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사건으로 가족이 구속되면, 그 순간부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됩니다. 이 틈을 파고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다른 마약사범을 제보해서 수사협조 공적을 만들어주면 형량이 줄어든다"며 접근해 돈을 요구하는 브로커입니다. 이들은 받은 돈을 제보비, 체포비용, 작업비 등으로 잘게 나눠 표시해 마치 실제 활동에 들어간 실비인 것처럼 포장하지만, 명목을 아무리 쪼개도 그 돈의 성격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런 돈이 왜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돈을 건넨 쪽은 어떤 위험에 놓이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마약사범 가족에게 '선처 브로커'가 접근하는 이유
마약 사건에서는 다른 판매책이나 공급책을 제보해 검거에 기여한 경우 수사기관이 이를 참작해 구형이나 처분 수위를 조정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이는 형사실무에서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고, 마약사범 본인이나 가족이 이 이야기를 어디선가 듣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 되는 것도 이해할 만합니다. 문제는 이 참작 여부와 정도를 결정하는 주체가 어디까지나 수사기관과 법원이라는 점입니다. 제3자가 개입해 그 결과를 만들어 팔 수 있는 영역이 애초에 아닙니다.
브로커들은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듭니다. 마약사범이 구속되어 가족이 면회조차 자유롭지 못한 상황, 변호인 선임 여부를 판단할 정보가 부족한 상황을 이용해 접근합니다. "내가 아는 사람을 통해 다른 판매책을 제보하게 해서 수사협조 공적을 만들어주겠다", "그러면 검찰 구형이 확 줄어든다"는 식의 제안이 대표적입니다. 이런 제안은 대개 급하게, 그리고 은밀하게 이루어집니다.
이때 요구되는 돈은 하나의 명목으로만 청구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찰에 대한 청탁 명목, 다른 마약사범을 제보하는 데 필요한 작업비 명목, 제보 대상을 체포하는 데 드는 비용 명목 등으로 잘게 쪼개어 여러 차례에 나눠 지급받습니다. 각각의 명목만 놓고 보면 마치 실제 활동비처럼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쪼갠다고 해서 이 돈 전체의 법적 성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항목에서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변호사법이 무자격자의 청탁·알선을 금지하는 이유 — 제109조와 제111조
변호사법은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금품을 받고 법률사건에 관여하는 행위를 두 갈래로 규율합니다. 하나는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로, 변호사가 아니면서 금품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하고 소송사건, 수사기관에서 취급 중인 수사 사건 등에 관하여 대리·중재·화해·청탁 등 법률사무를 취급하거나 이를 알선한 자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다른 하나는 제111조 제1항으로,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 또는 사무에 관하여 청탁 또는 알선을 한다는 명목으로 금품·향응 등을 받거나 받을 것을 약속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두 조항의 결정적 차이는 '실제로 무엇을 했는가'가 아니라 '어떤 명목으로 돈을 받았는가'에 있습니다. 제111조는 실제로 청탁이나 알선을 실행했는지, 그 결과 선처가 이루어졌는지를 따지지 않습니다. 공무원과 의뢰인 사이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순간 이미 범죄가 성립합니다. 마약사범 가족에게 "검사한테 얘기해서 잘 봐주게 하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돈을 받았다면, 실제로 검사에게 연락 한 통 하지 않았더라도 제111조 위반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변호사 자격 유무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이런 행위를 하면 제111조 위반과 함께 제109조 제1호 위반까지 함께 문제될 수 있고, 정식으로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라 하더라도 그 대가가 정당한 변호활동과 무관하게 청탁·알선 명목으로 평가된다면 같은 조항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명목을 쪼개도 소용없다 — 대법원이 본 '불가분적 결합'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판례가 마약사범 사건에 관한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2794 판결입니다. 이 사건 피고인들은 구속된 마약사범이 수사기관에서 수사공적으로 선처를 받게 해주겠다며 그 가족 측으로부터 돈을 받았는데, 실제 지급은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검찰 청탁 및 작업비 명목으로 1,200만원, 소개비 명목으로 100만원, 다른 마약사범을 제보하는 작업비 명목으로 400만원과 100만원이 각각 별도의 날짜에 나뉘어 지급됐습니다.
