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오피스텔·상가·아파트형 공장 같은 집합건물에서 관리인이 관리비를 유용하거나 공사·용역 계약 과정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이유로 구분소유자들이 해임을 요구하는 분쟁이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구분소유자분들 중에는 “관리인은 임기가 정해져 있으니 그 기간이 끝날 때까지 참는 수밖에 없다”, “구분소유자 한 명이 나서봤자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비리 정황을 알고도 손 놓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문제를 제기하려 하면 관리인 쪽에서는 “규약에 정한 임기이니 함부로 그만두게 할 수 없다”는 식으로 버티는 일이 흔합니다.
최근 대법원은 관리인 해임을 둘러싼 소송의 요건과 절차를 엄격하게 정리하고 있고, 하급심에서도 관리비 유용이나 계약상 부정행위를 해임 사유로 인정한 사례가 쌓이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관리인의 어떤 행위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실제로 해임하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관리인도 부정행위가 있으면 임기 중에 해임될 수 있습니다
임기가 남아 있어도 부정행위나 직무 부적합 사유가 있으면 관리단집회 결의나 법원 청구로 해임할 수 있습니다.
구분소유자가 10인 이상인 집합건물은 관리단을 대표하고 사무를 집행할 관리인을 반드시 선임해야 하고, 그 임기는 2년의 범위에서 규약으로 정합니다.
관리인은 원칙적으로 관리단집회의 결의로 선임되거나 해임됩니다. 다만 규약으로 따로 정한 경우에는 관리위원회의 결의로 선임·해임을 갈음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임기가 정해져 있다고 해서 그 기간이 끝날 때까지 무조건 기다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집합건물법은 관리인에게 부정한 행위나 그 밖에 직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사정이 있을 때에는 각 구분소유자가 법원에 관리인의 해임을 청구할 수 있도록 별도로 정하고 있습니다. 전체 구분소유자의 동의나 총회 결의 없이도, 구분소유자 한 사람이 단독으로 이 소송을 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임기 중이라도 부정행위나 직무 부적합 사정이 있으면, 관리단집회 결의 또는 법원에 대한 해임청구로 관리인을 그만두게 할 수 있습니다.
2. 관리비 유용이나 계약상 뒷돈은 전형적인 부정행위에 해당합니다
관리비·수선충당금을 사적으로 쓰거나 공사·용역 계약에서 금품을 받으면 해임 사유가 됩니다.
관리인은 공용부분의 관리비용과 분담금을 각 구분소유자에게 청구·수령하고 이를 관리하는 권한과 의무를 가지며, 관리단의 사업 시행과 관련해 관리단을 대표해 재판상·재판 외 행위를 할 권한도 가집니다. 이 직무를 위반해 관리비나 수선충당금을 개인 용도로 쓰거나, 공사·용역업체 선정 과정에서 금품을 받는 행위는 전형적인 부정행위입니다.
관리인은 매년 1회 이상 구분소유자에게 사무를 보고해야 하고, 전유부분이 50개 이상인 건물이라면 관리단의 금원 징수·보관·사용·관리에 관한 장부를 월별로 작성해 5년간 보관해야 합니다. 이해관계인은 이 보고 자료와 장부, 증빙서류의 열람이나 등본 교부를 청구할 수 있는데, 관리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하거나 허위 자료를 내놓는 것 자체가 신뢰관계를 무너뜨리는 사정으로 평가됩니다.
이 사건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들과의 신뢰관계를 심각하게 상실시키는 행위로서 집합건물법 제24조 제3항에서 관리인의 해임청구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관리인에게 직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아니한 사정’에 해당한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0. 6. 24. 선고 2009가합36727 판결).
유용한 금액이 크면 해임 절차와 별개로 형사상 문제도 뒤따릅니다. 업무상 임무를 위배해 관리단 자금을 횡령하면 형법 제356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어, 관리비 유용 정황이 뚜렷하다면 형사 고소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리비를 사적으로 쓰거나 계약 과정에서 금품을 받는 행위, 장부 열람·회계감사를 거부하는 행위는 모두 관리인 해임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3. 해임은 먼저 관리단집회 소집을 청구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구분소유자 5분의 1 이상이 모이면 관리인의 뜻과 무관하게 임시총회를 열 수 있습니다.
관리인이 스스로 해임 안건을 총회에 올릴 리 없다면, 구분소유자의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사항을 구체적으로 밝혀 임시 관리단집회의 소집을 청구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이 청구가 있으면 관리인은 반드시 집회를 소집해야 하고, 이 정수는 규약으로 낮출 수 있습니다.
청구가 있은 후 1주일 내에 관리인이 청구일부터 2주일 이내의 날을 집회일로 하는 소집통지 절차를 밟지 않으면, 소집을 청구한 구분소유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접 관리단집회를 소집할 수 있습니다. 관리인이 자기 해임 안건 상정을 미루거나 거부해도 우회할 수 있는 길이 마련돼 있는 셈입니다.
집회 소집통지는 집회일 1주일 전까지 관리인 해임이라는 목적사항을 구체적으로 밝혀 각 구분소유자에게 해야 합니다. 해임 결의는 이 법이나 규약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구분소유자 과반수 및 의결권 과반수로 의결하는 보통결의로 가능해, 재건축 결의처럼 3분의 2 이상을 요구하는 특별결의보다 문턱이 낮습니다.
구분소유자 5분의 1 이상이 서면으로 목적사항을 밝히면, 관리인의 협조 없이도 해임 안건을 총회에 올릴 수 있습니다.
