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선임의 구타나 가혹행위를 지휘계통이나 헌병대(군사경찰)에 신고했다가, 오히려 소속 생활관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병사들의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병사분들 중 상당수는 “신고만 하면 그걸로 끝나고, 나는 그냥 원래대로 지내면 된다”고 생각했던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신고 이후 조사가 시작되면, 같은 생활관 동기·후임들 사이에서 “쟤 때문에 부대 전체가 시끄러워졌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식사 자리나 작업 배치에서 은근히 빠지거나 말을 걸지 않는 식의 냉대가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군형법 제62조가 정한 가혹행위의 판단 기준을 행위자와 피해자의 지위·상황·목적·경위·결과까지 폭넓게 살펴 인정하는 흐름을 유지하고 있고, 신고 이후의 집단 따돌림 역시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이 별도로 금지하는 사적 제재에 해당합니다.
아래에서는 선임의 폭행이 어떤 법에 따라 처벌되는지, 신고 이후의 집단 따돌림은 왜 그 자체로 문제가 되는지,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선임 폭행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다면 그 자체가 별도의 위법행위입니다
군인복무기본법은 구타·가혹행위뿐 아니라 집단 따돌림도 사적 제재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26조는 “군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구타, 폭언, 가혹행위 및 집단 따돌림 등 사적 제재를 하거나 직권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조문에 ‘집단 따돌림’이 구타·가혹행위와 나란히 금지 대상으로 열거되어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신고 이후 겪는 냉대와 배제는 부수적인 인간관계 문제가 아니라, 법이 직접 금지하는 또 하나의 사적 제재입니다.
같은 법 제43조는 군인이 병영생활에서 다른 군인의 구타·가혹행위·집단 따돌림 등 사적 제재나 성추행·성폭력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즉시 상관에게 보고하거나 군인권보호관 또는 군 수사기관에 신고할 의무를 부과합니다. 즉 선임의 폭행을 신고한 행위는 개인적인 고자질이 아니라 법이 정한 의무를 이행한 것입니다.
제44조는 신고자의 인적사항이나 신고자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동의 없이 알리거나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고, 제45조는 신고를 이유로 한 징계조치 등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조건상 차별대우(불이익조치)를 금지하면서, 국방부장관에게 불이익조치를 받은 신고자에 대한 원상회복·시정 조치 의무를 지우고 있습니다. 따돌림이 지속된다면 이는 지휘관의 관리 책임이 작동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선임 폭행을 신고한 뒤 겪는 집단 따돌림은 부차적인 문제가 아니라, 군인복무기본법이 별도로 금지하는 사적 제재입니다.
2. 처음 있었던 폭행은 군형법에 따라 형법보다 무겁게 처벌됩니다
가혹행위인지 여부는 지위·상황·목적·경위·결과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군형법 제60조는 상관이나 초병 외의 직무수행 중인 군인등에게 폭행 또는 협박을 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집단을 이루거나 흉기·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범행했다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집단은 아니더라도 2명 이상이 공동으로 범행했다면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합니다. 병영생활 중 벌어진 구타라도 형법상 단순폭행보다 훨씬 무거운 군형법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한 폭행을 넘어 반복적인 얼차려, 모욕적 언행, 잠을 재우지 않는 등의 괴롭힘이 더해졌다면 군형법 제62조의 가혹행위죄가 함께 문제 됩니다. 직권을 남용해 가혹행위를 했다면 5년 이하의 징역, 직권 없이 위력을 행사해 가혹행위를 했다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대법원은 가혹행위의 의미와 판단기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군형법 제62조에서 말하는 ‘가혹행위’라 함은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 경우 가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위자 및 그 피해자의 지위, 처한 상황, 그 행위의 목적, 그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결과 등 구체적 사정을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0도1233 판결).
대법원은 2018년 선고한 2015도2390 판결에서도 같은 판단기준을 재확인했습니다. “장난이었다”거나 “원래 그런 분위기였다”는 항변은, 피해자가 실제로 느낀 고통과 행위가 반복된 경위를 함께 살펴보면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선임의 폭행과 그 과정에서 더해진 괴롭힘은 군형법 제60조·제62조에 따라 각각 또는 함께 처벌될 수 있습니다.
3. 신고 이후의 집단 따돌림도 위력을 수반하면 가혹행위죄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그냥 말을 안 거는 것’이라도 조직적이고 지속적이면 가혹행위의 판단 요소에 들어갑니다.
앞서 본 가혹행위 판단기준(행위자·피해자의 지위, 상황, 목적, 경위, 결과)을 집단 따돌림에 그대로 적용하면, 다수의 동료가 조직적으로 대화를 끊거나 작업·식사에서 배제하는 행위가 상당 기간 반복되어 신고자에게 실질적인 정신적 고통을 준다면 위력을 행사한 가혹행위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따돌림을 주도하거나 묵인한 사람이 선임이나 간부 등 직권을 가진 위치에 있다면 위력행사 가혹행위(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보다 형이 무거운 직권남용 가혹행위(5년 이하의 징역)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모욕적 발언이 더해졌다면 형법상 모욕죄, 신체적 위협이 동반됐다면 협박죄나 폭행죄가 별도로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지휘관이 따돌림 정황을 알고도 방치했다면, 군인복무기본법 제45조에 따른 시정 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고, 상황에 따라서는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유기한 것으로 평가되어 형법 제122조의 직무유기(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년 이하의 자격정지)가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말을 걸지 않는 정도의 따돌림이라도, 조직적이고 지속적이라면 그 자체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4. 가담 정도와 반복성에 따라 처벌 수위가 크게 달라집니다
단독 폭행 한 번과 집단·조직적 가혹행위는 적용 법조 자체가 달라집니다.
