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때 약속한 주차 공간을 갑자기 못 쓰게 해요
계약 때 약속한 주차 공간을 갑자기 못 쓰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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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때 약속한 주차 공간을 갑자기 못 쓰게 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상가나 오피스텔을 임차하면서 계약 당시 임대인으로부터 전용 주차공간을 배정받기로 약속받았는데도, 계약기간 중간에 갑자기 그 주차공간을 쓸 수 없게 됐다는 상담이 늘고 있습니다.

임차인분들 중 상당수는 “계약서에 특약으로 적어놨으니 문제없겠지”, “구두로 약속받았지만 그동안 잘 써왔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별다른 조치 없이 지내다가, 임대인이 “관리규약이 바뀌었다”거나 “다른 세입자와 재배정하기로 했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주차장 출입을 막으면 당황하게 됩니다. 뒤늦게 항의해도 임대인 측에서 “주차장은 임대차 목적물이 아니라 편의 제공일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계약이 존속하는 동안 유지해야 하는 본질적 의무로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주차공간이 계약서나 특약사항에 명시되어 있었다면 이는 임대차 목적물의 일부이며, 이를 임의로 박탈하는 것은 단순한 서비스 중단이 아니라 계약 위반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계약 당시 약속한 주차공간을 임대인이 갑자기 못 쓰게 하는 경우 어떤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문제가 생겼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와 절차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계약서에 적힌 주차 조건은 임대차 계약의 일부이지, 덤으로 주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특약사항으로 명시된 주차공간은 임대차 목적물의 일부로 취급됩니다.

임대차는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게 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해 차임을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성립합니다(민법 제618조). 문제는 이 “목적물”의 범위인데, 계약서 본문이나 특약사항에 “지정 주차공간 1면 제공”, “건물 내 주차장 이용권 포함” 등이 명시돼 있다면, 그 주차공간은 임대차 목적물의 일부로 편입된 것으로 봐야 합니다.

실무에서는 계약서에 별도 조항 없이 구두로만 주차를 약속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도 계약 체결 전 문자·카카오톡으로 “주차 1대 가능하다”는 확인을 받았거나, 부동산 중개인이 작성한 물건확인설명서에 주차 가능 여부가 기재돼 있었다면, 그 자료는 계약 내용을 보충하는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구두 약속은 입증 부담이 임차인에게 있으므로, 관련 대화 기록을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대인이 “주차장은 서비스일 뿐 계약 내용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더라도, 계약 체결의 동기가 되었거나 임대료 산정에 영향을 준 조건이라면 이는 부수적 서비스가 아니라 계약의 요소로 봐야 합니다. 특히 상가 임대차에서는 주차공간 확보 여부가 매출에 직결되는 만큼, 그 중요성이 더 큽니다.

계약서나 특약사항에 명시된 주차공간은 임대차 목적물의 일부이며, 임대인이 임의로 빼앗을 수 있는 부수적 편의가 아닙니다.


2. 주차장을 갑자기 못 쓰게 하는 것은 임대인의 사용·수익 의무 위반입니다

임대인은 계약이 존속하는 한 목적물을 완전하게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부담합니다.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계약존속중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주차공간이 계약 목적물의 일부로 포함된 경우, 임대인은 계약기간 내내 그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이를 일방적으로 막는 것은 이 의무를 위반하는 것입니다.

대법원도 임대인의 사용·수익 의무를 폭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임대인은 임차인으로 하여금 그 목적물을 완전하게 사용·수익케 할 의무가 있고, 또한 임차인은 이러한 임대인의 의무가 이행불능으로 되지 아니하는 한 그 사용·수익의 대가로 차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96. 9. 6. 선고 94다54641 판결).