대법원은 변호사법 제111조가 정한 '청탁 또는 알선을 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는다'는 것은 공무원과 의뢰인 사이를 중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한 경우를 뜻하고, 단순히 노무나 편의를 제공하고 그 대가만 받았을 뿐인 경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전제했습니다. 그러나 이어서, 청탁한다는 명목으로서의 성질과 단순히 노무·편의 제공의 대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금품이 수수된 경우에는 그 전부가 청탁 명목의 성질을 가진다고 판시했습니다. 그 결과 제보·체포 비용이라는 이름이 붙은 돈까지 포함해 받은 돈 전액에 대해 변호사법 위반죄가 인정되었습니다.
이 판례가 실무에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애초에 선처를 청탁한다는 취지로 돈을 받기 시작한 이상, 그 돈의 일부를 다른 명목으로 쪼개 표시하더라도 전체 거래의 성격은 최초의 청탁 명목에 흡수된다는 것입니다. 영수증이나 정산 내역에 어떤 항목명을 적어두었는지는 실제 거래의 실질을 뒤집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청탁 명목으로서의 성질과 노무·편의 제공 대가로서의 성질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금품이 수수되면, 그 전부가 청탁 명목의 성질을 가진다 — 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8도2794 판결.
어디까지가 처벌 대상인가 — 단순 노무·편의 제공과의 경계
그렇다면 마약사범을 위해 무언가 도움을 주고 대가를 받았다고 해서 전부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앞선 판결들에서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과 관련하여 단순히 노무나 편의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서만 금품을 수수한 경우는 제111조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어왔습니다. 예컨대 접견 대행, 서류 정리, 통역처럼 사건 처리 자체와 무관한 사무적 도움을 제공하고 그에 상응하는 실비만 받았다면 원칙적으로 이 조항의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실무에서 이 경계는 생각보다 좁습니다. 노무 제공을 표방하면서도 그 이면에 "이렇게 하면 수사기관에서 잘 봐줄 것"이라는 취지의 청탁 요소가 조금이라도 섞여 들어가면, 앞서 본 불가분적 결합 법리에 따라 전체가 청탁 명목으로 흡수될 위험이 큽니다. 실제 사안에서는 아래와 같은 요소를 함께 살펴 판단하게 됩니다.
공무원 또는 수사기관과의 인적 연결·영향력을 언급하며 돈을 요구했는지
대가가 실제 제공한 노무의 양·성격에 비례하는지, 아니면 '성공하면 추가 지급' 같은 조건이 붙어 있는지
돈의 명목이 사후에 여러 항목으로 쪼개져 정리되었는지
실제로 청탁·알선을 시도했다는 언행이나 정황이 있었는지
돈을 지급한 쪽도 위험하다 — 공범 성립과 반환 불가 리스크
이런 거래에서 위험을 지는 쪽은 브로커만이 아닙니다. 가족이 브로커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럼 우리가 아는 다른 판매책 정보를 알려줄 테니 제보해서 형량을 줄여달라"는 식으로 청탁의 내용을 함께 설계하고 돈을 지급했다면, 그 가족도 변호사법위반의 공동정범이나 교사범으로 별도의 형사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순히 제안을 받아들여 돈만 건넨 경우와, 청탁의 구체적 내용을 함께 만들어낸 경우는 관여의 정도에 따라 책임 평가가 달라집니다.
더 곤란한 문제는 이미 건넨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입니다. 민법 제746조는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어, 청탁 명목으로 지급한 돈은 원칙적으로 돌려받기 어렵습니다. 다만 같은 조 단서는 그 불법원인이 급여를 받은 쪽에만 있는 때에는 반환청구를 막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 브로커가 애초 청탁을 실행할 의사나 능력 없이 가족을 속여 돈을 받아낸 성격이 강하다면 예외적으로 반환청구나 별도의 사기죄 책임을 함께 검토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 실무의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결국 지급 경위와 역할을 구체적으로 따져보지 않고서는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형사책임에서 자유로운지를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브로커에게 돈을 건넸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안전을 확보했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실제로 형량을 줄이는 합법적 절차 — 변호인 선임과 정식 감경 사유
감형이 필요한 상황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합법적인 경로는 따로 있습니다. 형법 제52조 제1항은 죄를 지은 후 수사기관에 자수한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마약 사건에서도 초범 여부, 투약 경위, 치료 의지, 반성 정도 같은 사정은 변호인을 통해 정식으로 준비한 양형자료로 재판부에 제출할 때 실질적인 참작 요소가 됩니다. 이는 제3자가 금품을 받고 뒤에서 성사시켜 주는 것이 아니라, 변호인이 의뢰인을 대리해 절차 안에서 정당하게 수행하는 변호활동입니다.
