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환불 거부도 임대차 분쟁으로 다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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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환불 거부도 임대차 분쟁으로 다투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1인 가구와 취업준비생이 늘면서 고시원을 단기로 이용하다가, 개인 사정으로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퇴실하면서 이용료 환불을 거절당해 분쟁으로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입주자분들 중 상당수는 “계약서에 ‘퇴실 시 환불 불가’라고 적혀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포기하는 경우였습니다. 반대로 고시원 운영자 쪽에서도 “고시원은 원룸 같은 임대차가 아니니 우리 규정대로만 하면 된다”고 안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분쟁이 커지면 양쪽 모두 예상과 다른 결과를 마주하게 됩니다.

고시원이 임대차인지 이용계약인지는 계약서의 제목이 아니라 방의 구조와 실제 사용 형태를 기준으로 합목적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이고, 여기에 더해 1개월 이상 계속되는 계약의 중도해지·환급 문제에는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상 계속거래 규정이 별도로 적용됩니다.

아래에서는 고시원 계약이 언제 주택임대차로, 언제 이용계약으로 다뤄지는지, 그리고 환불 거부를 실제로 어떤 절차로 다툴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고시원 계약은 원칙적으로 임대차가 아니라 이용계약으로 다뤄집니다

다중이용업소법상 고시원업은 독립된 주거 형태를 갖추지 않은 시설로 정의되어, 통상의 고시원 계약은 이용계약으로 다뤄집니다.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및 그 시행령은 고시원업을 구획된 실 안에 학습자가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숙박 또는 숙식을 제공하는 영업으로 정의하면서, 그 실을 각 실별로 독립된 주거의 형태를 갖추지 아니한 것으로 전제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법령상 정의부터 ‘주거’가 아니라 ‘숙식 제공’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입니다.

실무상 계약 형태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대부분의 고시원은 보증금 없이 월 단위로 이용료를 선불로 받고, 화장실·주방·세탁실을 여러 입주자가 함께 쓰며, 계약서 명칭도 ‘임대차계약서’가 아니라 ‘이용계약서’ 또는 ‘입실계약서’인 경우가 많습니다.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하고 그 대가로 차임을 받는 민법 제618조의 전형적인 임대차와는 계약 구조 자체가 다르게 설계되어 있는 셈입니다.

그 결과 순수한 고시원 방은 전입신고를 하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우선변제권 같은 보호를 받기 어렵고, 분쟁이 생겨도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4조가 정한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심의·조정 대상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고시원은 임대차가 아니니 법으로 못 따진다”는 체념이 나오는데, 이는 절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고시원 계약은 원칙적으로 ‘주택’의 임대차가 아니라 숙식 제공형 이용계약으로 다뤄지지만, 그렇다고 법적 보호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2. 화장실·주방을 갖춘 방은 실제 용도에 따라 ‘주택’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주거용 건물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서의 명칭이 아니라 방의 구조와 실제 사용 형태로 합목적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법리입니다.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2조가 정한 주거용 건물에 해당하는지는 임대차 목적물의 공부상 표시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그 실지 용도에 따라 정해야 하고, 임대차의 목적·건물의 구조와 형태·임차인의 이용관계·임차인이 그곳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지 여부 등을 아울러 고려해 합목적적으로 결정해야 한다는 법리를 확립해 두고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2조 소정의 주거용 건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임대차목적물의 공부상의 표시만을 기준으로 할 것이 아니라 그 실지 용도에 따라서 정하여야 하고, 건물의 구조와 형태 및 임차인의 이용관계, 그곳에서 일상생활을 영위하는지 여부 등을 아울러 고려하여 합목적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다52522 판결).

이 법리를 고시원에 대입하면, 각 방이 독립된 화장실·간이 개수대·세탁기·전자레인지 등 주거에 필요한 설비를 자체적으로 갖추고, 입주자가 그곳을 유일한 생활 근거지로 삼아 실제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면, 공부상 ‘고시원업’ 시설이라 하더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 제2조가 정한 주거용 건물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반대로 화장실·주방을 여러 입주자와 공용으로만 쓰고 단기 숙식 제공에 가까운 전형적인 고시원 방이라면 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이 구분에 따라 전입신고와 점유로 대항력을 주장할 수 있는지, 분쟁을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로 가져갈 수 있는지가 갈립니다.

방의 구조와 실제 생활 근거지로서의 이용 형태에 따라, 같은 ‘고시원’이라도 법적 성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주택’이 아니라도 방문판매법상 계속거래 규정으로 환불을 다툴 수 있습니다

1개월 이상 계속되는 계약에 중도해지 시 환급 제한 약정이 있다면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상 계속거래에 해당해, 입주자는 계약기간 중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습니다.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제10호는 ‘계속거래’를 1개월 이상에 걸쳐 계속적으로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계약으로서 중도에 해지할 경우 대금 환급의 제한 또는 위약금에 관한 약정이 있는 거래로 정의합니다. 월 단위로 이용료를 받고 중도 퇴실 시 환불 조건이 걸려 있는 고시원 계약은 이 정의에 전형적으로 들어맞습니다.

같은 법 제31조는 계속거래업자와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는 계약기간 중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퇴실 시 환불 불가’라는 약관 문구는 결국 이 해지권 자체를 사전에 봉쇄하려는 특약인 셈입니다.