이 판례는 임대인에게 목적물에 대한 소유권이나 임대할 권한이 없는 경우에도 사용·수익 의무가 발생한다고 본 사안이지만, 그 취지는 계약으로 정한 사용·수익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임대인의 본질적 의무를 확인한 것으로, 주차공간처럼 계약 내용에 편입된 부속시설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임대인이 관리규약을 바꾸거나 다른 세입자에게 같은 자리를 내줬다는 사정은, 임차인과의 계약관계에서는 임대인 스스로 초래한 사정일 뿐 면책 사유가 되지 않습니다.

특히 임대인이 물리적으로 차량 진입을 막는 차단기를 설치하거나 관리사무소를 통해 출입카드를 정지시키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면, 이는 단순한 이행지체가 아니라 사용·수익 방해가 현실화된 상태로 평가되어 손해배상 청구의 기초 사실이 명확해집니다.

임대인이 계약 존속 중 약속한 주차공간을 임의로 막는 것은 사용·수익하게 할 의무를 위반한 채무불이행입니다.


3. 차임감액, 손해배상, 나아가 계약 해지까지 청구할 수 있습니다

주차공간을 못 쓰는 손해는 방치할 문제가 아니라 청구로 회복해야 할 권리입니다.

민법 제627조는 임차물의 일부가 임차인의 과실 없이 사용·수익할 수 없게 된 때에는 그 부분의 비율에 의한 차임의 감액을 청구할 수 있고, 잔존부분으로 임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주차공간이 계약 목적물의 일부로 포함돼 있었는데 임대인의 조치로 이를 쓸 수 없게 됐다면, 이 조항의 취지에 따라 차임 중 주차공간에 해당하는 부분의 감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차임감액과 별도로 민법 제390조에 따른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근 유료주차장을 이용하며 지출한 요금, 주차공간을 못 써서 발생한 영업손실(상가의 경우 고객 이탈로 인한 매출 감소) 등이 손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손해액은 실제 지출 내역이나 매출 변화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만약 임대인이 상당한 기간을 정한 이행 촉구(내용증명 발송)에도 주차공간 복구를 거부한다면, 민법 제544조에 따라 계약을 해제·해지하고 보증금 반환과 이사비용 등 부대손해까지 함께 청구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주차공간의 비중이 커서 그것 없이는 임차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예: 배송차량 진출입이 필수적인 업종)라면 해지의 정당성이 더 뚜렷해집니다.

주차공간을 못 쓰게 된 기간의 차임감액, 대체 비용에 대한 손해배상, 나아가 계약 해지까지 단계적으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4. 방해의 방식과 증거 확보 시점에 따라 인정되는 책임의 폭이 달라집니다

구두 약속인지 특약사항인지, 방해가 일시적인지 계속적인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주차공간이 계약서 특약사항에 명시적으로 기재돼 있고, 임대인이 별도 통지 없이 차단기를 설치하거나 출입을 막은 경우라면 책임 인정이 비교적 수월합니다. 반면 구두 약속만 있었고 이를 뒷받침하는 문자·중개 확인서 등 자료가 부족하다면, 애초에 그 조건이 계약 내용이었는지부터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방해가 일시적(예: 공사 기간 중 며칠)인지, 계약기간 내내 계속되는지도 손해 산정에 영향을 줍니다. 일시적 방해라면 그 기간에 상응하는 차임감액과 대체 주차비용 정도로 정리되는 경우가 많지만, 장기간 방치하면 영업손실처럼 산정이 복잡한 손해까지 확대될 수 있습니다.

또한 관리단이나 다른 임차인의 문제로 주차장을 못 쓰게 된 경우, 임대인이 “내 책임이 아니다”라고 항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임대인은 임대차 목적물에 대해 제3자의 방해를 배제할 권한과 의무가 있으므로, 그 제3자를 상대로 시정을 요구하지 않고 방치했다면 임대인의 책임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동안 왜 문제제기하지 않았느냐”는 반론에 부딪히기 쉬우므로, 문제를 인지한 즉시 문자나 내용증명으로 이의를 제기해 둔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5. 내용증명부터 소송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느냐가 이후 소송 결과를 좌우합니다.