4. 총회가 어려우면 법원에 곧바로 해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구분소유자 한 사람도 법원에 해임소송을 낼 수 있지만, 관리단도 함께 피고로 삼아야 합니다.
관리인이 총회 소집 자체를 방해하거나, 다수 구분소유자가 관리인의 눈치를 보느라 서명에 소극적인 상황이라면 총회를 거치지 않고 법원에 곧바로 해임을 청구하는 방법이 현실적입니다. 집합건물법은 관리인에게 부정한 행위나 직무 수행에 적합하지 않은 사정이 있으면 각 구분소유자가 법원에 해임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전원의 동의나 총회 결의를 거칠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해임의 소는 관리인 개인만을 상대로 내서는 안 되고, 관리단과 관리인 모두를 공동피고로 삼아야 하는 소송이라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이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4조 제3항에서 정한 관리인 해임의 소는 관리단과 관리인 사이의 법률관계 해소를 목적으로 하는 형성의 소이므로 법률관계의 당사자인 관리단과 관리인 모두를 공동피고로 하여야 하는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에 해당한다(대법원 2011. 6. 24. 선고 2011다1323 판결).
관리단을 피고에서 빠뜨리면 소 자체가 부적법해질 수 있어, 소장 단계에서부터 관리단과 관리인을 함께 피고로 표시해야 합니다. 또한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관리인이 계속 직무를 수행하면서 증거를 인멸하거나 관리비를 추가로 유용할 우려가 있다면, 본안소송과 별도로 관리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함께 신청해 즉시 직무를 멈추게 하는 방법도 실무에서 활용됩니다.
해임소송은 관리단과 관리인을 함께 피고로 삼아야 하는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이므로, 소장 작성 단계부터 당사자 표시에 주의해야 합니다.
5. 실제 해임 절차는 자료 확보부터 새 관리인 선임까지 이렇게 진행됩니다
관리비 통장 내역과 계약서부터 모아두는 것이 해임 여부를 좌우합니다.
관리인 비리를 의심하게 됐다면 통상 ①구분소유자들이 관리비 통장 거래내역·회계장부·공사계약서 등 자료를 확보하고 구분소유자 5분의 1 이상의 서명으로 임시총회 소집을 청구 → ②관리인이 소집을 거부하면 법원(예: 수원 소재 건물이라면 수원지방법원)의 허가를 받아 직접 총회를 열거나, 곧바로 관리단과 관리인을 공동피고로 해임소송을 제기 → ③관리비 유용 정황이 뚜렷하면 관할경찰서(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업무상횡령·배임으로 고소해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절차를 함께 진행 → ④해임판결이 확정되거나 새 관리인이 선임되면 기존 관리인은 직무를 상실하고 인수인계 절차를 밟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관리인 비리를 의심하게 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3년치 관리비 통장 거래내역과 회계장부를 발급받아 인출 시점·금액·빈도를 정리합니다.
공사·용역 계약서와 견적서를 비교해 계약 조건이 시세와 동떨어지지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구분소유자 5분의 1 이상의 서명을 모아 임시총회 소집을 서면으로 청구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집합건물 관리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총회를 통한 해임과 법원에 대한 해임청구, 필요하다면 형사 고소까지 함께 검토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관리인 비리를 의심하면서도 “그래도 지금까지 건물을 관리해 온 사람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리비를 낸 구분소유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통장 내역과 계약서 같은 객관적인 자료를 먼저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자료가 쌓일수록 총회 결의든 법원 해임청구든 결과가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의혹을 받는 관리인 입장에서도 의심 정황만으로 곧바로 해임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출의 정당한 근거와 절차를 제대로 소명하는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저는 집합건물 관리 분쟁에서 해임을 청구하는 구분소유자 쪽과, 반대로 부당하게 해임 위기에 몰린 관리인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사실관계 정리와 절차 선택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관리인 임기가 아직 많이 남았는데도 해임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집합건물법은 관리인에게 부정한 행위나 직무 수행에 적합하지 않은 사정이 있으면 임기와 무관하게 관리단집회 결의나 법원에 대한 청구로 해임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Q. 구분소유자 혼자서도 해임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법원에 대한 해임청구는 전체 구분소유자의 동의나 총회 결의 없이도 각 구분소유자가 단독으로 낼 수 있습니다. 다만 관리단과 관리인을 함께 피고로 삼아야 합니다.
Q. 관리위원회 결의만으로 해임이 끝나나요?
A. 규약으로 관리위원회 결의에 따라 선임·해임하도록 정해 둔 경우라면 그 결의로 가능합니다. 다만 규약에 그런 정함이 없다면 원칙대로 관리단집회 결의나 법원 청구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Q. 관리비 유용이 의심되면 형사 고소부터 해야 하나요?
A. 순서가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해임청구와 형사 고소는 별개 절차라 동시에 진행할 수 있고, 유용 금액이 크면 업무상횡령으로 형사 고소를 병행하는 것이 자료 확보와 회수 양쪽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소송 중에도 관리인이 계속 업무를 볼 수 있나요?
A. 본안소송만 진행하면 판결 확정 전까지 관리인이 직무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증거 인멸이나 추가 유용이 우려된다면 관리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함께 신청해 즉시 직무를 멈추게 할 수 있습니다.
Q. 관리인이 해임되면 그 사이 관리 업무는 누가 맡나요?
A. 새 관리인이 선임될 때까지 공백이 생기면 임시관리인 선임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고, 임시관리인은 선임일부터 6개월 이내에 정식 관리인을 뽑기 위한 총회나 관리위원회를 소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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