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 운영자와의 계약도 임대차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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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운영자와의 계약도 임대차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1인 가구가 늘면서 원룸이나 오피스텔 대신 셰어하우스에 입주하는 분들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당수 셰어하우스는 임대차계약서가 아니라 ‘입주 이용계약서’나 ‘멤버십 계약서’라는 이름으로 계약을 진행합니다.

입주자분들 중에는 “어차피 방만 쓰는 거고 계약서 이름은 이용계약이니 임대차랑은 다르겠지”, “운영자가 건물주랑 다 얘기가 된 거라고 하니 문제없겠지”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증금을 돌려받아야 할 시점이 되거나 운영자가 건물주 모르게 방을 쪼개 놓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 “이건 임대차가 아니라 서비스 이용계약이라 보증금 반환 규정이 다르다”거나 “원래 계약자가 아니니 나가 달라”는 식의 통보를 받고서야 문제를 알아차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계약의 명칭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공간을 어떤 대가로 사용하게 했는지를 기준으로 임대차 해당 여부를 판단한다는 원칙을 다가구주택 임차 사건에서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셰어하우스처럼 다수의 입주자가 한 건물을 나눠 쓰는 구조라 하더라도 이 원칙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아래에서는 셰어하우스 운영자와 체결한 계약이 법적으로 임대차에 해당하는지, 대항력과 보증금은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그리고 운영자가 무단으로 전대를 놓았을 때 어떤 위험이 있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셰어하우스 계약도 실질이 사용·수익과 차임 지급이면 임대차에 해당합니다

‘이용계약’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특정 공간을 쓰게 하고 그 대가를 받는다면 민법상 임대차입니다.

민법 제618조는 임대차를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목적물을 사용, 수익하게 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차임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계약서 표지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실제로 특정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했는지, 그 대가를 받았는지가 판단 기준입니다.

셰어하우스 계약서는 보통 청소, 인터넷, 커뮤니티 프로그램, 가전·가구 제공 같은 부가서비스를 강조하면서 ‘이용계약’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하지만 핵심 급부를 뜯어보면, 입주자가 특정 침실이나 특정 침대를 배타적으로 사용하고 그 대가로 매달 일정액을 지급하는 구조라면 부가서비스는 임대차에 수반되는 부수적 약정일 뿐이고, 계약의 본질은 여전히 임대차입니다.

반대로 내가 어느 방을 쓸지 특정되지 않고 그날그날 배정받는 구조이거나, 숙박업 등록을 한 시설에서 단기 숙박료 개념으로 요금을 내는 구조라면 임대차가 아니라 숙박·위탁관리계약에 가깝다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서 이름보다, 내가 실제로 배타적으로 쓰는 공간이 정해져 있는지와 그 대가가 차임의 성격을 갖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서에 ‘이용계약’이라 적혀 있어도, 특정 방을 배타적으로 쓰게 하고 그 대가를 받는 구조라면 법적으로는 임대차입니다.


2. 전입신고와 인도만 갖추면 호실을 정확히 적지 않아도 대항력이 인정됩니다

다가구주택을 개조한 셰어하우스라면, 건물 지번으로만 전입신고를 해도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2조는 주거용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의 임대차에 이 법이 적용된다고 정하고 있어, 셰어하우스처럼 건물 일부인 침실 하나만 빌리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됩니다. 제3조 제1항은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 즉 전입신고를 마치면 그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해 대항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문제는 셰어하우스 다수가 다가구주택을 개조해 방을 쪼갠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건물 전체의 지번은 하나인데 방마다 호수가 따로 매겨져 있지 않거나, 매겨져 있어도 등기부·건축물대장과 달라 전입신고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임차인이 다가구용 단독주택 건물의 일부나 전부를 임차하고 전입신고를 하는 경우 지번만 기재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나아가 위 건물 거주자의 편의상 구분하여 놓은 호수까지 기재할 의무나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건물 지번으로 전입신고를 한 이상 임대차의 공시방법으로 유효하며, 다가구용 단독주택 내에서 임대차계약서에 표시된 목적물과 다른 호실을 인도받거나 인도받은 호실이 변경되었다 하더라도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5. 12. 4. 선고 2025다211354 판결).

