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부대 생활 중 사용하는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 오간 말이 문제가 되어 명예훼손으로 신고당했다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해보면 “어차피 다 아는 부대원끼리 나눈 얘기인데 무슨 문제냐”, “몇 명 없는 단톡방이라 밖으로 새 나갈 리 없다”는 생각으로 무심코 상관이나 동료에 대한 불만을 적었다가, 그 대화 내용이 캡처되어 지휘관에게 전달되고 헌병대(군사경찰) 조사 통보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부대 내 발언이 문제 된 사건에서 군형법상 상관모욕·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문서 게시나 연설에 준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기준을 새로 제시했습니다. 반면 상대가 상관이 아니라 동급자·후임이라면 일반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의 ‘전파가능성’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어 오히려 더 넓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부대 단톡방에서 한 말이 어떤 경우에 명예훼손·모욕으로 이어지는지, 상대가 상관인지 동급자인지에 따라 기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조사 통보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부대 단톡방에서 한 말도 명예훼손죄가 될 수 있습니다
단톡방 인원이 소수여도 ‘공연성’ 요건은 충족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07조는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여기서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실제로 그 자리에서 여러 사람이 지각했음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판례는 오래전부터 ‘전파가능성’ 이론을 취하고 있습니다. 사실을 들은 상대가 단 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으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부대 단톡방은 통상 같은 생활관·소속 인원이 모여 있는 폐쇄형 대화방이지만, 그 구성원들이 다시 다른 동료나 간부에게 대화 내용을 전달하기 쉬운 구조라는 점에서 전파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고, 사실을 적시한 상대방이 특정된 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으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는 때에는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따라서 “인원이 몇 명 안 되는 단톡방이라 괜찮다”는 생각은 법적으로 근거가 약합니다. 실제로 누가 그 대화를 캡처해 지휘계통에 전달했는지와 무관하게, 전달될 가능성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부대 단톡방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연성이 부정되지 않으며, 오히려 전파가능성이 인정되기 쉬운 구조입니다.
2. 그런데 신고 대상이 ‘상관’이라면 적용 기준이 달라집니다
최근 대법원은 군형법상 상관모욕·명예훼손죄의 ‘공연성’을 훨씬 엄격하게 판단했습니다.
부대 단톡방에서 말한 대상이 지휘·명령 관계에 있는 상관이라면, 형법이 아니라 군형법 제64조가 먼저 검토됩니다. 이 조문은 상관을 그 면전에서 모욕한 경우(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공연히 모욕한 경우(3년 이하),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경우(3년 이하), 허위사실로 명예를 훼손한 경우(5년 이하)를 각각 나누어 처벌합니다.
쟁점은 여기서도 ‘공연히’의 의미입니다. 2026년 8월 13일 대법원은 육군 대위가 부대 행정반에서 부하 병사 4~5명 앞에서 상관을 험담한 사건에서, 군형법상 상관모욕죄의 공연성을 종전보다 훨씬 좁게 해석했습니다.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해당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경우에만 상관모욕죄가 성립하고, 주변 병사 몇 명이 일하다가 또는 지나가다가 들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러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5도13717 판결).
이 판단을 단톡방에 적용하면, 신고 대상이 상관이고 대화방 참여 인원이 매우 적은 폐쇄형 채팅방이었다면 군형법상 상관모욕·명예훼손 자체는 성립하지 않을 여지가 생깁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군형법 적용 여부에 관한 판단이고, 같은 발언이라도 일반 형법상 모욕·명예훼손이나 정보통신망법 위반 가능성은 별도로 남는다는 점은 주의해야 합니다.
상대가 상관이라면 군형법 제64조가 우선 검토되고, 최근 판례에 따라 ‘공연성’ 인정 문턱이 이전보다 높아졌습니다.
3. 상대가 동급자·후임이라면 오히려 더 넓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군형법 제64조는 상관에게만 적용되고, 동급자·후임 사이에는 일반 형법과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됩니다.
같은 계급이거나 자신보다 늦게 입대한 동료를 상대로 한 발언이라면 군형법상 상관모욕·명예훼손 규정은 원칙적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다만 분대장처럼 지휘·명령 관계에 있는 경우는 상관으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형법 제307조(명예훼손)·제311조(모욕), 그리고 카카오톡이라는 매체 특성상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가 검토 대상이 됩니다.
여기서는 앞서 1번 섹션에서 본 전파가능성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즉 상대가 상관이 아니라면, 오히려 단톡방 인원이 적더라도 공연성이 인정되기 쉬운 구조로 돌아옵니다.
실무에서 자주 나오는 항변은 “그냥 내 생각을 말한 것뿐이다”, “사실을 그대로 말했을 뿐이다”입니다. 그러나 사실적시 명예훼손은 적시한 내용이 진실이라도 성립합니다(형법 제307조 제1항). 진실한 사실을 적시했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을 때에만 형법 제310조에 따라 위법성이 조각되는데, 판례는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나 목적이 공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는 엄격한 기준을 취하고 있어(대법원 99도3048 판결 등), 단순한 부대 내 불만 토로나 뒷담화는 공익 목적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사실 적시 없이 경멸적 표현만 썼다면 명예훼손이 아니라 모욕죄가 문제 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같은 부대원끼리 한 말”이라는 사정은 처벌을 막아주지 못하며, 사실이었다는 항변도 그 자체로는 부족합니다.
