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 파기·소각, 세무조사 앞두고 없애면 신고기한 후 5년 이내도 처벌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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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 파기·소각, 세무조사 앞두고 없애면 신고기한 후 5년 이내도 처벌 대상 

강대현 변호사

세무조사 통지를 받고 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충동 중 하나가 문제될 만한 장부나 증빙서류를 미리 없애버리자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조세범 처벌법은 이런 행위를 조세 포탈죄와는 별개로 처벌하는 조항을 따로 두고 있어, 실제로 세금을 한 푼도 포탈하지 못했더라도 장부를 없앤 행위 자체만으로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이 처벌은 신고기한이 지난 날부터 5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적용되기 때문에, 이미 몇 해 전 거래라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이 글에서는 장부 파기·소각·은닉이 어떤 요건에서 별도 범죄가 되는지, 왜 하필 5년이라는 기간이 기준인지, 세무조사를 앞둔 시점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장부 파기 — 조세범 처벌법 제8조가 별도로 처벌하는 이유

조세범 처벌법 제8조는 조세를 포탈하기 위한 증거인멸의 목적으로 세법에서 비치하도록 하는 장부 또는 증빙서류를 해당 국세의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날부터 5년 이내에 소각ㆍ파기 또는 은닉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합니다. 이 조항이 조세포탈죄와 다른 점은, 실제로 세금이 얼마나 포탈되었는지를 따지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파기ㆍ은닉 행위 자체가 독립된 범죄이기 때문에, 조사 과정에서 나중에 세액이 정상적으로 산정되었다 하더라도 이미 없앤 자료가 있다면 그 사실만으로 별도 처벌 대상이 됩니다.

이 조항은 목적범입니다. 단순히 사무실을 정리하다가, 창고 공간이 부족해서, 혹은 오래된 서류라 무심코 버린 경우까지 전부 처벌하는 것은 아니고, 조세를 포탈하기 위한 증거인멸의 목적이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다만 이 목적은 본인이 진술하지 않아도 파기 시점, 파기 방법, 조사 통지와의 시간적 근접성 같은 객관적 정황으로 추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개인사업자가 세무조사 사전통지를 받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매입세금계산서철과 금전출납부를 한꺼번에 파쇄기에 넣었다면, 그 시점의 근접성만으로도 조세 포탈 목적을 강하게 뒷받침하는 정황이 됩니다. 반대로 조사와 무관한 시점에 통상적인 문서 정리 절차로 오래된 자료를 폐기한 경우라면 같은 행위라도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목적: 조세를 포탈하기 위한 증거인멸의 목적(목적범 — 단순 정리ㆍ실수와 구별)

  • 객체: 세법에서 비치하도록 정한 장부ㆍ증빙서류(전산조직으로 작성한 전자장부 포함)

  • 행위: 소각ㆍ파기ㆍ은닉(종이 문서 파쇄ㆍ소각뿐 아니라 전자파일 삭제도 포함)

  • 시기: 해당 국세의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날부터 5년 이내

  • 처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조세범 처벌법 제8조는 실제로 세금을 포탈했는지와 무관하게, 조세 포탈 목적으로 장부ㆍ증빙서류를 소각ㆍ파기ㆍ은닉한 행위 자체를 별도 범죄로 처벌한다.

왜 하필 5년인가 — 장부 보존의무 기간과 맞물린 처벌 기간

제8조가 정한 "5년 이내"는 임의로 정해진 기간이 아닙니다. 국세기본법 제85조의3 제2항은 납세자에게 모든 거래에 관한 장부 및 증거서류를 해당 과세기간 국세의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날부터 5년간(역외거래는 7년간) 보존할 의무를 지우고 있습니다. 즉 조세범 처벌법이 파기를 처벌하는 기간은 정확히 이 보존의무 기간과 일치합니다 — 법이 보존하라고 정한 기간 안에 없애는 행위만 처벌 대상이 되는 구조입니다.

이를 뒤집어 보면, 보존의무 기간 5년이 이미 지난 뒤 통상적인 절차로 오래된 장부를 폐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이 조항이 겨냥하는 행위가 아닙니다. 보존 의무 자체가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시점 이후의 폐기를 조세 포탈 목적의 증거인멸로 구성하기는 어렵습니다. 실무에서 "5년만 지나면 버려도 된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배경이 여기에 있습니다.

다만 5년이 지났다고 무조건 안전하다고 단정할 일은 아닙니다. 국세기본법 제26조의2가 정한 국세 부과제척기간은 원칙 5년이지만, 무신고인 경우 7년, 부정행위로 국세를 포탈한 경우에는 10년(역외거래는 15년)까지 늘어납니다. 부정행위 혐의가 있는 사안이라면 과세관청이 5년을 훨씬 넘긴 시점에도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이미 세무조사가 개시된 상태라면 보존기간 경과 여부와 관계없이 남아 있는 자료를 요구받는 것이 통상입니다.