이 법리는 1997년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7. 11. 14. 선고 97다29530 판결)에서 이미 확립된 것을 최근 판례가 다시 확인한 것으로, 다가구주택 구조의 셰어하우스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다만 일부 운영자가 “전입신고를 하면 세금 문제가 생긴다”거나 “계약서상 이용계약이라 전입신고 대상이 아니다”라며 전입신고 자체를 만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임대차 보호를 피하려는 신호로 볼 수 있어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호실을 정확히 기재하지 못해도, 건물 지번으로 전입신고하고 실제 입주해 있다면 대항력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3. 운영자가 건물주 동의 없이 전대를 놓았다면 계약이 갑자기 끝날 수 있습니다

무단전대는 입주자의 잘못이 없어도 건물주가 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사유가 됩니다.

민법 제629조는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그 권리를 양도하거나 임차물을 전대하지 못하며, 이를 위반하면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셰어하우스 운영자 상당수는 건물주로부터 건물을 통으로 임차한 뒤, 그 건물을 다시 여러 입주자에게 나눠 재임대하는 구조로 운영합니다. 이때 건물주의 동의 없이 이런 방식으로 운영했다면, 건물주와 운영자 사이의 원 임대차계약 자체가 해지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세입자 동의 없이 아파트를 전대해 셰어하우스처럼 운영하다가, 건물주가 이를 뒤늦게 알고 계약 해지를 요구하면서 입주자들이 갑작스럽게 방을 비워야 하는 상황에 놓인 사례가 최근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별도의 승낙을 얻은 바 없이 제3자에게 임차물을 사용·수익하도록 한 경우에 있어서도 임차인의 당해 행위가 임대인에 대한 배신적 행위라고 인정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 법조에 의한 해지권은 발생하지 않는다(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45308 판결).

다만 이 예외는 임차권 양수인이 임차인과 부부로서 함께 거주하며 가구점을 같이 운영한 사안처럼 극히 제한된 사정에서만 인정돼 왔습니다. 다수의 입주자를 모집해 수익을 목적으로 방을 쪼개 전대하는 셰어하우스 운영 방식은 이런 예외에 해당하기 어렵고, 오히려 전형적인 무단전대로 평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운영자가 건물주 동의 없이 방을 쪼개 전대했다면, 입주자의 잘못과 무관하게 원 계약이 해지되고 거주권을 잃을 위험이 있습니다.


4.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운영자를 상대로 반환청구와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습니다

임대차의 실질이 인정될수록 보증금은 돌려받아야 할 채권으로서의 성격이 분명해집니다.

계약이 임대차로 인정되면 보증금은 차임 채무 등을 담보하다가 계약 종료 시 반환돼야 할 채권입니다. 건물주에게 대항력을 주장할 수 없는 상황, 즉 무단전대이거나 대항요건을 못 갖춘 경우라면 건물주에게 직접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하기는 어렵고, 계약 상대방인 운영자를 상대로 채무불이행이나 부당이득을 원인으로 반환을 구해야 합니다.

운영자가 애초부터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다수의 입주자로부터 보증금·이용료 명목의 돈을 받아 다른 용도로 써버렸다면, 형법 제347조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사기죄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피해자가 다수이고 피해액이 커지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형이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임대차의 실질이 인정될수록 보증금 반환청구권의 성격이 분명해지는 반면, 계약이 순수한 ‘이용료 선납’ 구조로만 구성돼 있다면 반환 여부가 약관에 좌우돼 입주자에게 불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 체결 단계에서부터 임대차의 실질을 갖추도록 계약서와 입금 내역을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대차의 실질이 인정되면 보증금은 계약 종료 시 반드시 돌려받아야 할 채권이 되고, 운영자가 돌려주지 않으면 반환청구는 물론 사기죄 책임까지 물을 수 있습니다.


