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집중호우와 노후화가 겹치면서, 경계선에 세워진 옹벽이나 축대가 무너져 이웃 간 분쟁으로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적지 않은 분들이 “저 옹벽은 옆집 땅 쪽에 있으니 내 책임은 아니다”, “예전부터 있던 담이니 무너지면 그쪽이 알아서 고치겠지”라는 생각으로 손을 놓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옹벽이 무너져 마당이 침수되거나 담장이 갈라지는 피해가 생기면, 상대방은 “당신 쪽 구조물이니 당신이 고쳐라”며 책임을 미루고, 반대로 자신도 “원래 있던 구조물이라 관리 책임이 없다”고 맞서면서 다툼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경계에 놓인 담이나 옹벽 같은 구조물에 대해 어느 한쪽도 일방적으로 처분할 권한이 없다면 상대방의 동의 없이 임의로 철거하거나 방치할 수 없고, 새로 설치할 때는 공동비용으로 협력할 의무가 있다는 법리를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경계 옹벽이 무너졌을 때 누구에게 소유·관리 책임이 있는지, 복구 비용은 어떤 기준으로 나누는지, 그리고 실제로 확인해야 할 절차까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경계선에 세워진 옹벽은 원칙적으로 양쪽 토지 소유자의 공유로 추정됩니다
경계에 있는 옹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린자의 공유물로 추정됩니다.
민법 제239조는 경계에 설치된 경계표, 담, 구거 등은 상린자, 즉 인접 토지 소유자들의 공유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옹벽도 이 조문이 말하는 ‘담’에 준하는 경계 구조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아, 옹벽이 정확히 경계선 위에 걸쳐 있다면 어느 한쪽의 단독 소유가 아니라 양쪽이 함께 소유하는 것으로 일단 추정됩니다.
다만 이 추정이 항상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옹벽을 어느 한쪽이 단독 비용으로 설치했다는 사실이 확인되거나 옹벽이 건물의 일부를 이루고 있는 경우에는 공유 추정이 깨지고, 그 옹벽을 설치·소유한 쪽의 단독 소유로 인정됩니다. 실제 분쟁에서는 옹벽이 언제, 누구의 비용으로, 어떤 목적으로 설치됐는지가 소유관계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공유 여부는 등기부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옹벽 자체는 별도로 등기되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건축 당시 설계도면과 공사계약서, 지적측량성과도, 옹벽이 경계선의 정확히 어느 지점을 지나는지에 대한 현황측량 결과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경계선에 걸쳐 있는 옹벽은 단독 비용 설치나 건물 일부라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양쪽 토지 소유자가 함께 소유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2. 옹벽이 공유물이라면 복구 비용도 지분 비율로 나눠 부담해야 합니다
공유로 추정되는 옹벽의 보수·재축 비용은 원칙적으로 지분 비율, 통상은 절반씩 부담합니다.
옹벽이 공유물로 인정되면, 그 관리에 관한 사항은 민법 제265조에 따라 공유자 지분의 과반수로 결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붕괴 위험이 있는 옹벽을 응급으로 보수하거나 무너진 부분을 재축하는 것은 공유물의 멸실·훼손을 막는 보존행위에 해당해, 공유자 중 누구라도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민법 제266조는 공유자가 그 지분의 비율로 공유물의 관리비용 기타 의무를 부담한다고 정하고 있어, 옹벽 보수·재축에 든 비용도 원칙적으로 지분 비율대로 나눠 부담해야 합니다. 경계에 걸친 옹벽은 통상 지분이 균등한 것으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아 결과적으로 절반씩 부담하는 사례가 흔하고, 상대방이 1년 이상 비용 분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다른 공유자는 상당한 가액으로 그 지분을 매수할 것을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새로 담장이나 경계표를 설치하는 경우의 비용 부담 원칙도 같은 흐름입니다. 대법원은 경계에 놓인 구조물의 처분·설치 협력의무에 관해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토지의 경계에 경계표나 담이 설치되어 있지 아니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어느 한쪽 토지의 소유자는 인접한 토지의 소유자에 대하여 공동비용으로 통상의 경계표나 담을 설치하는 데에 협력할 것을 요구할 수 있고, 인접 토지 소유자는 그에 협력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1다271725 판결).
