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을 복용한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된 사람이 알고 보니 몇 년 전에도 같은 이유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면, 이번에는 처벌 수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도로교통법은 약물운전을 두 번째로 저지른 사람에게 별도의 가중처벌 조항을 두고 있는데, 그 핵심이 바로 '10년'이라는 기간과 '2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이라는 법정형입니다. 왜 하필 10년이라는 기간이 기준이 됐는지, 어떤 경우에 이 무거운 조항이 실제로 적용되는지, 그리고 다툴 여지는 없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대응 방향 자체를 바꿉니다. 이 글에서는 도로교통법 제45조와 제148조의2를 중심으로 약물운전 재범 가중처벌 조항의 구조와 실무 쟁점을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약물운전과 음주운전, 도로교통법이 다르게 다루는 이유
도로교통법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을 제44조에서, 과로·질병·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의 운전을 제45조 제1항에서 각각 별도로 규율합니다. 두 조문이 나뉜 이유는 측정 방식의 차이에 있습니다. 음주는 혈중알코올농도라는 객관적 수치(0.03퍼센트 이상)로 판단할 수 있지만, 약물은 성분과 개인별 반응 편차가 커서 동일한 방식의 수치 기준을 두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도로교통법 제45조 제2항은 경찰이 타액 간이시약검사 등 별도로 정한 방법으로 약물 복용 여부를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약물'의 범위도 음주와는 다르게 넓습니다. 마약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 처방을 받은 수면유도제·신경안정제 등도 정상적인 운전을 방해할 정도의 영향을 미쳤다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초범의 처벌은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5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음주운전 초범처럼 혈중알코올농도별로 세분화되지 않고 단일한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문제는 이 초범 규정과 전혀 다른 별도의 조항이 재범에게 적용된다는 점이고, 이 재범 가중처벌 조항이 이 글의 핵심 주제입니다.
도로교통법은 음주와 약물을 같은 조문이 아니라 제44조와 제45조로 나누어 규율한다 — 측정 방법도, 처벌 조항의 구조도 서로 다르게 설계되어 있다.
왜 재범에만 '10년'이라는 기간이 붙었나 — 헌법재판소가 바꾼 조항
지금의 재범 가중처벌 조항을 이해하려면 그 이전 조항이 왜 사라졌는지부터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도로교통법의 재범 가중처벌 조항은 과거 위반 전력과 이번 재범 사이에 아무런 시간적 제한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2022. 8. 31. 2022헌가14 결정에서, 음주측정거부 전력이 있는 사람이 다시 음주운전을 한 경우를 아무 기간 제한 없이 무겁게 처벌하도록 한 조항이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오래전의 위반 전력을 이유로 지금의 재범을 가중처벌하려면 그 재범이 '준법정신이 현저히 부족한 상태에서 반복된 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시간 제한이 없으면 그런 평가가 항상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결정의 논지였습니다.
이 결정 전후로 유사한 취지의 헌재 판단이 이어지면서, 입법자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재범 가중처벌의 기준을 '전과가 확정된 날부터 10년 이내'로 명확히 제한했습니다. 이 틀은 음주운전뿐 아니라 약물운전에도 그대로 이식되어 지금의 제148조의2 제4항이 만들어졌습니다. 조문을 읽어보면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날부터 10년 내에 다시'라는 문구가 등장하는데, 이 10년은 임의로 정해진 숫자가 아니라 헌법재판소가 요구한 시간적 제한을 입법이 그대로 받아들인 결과입니다.
재범 가중처벌의 '10년'은 헌법재판소가 시간적 제한 없는 가중처벌을 위헌으로 판단한 뒤, 그 취지가 입법에 반영되며 만들어진 기준점이다.
재범으로 인정되는 세 가지 요건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4항이 재범으로 인정하는 요건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제45조 제1항(또는 제2항의 측정거부)을 위반해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되어 있어야 합니다. 둘째, 그 확정일로부터 10년 이내여야 합니다. 셋째, 그 기간 안에 다시 같은 조(제45조)를 위반해야 합니다. '벌금 이상'이라는 표현 때문에 실형을 산 적이 없어도, 벌금형만 확정됐어도 이 요건은 그대로 충족됩니다.
조문에는 '형이 실효된 사람도 포함한다'는 괄호 문구가 붙어 있는데, 이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전과기록상 형이 실효되어 없어진 것처럼 취급되는 경우가 있지만, 이 조항은 그런 형 실효 여부와 무관하게 오직 '확정일로부터 10년'만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즉 전과가 실효됐다는 사정만으로는 재범 가중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요건 ① — 제45조 위반으로 벌금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확정될 것.
