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공장 처분제한 위반 매매, 단속규정이라 계약 자체는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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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단지 공장 처분제한 위반 매매, 단속규정이라 계약 자체는 유효하다 

강대현 변호사

산업단지 안의 공장이나 산업용지를 분양받은 뒤, 정해진 기간을 채우지 않은 채 제3자에게 팔았다가 뒤늦게 이것이 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사례가 있습니다. 매도인도 매수인도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등기까지 넘긴 뒤에야 형사처벌 가능성을 알게 되면, 그 계약 자체가 무효로 뒤집히는 것은 아닌지부터 불안해합니다.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은 산업용지·공장의 처분을 일정 기간 제한하고 이를 어기면 형사처벌까지 정하고 있지만, 계약의 사법상 효력에 대해서는 별도로 규정하지 않습니다. 2026년 초 대법원은 이 처분제한규정이 단속규정에 불과하다고 판단하면서, 위반 매매라도 계약 자체는 원칙적으로 유효하다는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산업단지 처분제한의 구조와 이번 대법원 판단의 근거, 그리고 위반 매매의 당사자가 실제로 안게 되는 위험을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산업단지 공장 처분제한 — 완료신고 후 5년, 왜 함부로 못 파나

산업집적활성화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이하 산업집적법) 제39조 제1항은 산업시설구역 안의 산업용지 또는 공장등을 분양받은 입주기업체가 공장설립등의 완료신고 전이거나, 신고 후라도 대통령령이 정한 기간(현재 시행령 기준 5년)이 지나기 전에 이를 처분하려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관리기관에 양도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관리기관이 매수할 수 없을 때는 매수신청을 받아 선정한 다른 기업체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한국토지주택공사 등 유관기관에 양도해야 합니다. 산업단지를 분양받아 놓고 실제로는 제조업을 운영하지 않은 채 되팔아 전매차익만 챙기는 것을 막고, 산업용지가 실제 제조업체에게 돌아가도록 하려는 취지입니다.

완료신고 또는 사업개시 신고 후 5년이 지난 뒤에는 처분 자체가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니고, 제39조 제3항에 따라 여전히 관리기관에 신고할 의무가 남습니다. 다만 산업용지나 공장등을 다른 입주기업체나 같은 업종을 운영하려는 자에게 처분하는 경우에는 이 신고 의무도 면제되는 단서 조항이 있어, 실제 제조업을 이어갈 매수인에게 넘기는 정상적인 거래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 규정을 어기고 관리기관이나 유관기관이 아닌 임의의 제3자에게 산업용지·공장을 처분한 자는 산업집적법 제52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 처분제한이 단순한 훈시가 아니라 실효성을 갖춘 규제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문제는 이 형사처벌 규정과는 별개로, 위반해서 체결한 매매계약 자체의 사법상 효력을 어떻게 볼 것인가입니다.

산업집적법의 처분제한은 산업용지가 실제 제조업체에게 돌아가도록 하려는 취지이지, 사인 간 거래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규정은 아니다.

입주계약을 제때 못 맺으면 — 제40조의2가 정한 강제양도 구조

산업집적법에는 처분제한이 하나 더 있습니다. 제40조의2 제1항은 분양으로 산업용지 또는 공장등을 취득한 자가 그 취득일부터 3개월(산업통상부령이 정한 기간) 안에 관리기관과 입주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그 기간이 지난 날부터 6개월 안에 이를 관리기관에 양도해야 하고, 관리기관이 매수할 수 없을 때는 관리기관이 매수신청을 받아 선정한 다른 기업체나 유관기관에 양도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분양받아 놓고 공장을 짓거나 입주할 생각 없이 시세차익만 노리는 투기적 거래를 막기 위한 별도 장치입니다.

이 조항을 위반해 관리기관이나 유관기관이 아닌 제3자에게 산업용지·공장을 양도한 자는 산업집적법 제52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역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처벌 대상은 어디까지나 양도한 자(매도인)이고, 이를 취득한 매수인을 처벌하는 규정은 산업집적법에 따로 없습니다. 이 비대칭이 뒤에서 볼 대법원의 판단 근거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 분양으로 취득 → 3개월 내 입주계약 체결이 원칙.

  • 3개월 내 체결하지 못하면 → 6개월 내 관리기관에 양도.

  • 관리기관이 매수 불가 시 → 매수신청을 받아 선정한 다른 기업체나 유관기관에 양도.

  • 이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의의 제3자에게 넘기면 매도인이 형사처벌 대상.

단속규정과 효력규정 — 위반해도 계약이 살아있는 경우가 있다

법률이 일정한 의무를 부과하거나 행위를 금지하면서도, 이를 어긴 법률행위의 사법상 효력까지 명시적으로 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경우 법률행위의 유·무효를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그 규정이 효력규정(강행규정)인지 아니면 단속규정인지를 먼저 구분합니다. 법률에서 위반 행위를 무효라고 명시했거나 해당 규정이 효력규정·강행규정이라고 밝히고 있으면 그 규정을 위반한 법률행위는 무효입니다. 반대로 효력을 명확히 정하지 않았다면, 입법 배경과 취지, 보호법익과 규율 대상, 위반의 중대성, 당사자의 위반 의도 유무, 위반이 당사자나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 위반행위에 대한 사회적·경제적·윤리적 가치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효력을 판단합니다.