4. 정보통신망 이용 여부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카카오톡 단톡방은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되어 형법보다 형이 무겁습니다.
형법상 명예훼손은 사실적시(제307조 제1항)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제307조 제2항)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그런데 카카오톡과 같은 온라인 매체를 이용한 경우에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우선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사실을 적시했다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면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해 형법보다 형이 무겁습니다.
상대가 상관이어서 군형법 제64조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면전모욕 2년 이하, 공연모욕 3년 이하, 사실적시 명예훼손 3년 이하, 허위사실 명예훼손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로 정해져 있습니다.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형량 상한이 크게 달라지므로, 조사 초기에 상대방과의 관계와 발언이 오간 매체를 정확히 짚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군사경찰 조사 단계에서의 대응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부대 단톡방 명예훼손·모욕 신고는 통상 ①지휘관 인지 또는 피해자 신고에 따른 헌병대(군사경찰) 조사 개시 → ②참고인·피의자 조사 → ③군검찰부 송치 및 처분(사안이 경미하면 기소유예도 가능) → ④기소되면 1심은 국방부 소속으로 통합된 군사법원, 항소심부터는 민간 서울고등법원과 대법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2022년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항소심 이상은 민간 법원으로 이관되었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톡방 대화 전체를 캡처해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문제 된 발언의 전후 맥락과 대화방 참여 인원을 확인합니다.
신고인이 상관인지 동급자·후임인지, 발언 당시 실제로 그 말을 들은 인원이 몇 명이었는지를 정리해 어느 조문이 적용될지 가늠합니다.
발언 내용이 구체적 사실 적시인지 단순한 감정 표현인지, 그 진위를 뒷받침할 자료(복무기록·목격자 진술 등)를 확보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군형법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면, 상관모욕 해당 여부와 정보통신망법 적용 여부를 정확히 짚어 초기 단계에서 기소유예나 불송치를 이끌어낼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부대 단톡방 문제는 “같은 부대원끼리 한 얘기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고를 당한 입장에서는 상대가 상관인지 동급자인지, 대화방 인원과 발언 내용을 먼저 정리해 어느 조문이 문제 되는지부터 가늠해야 합니다. 감정적으로 부인하기보다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쪽이 결과에 훨씬 유리합니다.
반대로 문제를 제기한 입장에서도 단순히 기분이 나빴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구체적으로 어떤 발언이 어떤 방식으로 전파됐는지를 뒷받침할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저는 군 복무 중인 의뢰인들의 상관모욕·명예훼손 사건을 신고인과 피신고인 양쪽 입장에서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발언이라도 상대가 누구인지, 어떤 매체로 이루어졌는지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은 초기 단계의 대응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대 단톡방에 상관 험담을 올렸는데 몇 명 안 보는 방이라 괜찮을까요?
A. 안심할 수 없습니다. 신고 대상이 상관이라면 최근 판례상 군형법 제64조의 ‘공연성’ 기준이 엄격해졌지만, 상대가 동급자·후임이라면 형법·정보통신망법의 전파가능성 법리가 그대로 적용돼 소수 인원의 단톡방도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사실만 말했는데도 명예훼손이 되나요?
A. 됩니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도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고, 오로지 공익 목적으로 적시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위법성이 조각됩니다. 단순한 부대 내 불만 토로는 공익 목적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Q. 상대가 상관인지 동급자인지에 따라 왜 결과가 달라지나요?
A. 상관에 대한 발언은 군형법 제64조가 우선 적용되고, 최근 대법원은 그 ‘공연성’을 문서 게시나 연설에 준하는 정도로 좁게 해석했습니다. 반면 동급자·후임에 대한 발언은 군형법이 아닌 일반 형법·정보통신망법이 적용돼 전파가능성만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되는 등 기준이 다릅니다.
Q. 단톡방을 나가거나 대화를 삭제하면 괜찮아지나요?
A.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나 다른 참여자가 이미 대화 내용을 캡처해 두었다면 삭제 여부와 관계없이 증거로 제출될 수 있고, 섣부른 삭제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Q. 카카오톡 단톡방 명예훼손은 형법과 정보통신망법 중 어느 쪽으로 처벌되나요?
A.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 또는 허위사실을 적시했다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우선 적용되는 경우가 많고, 형법보다 형량 상한이 높습니다. 상대가 상관이라면 군형법 제64조 적용 여부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Q. 헌병대(군사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기 진술과 제출 자료가 상관모욕·명예훼손 해당 여부, 기소유예 가능성을 좌우하기 때문에, 조사 일정이 잡히는 즉시 상담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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