한 명이 한 차례 폭행했다면 군형법 제60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구간에서 처벌 수위가 결정됩니다. 그런데 여러 명이 가담했거나 흉기·위험한 물건을 이용했다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하한선 자체가 올라가고, 집단은 아니어도 2명 이상이 함께 가담했다면 제3항에 따라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폭행으로 상해에 이르렀다면 제5항에 따라 1년 이상의 유기징역까지 가능합니다.
가혹행위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 훈계 수준을 넘어 반복적으로 괴롭혔다면 위력행사 가혹행위(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 구간에 들어가고, 선임이나 간부가 직권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괴롭힘을 주도했다면 직권남용 가혹행위(5년 이하의 징역) 구간으로 형이 무거워집니다. 최초 폭행죄와 이후의 가혹행위·따돌림이 별개의 행위로 평가되면 각 죄가 경합범으로 합산되어 처단형이 더 높아질 수 있습니다.
신고 이후 보복성 따돌림이 이어졌다는 사정은 가해자 측의 죄질을 나쁘게 보는 양형 요소로도 작용합니다. 반대로 신고자 입장에서는 따돌림이 이어진 기간, 참여 인원, 구체적 언행을 정리해둘수록 이후 절차에서 유리합니다.
5. 신고부터 재판까지, 군 수사와 재판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 신고 단계에서 확보한 자료가 이후 조사와 재판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선임 폭행·가혹행위·집단 따돌림 사건은 통상 ①소속 부대 지휘계통 보고 또는 헌병대(군사경찰)·군인권보호관에 대한 신고·진정 → ②군사경찰의 사실관계 조사 → ③소속 군 검찰단(또는 국방부 검찰단) 송치 및 기소 여부 판단 → ④관할 지역군사법원(중앙지역군사법원 등 5개 지역군사법원 중 관할청)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2022년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성폭력범죄나 사망의 원인이 된 범죄는 민간 경찰·검찰·법원으로 이관됐지만, 이 사안처럼 폭행이나 가혹행위 자체는 원칙적으로 군사법원 관할로 남아 있습니다.
신고자 입장에서 조사에 앞서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최초 폭행 당시의 진단서·상처 사진, 목격한 동료의 인적사항, 구타 정황이 담긴 메시지나 통화 기록을 확보합니다.
신고 이후 발생한 따돌림의 구체적 내용(배제된 일시·장소, 관련 발언, 가담 인원)을 날짜별로 기록해둡니다.
군인권보호관 진정, 국방헬프콜(1303), 병영생활 고충상담관 상담 등 공식 창구를 이용한 이력을 남겨둡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군형법·군인복무기본법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최초 폭행에 대한 형사처벌과 함께 신고 이후의 불이익조치에 대한 시정·전출 요청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선임에게 맞은 것도 억울한데, 신고 이후 따돌림까지 겪으면 “차라리 신고하지 말걸”이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것도 이런 이중의 고립감 때문입니다.
신고를 당한 선임 입장에서도 사실관계가 다르게 전해지거나 과장되어 예상보다 무거운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신고한 병사 입장에서는 정작 보호받아야 할 시점에 오히려 부대 내에서 고립되는 이중의 어려움을 겪습니다. 양쪽 모두에게 정확한 사실관계 정리와 법리 적용이 필요합니다.
저는 군 복무 중 발생한 폭행·가혹행위 사건에서 신고한 쪽과 신고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남기고 어떤 절차를 밟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겪고 있는 따돌림이 별일 아닌 것처럼 넘겨지고 있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선임에게 맞은 걸 신고했는데, 부대에서는 “그 정도는 다 겪는 일”이라고 합니다. 신고해도 처벌이 될까요?
A. 됩니다. 군형법 제60조는 정도와 무관하게 직무수행 중인 군인등에 대한 폭행 자체를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반복되거나 위력을 동반했다면 가혹행위죄도 함께 검토됩니다. “다 겪는 일”이라는 인식은 처벌 여부와 무관합니다.
Q. 신고한 뒤 동기들이 말을 걸지 않고 식사 자리에서 빼는 정도인데, 이것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나요?
A. 됩니다. 군인복무기본법 제26조는 집단 따돌림을 구타·가혹행위와 나란히 사적 제재로 금지하고 있고, 배제가 조직적·지속적이면 위력행사 가혹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지휘관에게 따돌림 상황을 이야기했는데 별다른 조치가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군인권보호관이나 국방헬프콜(1303)에 별도로 진정할 수 있습니다. 지휘관이 상황을 알고도 방치했다면 직무유기 등 별도의 책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Q. 신고자라는 사실이 부대 전체에 알려졌는데, 이것도 문제 삼을 수 있나요?
A.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 군인복무기본법 제44조는 신고자의 인적사항이나 신고자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동의 없이 알리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Q. 폭행 사건과 이후 따돌림 사건을 한 번에 신고할 수 있나요, 따로 진행해야 하나요?
A. 함께 신고할 수 있습니다. 발생 경위가 이어져 있으므로 증거를 함께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조사의 효율성이나 양형 판단에서도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Q. 전역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지금 신고하면 오히려 불이익만 더 커지지 않을까요?
A. 군인복무기본법은 신고를 이유로 한 불이익조치 자체를 금지하고 있고, 위반 시 국방부장관에게 원상회복·시정 조치 의무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 확보가 어려워지므로 상담은 빠를수록 유리합니다.
Q. 가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군형법 위반은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공소가 유지되는 경우가 많고, 집단·흉기 가중 요건에 해당하면 합의만으로 처벌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합의는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는 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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