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공사비가 크게 오르면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진행 중인 조합들이 애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추가 분담금을 조합원들에게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조합원분들 중에는 “어차피 조합이 나 하나 빠졌다고 사업을 못 하는 것도 아닌데, 이 정도는 버텨보겠다”는 생각으로 분담금 납부를 미뤄온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막상 조합으로부터 제명을 검토한다는 통지를 받고 나서야, 조합원 지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실에 당황해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최근 법원은 재건축·재개발 조합의 조합원 제명에 대해 정관상 근거와 소명 기회 등 절차적 정당성을 엄격하게 요구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분담금을 미납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제명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며, 절차를 어긴 제명은 오히려 조합 측에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추가 분담금을 둘러싼 분쟁이 실제로 제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제명 통지를 받았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추가 분담금은 정관과 총회 의결을 거치면 조합원 전원에게 발생하는 채무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조합의 분담금은 내가 그 의결에 찬성했는지와 무관하게 총회 의결로 확정됩니다.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에서 분담금은 공사비, 설계비 등 정비사업비 총액에서 일반분양 수입 등을 뺀 차액을 조합원별로 나눈 금액입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5조제1항제8호는 ‘정비사업비의 조합원별 분담내역’을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으로 정하고 있어, 분담금 액수와 부과 기준은 조합 임원이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총회 의결은 정관에 별도의 정족수가 없는 한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이루어집니다(같은 법 제45조제3항). 분담내역의 확정·변경에 관리처분계획 변경처럼 조합원 3분의 2 이상 찬성 같은 가중 정족수가 항상 요구되는 것은 아니므로, 실제로 어떤 정족수 요건이 적용됐는지, 그 요건을 충족했는지를 회의록으로 확인하는 것이 첫 단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총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 분담금은 그 의결에 반대했거나 총회에 불참했던 조합원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개개인의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정관과 총회 의결이라는 조합의 의사결정 절차를 거친 이상 분담금은 조합원 전원에게 발생하는 채무가 됩니다.
총회 의결을 거친 추가 분담금은, 내가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납부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2. 분담금을 미납했다고 곧바로 제명되는 것은 아니고, 연체료·강제징수가 먼저입니다
법이 먼저 예정한 체납 대응 수단은 연체료 부과와 강제징수이며, 제명은 그 다음 단계입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93조는 사업시행자가 조합원에게 부과금(분담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고, 납부를 게을리한 조합원에게는 연체료를 부과·징수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나아가 조합은 체납자가 있으면 시장·군수 등에게 그 징수를 위탁할 수 있고, 위탁받은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세 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강제징수를 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4항, 제5항).
즉 법이 우선 예정하고 있는 체납 대응 수단은 연체료 부과와 강제징수이지, 조합원 지위 자체를 박탈하는 제명이 아닙니다. 실무에서도 다수 조합의 정관은 분담금 체납 시 연체료·지연손해금을 부과하는 규정을 먼저 두고, 제명은 별도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예외적인 조치로 규정합니다.
다만 다수 정비사업조합이 참고하는 표준정관은, 조합원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조합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조합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경우 총회 의결을 거쳐 제명할 수 있다는 규정을 함께 두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요건, 특히 ‘막대한 손해’와 ‘의무 불이행’을 어느 수준까지 인정할 것인지, 그리고 절차를 제대로 거쳤는지입니다.
주택건설촉진법에 의하여 설립된 재건축조합의 조합원은 정당한 사유 없이 조합을 임의로 탈퇴할 수 없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건축사업의 목적이 달성되어 조합이 해산할 때까지 조합원으로서 사업 목적 달성에 협력할 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1997. 5. 30. 선고 96다23887 판결).
즉 조합원 스스로 분담금이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조합을 탈퇴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을 만큼,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의 지위는 쉽게 벗어날 수 없는 무거운 관계로 다뤄집니다. 이런 특수성 때문에 오히려 조합 쪽에서 조합원을 강제로 내보내는 제명에는 더욱 엄격한 요건과 절차가 요구됩니다.
분담금 체납의 1차 대응은 연체료·강제징수이며, 제명은 정관상 별도 요건을 갖춰야 하는 예외적인 수단입니다.
3. 제명은 정관에 근거가 있어야 하고, 소명 기회를 거치지 않으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제명 전 소명 기회를 주지 않았거나 정관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면, 그 제명은 위법할 수 있습니다.
다수 정비사업조합의 표준정관은 조합원을 제명하기 전 해당 조합원에게 청문 등 소명 기회를 부여하도록 정하고 있고, 소명 기회를 부여했음에도 조합원이 응하지 않은 경우에만 소명 기회를 부여한 것으로 봅니다. 이 절차를 건너뛰고 이루어진 제명은 정관 위반으로 무효를 다툴 여지가 큽니다.
재건축조합이 조합원들을 위법하게 제명하고 일반분양을 강행한 것은 조합원의 수분양권을 위법하게 박탈하는 것으로서 불법행위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8다37414 판결).
정관에 제명에 관한 규정이 없거나 불분명하다면, 법원은 민법상 조합의 제명 법리를 참고해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민법 제718조제1항이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란 의무 불이행처럼 명백한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뿐 아니라, 신뢰관계가 근본적으로 훼손되어 원만한 공동운영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까지 포함하지만, 제명 외에 다른 방해제거 수단이 있었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17다200702 판결).
