니다(병역법 제12조 제3항). 다시 검사를 받고도 7급이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전시근로역으로 처분됩니다(병역법 제14조 제2항).

즉 처음 검사에서 기록이 부족해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더라도, 그 후 치료를 성실히 이어가며 기록을 보완하면 재검사에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는 진짜 치료가 이어질 때의 이야기이며, 재검사만 노리고 형식적으로 병원을 다니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보류·재검사는 끝이 아니라 기록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이므로, 통보를 받은 즉시 진료 계획과 서류를 점검해야 합니다.


5. 이미 현역·보충역 처분을 받은 뒤에도 정신질환으로 처분 변경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입영 전이든 복무 중이든, 정신건강 문제가 확인되면 처분 변경 절차가 열려 있습니다.

병역판정검사에서 현역 처분을 받았더라도 이후 정신질환이 발병하거나 악화되면 병역처분 변경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병역법 제65조 제1항 제1호는 현역병입영 대상자, 보충역 등으로서 질병 또는 심신장애로 인하여 병역을 감당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 신체검사를 거쳐 보충역 편입, 전시근로역 편입 또는 병역면제 처분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복무 중인 사람에 대해서는 같은 조 제11항이 별도로 규정합니다. 신체등급 판정이 곤란한 질병이 있거나 정신적 장애 등으로 계속 복무하는 것이 적합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현역병 등에 대해서는 신체검사를 거치지 않고 병역처분을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절차는 통상 ①정신건강의학과 진료 및 병무용 진단서·의무기록 확보 → ②관할 지방병무청에 병역처분변경 신청 → ③병무청 지정 병원 등에서의 신체검사 → ④신체등급 판정과 처분 변경 결정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수원 지역 거주자라면 경인지방병무청이 관할이며, 처분에 이의가 있다면 결과 통지 이후 행정심판·행정소송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확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최초 진료일과 진료 간격, 투약 기록이 의무기록에 끊김 없이 남아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2. 현재 증상과 사회적·직업적 기능 손상이 병무용 진단서에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는지 점검합니다.

  3. 심리검사 결과, 생활기록부, 입원력 등 보조 자료를 갖춰 병무청 제출 시기와 방법을 확인합니다.

이런 준비 없이 검사장에 가면 자료 부족으로 보류되거나 원하는 등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검사 전에 자료를 정리하고 필요하면 변호사와 상의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마치며

정신과 치료 이력이 있는 분들은 “이 정도로 병무청에 말해도 되나”, “꾀병으로 오해받지는 않을까” 하는 부담 때문에 준비를 미루다 검사 직전에야 서류를 알아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질환을 앓고 있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치료를 꾸준히 받고 그 기록이 끊기지 않게 남기는 것이 가장 정직하고 확실한 준비입니다. 병역 기준은 증상의 경중과 치료의 지속성을 보는 것이지, 진단명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병역 회피를 목적으로 증상을 부풀리거나 조작하려는 입장이라면 결과는 정반대가 됩니다. 병역법 제86조는 병역의무를 기피하거나 감면받을 목적으로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쓴 사람을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하고, 검사 과정에서 사위행위가 의심되면 병역판정관이 특별사법경찰관에게 수사를 의뢰하도록 되어 있습니다(검사규칙 제16조).

저는 병역 문제와 형사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정당한 치료 이력을 인정받지 못해 억울해하는 경우와 잘못된 판단으로 형사 문제까지 번진 경우를 모두 보아 왔습니다.

내 치료 이력이 어느 등급에 해당하는지 불안하다면, 검사 일정이 확정되기 전이 준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점입니다. 그때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신과에 한두 번만 다녀도 보충역이 나오나요?

A. 어렵습니다. 우울장애 기준을 보면 최근 6개월 이상 지속적이고 충분한 치료 또는 최근 6개월 이내 1개월 이상의 입원력이 요구되어, 짧은 진료 이력만으로는 4급 인정이 쉽지 않습니다.

Q. 지금은 증상이 좋아졌는데, 예전 치료 이력이 인정되나요?

A. 평가는 검사 당시의 임상적 기능·장애 수준을 종합해 이뤄집니다. 과거 치료 이력은 참고자료가 되지만 현재 증상이 없다면 낮은 등급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어떤 서류를 준비해야 하나요?

A. 병무청 안내상 병무용진단서, 투약기록지를 포함한 의무기록 사본, 정밀심리검사 결과, 초·중·고 생활기록부가 기본 구비서류입니다. 질환별로 달라질 수 있으니 관할 지방병무청에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Q. 검사장에서 판정이 보류되면 어떻게 되나요?

A. 치료력 등 확인이 필요하면 보류 후 재검사를 받을 수 있고, 판정이 어려우면 7급으로 재신체검사 처분이 내려집니다. 7급 재검사는 판정일부터 2년 이내에 다시 이뤄집니다.

Q. 이미 현역 처분을 받았는데 다시 판정받을 수 있나요?

A. 질병이나 심신장애로 병역을 감당할 수 없다면 병역법 제65조에 따라 신체검사를 거쳐 보충역·전시근로역 편입이나 병역면제 처분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Q. 증상을 과장해서 진단서를 받으면 어떻게 되나요?

A. 병역의무를 감면받을 목적의 속임수는 병역법 제86조에 따라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고, 수사 의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절대 해서는 안 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고준용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58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