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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형사처벌 특례, 조정 성립해도 사망·중상해면 기소를 막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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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형사처벌 특례, 조정 성립해도 사망·중상해면 기소를 막지 못한다 

강대현 변호사

의료사고 이후 환자 측과 조정에 나서는 의료진 상당수는 '조정이 성립하면 형사처벌은 피할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은 조정 성립을 조건으로 업무상과실치상죄에 대한 형사처벌 특례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특례는 조정 성립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동 작동하지 않고, 대상 범위와 예외 조항도 생각보다 좁습니다. 사망 사고인지, 상해가 어느 정도인지, 피해자의 의사표시가 어떤 형태로 남았는지에 따라 같은 조정이라도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글에서는 이 특례가 실제로 어떤 요건에서 작동하고, 어떤 경우에 조정을 해도 형사처벌을 막지 못하는지를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의료사고 형사처벌과 조정 특례 — 업무상과실치상죄가 걸리는 이유

의료행위 중 발생한 과실로 환자가 다치거나 사망하면, 담당 의료인은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형사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업무상과실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자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어, 사망과 상해를 한 조문 안에서 함께 다룹니다. 문제는 형사처벌이 진행되면 의료인은 민사상 손해배상과 별개로 수사와 기소, 재판이라는 절차를 추가로 감당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환자 측 입장에서도 민사소송과 형사고소를 동시에 준비하는 것은 부담이 커서, 소송보다 신속한 해결 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통한 조정 절차를 마련하고, 그 조정이 실제로 성립됐을 때는 형사처벌까지 완화해 주는 특례를 함께 뒀습니다. 같은 법 제51조 제1항은 의료사고로 형법 제268조의 죄 중 업무상과실치상죄를 범한 보건의료인에 대해, 조정이 성립하거나 조정절차 중 합의로 조정조서가 작성된 경우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합니다. 소송으로 가기 전에 조정으로 분쟁을 매듭지으면 형사처벌 위험까지 함께 낮아지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다만 이 조항이 적용되는 범위와 조건은 뒤에서 보듯 꽤 좁게 그어져 있어, '조정만 하면 끝'이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의료분쟁조정법 제51조는 조정이 성립하거나 조정절차 중 합의로 조정조서가 작성된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에 한해,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정한다.

조정 성립의 두 경로 — 조정결정 동의와 조정절차 중 합의

형사처벌 특례가 작동하려면 먼저 조정중재원 절차에서 '조정이 성립'하거나 '조정절차 중 합의'가 이뤄져야 합니다. 조정은 당사자 또는 대리인이 조정중재원에 조정을 신청하면서 시작되고(제27조 제1항), 신청 기간은 의료사고의 원인이 된 행위가 종료된 날부터 10년,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으로 제한됩니다(같은 조 제13항). 조정부가 사건을 검토해 조정결정을 내리면, 신청인과 피신청인은 그 송달을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동의 여부를 통보해야 하고, 이 기간 안에 의사표시가 없으면 동의한 것으로 간주됩니다(제36조 제2항). 양쪽 모두 동의하거나 동의로 간주되는 순간 조정은 성립하고, 이렇게 성립된 조정은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습니다(같은 조 제3항·제4항).

또 다른 경로는 조정 절차가 정식 조정결정까지 가지 않고 그 진행 도중 당사자끼리 직접 합의하는 경우입니다. 신청인이 조정을 신청한 뒤 조정절차가 진행되는 중에 피신청인과 합의하면, 조정부는 절차를 중단하고 합의한 내용대로 조정조서를 작성합니다(제37조 제1항·제2항). 이렇게 작성된 조정조서 역시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는 점에서(같은 조 제4항) 정식 조정 성립과 법적 효과가 같고, 의료분쟁조정법 제51조가 정한 형사처벌 특례의 요건으로도 똑같이 인정됩니다. 결국 정식 조정결정을 거치든 절차 중간에 합의로 마무리하든, 조정중재원이라는 공적 절차 안에서 문서로 결과가 남기만 하면 두 경로 모두 특례 적용의 출발점이 됩니다.

  • 조정 성립(제36조) — 조정부의 조정결정에 양 당사자가 15일 내 동의(무응답 시 동의 간주)

  • 조정절차 중 합의(제37조) — 정식 결정 전 당사자 간 합의, 조정부가 조정조서 작성

  • 두 경로 모두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 형사처벌 특례 요건도 동일하게 충족

  • 조정 신청기간 — 행위 종료일로부터 10년, 손해·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조정이 성립해도 자동 불기소는 아니다 — 명시한 처벌불원 의사가 따로 필요