다른 마약사범에 대한 정보를 수사기관에 직접 제공하는 것 자체가 위법한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 제보를 '누가, 어떤 명목으로' 중개하느냐입니다. 본인이나 가족이 직접 수사기관에 정보를 제공하고 그 사실이 수사기록에 남는 것과, 제3자가 돈을 받고 자신이 청탁해서 성사시킨 것처럼 개입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후자는 앞서 살펴본 대로 변호사법 위반의 문제를 낳을 뿐 아니라, 정작 수사기관의 공식적인 참작 판단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제안을 받았다면 — 대응 원칙
마약사범 가족의 입장에서 "제보하면 감형시켜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 제안 자체가 정상적인 절차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입니다. 아래 원칙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돈을 요구받으면 그 자리에서 응하지 말고 변호인과 먼저 상의할 것
이미 대화나 요구가 오간 정황이 있다면 문자메시지·통화 내역·계좌이체 내역을 삭제하지 말고 보관할 것
상대방이 수사기관 소속이거나 공무원과의 연결을 자처한다면 그 자체로 신고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인식할 것
감형이 필요한 사정이 있다면 브로커가 아니라 변호인을 통해 정식 절차로 제출할 것
이미 돈을 건넨 뒤라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변호인과 함께 지급 경위를 정리해 형사책임 여부와 반환 가능성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브로커가 '체포비용' 명목이라고 영수증까지 써줬는데도 처벌되나요?
A. 네. 판례상 청탁 명목과 노무·편의 제공 명목이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수수된 경우 전액이 청탁 명목으로 취급되어, 서류상 명목을 어떻게 적었는지와 무관하게 변호사법 제111조 위반이 성립합니다. 영수증의 문구는 실제 거래의 실질을 뒤집지 못합니다.
Q. 변호사가 아니라 그냥 아는 사람이 도와준 건데도 처벌 대상인가요?
A. 예. 변호사법 제111조는 변호사 자격 유무와 무관하게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에 관하여 청탁 또는 알선을 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자를 처벌 대상으로 삼습니다. 오히려 변호사가 아닌 사람이 이런 행위를 하면 변호사법 제109조 제1호 위반까지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실제로 청탁이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감형에 실패해도 처벌되나요?
A. 네. 제111조는 청탁을 한다는 명목으로 금품을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것 자체를 처벌하므로, 실제로 청탁이 성사되었는지, 감형이라는 결과가 나왔는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Q. 브로커에게 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불법한 원인으로 급여한 재산은 민법 제746조에 따라 반환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불법성이 돈을 받은 브로커 쪽에만 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다면 예외적으로 반환청구가 가능할 여지가 있어, 지급 경위와 역할을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합니다.
Q. 순수하게 서류 작성이나 통역 등만 도와주고 그 대가를 받은 경우도 처벌되나요?
A. 공무원과의 중개를 표방하지 않고 단순히 노무나 편의를 제공한 대가만 받았다면 원칙적으로 변호사법 제111조의 적용 대상은 아닙니다. 다만 그 대가에 청탁 명목의 성질이 조금이라도 불가분적으로 섞여 있다면 전체가 청탁 명목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 가족이 브로커에게 다른 사람을 제보하도록 부탁하고 돈을 준 경우, 가족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가족이 청탁을 적극적으로 주도하거나 돈을 건네는 과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다면 공동정범이나 교사범으로 별도 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순히 브로커의 제안을 받아들여 돈만 지급한 경우와는 관여 정도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맺음말
마약 사건에서 '제보해서 감형시켜주겠다'는 제안은 아무리 명목을 쪼개 그럴듯하게 포장해도 변호사법이 금지하는 청탁·알선 명목의 금품 수수에 해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판례가 이미 확인해 준 것처럼, 명목을 여러 갈래로 나눠 지급했다는 사정은 처벌을 피하는 방패가 되지 못합니다.
절박한 상황일수록 이런 제안이 매력적으로 들리지만, 결과적으로 형량은 그대로 남고 돈만 잃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감형이 필요한 사정이 있다면 그 사정을 정식 절차 안에서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에 전달하는 편이 훨씬 안전하고 확실한 길입니다.
수원과 경기남부 지역에서도 이런 제안을 받고 뒤늦게 상담을 요청하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이미 돈을 건넨 상태라도 지급 경위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면 이후 대응 방향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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