이 판례는 담장 신설에 관한 것이지만, 같은 법리는 무너진 옹벽을 원래 있던 자리에 다시 세우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또한 이 판결은 기존 경계 구조물에 대해 어느 쪽도 일방적으로 처분할 권한이 없다면 상대방 동의 없이 임의로 제거할 수 없다는 점도 함께 확인했습니다. 무너진 옹벽 잔해를 상대방과 협의 없이 임의로 철거하거나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공유로 추정되는 옹벽의 복구 비용은 원칙적으로 지분 비율, 통상 절반씩 나눠 부담하며,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처분하거나 방치할 수 없습니다.
3. 옹벽이 한쪽 토지 안에만 서 있다면 그 토지 소유자가 단독으로 책임집니다
경계선이 아니라 한쪽 토지 경계 안쪽에 서 있는 옹벽은, 그 토지 소유자가 단독으로 소유·관리 책임을 집니다.
실제로는 옹벽이 정확히 경계선 위에 걸쳐 있는 경우보다, 어느 한쪽 토지의 경계선 안쪽에 서 있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예를 들어 높은 지대의 토지를 조성하면서 그 토지 안쪽 경계 부근에 흙이 무너지지 않도록 옹벽을 쌓았다면, 그 옹벽은 민법 제239조가 말하는 ‘경계에 설치된’ 구조물이 아니라 그 토지 소유자 개인의 공작물로 다뤄집니다.
민법 제211조는 소유자가 법률의 범위 내에서 소유물을 사용·수익·처분할 권리가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자기 토지 안에 붕괴 예방을 위해 옹벽을 설치하는 것은 이 소유권 행사의 일환으로, 그로 인해 이웃 토지의 사용에 다소 제한이 생기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지 않다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부산지방법원 2000. 12. 27. 선고 2000가합860 판결). 반대로 말하면, 그 옹벽을 유지·보수할 책임도 설치·소유한 쪽에 고스란히 남는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옹벽이 자기 토지 경계 안쪽에 있는데도 관리를 소홀히 해 무너뜨렸다면, 이웃이 입은 피해에 대해 민법 제214조에 따른 방해제거·예방 청구, 그리고 뒤에서 다룰 공작물 책임까지 단독으로 부담하게 됩니다. “옹벽이 내 땅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억울하다”는 항변은, 반대로 그 관리 책임 역시 전부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과 함께 받아들여야 합니다.
옹벽이 경계선이 아니라 한쪽 토지 안쪽에 서 있다면, 소유권도 관리·복구 책임도 그 토지 소유자에게 단독으로 귀속됩니다.
4. 붕괴로 피해가 생기면 소유자와 점유자는 공작물 책임까지 질 수 있습니다
옹벽의 설치·보존에 하자가 있어 무너졌다면, 점유자와 소유자는 과실이 없다는 사정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는 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옹벽이 무너져 이웃 토지나 건물, 차량 등에 손해를 입혔다면 단순히 소유관계를 나누는 문제를 넘어 민법 제758조의 공작물 책임이 문제됩니다. 이 조문은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에 하자가 있어 손해가 발생하면 1차적으로 그 옹벽을 점유·관리하던 사람이, 그 점유자가 손해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다했다면 2차적으로 소유자가 배상책임을 지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하자가 무엇인지가 핵심인데,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일관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758조 제1항에 정한 공작물의 설치·보존상의 하자라 함은 공작물이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다29287 판결).
노후 균열을 방치했거나 배수로가 막혀 옹벽 뒤로 물이 계속 고였는데도 손보지 않았다면 이런 하자가 인정되기 쉽습니다. 집중호우 같은 자연현상이 겹쳤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을 벗어나기도 어렵습니다. 하자가 인정되는 이상 그 손해가 순전히 불가항력으로 불가피했다는 점을 소유자·점유자 쪽에서 직접 증명하지 못하면 배상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실무의 태도입니다. 다만 실제 배상 범위를 정할 때는 피해자 쪽의 관리 소홀이나 과실이 있었는지에 따라 과실상계로 배상액이 조정될 수 있고,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한다는 점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5. 고소·소송 전에 이런 순서로 소유관계와 하자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소송 이전에 옹벽의 소유관계와 하자 여부부터 증거로 정리해두는 것이 분쟁 해결의 출발점입니다.