세무조사 앞두고 없애면 더 위험한 이유 — 사전통지와 증거인멸의 상관관계

국세기본법 제81조의7 제1항은 세무공무원이 조사를 시작하기 20일 전에 조사대상 세목ㆍ조사기간ㆍ조사 사유 등을 미리 통지하도록 원칙을 정하면서도, 단서로 "사전통지를 하면 증거인멸 등으로 조사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전통지를 생략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법이 이런 예외를 따로 두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조사를 예고받은 뒤 증거를 없애는 패턴을 과세관청이 얼마나 경계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사전통지를 받은 뒤 실제로 장부를 없애면, 통지 시점과 파기 시점 사이의 시간적 근접성이 그 자체로 조세 포탈 목적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정황이 됩니다. 조사관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회계 프로그램 자료가 삭제되어 있거나 서류함이 비어 있는 경우, 담당 공무원은 이를 그대로 넘기지 않고 삭제ㆍ파기 경위를 별도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고, 이런 정황은 단순 세무조사가 조세범칙조사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가정해 보면, 세무조사 사전통지를 받은 법인이 통지일 다음 날 외장하드에 저장된 회계자료를 포맷한 경우, 포맷 시점이 통지 직후라는 사실만으로도 목적 인정 가능성이 커집니다. 더구나 삭제된 파일이라도 기기 로그나 복구 기록이 남아 있다면, 그 기록이 오히려 파기 사실과 시점을 증명하는 불리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조세포탈죄와 함께 성립할 수 있다 — 제3조와 제8조의 관계

조세범 처벌법 제3조 제6항은 조세포탈죄의 수단이 되는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의 유형을 열거하면서 그중 3호로 "장부와 기록의 파기"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장부를 파기한 결과 실제로 세금이 포탈되었다면, 그 파기 행위는 제3조가 정한 조세포탈죄의 수단(부정행위)으로도 평가되어 제3조 위반이 함께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때 제8조와 제3조는 서로 다른 것을 보호합니다. 제8조는 장부ㆍ증빙서류를 보존해야 할 의무를 지키지 않은 행위 자체를 처벌하고, 제3조는 그 결과로 국가의 조세징수권이 실제로 침해되었다는 결과를 처벌합니다. 그래서 하나의 파기 행위가 두 죄 모두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포탈세액이 3억원 이상이면서 신고ㆍ납부해야 할 세액의 30% 이상이거나 포탈세액 자체가 5억원 이상이면 제3조의 형량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의 3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으로 가중되고, 규모가 더 커지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까지 추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결국 "포탈세액이 크지 않으니 괜찮다"는 판단은 제8조 앞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제8조는 포탈세액의 유무나 규모와 무관하게 파기ㆍ은닉 행위 자체만으로 성립하는 범죄이기 때문에, 실제 포탈 결과가 작거나 없더라도 별도의 형사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장부가 사라지면 생기는 또 다른 문제 — 추계과세

형사처벌과 별개로, 과세 실무에서도 불리한 결과가 따라옵니다. 소득세법 제80조 제3항은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거나 경정할 때 원칙적으로 장부와 그 밖의 증명서류를 근거로 해야 한다고 정하면서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장부나 증명서류에 의해 소득금액을 계산할 수 없는 경우에는 소득금액을 추계조사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장부를 스스로 없애 실액 확인이 불가능해지면, 과세관청은 동업자권형ㆍ표준소득률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소득을 추산해 세금을 매기게 됩니다.

추계과세는 대체로 납세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실제 지출이나 비용을 증빙으로 입증할 수 없으니 필요경비 공제를 제대로 받지 못해, 실제 소득보다 많은 금액이 과세표준으로 잡히는 일이 흔합니다. 이를 뒤늦게 다투려면 거래 상대방이 가진 자료나 계좌내역 등으로 실액을 재구성해야 하는데, 원본 장부가 없는 상태에서는 그 입증 자체가 훨씬 어려워집니다.

처벌 절차 — 고발이 있어야 기소되고, 7년이면 시효가 끝난다

조세범 처벌법 제21조는 이 법에 따른 범칙행위는 국세청장ㆍ지방국세청장 또는 세무서장의 고발이 없으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전속고발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장부 파기 정황이 발견되면, 과세관청이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해 혐의를 확정한 뒤 고발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통상입니다.