주차공간 문제로 분쟁이 생기면 통상 ①임대인에게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증명 발송 → ②응답이 없거나 거부하면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대한법률구조공단 등)에 조정 신청 또는 관할 법원(예: 수원 소재 부동산이라면 수원지방법원)에 차임감액·손해배상 청구 소송 제기 → ③소송 중에도 임대인이 방해를 계속하면 계약 해지 및 보증금 반환청구로 청구취지를 확장 → ④필요한 경우 명도소송과 별도로 손해배상청구를 병행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임대인의 조치가 계속되는 상황이라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임대차계약서 본문과 특약사항에 주차 관련 조항이 있는지, 없다면 계약 체결 전후 문자·카카오톡·중개 확인서에 주차 약속이 남아있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주차장 출입이 막힌 날짜, 임대인·관리사무소와 나눈 대화 내용, 대체 주차장 이용 영수증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3. 임대인에게 이행을 촉구한 내용증명 발송 여부와 그에 대한 답변(또는 무응답) 기록을 남깁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부동산 임대차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차임감액청구와 손해배상청구, 필요하다면 계약 해지까지 어떤 청구를 어떤 순서로 할지 실질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주차공간 문제는 “그래도 계약기간이 남았으니 참고 지내자”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차공간을 빼앗긴 임차인 입장에서는 당장의 불편함보다, 어떤 자료가 계약 내용과 임대인의 방해 사실을 뒷받침하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계약서, 대화 기록, 대체 비용 지출 내역이 쌓일수록 차임감액청구와 손해배상청구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관리 사정상 주차 배정을 조정해야 하는 임대인 입장에서도, 사전 협의나 대체안 제시 없이 일방적으로 막았다면 “관리규약이 바뀌었다”는 말만으로는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사전 통지와 대안 제시 여부에 따라 결론은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임대차 계약 분쟁에서 주차공간을 빼앗긴 임차인과, 관리 사정으로 곤란을 겪는 임대인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계약서와 대화 기록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주차공간 약속이 계약서에 없고 구두로만 있었는데도 인정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계약 체결 전후 문자·카카오톡, 중개업자가 작성한 확인설명서에 주차 제공 사실이 남아있다면 계약 내용을 보충하는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입증 부담이 임차인에게 있으므로 관련 자료를 미리 확보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관리규약이 바뀌어서 주차장을 재배정했다는 임대인의 설명,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나요?

A. 아닙니다. 관리규약 변경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계약 내용을 임의로 바꾸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사전 협의나 대체안 제시 없이 일방적으로 막았다면 사용·수익 의무 위반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Q. 주차공간을 못 써서 생긴 손해, 보증금에서 상계할 수 있나요?

A. 계약이 유지되는 동안은 손해배상청구권을 스스로 상계 처리하기보다, 청구권을 명확히 확정한 뒤 정산하거나 소송·조정 절차에서 상계를 주장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일방적으로 차임을 깎아 지급하면 오히려 연체를 이유로 한 계약 해지 위험을 부를 수 있습니다.

Q. 상가임대차와 주택임대차, 주차공간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다른가요?

A. 기본 법리(민법 제618조·제623조·제627조)는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다만 상가는 주차공간이 매출과 직결돼 손해액 산정에서 영업손실까지 고려될 수 있고, 주택은 생활 불편에 따른 손해가 문제 될 수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Q. 내용증명은 어떻게 작성해야 하나요?

A. 계약서상 근거 조항(또는 약속 경위), 방해 사실과 그 발생일, 요구사항(주차공간 복구 또는 손해배상)과 회신 기한을 명확히 적어야 합니다. 이후 소송이나 조정에서 이행 촉구 사실을 입증하는 핵심 자료가 되므로 발송 사실과 도달 여부를 함께 남겨두어야 합니다.

Q. 조정과 소송 중 어느 쪽을 먼저 진행해야 하나요?

A. 사안이 크지 않고 임대인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면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조정을 먼저 시도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임대인이 방해를 계속하거나 조정에 응하지 않는다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소송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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