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상속이나 매매를 앞두고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보니, 같은 필지에 대해 소유권보존등기가 두 건 존재해 당황해서 찾아오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6.25전쟁으로 지적공부가 멸실되었다가 복구되는 과정, 미등기 토지를 여러 사람이 각자 정리하던 과정에서 남은 흠결이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매매나 담보설정 단계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등기부에 제 이름이 먼저 올라가 있으니 이 땅은 당연히 제 것이 맞다”거나, 반대로 “제가 실제로 돈을 주고 산 땅이니 등기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안심하고 계신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상대방이 자신 명의의 등기부등본을 들고 나타나 소유권을 다투기 시작하면, 먼저 등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혹은 실제로 매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문제가 간단히 정리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대법원은 동일한 토지에 중복된 소유권보존등기가 존재할 때 어느 등기를 유효한 것으로 남길지에 대한 판단 기준을 오랫동안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은 누가 실제로 돈을 냈는지, 누가 더 오래 점유했는지보다 등기 자체의 순서와 흠결 여부를 먼저 봅니다.
아래에서는 한 필지에 등기가 두 개 존재하는 경우 어느 쪽이 유효한지, 그리고 이런 상황을 확인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한 필지에 등기가 두 개 존재하면 원칙적으로 먼저 이루어진 등기가 유효합니다
부동산등기법은 하나의 토지에 하나의 등기기록만 두는 물적 편성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부동산등기법 제15조는 1필의 토지 또는 1개의 건물에 대하여 1개의 등기기록을 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 원칙에 따라 같은 토지에는 등기부가 하나만 존재해야 하고, 이미 등기된 토지에 대해 새로운 소유권보존등기 신청이 들어오면 등기소가 접수 단계에서 각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지적공부가 멸실되었다가 복구되는 과정, 미등기 상태로 남아 있던 토지에 대해 서로 다른 사람이 각자 소유권보존등기를 신청한 경우, 토지대장·임야대장이 정리되는 과정 등에서 하나의 필지에 등기명의인을 달리하는 소유권보존등기가 중복해서 마쳐지는 사례가 드물지 않게 발생합니다.
이렇게 중복등기가 이미 등기부에 올라가 버리면, 원래는 각하되었어야 할 등기라도 형식적으로는 유효하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매매나 담보설정, 상속을 진행하려는 당사자들 사이에서 “어느 쪽이 진짜 내 땅인가”를 둘러싼 분쟁으로 번지게 됩니다.
부동산등기법은 하나의 토지에 하나의 등기기록만 두도록 정하고 있고, 중복등기는 이 원칙에 대한 예외적 흠결 상태입니다.
2. 선등기가 원인무효가 아니라면, 뒤에 된 등기는 실체관계와 무관하게 무효입니다
먼저 등기한 쪽이 실제로 정당한 대가를 치렀는지와 상관없이, 등기 순서 자체가 우선합니다.
대법원은 하나의 부동산에 대해 등기명의인을 달리하는 소유권보존등기가 중복으로 마쳐진 경우, 먼저 이루어진 등기가 원인무효가 되지 않는 한 뒤에 된 등기는 무효라고 오랫동안 일관되게 판단해 왔습니다.
동일부동산에 관하여 등기명의인을 달리하여 중복된 소유권보존등기가 경료된 경우에는 먼저 이루어진 소유권보존등기가 원인무효가 되지 아니하는 한 뒤에 된 소유권보존등기는 비록 그 부동산의 매수인에 의하여 이루어진 경우에도 1부동산1용지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부동산등기법 아래에서는 무효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대법원 1990. 11. 27. 선고 87다카2961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대법원은 이 원칙을 한 번 더 분명히 해, 뒤에 된 등기가 실제 권리관계와 맞아떨어지는지는 따져볼 필요조차 없다고 못박았습니다(대법원 1996. 10. 17. 선고 96다12511 전원합의체 판결). 즉 나중에 등기한 사람이 실제로 정당한 대가를 치르고 토지를 매수했더라도, 먼저 된 등기가 원인무효라는 사정이 증명되지 않는 한 그 매수인 명의의 등기는 무효로 처리됩니다.
먼저 된 등기가 원인무효라는 사정이 증명되지 않는 이상, 실제로 매매대금을 치렀는지와 무관하게 뒤에 된 등기는 무효입니다.
3. 무효인 후등기에 기대어 등기부취득시효를 주장할 수도 없습니다
10년 넘게 등기하고 점유해 왔다는 사정만으로는 중복등기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민법 제245조 제2항은 부동산 소유자로 등기한 사람이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 없이 점유하면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뒤에 등기하고 오래 점유해 온 쪽에서는 흔히 이 등기부취득시효 규정을 근거로 소유권을 주장하려 합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조항이 말하는 ‘등기’란 부동산등기법 제15조가 정한 물적 편성주의, 즉 1부동산 1등기기록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등기만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부동산의 소유자로 등기한 자가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 없이 그 부동산을 점유한 때에는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법 조항의 ‘등기’는 부동산등기법 제15조가 규정한 1부동산 1용지주의에 위배되지 아니한 등기를 말하므로, 어느 부동산에 관하여 등기명의인을 달리하여 소유권보존등기가 2중으로 경료된 경우 먼저 이루어진 소유권보존등기가 원인무효가 아니어서 뒤에 된 소유권보존등기가 무효로 되는 때에는, 뒤에 된 소유권보존등기나 이에 터잡은 소유권이전등기를 근거로 하여서는 등기부취득시효의 완성을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1996. 10. 17. 선고 96다12511 전원합의체 판결).
즉 뒤에 등기한 쪽이 아무리 오래, 선의로 점유해 왔더라도, 그 등기 자체가 중복등기로서 무효라면 등기부취득시효라는 우회로도 막혀 있습니다.