옹벽 붕괴로 다툼이 생기면 통상 ①현장 상황과 피해 사진·영상 촬영 및 지적측량 의뢰 → ②관할 지방자치단체에 붕괴 신고 및 필요시 관할 경찰서(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형사 문제로 번지는 경우) 신고 → ③상대방에게 내용증명으로 원상회복·비용분담 협의 요청 → ④협의가 되지 않으면 관할 법원(수원지방법원 등)에 손해배상 또는 공유물분할·부당이득반환 소송 제기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붕괴 위험이 임박한 경우에는 본안 소송과 별도로 옹벽 보수나 위험시설 제거를 명하는 가처분을 먼저 검토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보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옹벽이 경계선 위에 있는지 한쪽 토지 안쪽에 있는지, 지적측량성과도와 현황측량으로 먼저 확인합니다.
옹벽의 설치 시기·비용 부담·설계도면·공사계약서 등 소유관계를 증명할 자료를 모읍니다.
붕괴 전후의 균열·배수 상태를 보여주는 사진, 강우량 자료 등 하자와 관리 소홀을 뒷받침할 자료를 확보합니다.
이 세 가지 자료가 정리되면, 경계 옹벽 붕괴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소유관계에 따른 책임 소재를 먼저 확정하고, 그에 맞춰 손해배상과 복구비용 분담을 함께 주장하는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경계 옹벽 붕괴 문제는 “원래 있던 구조물이라 누가 세웠는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은 쪽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옹벽이 경계선에 있는지 한쪽 토지 안에 있는지부터 확인하고 하자를 뒷받침할 자료를 모으는 것이 먼저입니다. 지적측량 결과와 균열·배수 상태를 보여주는 자료가 쌓일수록 복구비용 청구와 손해배상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옹벽 소유자로 지목된 쪽에서도 “원래부터 있던 구조물이라 관리 책임이 없다”는 항변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 소유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평소 관리·점검을 소홀히 한 사정이 있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경계 구조물 분쟁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쪽과 소유·관리 책임을 다투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소유관계를 어떻게 확정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경계 옹벽 붕괴로 복구 책임을 두고 다투고 있다면, 소유관계부터 다시 짚어봐야 합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지금,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옹벽이 정확히 경계선 위에 있는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A. 지적측량(경계복원측량)을 통해 옹벽의 위치와 경계선을 대조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등기부나 건축물대장만으로는 옹벽의 정확한 위치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옹벽이 공유물로 추정되는데, 상대방이 보수 비용을 안 내면 어떻게 하나요?
A. 붕괴 위험이 있는 부분은 보존행위로 단독 보수가 가능하며, 이후 상대방에게 지분 비율에 따른 비용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1년 이상 분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지분 매수를 청구할 수도 있습니다.
Q. 옆집 옹벽이 무너져 제 마당이 침수됐습니다. 옆집이 몰랐다고 하면 책임이 없나요?
A. 몰랐다는 사정만으로 책임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공작물의 설치·보존에 하자가 있었다면 점유자와 소유자는 과실이 없었다는 점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는 한 배상책임을 집니다.
Q. 집중호우 때문에 무너진 것도 배상받을 수 있나요?
A.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자가 인정되는 이상 그 손해가 순수한 불가항력으로 불가피했다는 점을 소유자·점유자 쪽에서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무너진 옹벽 잔해를 상대방 동의 없이 바로 치워도 되나요?
A. 권장하지 않습니다. 기존 경계 구조물에 대해 어느 쪽도 일방적 처분권이 없다면 동의 없는 철거는 허용되지 않으므로, 사진 등 증거를 먼저 남기고 협의 후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손해배상 청구는 언제까지 할 수 있나요?
A.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할 수 있으므로, 피해를 확인한 뒤에는 너무 늦지 않게 청구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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