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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만 낙찰받았는데 건물주가 법정지상권을 주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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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만 낙찰받았는데 건물주가 법정지상권을 주장해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경매 시장에서 건물 없이 토지만 낙찰받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낙찰 이후에야 건물주로부터 “이 건물은 법정지상권이 있어 철거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고 당황해하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한 건물주분들 중에는 “땅이 경매로 넘어가더라도 내 건물이 멀쩡히 서 있으니 법정지상권은 당연히 인정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토지 낙찰자가 소유권을 확인하고 등기부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애초에 저당권이 설정될 당시(또는 소유자가 갈라지던 당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랐거나, 그 시점에 건물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경우가 드러나면서 그 “당연한 인정”이 뒤집히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법정지상권의 성립 여부를 저당권 설정 또는 소유자 분리 당시의 객관적인 등기·사실관계만으로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으며, 건물주가 “당연히 될 것”이라고 믿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성립을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아래에서는 땅만 낙찰받은 상황에서 건물주의 법정지상권 주장이 언제 성립하고 언제 성립하지 않는지, 그리고 성립하더라도 토지 소유자가 어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면 건물주는 낙찰받은 토지 위에 건물을 계속 둘 수 있습니다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갈라질 때,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도 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법정지상권입니다.

토지와 그 위 건물이 원래 한 사람의 소유였다가, 경매나 매매 등을 거쳐 소유자가 갈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건물 소유자가 토지를 쓸 권리를 전혀 인정받지 못한다면 건물을 철거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입니다. 그래서 법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건물 소유자에게 토지를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지상권을 법률상 당연히 인정해 주는데, 이것이 법정지상권입니다.

법정지상권에는 두 갈래가 있습니다. 저당권이 설정된 토지(또는 건물)가 경매로 넘어가 소유자가 갈라진 경우에는 민법 제366조가 적용되고, 저당권 없이 강제경매나 매매 등으로 소유자가 갈라진 경우에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문제됩니다. “땅만 낙찰받았다”는 상황은 바로 이 두 유형이 부딪히는 전형적인 국면입니다.

경매로 토지만 취득한 낙찰자 입장에서는 등기부에 건물주의 권리가 별도로 표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건물주가 사후에 법정지상권을 주장하면 토지를 곧바로 인도받지 못하거나 건물 철거가 지연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건물주 입장에서도 법정지상권이 인정되지 않으면 건물을 철거당하고 그동안 토지를 쓴 대가까지 물어줘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법정지상권은 건물 철거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막기 위한 제도이지만, 아무 경우에나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2. 소유자가 갈라지던 시점에 토지와 건물이 같은 사람 소유였어야 법정지상권이 성립합니다

동일인 소유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건물주의 법정지상권 주장은 애초에 성립할 수 없습니다.

민법 제366조에 따른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려면 ① 저당권 설정 당시 토지 위에 건물이 존재하고, ② 그 당시 토지와 건물이 동일인 소유였으며, ③ 토지 또는 건물 중 하나 이상에 저당권이 설정되고, ④ 그 저당권 실행을 위한 경매로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라져야 합니다. 이 요건들은 저당권 설정 당사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객관적인 사실관계만으로 판단됩니다.

여기서 가장 자주 다투어지는 부분이 저당권 설정 당시 건물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그리고 그 시점에 토지와 건물이 같은 사람 소유였는지입니다. 대법원은 저당권 설정 당시 건물이 완공되지 않고 건축 중이었더라도 건물의 규모·종류가 외형상 예상할 수 있는 정도까지 진행되어 있었다면 법정지상권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면서도(대법원 1992. 6. 12. 선고 92다7221 판결), 반대로 저당권 설정 당시 그 토지 위에 건물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거나 그 무렵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랐다면 법정지상권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토지에 관하여 저당권이 설정될 당시 그 지상에 건물이 위 토지 소유자에 의하여 건축 중이었고, 그것이 사회관념상 독립된 건물로 볼 수 있는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 하더라도 건물의 규모, 종류가 외형상 예상할 수 있는 정도까지 건축이 진전되어 있는 경우에는 법정지상권의 성립을 인정함이 상당하다(대법원 1992. 6. 12. 선고 92다7221 판결).