실무에서 가장 흔한 오해가 여기서 생깁니다. 제51조 제1항의 문언을 그대로 보면, 조정이 성립하거나 합의로 조정조서가 작성된 것만으로 공소제기가 막히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돼 있습니다. 즉 조정 성립은 특례가 작동하기 위한 전제조건일 뿐이고, 그와 별도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해야 비로소 기소가 막힙니다. 이 구조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가 정한 반의사불벌 사건의 처리 방식과 그대로 맞닿아 있습니다. 해당 조항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가 있거나 그런 의사표시가 철회됐을 때는 판결로 공소기각을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조정이 성립하는 시점에 조정조서나 별도의 합의서에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조항을 명시적으로 담아두는 방식을 씁니다. 이 조항이 빠진 채 손해배상금만 지급하고 조정을 마무리하면, 조정은 분명히 성립했는데도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서류상 확인되지 않아 수사기관이 그대로 수사를 진행하거나 기소로 이어질 여지가 남습니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조정 금액을 협상하는 데만 집중하다가 정작 형사처벌 특례를 확보하는 핵심 문구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조정조서 작성 단계에서 처벌불원 의사표시 조항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도 이 의사표시는 나중에 철회하면 다시 기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판단한 뒤 서명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조정 성립은 형사처벌 특례의 전제일 뿐이다 —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조정조서나 합의서에 명시적으로 남겨야 공소제기가 실제로 막힌다.

사망 사건은 특례 대상이 아니다 — 업무상과실치사는 제외

형법 제268조는 업무상과실치사와 업무상과실치상을 한 조문에 함께 규정하고 있지만, 의료분쟁조정법 제51조는 그중 '업무상과실치상죄'만을 명시해 특례 대상으로 삼습니다. 다시 말해 환자가 의료사고로 사망한 경우에는 유족과 아무리 원만하게 조정이 성립하고 처벌불원 의사표시까지 받아냈다고 해도, 이 특례가 적용되지 않아 형사처벌 특례로 수사나 기소를 막을 수 없습니다. 입법 취지를 보면 사망이라는 결과는 회복이 불가능한 가장 중대한 피해이기 때문에, 조정이라는 사적 해결 수단으로 형사책임까지 면제해 주는 대상에서 처음부터 제외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망 사건이라고 해서 조정이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유족과의 조정이나 합의는 형사절차 안에서도 양형에 참작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고, 손해배상 문제를 신속하게 정리한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실익이 있습니다. 다만 의료진이 '조정만 성립시키면 형사처벌까지 피할 수 있다'는 기대로 사망 사건에 접근하면 안 됩니다. 사망 사고에서는 조정 성립 여부와 무관하게 수사기관의 판단에 따라 기소 여부가 결정되고, 조정·합의 내용은 어디까지나 정상참작 자료로 쓰일 뿐이라는 점을 미리 인지하고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중상해·불치질병이면 조정해도 기소를 막지 못한다

업무상과실치상 사건이라고 해서 모두 특례가 적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제51조 제1항 단서는 피해자가 신체의 상해로 인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장애 또는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된 경우에는 특례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상해의 결과가 가볍지 않은 사건, 예컨대 수술 중 과실로 환자가 식물인간 상태에 빠지거나 영구적인 신체장애가 남거나 치료가 사실상 불가능한 후유증이 생긴 경우라면, 조정이 성립하고 처벌불원 의사표시까지 받아냈더라도 형사처벌 특례가 작동하지 않습니다.

이 예외 조항 때문에 실무에서는 상해의 정도를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특례 적용 여부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진단서에 기재된 상해 부위와 정도, 장애 진단 여부, 향후 치료 가능성에 대한 의학적 소견이 특례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실질적인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조정 단계에서 상해가 단서 조항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면, 조정을 서두르기보다 의무기록과 감정 결과를 먼저 확인해 특례가 실제로 적용될 사안인지부터 가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례 적용 여부를 잘못 예상한 채 조정 금액만 협상하다가, 정작 형사절차에서는 단서 조항 때문에 기소를 막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한 경우 — 단서 적용, 특례 배제

  • 장애에 이른 경우 — 단서 적용, 특례 배제

  • 불치나 난치의 질병에 이른 경우 — 단서 적용, 특례 배제

  • 위 세 가지에 해당하지 않는 상해만 조정 성립 시 특례 적용 대상

조정이 성립해도 피해자가 생명에 대한 위험, 장애, 불치·난치 질병에 이르렀다면 제51조 단서에 따라 형사처벌 특례는 적용되지 않는다.