단속규정으로 분류되면 그 규정을 어긴 계약이라도 사법상 효력, 즉 계약의 성립·유효 자체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다만 위반자는 행정제재나 형사처벌 같은 공법적 책임을 별도로 지게 됩니다. 반대로 효력규정·강행규정으로 분류되면 계약 자체가 무효가 되어, 이미 이행된 부분까지 원상회복(부당이득 반환 등)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산업집적법의 처분제한규정이 이 중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가 실무에서 오래 다투어져 온 지점입니다.

규정 위반의 효력에 관한 명문이 없다면, 입법 취지·보호법익·위반의 중대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단속규정인지 효력규정인지를 가려야 한다.

2026년 대법원 판단 — 산업집적법 처분제한규정은 단속규정

대법원 2026. 1. 8. 선고 2025다211003 판결은 바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사건은 산업용지·공장을 분양받은 자가 산업집적법 제40조의2 제1항이 정한 입주계약 체결 기간을 넘긴 상태에서 관리기관이나 유관기관이 아닌 제3자에게 이를 매도한 사안이었고, 그 매매계약의 사법상 효력이 다투어져 부당이득금반환청구 소송으로 이어졌습니다. 원심(부산고등법원 2025. 2. 6. 선고 2023나57312 판결)의 판단을 대법원이 다시 심리하도록 파기환송한 사건입니다.

대법원은 산업집적법 제40조의2 제1항(처분제한규정)은 효력규정 또는 강행규정이 아니라 단속규정에 불과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위반해 체결된 계약의 사법상 효력까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습니다. 처분제한을 위반해 산업용지·공장을 넘긴 매도인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그 매매계약 자체는 원칙적으로 유효하게 유지되어 매수인이 취득한 소유권도 그대로 인정된다는 것입니다.

왜 무효로 보지 않는가 — 대법원이 든 네 가지 이유

대법원이 처분제한규정을 단속규정으로 본 근거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됩니다.

  • 입법목적은 형사처벌만으로도 달성 가능 — 산업집적법의 목적(산업 집적 활성화, 공장의 원활한 설립, 산업단지의 체계적 관리)은 행정적 규제나 형사처벌을 통해서도 달성할 수 있고, 계약의 사법상 효력까지 부인해야만 비로소 달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산업집적법도 사인 간 거래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경우 처분만 제한할 뿐입니다.

  • 매수인도 이미 규제 대상에 편입됨 — 처분제한규정을 위반해 소유권을 취득한 매수인도 산업집적법이 예정한 여러 규제(입주계약 체결 의무 등)를 그대로 적용받으므로, 계약의 효력을 인정한다고 해서 반드시 입법목적에 반하는 결과가 생긴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 일률 무효는 법적 안정성을 해침 — 매매에 따른 이행이 모두 끝나 매수인이 관리기관과 입주계약까지 체결하고 제조업을 영위해 온 경우라도, 위반 매매를 일률적으로 무효로 하면 매도인·매수인 어느 쪽이든 언제든 무효를 주장할 수 있게 됩니다. 이는 계약의 유효성을 신뢰한 당사자의 법적 안정성을 해치고, 경우에 따라 오히려 매도인이 더 큰 전매차익을 얻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위반행위 자체의 반사회성이 크지 않음 — 처분제한을 위반한 계약은 취득일로부터 3개월 안에 입주계약을 맺지 못한 채 관리기관 등이 아닌 제3자에게 매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할 뿐이고, 공장설립 완료신고 후 5년이 지나면 적법하게 처분할 수 있으므로 처분행위 자체가 내용상 현저히 반사회적·반도덕적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산업집적법도 양도한 자만 처벌할 뿐 취득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은 두고 있지 않습니다.

위반 매매를 일률적으로 무효로 하면 오히려 매도인이 더 큰 전매차익을 얻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대법원이 든 이유 중 하나다.