나아가 제32조는 계속거래업자가 자신의 책임 없는 사유로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그로 인한 손실을 현저하게 초과하는 위약금을 청구할 수 없고, 이미 받은 대금 중 실제 공급한 재화·용역의 대가를 초과하는 부분의 환급을 부당하게 거부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52조는 제30조부터 제32조까지의 규정을 위반한 계약으로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계약서에 ‘환불 불가’라고 적혀 있어도, 방문판매법 제52조에 따라 그 조항 자체가 무효일 수 있습니다.


4. 실제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은 이용개시 전후로 계산 방식이 다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이용개시 전 해지와 이용개시 후 해지를 나누어 환급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상 고시원 등 계속거래형 이용업에 대한 환급 기준은, 이용개시 전에 해지하는 경우 총 이용요금에서 10%를 공제한 나머지를 돌려받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이용을 시작한 뒤 해지하는 경우에는 해지일까지 일할계산한 이용료와, 남은 이용기간에 해당하는 잔여 이용금액의 10%를 공제한 나머지를 환급받습니다. 예를 들어 월 40만원짜리 한 달 계약을 맺고 5일을 이용한 뒤 해지했다면, 5일치 이용료(약 6만7천원)와 잔여 26일치 이용금액(약 34만7천원)의 10%(약 3만5천원)를 뺀 나머지가 환급 대상이 되는 방식입니다.

다만 이 기준은 강행법규가 아니라 분쟁을 신속히 해결하기 위한 권고 기준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업자가 이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버티는 경우가 적지 않아, 별도의 조정·소송 절차로 넘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조정과 소송, 두 갈래 절차로 진행됩니다

방 구조가 ‘주택’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로 갈지, 소비자원·민사소송으로 갈지가 갈립니다.

고시원 환불 분쟁은 통상 ①내용증명으로 환급을 공식 요청 → ②방이 화장실·주방을 갖춘 독립된 주거 형태라면 관할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그렇지 않다면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 → ③조정이 불성립하면 방문판매법 제53조에 따라 소비자 주소지를 관할하는 법원(수원 거주자라면 수원지방법원)에 부당이득반환청구 소송을 제기 → ④청구금액이 크지 않으면 소액사건심판 절차를 활용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환불을 거부당했다고 느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계약서(또는 이용약관)에 환불·위약금 조항이 어떻게 적혀 있는지, ‘환불 불가’ 조항이 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방의 구조(전용 화장실·주방·세탁기 등 설비 유무)와 전입신고 여부를 확인해 주택임대차 해당 가능성을 가늠합니다.

  3. 이용개시일, 해지 통보일, 입금 내역을 정리해 일할계산이 가능하도록 자료를 준비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갖추면 조정과 소송 중 어느 절차로 가더라도 환급 범위를 다투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마치며

고시원 환불 문제는 “금액이 크지 않으니 그냥 포기하자”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불을 거부당한 입주자 입장에서는 계약서와 방 구조, 이용 내역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방이 실제로 어떤 형태였는지, 이용개시일과 해지 통보 시점이 언제였는지가 정리될수록 조정이든 소송이든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환불 요구에 시달리는 고시원 운영자 입장에서도 관행적으로 써 온 ‘환불 불가’ 조항만 믿고 버티다가는, 방문판매법 위반으로 오히려 더 불리한 결과를 맞을 수 있습니다. 계속거래 규정에 맞춰 환급 기준을 정리해 두는 것이 분쟁을 줄이는 길입니다.

저는 입주자와 운영자,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방의 구조 하나, 계약서 문구 하나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환불을 둘러싼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시원도 전입신고를 하면 임대차 보호를 받을 수 있나요?

A. 전입신고 자체는 가능하지만, 그것만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를 받는 것은 아닙니다. 화장실·주방 등 독립된 생활설비를 갖추고 실제 거주 목적으로 사용했는지가 함께 인정돼야 대항력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Q. 계약서에 “퇴실 시 환불 불가”라고 적혀 있으면 정말 못 받나요?

A. 방문판매법상 계속거래에 해당하면 그 조항은 제52조에 따라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계약 기간이 1개월 이상이고 중도해지 시 환급을 제한하는 약정이 있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Q. 한 달치 방값을 선불로 냈는데 5일 만에 나가면 얼마나 돌려받나요?

A. 이용개시 후 해지이므로 해지일까지 일할계산한 이용료와 잔여금액의 10%를 공제한 나머지를 돌려받는 것이 공정위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월 40만원이라면 5일치 이용료와 잔여 26일치의 10%를 뺀 금액이 환급 대상입니다.

Q. 고시원 운영자가 연락을 피하면 어떻게 하나요?

A. 우선 내용증명으로 환급을 공식 요청해 의사표시와 기간을 명확히 남기고, 응답이 없으면 한국소비자원 피해구제나 관할 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절차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Q. 방이 원룸처럼 생겼는데도 고시원이라 임대차 보호를 못 받나요?

A. 방의 구조와 실제 이용 형태가 핵심입니다. 독립된 화장실·주방 등을 갖추고 그곳이 유일한 생활 근거지라면, 명칭이 고시원이라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주택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Q. 소액이라 소송까지 가기는 부담스러운데 다른 방법이 있나요?

A. 청구금액이 크지 않다면 소액사건심판 절차를 활용할 수 있고, 그 전에 한국소비자원이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 절차로 비용 부담 없이 해결을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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