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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고소 손해배상 — 무혐의·무죄만으로 부족한 청구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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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고소/소송절차

허위 고소 손해배상 — 무혐의·무죄만으로 부족한 청구 요건 

강대현 변호사

허위로 고소를 당해 몇 달간 조사를 받고 결국 무혐의나 무죄로 사건이 끝나면, 억울함이 가시기도 전에 '이제 저 사람에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습니다. 그런데 무혐의·무죄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고소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자동으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형사처분의 결과와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을 분명히 구분해서 보고 있어서, 손해배상을 받으려면 무혐의·무죄와는 별도의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허위 고소로 억울하게 조사·재판을 받은 피해자가 실제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요건이 무엇인지, 법원이 무엇을 근거로 판단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무고죄와 손해배상 — 형사와 민사는 별개의 절차다

형법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게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무고죄'입니다. 반면 손해배상은 민법 제750조가 정한 일반 불법행위 규정, 즉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청구합니다.

두 절차는 요건도 진행 방식도 다릅니다. 무고죄는 검사가 공소를 제기해 형사법원에서 유죄를 인정받아야 처벌로 이어지고, 그 입증책임은 검사가 집니다. 손해배상청구는 피고소인이었던 사람이 직접 원고가 되어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고소인의 고의·과실을 원고가 증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무고죄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은 인정될 수 있고, 반대로 손해배상청구가 기각되었다고 해서 무고죄 고소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두 절차의 결과가 서로를 자동으로 좌우하지 않는다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이어지는 요건 설명이 정확히 들어옵니다.

무혐의·무죄 확정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 대법원의 판단기준

이 쟁점을 다룬 대표적 판례가 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다45897 판결입니다. 이 판결은 고소·고발을 한 사람이 피고소인에게 범죄혐의가 없음을 알았거나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한 경우에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하면서도,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는 결과만으로 고소인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곧바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고소인의 고의 또는 과실 유무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기준으로, 기록에 나타난 모든 증거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이 판결의 핵심입니다.

이렇게 결과책임이 아니라 '고소 당시의 인식과 근거'를 따지는 이유는, 고소·고발이 국민에게 인정된 정당한 권리행사이기 때문입니다. 수사기관에 범죄 의심 정황을 신고했는데 결과적으로 무혐의·무죄가 났다는 이유만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쉽게 인정하면,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신고 자체를 주저하게 되는 위축 효과가 생깁니다. 그래서 법원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 즉 고소인이 그 당시 어떤 근거로 어떤 인식을 가지고 신고했는지를 심리합니다.

무죄 판결이 확정되었다는 결과만으로 고소인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바로 단정할 수 없다 — 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다45897 판결.

손해배상이 인정되려면 — 고소인의 고의 또는 과실을 가르는 기준

실무에서 말하는 '고의'는 고소인이 피고소인에게 범죄 혐의가 없다는 것을 이미 알면서도 신고한 경우이고, '과실'은 통상적인 주의를 기울였다면 혐의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그 확인을 게을리한 채 신고한 경우입니다. 단순히 고소인의 주장이 사실과 달랐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신고 당시 그 사실관계를 뒷받침할 최소한의 객관적 근거조차 없었는지가 관건입니다.

법원이 실제로 살피는 사정은 대체로 아래와 같은 요소들입니다. 어느 한 요소만으로 결론이 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 고소 내용의 핵심 사실관계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나 근거가 애초에 있었는지

  • 고소인이 조금만 확인했어도 알 수 있었던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신고했는지

  • 고소의 실제 목적이 형사처벌보다 채권 회수 압박, 이혼·재산분할 협상에서의 우위 확보, 보복 등 다른 데 있었다고 볼 정황이 있는지

  • 수사·재판 과정에서 고소인의 진술이 특별한 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바뀌었는지

손해배상 성립 여부를 가르는 것은 '결과가 무혐의였는가'가 아니라 '고소 당시 최소한의 객관적 근거가 있었는가'다.

법원이 보는 판단 자료 — 불기소이유와 수사기록

검사가 불기소 처분을 하면 형사소송법 제258조 제2항에 따라 피의자였던 사람, 즉 앞으로 원고가 될 사람에게도 그 취지가 즉시 통지됩니다. 여기에 더해 불기소된 사건의 기록에 대한 열람·등사를 신청하면 검사가 어떤 근거로 혐의없음 판단을 내렸는지, 고소인이 제출한 증거가 수사 과정에서 어떻게 평가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자료들이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고소인의 고의·과실을 증명하는 가장 기본적인 증거가 됩니다.

불기소 처분에도 종류가 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은 단서는 있었으나 유죄를 확신할 정도의 증거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취지에 가깝고, '혐의없음(범죄혐의없음)'은 애초에 신고된 사실관계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에 가깝습니다. 후자로 처분된 사건일수록 고소인이 신고할 근거가 부족했다는 사정을 뒷받침하기 쉬운 경향이 있지만, 이 역시 하나의 정황일 뿐 그 자체로 손해배상책임을 확정 짓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변함없습니다.

