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미수 무죄, 형사사건 무죄 사례 – 특수상해만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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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미수 무죄, 형사사건 무죄 사례 – 특수상해만 인정 

진성학 변호사

살인미수 이유무죄

대****

흉기가 사용된 사건은 수사 초기부터 무거운 죄명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자가 다쳤고 그 도구가 식칼이었다면, 수사기관은 살인의 고의부터 의심합니다.

그러나 칼을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살인미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칼을 어떻게 썼는지, 어디를 공격했는지, 언제 공격을 멈췄는지를 따져 고의를 판단합니다.

그 판단에 따라 죄명이 살인미수로 남을지, 특수상해로 바뀔지가 정해집니다. 그리고 죄명이 바뀌면 형량 판단의 틀 전체가 달라집니다.

제가 국선변호인으로 맡았던 사건 중, 살인미수로 기소되었으나 법원이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지 않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살인미수 무죄 판단이 어떤 근거에서 나왔는지, 그 결과 형량에서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 정리했습니다.

형사사건 무죄라고 하면 공소사실 전부가 무죄인 경우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처럼 무거운 죄 부분만 무죄로 판단되고, 그 안에 포함된 가벼운 죄가 인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사건의 경위 : 이혼한 전 부부 사이의 일

A씨와 B씨는 20년 넘게 부부로 지내다 경제적인 문제로 이혼했습니다. 이혼 후에도 함께 키우던 강아지 문제 등으로 왕래했고, A씨는 재결합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B씨가 다른 남성을 만난다고 의심하던 A씨는 연락이 닿지 않자, 술에 취한 채 밤늦게 B씨의 집에 창문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싱크대 하부장에 있던 식칼로 B씨의 머리를 내리쳐 열상과 뇌진탕을 입혔습니다.

검찰은 A씨가 칼등·칼날·손잡이로 머리를 여러 차례 내리치고, 달아나는 B씨를 쫓아가 칼을 휘둘렀다며 살인미수로 기소했습니다.

■ 살인의 고의는 어떻게 판단하나

살인미수가 되려면 살인의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확정적인 살해 의도가 아니더라도, 사망의 가능성을 인식하거나 예견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됩니다.

판례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살인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종류·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 발생 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그래서 "죽일 생각은 없었다"는 진술만으로는 부족하고, 위 사정들을 기록에서 하나씩 확인해야 합니다.

■ 변호인이 주장한 사정들

첫째, A씨는 칼로 찌르지 않았고, 현장에서 압수된 칼에는 칼등 쪽에만 혈흔이 있었습니다.

둘째, 법의학 자문에서도 "찌르는 행위가 없었다면 살인의 의도는 없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셋째, A씨는 B씨의 마음을 확인하려고 찾아간 것이었고, 주고받은 문자에도 재결합을 바라는 내용이 이어져 있었습니다.

넷째, A씨는 넘어진 B씨를 더 공격하지 않고 칼을 방 쪽으로 던진 뒤 대화를 시도했습니다. 칼도 미리 준비한 것이 아니라 집에 있던 것이었습니다.

■ 법원의 판단 : 살인미수 무죄, 특수상해 유죄

재판부는 칼등으로 머리를 내리친 사실만 인정하고, 칼날이나 손잡이로 가격했다는 점은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또 A씨가 스스로 공격을 멈춘 점, 사망의 위험이 낮았던 점 등을 들어 살인의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공소사실에 포함된 특수상해는 공소장 변경 없이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이를 축소사실 인정이라고 합니다.

■ 살인미수와 특수상해, 형량에서 무엇이 달라지나

살인미수 무죄 판단은 단순히 죄명만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① 법정형과 처단형

살인미수는 살인죄의 법정형(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기준이고, 특수상해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입니다.

② 양형기준

살인미수는 살인범죄 양형기준이 적용되어, 미수 감경을 반영해도 권고형이 높은 곳에서 시작합니다. 특수상해는 가중영역이라도 권고형 범위가 훨씬 낮습니다.

③ 경합범 가중

주거침입처럼 다른 죄가 함께 있으면 가장 무거운 죄를 기준으로 가중합니다. 기준범죄가 무엇이냐에 따라 처단형의 상한이 달라집니다.

④ 집행유예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할 때만 가능합니다. 살인미수는 법정형 하한이 5년이라 감경을 거쳐야 그 범위에 들어오지만, 특수상해는 감경 없이도 가능합니다.

이 밖에 살인미수는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 대상이지만, 특수상해는 대상이 아닙니다.

■ 마치며

흉기 사건의 죄명은 수사 초기에 무겁게 정해지는 경우가 많고, 그 죄명이 형량의 틀을 결정합니다. 살인미수 무죄든, 다른 형사사건 무죄든 결국 기록 속 객관적 사정을 확인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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