정관상 근거와 소명 기회 없이 이루어진 제명은, 분담금을 걷지 못한 조합에게 오히려 손해배상 부담을 지울 수 있습니다.
4. 제명되면 조합원 지위를 잃고 현금청산 대상이 되어 손해가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제명은 분담금 채무를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조합원 지위와 입주권까지 함께 잃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제명이 적법하게 확정되면 조합원 지위 자체를 잃게 되고, 분양 신청 자격이 사라지면서 현금청산 대상자로 전환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현금청산 대상자가 되면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권리(입주권)를 상실하고, 종전 자산에 대한 평가액만을 현금으로 지급받게 되어, 공사비 상승기에는 시세보다 낮은 금액으로 정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게다가 제명된다고 해서 이미 발생한 분담금 채무나 체납액이 소멸하는 것도 아닙니다. 조합은 청산 과정에서 체납된 분담금과 연체료를 청산금에서 공제하고 남은 금액만 지급하는 경우가 많아, 체납액이 클수록 실제로 손에 쥐는 청산금은 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다만 제명 사유가 실제로 얼마나 중대했는지, 다른 조합원과 비교해 형평에 어긋나는 제명은 아니었는지, 소명 기회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었는지 등은 제명 자체의 효력을 다툴 때 핵심 쟁점이 됩니다.
5. 분담금 통지부터 제명 의결까지, 확인해야 할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제명 통지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전에 절차와 근거 서류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분담금을 둘러싼 분쟁은 통상 ①총회의 분담내역 의결(정관·회의록 확인) → ②체납 시 조합의 독촉 및 연체료 부과 → ③제명 사전통지 및 소명 기회(청문) 부여 → ④조합원이 제명이 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관할법원(예: 수원지방법원)에 조합원 지위 확인 소송이나 제명결의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필요하면 효력정지 가처분을 함께 신청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제명을 통보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관에 분담금 부과 및 제명 관련 조항이 어떻게 규정되어 있는지, 어떤 정족수와 절차를 요구하는지 확인합니다.
분담금 부과가 실제로 총회 의결을 거쳤는지, 의결정족수를 충족했는지 회의록·의결서로 확인합니다.
제명 절차에서 소명 기회(청문)를 실제로 부여받았는지, 관련 통지서와 회의록을 확보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지위 분쟁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제명 절차의 하자를 다투는 방법과 현금청산 조건을 유리하게 조정하는 방법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조합원 입장에서는 “어차피 조합이 나를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분담금 문제를 미뤄두다가, 막상 제명 통지를 받고 나서야 대응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담금을 걷어야 하는 조합 집행부 입장에서는, 일부 조합원이 계속 미납하면 공사대금 지급이 늦어지고 다른 조합원들에게 부담이 전가되므로 강경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사정이 있습니다.
반대로 분담금을 통보받은 조합원 입장에서는, 애초에 그 금액이 정관과 총회 의결을 제대로 거친 것인지, 유독 자신에게만 가혹한 결정은 아닌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정비사업 조합의 분담금 부과 실무와, 그 부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조합원 측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절차를 어떻게 밟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분담금이나 제명 문제로 조합과 마찰을 겪고 있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분담금 납부를 몇 달 미뤘다는 이유만으로 바로 제명될 수 있나요?
A.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정관상 조합은 먼저 연체료를 부과하거나 강제징수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제명은 고의·중과실로 조합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경우 등 별도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예외적인 조치입니다.
Q. 제명 통지를 받았는데 소명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습니다. 이런 제명도 유효한가요?
A. 정관이 소명 기회(청문) 부여를 요건으로 정하고 있다면, 이를 거치지 않은 제명은 절차상 하자로 무효를 다툴 수 있습니다. 통지서와 총회 회의록을 확보해 절차가 실제로 지켜졌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총회에서 분담금이 의결됐다는데, 저는 참석도 못 했고 반대했습니다. 그래도 내야 하나요?
A. 그렇습니다. 정관에 따른 정족수를 충족해 총회에서 의결된 분담금은 반대했거나 불참한 조합원에게도 적용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의결 자체에 정족수·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면 그 의결의 효력을 별도로 다툴 수 있습니다.
Q. 제명되면 아파트를 분양받을 권리는 어떻게 되나요?
A. 제명이 확정되면 조합원 지위와 함께 분양 신청 자격을 잃고 현금청산 대상자로 전환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미 발생한 분담금·연체료는 청산금에서 공제될 수 있어, 체납액이 클수록 실제 수령액은 줄어듭니다.
Q. 제명 결의가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어떻게 다퉈야 하나요?
A. 관할법원에 조합원 지위 확인 소송이나 제명결의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있고,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효력정지 가처분을 함께 신청해 시급한 불이익을 막는 것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지역주택조합이나 재개발조합도 같은 기준이 적용되나요?
A. 정비사업 관련 법령과 정관 체계가 유사해 큰 틀의 법리는 비슷하게 적용되지만, 조합 유형과 정관 내용에 따라 세부 요건과 절차가 달라질 수 있어 해당 조합의 정관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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