요건 ② — 그 확정일로부터 10년 이내일 것.
요건 ③ — 10년 이내에 다시 제45조 제1항 또는 제2항을 위반할 것(형 실효 여부는 무관).
초범과 재범, 처벌 수위가 이렇게 다르다
초범의 경우 제148조의2 제5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벌금형이 선택형으로 남아 있어 사안에 따라 벌금으로 마무리될 여지가 있고, 징역형이 선고되더라도 집행유예가 가능한 범위입니다. 반면 재범은 제148조의2 제4항 제1호에 따라 2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초범과 재범의 진짜 차이는 형량의 폭이 아니라 '하한이 있느냐 없느냐'에 있습니다.
재범 조항에는 벌금형도 여전히 선택형으로 남아 있지만, 그 하한이 1천만원부터 시작한다는 점에서 이미 초범과는 체감이 다릅니다. 징역형이 선고되는 경우에도 법정형 하한이 2년이라 원칙적으로는 집행유예 가능 범위(3년 이하)에 걸쳐 있기는 하지만, 실제 선고형이 하한 부근에서 정해질수록 집행유예 여부를 둘러싼 다툼이 커집니다.
초범 —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제148조의2 제5항).
재범(10년 내) — 2년 이상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 벌금(제148조의2 제4항 제1호).
초범과 재범의 차이는 형량의 폭이 아니라 '하한이 있느냐'다 — 재범은 벌금형을 선고받더라도 최소 1천만원부터 시작된다.
측정을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 — 별도의 가중처벌
경찰공무원이 타액 간이시약검사 등으로 약물 복용 여부를 확인하려 할 때 이를 거부하는 경우도 별도로 처벌됩니다. 초범의 측정거부는 제148조의2 제6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실제 약물운전이 확인됐을 때(제5항)와 완전히 같은 수준입니다. 측정을 거부한다고 해서 처벌 수위가 낮아지지 않도록 설계된 것입니다.
측정거부에도 재범 가중처벌이 따로 있습니다. 제148조의2 제4항 제2호에 따라 과거 제45조 제2항(측정거부)을 위반해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뒤 10년 내에 다시 위반하면 1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실제 약물운전 재범(2년 이상)보다 하한이 다소 낮게 설정되어 있지만, 상한과 벌금 상한은 동일하게 6년·3천만원까지 열려 있어 사안의 경중에 따라 실제 약물운전 재범과 비슷한 수준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로 보는 적용 — 확정일 계산이 결과를 가른다
구체적인 예로 살펴보겠습니다. A씨가 5년 전 처방받은 신경안정제를 과다복용한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되어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이 확정됐고, 지금 다시 비슷한 상태에서 운전하다 사고를 내 적발됐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경우 이전 확정일로부터 10년이 지나지 않았으므로 제148조의2 제4항 제1호의 재범 가중처벌 대상이 되어, 법정형 2년 이상 6년 이하 징역 구간에서 양형이 이뤄집니다. 실제 선고형은 사고 발생 여부, 피해 정도, 재범 사이의 기간 길이, 반성과 재발 방지 노력 등을 종합해 그 구간 안에서 정해집니다.
반대로 이전 확정일이 11년 전이었다면 결론이 달라집니다. 10년이라는 기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이 재범 가중처벌 조항이 적용되지 않고, 이번 위반은 초범과 같은 제148조의2 제5항(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이 적용됩니다. 그런데 약식명령은 고지받은 뒤 일정 기간 이의가 없어야 비로소 확정되고, 정식재판을 거친 경우에는 판결 선고일이 아니라 그 판결이 확정된 날이 기산점이 됩니다. 며칠 차이로 10년의 안과 밖이 갈릴 수 있는 만큼, 확정일을 정확히 계산하는 작업이 실무에서는 결과를 좌우하는 지점이 됩니다.
재범 가중처벌, 다툴 수 있는 지점은 있는가
재범 가중처벌 조항이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확인할 지점은 이전 전과가 정말 제45조 위반이었는지입니다. 조문은 '다시 같은 조(제45조)를 위반한 사람'만을 재범으로 규정하므로, 이전 전과가 음주운전(제44조 위반)이고 이번이 약물운전(제45조 위반)이라면 서로 다른 조문이라 원칙적으로 이 재범 가중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물론 각각의 위반은 그 자체로 별도 처벌 대상이 되지만, 재범 가중처벌만큼은 '같은 조'라는 요건을 벗어나면 적용되지 않습니다.
