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 따라 피해자와 합의되었거나 종합보험 또는 공제조합에 가입되었다면 중과실, 뺑소니, 중상해, 사망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형사처벌되지 않지요.
그런데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으로 처벌되지 않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간혹 도로교통법위반으로 처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19조는 안전거리 확보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위반하는 것은 중과실에는 해당하지 않으므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으로는 처벌되지 않으나 도로교통법위반으로는 처벌될 수 있는 것이지요.
도로교통법 제19조(안전거리 확보 등)
① 모든 차의 운전자는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앞차의 뒤를 따르는 경우에는 앞차가 갑자기 정지하게 되는 경우 그 앞차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필요한 거리를 확보하여야 한다.
② 자동차등의 운전자는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자전거 운전자에 주의하여야 하며, 그 옆을 지날 때에는 자전거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필요한 거리를 확보하여야 한다.
③ 모든 차의 운전자는 차의 진로를 변경하려는 경우에 그 변경하려는 방향으로 오고 있는 다른 차의 정상적인 통행에 장애를 줄 우려가 있을 때에는 진로를 변경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모든 차의 운전자는 위험방지를 위한 경우와 그 밖의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운전하는 차를 갑자기 정지시키거나 속도를 줄이는 등의 급제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도로교통법 제19조 제1항, 제2항, 제4항을 위반한 경우 20만 원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벌금 자체는 큰 액수가 아니라서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교통사고에 있어서의 과실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어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차선변경 방법을 위반했다는 사실로 도로교통법위반죄로 벌금형을 받은 사안에서 정식재판청구를 하여 무죄를 받은 사건을 소개합니다.
[사건의 내용]
피고인은 라세티 승용차를 운전하여 강변북로의 3차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2차로에는 25톤 덤프트럭이 달리고 있었는데
덤프트럭이 우측 바퀴를 차선에 걸친 채 진행하다가 앞 범퍼로 피고인 운전 차량의 후미를 들이받았고
피고인의 차량이 그 충격으로 차선을 벗어나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1차선에서 진행하던 투싼 차량과 다시 충격하게 되었습니다. 투싼차량은 꽤 피해가 큰 상황이었습니다.
수사기관은 피고인이 차선변경방법을 위반하여 3차로에서 2차로로 차선변경방법을 시도하여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고,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었으므로 도로교통법위반죄로만 약식기소하였습니다.
한편 민사소송에서는 보험사들 사이에서 과실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다퉈지고 있었습니다.
[사건의 쟁점]
피고인의 입장은 차선변경을 시도한 사실이 없고 덤프트럭이 피고인의 차량 후미를 충격하여 차가 돌면서 2차선으로 넘어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이 차선 변경을 시도하였는가' 입니다.
피고인이 차선변경을 한 것이 맞다면 다른 차의 정상적인 통행에 장애를 줄 우려가 있음에도 진로를 변경한 것이므로 처벌받는 것이 당연하고 민사소송에 있어서도 과실이 인정될 수밖에 없고 투싼차량의 손해배상책임도 인정될 것입니다.
그러나 피고인이 차선변경을 전혀 하지 않았다면 무죄이고, 덤프트럭이 차선을 넘어 진행하다가 사고를 유발한 것이므로 피고인은 과실이 없거나 매우 작아 민사 책임도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지요.
[변론 방법]
1. 블랙박스 영상을 느리게 변환하여 분석
피해차량인 투싼의 블랙박스 영상을 정상속도로 보면 마치 피고인이 차선변경을 시도한 것으로 보여지긴 했습니다. 그러나 느리게 영상을 보니 피고인 차량과 덤프트럭이 나란히 달리다가 덤프트럭 앞 범퍼과 피고인 차량 뒷범퍼가 만나는 순간 피고인의 차량이 2차선으로 넘어가며 회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 덤프트럭 운전자 증인신문
덤프트럭 운전자를 증인신문하여 피고인의 차가 차선변경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인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였습니다.
3. 기타 정황
피고인이 방향지시등을 키지 않았던 점, 덤프트럭 앞쪽 공간이 비어 있어 덤프트럭과 근접한 위치에서 차선 변경 시도를 하였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덤프트럭이 차선을 침범하여 달리고 있었던 점 등의 정황을 강조하였습니다.
[선고결과]
무죄
무죄판결은 민사소송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이 사건은 2차사고의 피해자인 투싼차량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누구에게 있냐를 두고도 치열한 다툼이 있었을 것인데 피고인은 민사책임에서도 벗어나게 되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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