등기 자체가 중복등기로서 무효라면, 오랜 선의 점유만으로 등기부취득시효를 주장할 수 없습니다.
4. 다만 선등기 자체가 원인무효라면 예외적으로 후등기가 유효할 수 있습니다
원칙의 예외는 ‘먼저 된 등기가 원인무효’라는 사실이 증명될 때만 열립니다.
앞서 본 대법원 판례들이 공통으로 전제하는 문구가 “먼저 이루어진 소유권보존등기가 원인무효가 되지 아니하는 한”입니다. 바꿔 말하면 선등기 자체가 원인무효라는 사정이 증명되면, 1부동산1용지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뒤의 등기를 유효한 등기로 남겨야 한다는 취지가 됩니다.
실무에서 선등기의 원인무효가 다투어지는 대표적인 경우는, 일제강점기 토지조사부·임야조사부상 사정명의인이 아닌 사람이 보증서·확인서 등을 근거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경우, 등기 신청 서류 자체가 위조되었거나 대장상 소유자 표시와 실제 신청인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등입니다. 대법원은 사정명의인이 아닌 사람이 그 토지를 사정받은 것으로 밝혀지면 등기의 추정력 자체가 깨진다고 보고 있습니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다85987 판결 참조).
다만 선등기의 원인무효는 이를 주장하는 쪽이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사항입니다. 단순히 “먼저 등기한 사람을 모른다”, “실제 거래는 내가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사정명의인·구 토지대장·임야대장·폐쇄등기부 등 객관적 자료로 선등기의 뿌리 자체에 흠이 있음을 밝혀야 합니다.
선등기가 원인무효라는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쪽이 객관적 자료로 직접 증명해야 열리는 예외입니다.
5. 중복등기를 확인했다면, 정리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등기 정리는 등기소의 직권 정리보다 소송을 통한 확정이 원칙입니다.
중복등기가 확인되면 통상 ①등기소(수원지방법원 등기국 등)에서 폐쇄등기부·구 등기부·토지(임야)대장을 전부 발급받아 두 등기의 접수일자와 등기원인을 대조 → ②협의가 가능하면 상대방에게 등기 말소에 대한 협조를 요청 → ③협의가 되지 않으면 관할법원(수원지방법원)에 소유권보존등기말소청구나 소유권확인의 소를 제기 → ④승소 확정판결을 근거로 등기소에 무효 등기의 말소를 촉탁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선등기의 원인무효가 다투어지는 사건이라면 심리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내가 먼저 샀다”, “내가 오래 살았다”는 주장만 앞세우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등기부등본과 폐쇄등기부를 각각 발급받아 두 등기의 접수일자·등기원인·등기명의인 변동 과정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토지(임야)대장·구 토지대장을 발급받아 사정명의인, 최초 소유자 기재가 두 등기 중 어느 쪽과 이어지는지 확인합니다.
선등기의 신청 서류(보증서·확인서·매매계약서 등)에 위조나 명의 불일치 같은 원인무효 사유가 있는지 조사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부동산 중복등기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소유권확인 소송과 말소등기청구를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등기 정리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한 필지에 등기가 두 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설마 내 등기가 무효는 아니겠지”라는 생각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등기를 마친 쪽 입장에서는 오래전 등기라는 이유만으로 안심하기보다, 그 등기의 뿌리가 된 사정명의인·구 대장 기재가 실제로 맞는지 미리 점검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뒤에 등기하고 실거래를 근거로 소유권을 주장하려는 쪽에서는, 단순히 매매대금을 치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선등기 자체의 원인무효를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저는 부동산 중복등기·소유권 분쟁에서 먼저 등기한 쪽과 나중에 등기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등기부와 대장 기록을 어떻게 재구성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등기가 두 개라는 사실을 확인한 지금이 바로, 어느 쪽 등기가 살아남을지 가려야 할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등기부등본을 뗐는데 같은 땅에 등기가 두 개 있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등기부등본 자체에는 중복등기라는 표시가 따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번·면적이 같은 토지에 대해 별도의 등기부나 폐쇄등기부가 존재하는지 등기소나 인터넷등기소에서 함께 확인해야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Q. 저는 등기부상 먼저 등기했으니 무조건 제가 소유자인가요?
A. 원칙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선등기 자체가 원인무효라는 사정을 객관적 자료로 증명하면, 예외적으로 뒤에 된 등기가 유효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저는 실제로 정당한 대가를 주고 매수했는데도 등기가 무효가 될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대법원은 나중에 된 등기가 매수인 명의라 하더라도, 먼저 된 등기가 원인무효가 아닌 이상 무효로 봅니다. 대금을 지급했는지는 등기 효력 판단에서 별도로 고려되지 않습니다.
Q. 10년 넘게 등기하고 그 땅을 점유해 왔으면 등기부취득시효로 소유권을 인정받을 수 있지 않나요?
A.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그 등기 자체가 중복등기로서 무효라면 법이 말하는 ‘등기’에 해당하지 않아, 등기부취득시효의 요건 자체를 충족하지 못합니다.
Q. 상대방이 등기 말소에 협조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요?
A. 협의가 되지 않으면 관할법원에 소유권보존등기말소청구나 소유권확인의 소를 제기해 확정판결을 받은 뒤, 그 판결을 근거로 등기소에 말소를 촉탁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Q. 소송에서는 어떤 자료가 가장 중요한가요?
A. 두 등기의 접수일자·등기원인이 정리된 등기부·폐쇄등기부, 그리고 최초 소유자 기재를 보여주는 토지(임야)대장·구 대장이 핵심 증거가 됩니다. 선등기의 신청 경위를 보여줄 자료가 있다면 함께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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