실제 사례로 보는 성립과 불성립의 경계

두 가지 상황을 비교하면 경계가 더 분명해집니다. 첫 번째는 채권자가 돈을 갚지 않는 채무자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는데, 애초에 채무자가 변제일에 돈을 갚기로 약속한 정황만 있을 뿐 처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편취의 고의를 뒷받침할 자료가 전혀 없었던 경우입니다. 이런 사안은 단순 채무불이행을 형사 고소로 포장해 채권 회수를 압박한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고, 이런 정황이 뒷받침되면 손해배상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두 번째는 실제로 다툼의 여지가 있는 사실관계에서, 고소인이 자신이 겪은 일과 가진 자료를 근거로 진지하게 범죄가 성립한다고 믿고 신고했지만 수사·재판 결과 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경우입니다. 당사자 간 진술이 엇갈리는 유형의 사건에서 이런 결론이 자주 나옵니다. 이때는 결과적으로 무혐의·무죄가 났더라도 고소인에게 고의나 과실을 인정하기가 어려워 손해배상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사안이 이 두 유형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를 먼저 가늠해 보는 것이 손해배상청구의 실익을 판단하는 출발점입니다.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는 항목

고소인의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어 불법행위가 성립하면 배상받을 수 있는 손해의 범위도 정해져 있습니다. 민법 제751조는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해서도 배상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있어, 허위 고소로 조사·재판을 받으며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의 근거가 됩니다.

  • 위자료 — 조사·기소·재판 과정에서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민법 제751조)

  • 변호사 선임비용 — 형사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 중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 구속되었던 경우 그 기간의 일실수입 등 재산상 손해 — 구체적 액수를 입증해야 인정

다만 위자료는 정액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고소의 고의성·악의성 정도, 고소 내용, 무혐의나 무죄판결을 받기까지 걸린 기간, 실제로 기소·구속되었는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법원이 정합니다. 재산상 손해는 변호사 선임비용처럼 지출 자료로 비교적 쉽게 증명되는 항목이 있는 반면, 일실수입처럼 구체적 액수를 입증해야 하는 항목도 있어 준비 단계에서부터 관련 자료를 꼼꼼히 모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해배상은 위자료만이 아니다 — 변호사 선임비용과 구속 등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까지 항목별로 입증해야 온전히 배상받을 수 있다.

청구 절차와 유의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증거 확보입니다. 불기소이유가 적힌 통지 내용, 수사기록 열람·등사로 확인한 고소인의 진술과 제출 증거, 고소장 원본을 확보해 고소인이 신고 당시 어떤 근거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재구성해야 합니다. 이 작업은 형사사건 대응을 맡았던 변호인이 사건 경과를 가장 잘 알고 있어 함께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소멸시효도 놓치면 안 됩니다. 민법 제766조에 따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무혐의나 무죄가 확정되는 시점에야 비로소 고소인의 고의·과실 여부와 손해의 구체적 내용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실무에서는 그 확정 시점을 3년의 기산점으로 보아 대응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형사사건이 오래 끌었다면 이 기간 계산을 미리 점검해 두어야 합니다. 무고죄 형사고소와 손해배상청구소송은 각각 별도로 동시에 진행할 수 있고, 형사사건 수사기록은 민사소송에서도 유력한 증거자료로 함께 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무혐의 처분만 받으면 자동으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대법원 판례상 무혐의·무죄라는 결과만으로 고소인의 고의 또는 과실이 바로 인정되지는 않고, 고소 당시 고소인에게 최소한의 객관적 근거가 있었는지를 별도로 심리해 판단합니다.

Q. 무고죄로 형사고소를 하지 않고 손해배상만 청구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무고죄 형사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는 별개의 절차이므로, 형사고소 없이 곧바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도 됩니다. 다만 형사고소로 수사기관의 기록이 남아 있으면 증거 확보에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Q. 손해배상 청구시 어떤 자료를 증거로 제출해야 하나요?

A. 불기소 처분 통지 내용, 수사기록 열람·등사로 확보한 고소인 진술과 제출 증거, 고소장 원본이 기본 자료입니다. 여기에 조사·재판 과정에서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용 영수증 등도 함께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Q. 소멸시효는 언제부터 계산되나요?

A.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일로부터 10년입니다. 무혐의·무죄가 확정되어야 고소인의 고의·과실과 손해 내용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 실무에서는 그 확정 시점부터 3년을 기산점으로 보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Q. 위자료 외에 변호사 선임비용도 받을 수 있나요?

A.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가능합니다. 형사사건 대응을 위해 실제로 지출한 비용 중 사건의 난이도와 진행 경과에 비추어 합리적이라고 인정되는 금액이 배상 대상이 됩니다.

Q. 고소인이 형사재판에서 무고죄 무죄를 받았는데도 저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질 수 있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무고죄의 형사처벌 요건과 민사상 불법행위 요건은 서로 다르므로, 고소인이 무고죄로 처벌받지 않았더라도 고소 당시 고의 또는 과실이 인정되면 손해배상책임은 별도로 성립할 수 있습니다.

맺음말

허위 고소로 조사와 재판을 받았다면 무혐의·무죄를 받은 것만으로 끝이 아니라, 그 이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지를 별도로 따져봐야 합니다. 핵심은 결과가 아니라 고소 당시 고소인에게 최소한의 객관적 근거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근거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입니다. 불기소이유와 수사기록을 통해 이 부분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청구 여부를 판단하는 첫걸음입니다.

수원지방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려면 형사사건 수사·재판 경과를 잘 아는 변호사와 함께 증거관계부터 정리해 보시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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