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2026년 9월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위장수사가 도입된 2021년 9월부터 2026년 8월까지 위장수사는 1,503건, 검거 인원은 2,873명입니다. 이 중 164명이 구속됐습니다.
주목할 것은 속도입니다. 2026년 1월부터 8월까지만 598건이 이뤄졌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4% 늘어난 수치입니다.
그리고 검거된 2,873명 중 425명(14.8%)은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유포한 사람이 아닙니다. '대화'만으로 입건된 사람들입니다. 2025년 6월부터 성인 대상 사건에도 위장수사가 확대됐고, 2025년 10월부터는 미수범도 처벌됩니다.
■ 대화만으로 처벌되는 이유.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
①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에게 1호 -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거나, 그러한 대화에 참여시키는 행위 2호 - 성교행위 등을 하도록 유인하거나 권유하는 행위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② 상대가 16세 미만이면 '성적 착취의 목적'이 없어도 동일한 형으로 처벌
③ 미수범도 처벌 (2025년 10월 시행)
사진이나 영상이 오가지 않아도, 만남이 이뤄지지 않아도 성립하는 구조입니다.
■ 위장수사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① 신분비공개수사 — 경찰관이 신분을 밝히지 않고 접근해 대화와 자료를 확보합니다. 상급 경찰관서 수사부서의 장이 사전 승인하고, 기간은 3개월 이내입니다.
② 신분위장수사 — 위장 신분의 문서·전자기록을 만들어 사용하고, 위장 계정과 거래를 하며, 성착취물을 소지·판매·광고하는 것까지 가능합니다. 검사가 신청하고 법원이 허가합니다. 3개월 이내, 연장하더라도 총 1년을 넘을 수 없습니다.
※ 이 구분이 실무에서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신분위장수사는 법원 허가서에 종류·목적·대상·범위·기간·장소·방법이 특정되어야 하고, "다른 방법으로는 범죄 실행을 저지하거나 범인의 체포 또는 증거 수집이 어려운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허가의 범위를 벗어나 수집된 자료는 증거능력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 피해자가 없는데 왜 처벌될까.
위장수사에서 대화 상대는 실재하는 아동·청소년이 아니라 경찰관입니다. 실제 피해자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처벌됩니다.
제15조의2는 결과가 아니라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조항이고, 2025년 10월부터는 미수범까지 처벌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방어의 구조가 뒤집힙니다.
"상대가 진짜 미성년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은 무죄 사유가 아니라 미수 여부를 가르는 사정일 뿐입니다. 다퉈야 할 지점은 피해자의 존재가 아니라 ① 대화의 지속성·반복성 ② 성적 착취의 목적 ③ 상대 연령에 대한 인식, 이 세 가지입니다.
■ 혐의가 무거워지는 정황.
① 상대가 스스로 나이를 밝혔는데도 대화를 이어간 경우
② 나이를 먼저 확인한 뒤 대화의 수위를 올린 경우
③ 사진·영상을 요구했거나, 대가로 금전·기프티콘을 제시한 경우
④ 장소와 시간을 특정해 만남을 제안한 경우
⑤ 차단되거나 신고된 뒤 다른 계정으로 다시 접근한 경우
■ 혐의를 다툴 수 있는 사정.
① 대화가 1회성에 그쳐 지속성·반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② 상대가 성인이라고 밝혔거나, 성인 인증이 필요한 플랫폼이었던 경우
③ 대화의 맥락이 성적 착취가 아니라 일상 대화나 농담이었던 경우
④ 상대방이 먼저 성적 대화를 유도하고 수위를 올린 경우
⑤ 대화 기록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발췌되어 혐의사실이 구성된 경우
■ 함정수사 주장은 통할까.
판례는 함정수사를 범의유발형과 기회제공형으로 나눕니다. 범죄 의사가 없던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범의를 심어준 경우는 위법한 함정수사로 공소기각 사유가 됩니다. 반면 이미 범의를 가진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다면 적법합니다.
위장수사 사건은 대부분 기회제공형으로 판단됩니다. 피의자가 먼저 접근했거나, 경찰이 개설한 계정에 피의자가 스스로 들어온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① 경찰 측이 먼저 성적 대화를 유도했고
② 피의자가 소극적이었는데도 반복적으로 자극했으며
③ 법원 허가의 범위를 벗어났다면, 다툴 실익이 있습니다.
이 판단은 대화 기록 전체를 시간순으로 놓고 누가 먼저 어느 지점에서 수위를 올렸는지를 봐야 가능합니다.
■ 어느 조문이 적용되느냐에 따라 형량의 하한이 달라집니다.
제15조의2 (성착취 목적 대화)
—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제11조 제5항 (성착취물 구입·소지·시청)
— 1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11조 제3항 (배포·제공)
—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제11조 제1항 (제작·수입·수출)
—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 대화 단계에서 멈췄는지, 사진이나 영상이 오갔는지, 그것을 저장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바뀝니다. 벌금형이 가능한 사건과 하한이 징역 5년인 사건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그 경계는 수사 초기 진술에서 정해집니다.
■ 이 과정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들?
① 대화 기록·계정·기기를 삭제하는 것 → 상대가 경찰이므로 기록은 이미 상대 쪽에 남아 있습니다. 삭제는 증거인멸로 평가되어 구속 사유가 됩니다.
② "장난이었다"고 가볍게 인정하는 것 → 고의를 부정하는 말이 아니라 행위를 인정하는 진술로 기록됩니다.
③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 → 상대가 16세 미만이면 목적이 없어도 처벌되고, 연령 인식은 대화 내용으로 추정됩니다. 어떤 대목에서 그렇게 판단했는지를 함께 제시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④ 변호인 없이 조사에 응해 전체 대화를 포괄적으로 인정하는 것 → 여러 계정·여러 대화가 병합되면 상습성 판단으로 이어집니다.
⑤ 다른 사건이나 다른 계정을 숨기는 것 → 위장수사는 계정 단위로 추적됩니다. 나중에 드러나면 앞선 진술 전체의 신빙성이 무너집니다.
■ 정리하면.
위장수사 사건은 "했느냐 안 했느냐"로 다투기 어려운 유형입니다. 대화 기록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결과를 가르는 것은,
① 적용 조문이 제15조의2에서 멈추는지 제11조로 넘어가는지
② 지속성·반복성과 연령 인식이 인정되는지
③ 위장수사가 법원 허가의 범위 안에서 이뤄졌는지입니다.
세 가지 모두 수사 초기에 결정됩니다. 경찰 연락을 받은 단계에서 대화 기록 전체를 확보해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어느 조문이 문제 되는 사안인지부터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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