조정 성립은 재판상 화해 — 형사특례를 얻는 대신 민사청구권도 함께 확정된다

조정 성립(제36조 제4항)과 조정절차 중 합의로 작성된 조정조서(제37조 제4항)는 모두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갖습니다.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이라는 것은 확정판결과 마찬가지로 기판력이 발생한다는 의미로, 같은 사고를 이유로 다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기가 사실상 어려워진다는 뜻입니다. 형사처벌 특례를 얻기 위해 조정에 동의하는 순간,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도 그 조정 내용대로 함께 확정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조정에 동의하기 전에는 형사처벌 리스크뿐 아니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후유증까지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조정 당시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합병증이나 후유장애가 나중에 나타나더라도, 이미 재판상 화해와 같은 효력으로 사건이 종결된 이상 추가 배상을 청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형사처벌 특례라는 이점 때문에 조정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편이 유리하지만, 배상액을 정할 때 향후 치료비나 후유장애 가능성까지 반영해 협상해야 나중에 별도의 민사분쟁으로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피해자 쪽에서도 형사처벌 특례로 이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서둘러 조정에 동의하기보다, 상해 정도와 예상되는 향후 손해를 먼저 따져본 뒤 조정 여부와 배상액을 판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정에 응하지 않으면 — 의료인의 거부권과 강제개시의 예외

형사처벌 특례는 조정이 실제로 성립해야 작동하는데, 조정 절차 자체가 항상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조정신청서를 송달받은 피신청인, 즉 의료인은 14일 이내에 조정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해야 하고, 이 기간 안에 응하지 않으면 원장은 조정신청을 각하합니다(제27조 제8항). 의료인이 조정에 응할 뜻이 없다면 조정 자체가 성립하지 않고, 형사처벌 특례를 적용받을 전제 조건도 애초에 만들어지지 않는 셈입니다.

다만 이 거부권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조정신청의 대상이 된 의료사고가 사망이거나, 1개월 이상의 의식불명, 또는 장애인복지법상 중증에 해당하는 장애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라면, 피신청인의 응답 여부와 무관하게 조정절차가 강제로 개시됩니다(제27조 제9항). 이 강제개시 규정과 제51조의 사망 사건 제외 규정을 함께 보면 흥미로운 지점이 생깁니다. 사망 사건은 의료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조정절차에 강제로 끌려가야 하면서도, 정작 그 조정이 성립하더라도 형사처벌 특례는 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사망 사고를 다루는 의료진이라면 조정절차를 피할 수 없다는 점과, 조정 성립이 형사처벌까지 막아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함께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조정이 성립되면 형사처벌은 무조건 받지 않나요?

A. 아닙니다. 업무상과실치상죄에 한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해야 공소제기가 막힙니다. 조정이 성립했다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불기소되는 것이 아니라, 조정조서나 합의서에 처벌불원 취지를 명시해야 합니다.

Q. 환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조정이 성립하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의료분쟁조정법 제51조의 특례는 업무상과실치상죄만 대상으로 하고 업무상과실치사는 제외됩니다. 유족과 원만히 조정했더라도 수사와 기소는 별도로 진행될 수 있고, 조정 내용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을 뿐입니다.

Q. 조정결정이 아니라 절차 중간에 합의로 끝나도 형사처벌 특례를 받을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조정절차 중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져 조정조서가 작성되면 정식 조정 성립과 마찬가지로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가지며, 형사처벌 특례의 요건도 동일하게 인정됩니다.

Q. 의료진이 조정 신청에 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원칙적으로 조정신청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14일 이내에 응하지 않으면 조정신청이 각하됩니다. 다만 사망이나 1개월 이상 의식불명, 중증장애에 해당하는 사고는 의료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조정절차가 강제로 개시됩니다.

Q. 조정 성립 후 후유증이 심해지면 추가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조정 성립이나 조정절차 중 합의로 작성된 조정조서는 재판상 화해와 동일한 효력을 가져 사실상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발생하므로, 같은 사고를 이유로 다시 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렵습니다. 조정에 동의하기 전에 향후 후유증 가능성을 신중히 따져야 합니다.

Q. 상해가 심각하면 조정을 해도 형사처벌을 막을 수 없나요?

A. 네, 피해자가 신체 상해로 생명에 대한 위험이 발생하거나 장애 또는 불치·난치 질병에 이른 경우는 제51조 단서에 따라 특례 적용이 제외됩니다. 이 경우 조정이 성립해도 형사처벌을 막지 못합니다.

맺음말

의료사고 형사처벌 특례는 조정을 통한 신속한 분쟁 해결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이지만, 조정 성립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동 작동하는 안전장치는 아닙니다. 업무상과실치상죄에 한정되고, 피해자의 명시한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별도로 필요하며, 상해가 생명에 대한 위험이나 장애, 불치·난치 질병에 이를 정도로 중하다면 그마저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사망 사건은 처음부터 특례 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점도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결국 조정에 나서기 전에 사고의 결과가 특례가 적용되는 범위 안에 있는지, 처벌불원 의사표시를 어떤 문서에 어떻게 남길 것인지, 조정 성립이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먼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정을 서두르다가 정작 확보해야 할 요건을 놓치면 형사처벌도, 향후 손해배상도 모두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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