한편 저당권 없이 강제경매나 매매 등으로 소유자가 갈라진 경우에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문제되는데, 이때도 ① 처분 당시 토지와 건물이 동일인 소유였을 것, ② 매매 기타 원인으로 소유자가 달라졌을 것, ③ 당사자 사이에 건물을 철거하기로 하는 특약이 없었을 것이라는 요건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대법원은 2022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도 이 관습법상 법정지상권 법리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7다236749 전원합의체 판결). 즉 두 유형 모두 “소유자가 갈라지던 바로 그 시점”의 소유관계가 핵심이고, 그 시점에 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달랐다면 건물주의 법정지상권 주장은 검토할 필요도 없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저당권 설정(또는 소유권 분리) 당시 토지와 건물이 서로 다른 사람 소유였다면, 법정지상권은 애초에 성립하지 않습니다.


3. 법정지상권이 인정되더라도 건물주가 토지를 공짜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료를 정해서 청구할 수 있고, 2년분 이상 밀리면 지상권 자체를 소멸시킬 수도 있습니다.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더라도 그것은 건물을 철거당하지 않을 권리일 뿐, 토지를 무상으로 쓸 권리까지 주는 것은 아닙니다. 토지 소유자는 건물주에게 지료를 청구할 수 있고, 당사자 사이에 협의가 안 되면 법원에 지료청구소송을 제기해 지료를 정할 수 있습니다. 지료는 통상 감정평가를 거쳐 토지의 이용가치, 인근 시세, 공시지가 등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실무에서 자주 오해하는 부분은 “법정지상권이 인정되면 그걸로 끝”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지료가 정해졌는데도 건물주가 이를 지급하지 않고 2년분 이상 연체한다면, 토지 소유자는 민법 제287조에 따라 지상권소멸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이 법리는 민법 제366조의 법정지상권뿐 아니라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에도 그대로 준용됩니다.

관습상의 법정지상권에 대하여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민법의 지상권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여야 할 것이므로, 지상권자가 2년분 이상의 지료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면 관습상의 법정지상권도 민법 제287조에 따른 지상권소멸청구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소멸한다(대법원 1993. 6. 29. 선고 93다10781 판결).

따라서 건물주가 법정지상권을 주장하며 버틴다고 해서 토지 소유자가 손을 놓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료를 청구하고, 이를 성실히 지급하지 않으면 지상권 소멸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법정지상권이 인정되어도 지료는 별개이며, 2년분 이상 밀리면 지상권 자체를 소멸시킬 수 있습니다.


4. 법정지상권이 인정되지 않으면 건물주는 그동안 쓴 대가까지 물어줘야 할 수 있습니다

성립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건물 철거와 토지 인도는 물론, 부당이득까지 반환해야 합니다.