양형 단계에서도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형법 제53조의 정상참작감경 사유가 인정되면, 형법 제55조에 따라 유기징역의 형기가 2분의 1로 줄어듭니다. 즉 법정형이 2년 이상 6년 이하인 재범 조항에 정상참작감경이 적용되면 1년 이상 3년 이하까지 구간이 낮아질 수 있고, 이 구간이라면 집행유예 가능성도 함께 열립니다. 사고 없이 단순 적발에 그쳤는지, 피해 회복과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치료 이력, 금단 프로그램 참여 등)를 갖췄는지가 이 단계에서 실질적으로 작용합니다.
재범 가중처벌은 '같은 조'를 다시 위반했을 때만 적용된다 — 이전 전과가 음주운전이고 이번이 약물운전이라면 애초에 이 가중처벌 대상이 아니다.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 — '약물'의 범위와 처방약
약물운전이라고 하면 마약류를 먼저 떠올리지만, 도로교통법 제45조 제1항은 '약물의 영향과 그 밖의 사유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를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어 범위가 넓습니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 정상적으로 복용한 수면유도제·항불안제·근이완제라도, 그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어려운 상태였다면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처방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면책 사유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타액검사나 혈액검사에서 특정 성분이 검출됐다는 사실과, 운전 당시 실제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였는지는 별개의 쟁점입니다. 성분 검출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확정되는 구조가 아니라, 운전 궤적·사고 경위·언동·보행 상태 등 정황 증거가 함께 뒷받침돼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범 사건이라면 여기에 더해 첫 사건 당시의 판결문이나 약식명령문을 먼저 확보해, 그 처벌 대상 조문이 정확히 제45조였는지, 선고 형종과 확정일이 어떻게 되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방어 전략의 출발점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약물운전 재범은 무조건 징역형을 받게 되나요?
A. 재범 가중처벌 조항에도 벌금형이 선택형으로 남아 있어 무조건 징역형이 선고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벌금 하한이 1천만원으로 설정되어 있고, 정상참작감경 사유가 없으면 징역 2년 이상 구간에서 양형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이전 확정일로부터 10년이 지난 뒤 다시 적발되면 어떻게 되나요?
A. 확정일로부터 10년이 지나 다시 위반한 경우에는 재범 가중처벌 조항이 적용되지 않고, 초범과 같은 제148조의2 제5항(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이 적용됩니다. 다만 확정일 기산점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Q. 이전 전과가 음주운전이고 이번이 약물운전이면 재범 가중처벌 대상인가요?
A. 조문은 '같은 조(제45조)'를 다시 위반한 경우만을 재범으로 규정하므로, 음주운전(제44조)과 약물운전(제45조)은 서로 다른 조문이라 원칙적으로 이 가중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각각의 위반은 별도로 처벌됩니다.
Q. 처방받은 수면제를 먹고 운전했다가 적발돼도 처벌되나요?
A. 처방 여부와 관계없이 그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였는지가 기준이므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그런 상태였는지는 정황 증거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측정을 거부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측정 거부 자체가 별도로 처벌되고 그 형량이 실제 약물운전 적발과 같은 수준(초범 기준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이라, 거부한다고 유리해지지 않습니다. 재범이라면 오히려 더 무거운 구간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재범이라도 형을 줄일 방법이 있나요?
A. 정상참작할 사유가 인정되면 형법 제55조에 따라 법정형이 2분의 1로 감경되어 1년 이상 3년 이하까지 구간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사고 유무, 피해 회복, 재발 방지 노력 등이 이 판단에 반영됩니다.
맺음말
약물운전 재범 가중처벌은 '확정일로부터 10년'이라는 기간, '벌금 이상 확정'이라는 문턱, '같은 조 위반'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맞물려야 비로소 작동합니다. 이 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조항의 적용 여부 자체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확정일을 며칠 단위로 따져보거나 이전 전과가 정확히 어떤 조문 위반이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실무에서는 결과를 크게 바꿉니다.
수원지검이나 안산단원경찰서 관내에서도 이런 재범 사건이 꾸준히 처리되고 있는 만큼, 비슷한 상황에 놓였다면 판결문·약식명령문 등 자료부터 정리해 확정일과 적용 조문을 먼저 짚어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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