예외 — 시세차익을 노린 통정 매매는 무효가 될 수 있다

다만 대법원은 처분제한규정을 단속규정으로 해석하더라도 예외를 열어두었습니다. 당사자가 시세차익 등을 목적으로 통정하여 처분제한규정을 위반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매매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민법 제103조)에 해당해 무효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결과적으로 처분제한을 위반한 매매와, 처음부터 전매차익을 노리고 짜고 규정을 회피하려 한 매매는 법적으로 다르게 취급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이 구분이 사건마다 개별적으로 판단될 수밖에 없습니다. 매도인이 관리기관에 먼저 양도 의사를 타진했는지, 매매대금이 정상 시세 수준이었는지, 매수인이 실제 제조업 운영 의사를 갖고 있었는지 등 계약 체결 경위와 대금 산정 방식이 통정 여부를 가르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위반 매매라고 해서 곧바로 계약이 유효하다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통정에 의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실무 유의점 — 계약은 유효해도 형사책임·행정 문제는 남는다

처분제한규정 위반 매매가 원칙적으로 유효하다는 판단은 어디까지나 사법상 계약 효력에 관한 것이고, 매도인의 형사책임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산업집적법 제52조 제1항이 정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은 계약의 유효 여부와 무관하게 별도로 판단됩니다. 계약이 유효해 소유권은 그대로 인정받더라도, 매도인은 형사고발이나 수사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

산업용지·공장을 사고팔 계획이 있다면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처분제한 대상 기간(완료신고·사업개시 신고로부터 5년, 입주계약 체결 기한 3개월)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하고, 해당한다면 관리기관에 대한 신고나 양도 절차를 먼저 밟는 것이 안전합니다. 매수인 입장에서도 매도인이 이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라는 사실을 알면서 시세차익을 노려 계약에 응했다면 통정으로 평가되어 계약 효력을 다투게 될 위험이 있으므로, 매도인의 처분제한 해당 여부와 관리기관 신고 이력을 계약 전에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완료신고·사업개시 신고 여부와 그 시점 확인.

  • 완료신고 후 5년 경과 여부, 미경과 시 관리기관 양도 대상인지 확인.

  • 분양 취득일로부터 입주계약 체결 기한(3개월) 도과 여부 확인.

  • 관리기관에 대한 신고·양도 절차를 거쳤는지 매도인에게 자료로 확인.

자주 묻는 질문

Q. 산업단지 공장을 분양받고 5년 안에 팔면 무조건 처벌받나요?

A. 완료신고 또는 사업개시 신고 후 5년이 지나기 전에 처분하려면 원칙적으로 관리기관에 양도해야 하지만, 다른 입주기업체나 같은 업종을 운영하려는 자에게 넘기는 경우에는 신고만으로 처리되는 예외가 있습니다. 관리기관이나 유관기관이 아닌 임의의 제3자에게 그대로 처분하면 매도인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처분제한을 어긴 매매가 형사처벌 대상이면 계약도 당연히 무효 아닌가요?

A. 대법원은 산업집적법 제40조의2 제1항이 정한 처분제한규정을 단속규정으로 보아, 이를 위반해 체결된 매매계약이라도 사법상 효력은 원칙적으로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형사처벌 가능성과 계약의 사법상 효력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Q. 이미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친 상태에서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등기도 무효가 되나요?

A. 계약 자체가 유효하다고 인정되면 그 계약에 기초한 소유권이전등기도 원칙적으로 유효하게 유지됩니다. 뒤늦게 매도인이나 매수인이 계약 무효를 주장하며 부당이득 반환을 구해도, 계약이 유효한 이상 그 주장이 받아들여지기는 어렵습니다.

Q. 시세차익을 노리고 짜고 판 경우도 계약이 유효한가요?

A. 대법원도 당사자가 시세차익 등을 목적으로 통정하여 처분제한규정을 위반한 경우에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가 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단순 위반과 통정에 의한 탈법행위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Q. 매수인이 이후 정상적으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면 매도인의 책임은 없어지나요?

A. 매수인이 나중에 입주계약을 체결해 제조업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사정은 계약의 사법상 효력을 인정하는 데 참작될 수 있는 사정이지만, 처분 당시 관리기관·유관기관 외의 자에게 양도한 매도인의 형사책임까지 소멸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Q. 산업단지 공장을 분양받을 때 이런 위험을 피하려면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A. 분양받은 산업용지·공장은 완료신고 또는 사업개시 신고 후 일정 기간(현재 5년) 처분이 제한되고, 입주계약도 정해진 기간(3개월) 안에 체결해야 한다는 점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매매를 진행하려면 관리기관 신고나 양도 절차가 필요한지부터 점검하고, 필요하면 관리기관에 직접 문의해 절차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산업단지 안의 산업용지·공장을 처분제한 기간 중에 팔았다면, 그 계약이 곧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산업집적법이 정한 처분제한규정을 단속규정으로 보아, 위반 매매라도 사법상 효력은 원칙적으로 유효하게 유지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매도인의 형사처벌 위험은 계약의 효력과 별개로 남고, 시세차익을 노려 짜고 한 매매라면 사회질서 위반으로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시흥 시화·정왕이나 이천 부발처럼 산업단지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분양받은 공장·산업용지를 사고파는 거래가 꾸준히 이루어지는 만큼, 처분제한 기간과 입주계약 체결 시한을 놓쳐 분쟁으로 번지는 사례도 드물지 않습니다. 계약을 맺기 전에 처분제한 대상인지, 관리기관 신고나 양도 절차가 필요한지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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