공소시효는 조세범 처벌법 제22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7년이고, 법인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의 적용을 받는 경우에는 10년입니다. 파기 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7년이 지나야 시효가 완성되므로, 몇 해 전 파기 사실이 뒤늦게 다른 세무조사나 거래처 조사 과정에서 드러나더라도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자료를 없앴다면 — 지금 시점에서 할 수 있는 대응

파기ㆍ은닉 사실 자체는 되돌릴 수 없지만, 제8조가 목적범이라는 점은 방어의 실마리가 됩니다. 세무조사와 무관한 사유(사무실 이전, 화재ㆍ수해 등 불가항력, 오래된 자료의 통상적 폐기절차 등)로 자료가 없어졌다는 사실과 그 경위를 뒷받침하는 자료 — 이전 계약서, 재해 관련 기록, 내부 문서관리 규정 등 — 를 최대한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종이 장부가 없어졌더라도 거래 상대방이 보관한 세금계산서ㆍ계약서, 금융기관 거래내역, 회계 프로그램의 백업이나 로그 기록 등으로 실제 거래를 재구성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대체 자료를 세무조사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제시하면 추계과세로 넘어가는 상황을 피하거나 과세표준을 실제에 가깝게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되고, 증거인멸의 목적이 없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도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세무조사 사전통지를 받은 뒤라면, 지금이라도 남아 있는 장부ㆍ증빙서류를 추가로 없애는 행위는 절대 피해야 합니다. 이미 발생한 과거의 파기와 달리 통지 이후의 추가 파기는 목적성이 훨씬 명확하게 드러나고, 조세범칙조사로의 전환과 형량 산정 모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장부를 실수로 분실한 경우에도 처벌되나요?

A. 조세범 처벌법 제8조는 조세를 포탈하기 위한 증거인멸의 목적이 있어야 성립하는 목적범입니다. 이사나 화재 등 본인의 의사와 무관한 사유로 자료가 없어진 경우는 이 목적이 인정되기 어려워 원칙적으로 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분실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가 없으면 조사 과정에서 고의적 파기로 의심받을 수 있으므로 관련 정황 자료를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전자장부 파일을 삭제한 것도 처벌 대상인가요?

A. 조세범 처벌법 제8조는 국세기본법 제85조의3 제3항에 따라 전산조직을 이용해 작성한 장부ㆍ증빙서류도 명시적으로 처벌 대상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종이 문서를 소각하는 경우뿐 아니라 회계 프로그램의 전자파일을 삭제하는 것도 파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삭제된 파일이라도 복구 기록이나 백업 로그가 남아 있으면 오히려 조사 과정에서 파기 정황을 뒷받침하는 불리한 자료가 되기도 합니다.

Q. 보존기간 5년이 지난 장부를 폐기하면 문제가 되나요?

A. 국세기본법 제85조의3 제2항이 정한 보존의무 기간 5년이 지난 뒤 통상적인 절차로 장부를 폐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조세범 처벌법 제8조가 정한 처벌 대상 기간을 벗어난 행위입니다. 보존의무 자체가 끝난 상태이므로 조세 포탈 목적의 증거인멸이라는 구성요건에도 해당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미 세무조사가 진행 중이거나 조사 통지를 받은 상태라면 보존기간 경과 여부와 무관하게 자료 제출을 요구받을 수 있으므로 상황을 구분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Q. 장부를 없애도 실제로 세금을 포탈하지 않았다면 괜찮은가요?

A. 아닙니다. 조세범 처벌법 제8조는 실제 포탈 결과가 없더라도 조세를 포탈하기 위한 증거인멸의 목적으로 장부를 소각ㆍ파기ㆍ은닉한 행위 자체만으로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포탈세액의 유무나 규모는 이 죄의 성립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이고, 실제로 세금을 한 푼도 포탈하지 못했더라도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Q. 장부 파기와 조세포탈죄가 함께 기소될 수도 있나요?

A. 네,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장부 파기가 실제로 세금 포탈의 수단으로 쓰였다면 조세범 처벌법 제3조의 조세포탈죄와 제8조의 장부파기죄가 동시에 성립할 수 있습니다. 포탈세액이 3억원 이상이면서 신고ㆍ납부세액의 30% 이상이거나 5억원 이상이면 제3조 자체도 가중처벌되고, 규모가 더 크면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까지 추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장부 파기 혐의로 수사가 진행되면 어떤 절차를 거치나요?

A. 조세범 처벌법에 따른 범칙행위는 국세청장ㆍ지방국세청장ㆍ세무서장의 고발이 있어야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전속고발 사안입니다. 세무조사 과정에서 파기 정황이 발견되면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해 혐의를 확정하는 절차를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소시효는 조세범 처벌법 제22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7년이므로, 오래전 파기 사실이라도 시효가 끝나기 전이라면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맺음말

세무조사가 예고되면 불안한 마음에 문제 될 만한 자료부터 정리하고 싶어지지만, 조세범 처벌법 제8조는 바로 그 순간의 행동을 가장 무겁게 봅니다. 장부ㆍ증빙서류는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날부터 5년간 보존 의무가 있고, 그 기간 안에 조세 포탈 목적으로 없애면 실제 포탈 여부와 무관하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사전통지를 받은 뒤의 파기는 시간적 근접성만으로도 목적을 강하게 추단시키고, 장부가 없어지면 형사처벌과 별개로 추계과세라는 불리한 결과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미 없앤 자료가 있다면 그 경위를 뒷받침할 대체 자료부터 정리하고, 남아 있는 자료는 절대 추가로 손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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