5. 분쟁이 생기면 확인부터 조정·소송까지 이렇게 진행됩니다

계약서와 입금 내역, 전입신고 여부부터 정리해야 조정이든 소송이든 승산이 생깁니다.

셰어하우스 관련 분쟁은 통상 ①건물 등기부등본을 발급해 실제 소유자와 계약서상 운영자가 일치하는지 확인 → ②운영자와 건물주 양쪽에 임대차 관계 확인 및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증명 발송 → ③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수원 지역이라면 경기 지원)에 조정 신청 → ④조정이 성립하지 않으면 수원지방법원에 임대차보증금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운영자가 처음부터 반환할 의사 없이 자금을 모집한 정황이 있다면 수원남부경찰서나 수원중부경찰서에 형사 고소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절차를 진행하기 전에,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건물 등기부등본을 발급해 소유자와 계약서상 임대인·운영자가 일치하는지, 운영자가 건물주로부터 정식으로 임차·전대 권한을 받았는지 확인합니다.

  2.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았는지, 실제로 입주(인도)한 시점이 언제인지 정리합니다.

  3. 계약서, 입금 내역, 운영자와 주고받은 대화 기록을 모아 임대차의 실질, 즉 사용 공간의 특정과 차임 성격의 지급을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합니다.

이런 자료를 갖춘 뒤 임대차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면, 민사상 보증금 반환청구와 필요할 경우의 형사 고소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셰어하우스 계약은 “그래도 계약서에 서명했으니 별문제 없겠지”라는 생각 때문에, 문제가 실제로 불거지기 전까지는 임대차인지 아닌지조차 따져보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입주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계약이 임대차의 실질을 갖췄는지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전입신고 여부, 인도 시점, 입금 내역이 정리될수록 반환청구와 형사 고소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셰어하우스를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건물주 동의 없이 방을 쪼개 재임대했다가는 원 계약이 해지돼 입주자 전체와의 관계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저는 임대차 분쟁에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입주자와, 반대로 운영·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임대인·운영자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계약의 실질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계약서 이름만 보고 넘어가기엔 보증금과 거주권이 걸린 문제입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셰어하우스 계약서에 ‘임대차’라는 말이 전혀 없는데도 임대차로 인정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계약의 성격은 명칭이 아니라 실제로 특정 공간을 사용·수익하게 하고 그 대가를 받는지로 판단하므로, 계약서 제목과 무관하게 임대차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방 호수를 정확히 기재하지 않고 건물 지번으로만 전입신고했는데 대항력이 있나요?

A. 있습니다. 대법원은 다가구주택의 일부를 임차한 경우 건물 지번만 기재해도 전입신고가 유효하다고 보고 있고, 인도받은 호실이 계약서와 다르거나 변경돼도 마찬가지입니다.

Q. 운영자가 건물주 동의 없이 전대한 사실을 몰랐는데도 방을 비워야 하나요?

A. 원 임대차계약이 해지되면 원칙적으로 건물주는 소유권에 기해 반환을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입주자가 임대차의 실질을 갖추고 대항요건까지 갖췄는지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지므로 구체적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합니다.

Q. 보증금을 못 돌려받으면 건물주에게 바로 청구할 수 있나요?

A. 건물주에게 대항력을 주장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어렵습니다. 이 경우에는 계약 상대방인 운영자를 상대로 채무불이행이나 부당이득을 원인으로 반환을 청구해야 합니다.

Q. 운영자가 잠적하면 형사 고소도 가능한가요?

A. 처음부터 반환 의사나 능력 없이 자금을 모집해 유용한 정황이 있다면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고, 피해 규모가 크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Q. 셰어하우스도 계약갱신요구권을 쓸 수 있나요?

A. 임대차의 실질이 인정되고 주택임대차보호법 요건을 갖췄다면 원칙적으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으나, 운영자와의 계약구조와 전대차 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Q. 계약 전에 무엇부터 확인해야 안전한가요?

A. 건물 등기부등본으로 실제 소유자와 운영자가 일치하는지, 운영자가 건물주로부터 전대 권한을 받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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