법정지상권 성립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면, 건물주는 아무런 권원 없이 타인의 토지 위에 건물을 두고 있는 것이 됩니다. 이 경우 토지 소유자는 건물주를 상대로 건물철거 및 토지인도를 청구할 수 있고, 그동안 토지를 사용해 얻은 이익에 대해서는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부당이득의 범위는 통상 그 토지를 임대했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차임 상당액을 기준으로 산정되고, 건물주가 법정지상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점유했다면(악의) 이자까지 붙여 반환해야 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748조). 또한 동일인 소유이던 토지·건물에 공동저당권이 설정된 뒤 기존 건물이 철거되고 새 건물이 신축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신축건물을 위한 법정지상권은 아예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입니다(대법원 2003. 12. 18. 선고 98다43601 전원합의체 판결). 건물을 새로 짓거나 증축한 이력이 있다면 이 부분도 반드시 짚어봐야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건물주가 점유해 온 기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부당이득 반환 범위와 지료 미납액도 함께 늘어납니다. 등기부와 건축물대장을 빨리 확인해 법정지상권 성립 여부를 가려낼수록, 토지 소유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5. 등기부 확인부터 소송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소송에 앞서 등기부와 건축물대장부터 확인하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땅만 낙찰받았는데 건물주가 법정지상권을 주장하는 사건은 통상 ①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으로 저당권 설정일(또는 소유권 이전일)과 그 무렵 건물의 존재·소유관계부터 확인 → ②내용증명으로 법정지상권 부존재, 또는 지료 지급을 통지·최고 → ③협의가 되지 않으면 관할법원(토지가 수원 지역에 있다면 수원지방법원)에 건물철거·토지인도청구 또는 지료·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을 제기 → ④감정평가와 변론을 거쳐 판결 선고 및 강제집행(대체집행·명도집행)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건물주가 소송 도중에도 지료를 계속 미납한다면, 법정지상권이 인정되는 사건이라 하더라도 그 소송 과정에서 지상권소멸청구를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건물주로부터 법정지상권 주장을 통보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등기부등본으로 저당권 설정일자(또는 소유권 이전일자)와 그 당시 토지·건물의 소유자가 같았는지부터 확인합니다.

  2. 건축물대장과 항공사진, 과거 등기 이력으로 그 시점에 건물이 실제로 존재했는지, 이후 철거·신축된 적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3. 매매계약서나 경매 기록 등으로 당사자 사이에 건물을 철거하기로 하는 특약이나 협의가 있었는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법정지상권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건물철거·토지인도청구와 지료·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애써 낙찰받은 토지인데 건물주로부터 갑작스레 법정지상권을 주장받으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지 몰라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지를 낙찰받은 분 입장에서는 등기부와 건축물대장을 통해 저당권 설정 당시(또는 소유권이 갈라지던 당시) 토지와 건물의 소유관계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 시점의 사실관계가 명확할수록 법정지상권 성립 여부를 두고 불필요하게 오래 다툴 필요가 없어집니다.

건물을 소유한 분 입장에서도 “건물이 있으니 당연히 될 것”이라는 생각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소유자가 같았던 시점이 있었는지, 철거 특약은 없었는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토지만 낙찰받은 분과 건물주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등기부상 시점 하나가 사건 전체의 결론을 뒤바꾸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법정지상권 성립 여부가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갈리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강제경매로 소유자가 갈라진 경우도 법정지상권이 인정되나요?

A. 저당권 실행 경매가 아니라 강제경매나 매매로 소유자가 갈라진 경우에는 민법 제366조가 아니라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문제됩니다. 처분 당시 동일인 소유였는지, 철거 특약이 없었는지를 별도로 따집니다.

Q. 미등기 건물이나 무허가 건물도 법정지상권이 인정되나요?

A. 건축허가나 보존등기를 갖추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 성립이 당연히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저당권 설정 당시 건물로 볼 수 있는 실체를 갖췄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Q. 지료는 어떻게 정해지나요?

A. 당사자 협의가 안 되면 지료청구소송을 통해 법원이 정합니다. 통상 감정평가를 거쳐 토지의 이용가치와 인근 임대시세, 공시지가 등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Q. 법정지상권이 인정되면 건물주는 그 토지를 영원히 쓸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건물 종류에 따라 존속기간이 정해져 있고, 지료를 2년분 이상 연체하면 지상권소멸청구로 소멸시킬 수도 있습니다.

Q.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으면 건물주는 무조건 건물을 철거해야 하나요?

A. 원칙적으로 건물철거 및 토지인도의무를 지고, 그동안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부당이득도 반환해야 합니다. 다만 소송 과정에서 매수·이전 등 다른 방식으로 합의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소송에는 보통 얼마나 걸리나요?

A. 사실관계와 감정 절차에 따라 다르지만, 등기부·건축물대장으로 저당권 설정 시점과 소유관계가 명확히 정리된 사건일수록 절차가 단축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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