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외국인 근로자와 유학생, 재외동포가 늘면서 외국에서 취득한 면허나 국제운전면허증을 들고 국내에서 운전하다 무면허운전으로 적발되는 사례, 그리고 이런 운전자와 사고가 난 상대방의 상담이 함께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국제면허증만 있으면 어디서든 운전할 수 있는 거 아니냐”, “1년 지나도 그냥 타고 다니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운전을 계속해 온 경우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단속이나 사고로 문제가 되면, 입국 경위나 면허증 발급 경위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해 무면허운전으로 형사입건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국제운전면허증으로 운전이 허용되는 예외 규정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입국한 경우로 엄격하게 한정해 해석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면허증을 소지하고 1년 이내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적법한 운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외국 면허나 국제운전면허증으로 국내 운전이 허용되는 구체적인 요건, 그리고 무면허운전으로 처벌될 수 있는 경우를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국제운전면허증이나 상호인정외국면허증이 있어야 예외적으로 운전이 허용됩니다
모든 외국 면허가 아니라, 협약이나 상호인정 약정에 따라 발급된 면허증만 국내 운전을 허용합니다.
도로교통법은 원칙적으로 국내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하려는 사람은 시·도경찰청장으로부터 정식 운전면허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제80조 제1항). 외국에서 발급받은 면허증을 그대로 들고 다닌다고 해서 당연히 국내 운전이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1949년 제네바에서 체결된 「도로교통에 관한 협약」, 1968년 비엔나에서 체결된 「도로교통에 관한 협약」, 우리나라와 외국 간에 국제운전면허증을 상호 인정하는 협약·협정·약정 중 하나에 따라 발급된 국제운전면허증이나, 우리나라와 외국 간에 상대방 국가 면허증을 상호 인정하는 협약·협정·약정에 따라 인정되는 상호인정외국면허증을 가진 사람은 국내에 입국한 날부터 1년 동안 그 면허증으로 자동차등을 운전할 수 있습니다(제96조 제1항).
이때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의 종류는 면허증에 기재된 것으로 한정되고, 택시·버스·화물차 등 사업용 자동차는 원칙적으로 운전할 수 없습니다. 다만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대여사업용자동차, 즉 렌터카를 임차해 운전하는 경우는 예외로 허용됩니다(제96조 제2항). 또한 운전면허 결격사유에 해당해 그 기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국제운전면허증이 있더라도 운전할 수 없습니다(제96조 제3항).
국내 운전이 허용되는 외국 면허는 아무 면허나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협약이나 상호인정 약정에 따라 발급된 국제운전면허증·상호인정외국면허증에 한정됩니다.
2. ‘입국한 날’은 적법하게 입국심사를 통과한 날을 의미합니다
밀입국이나 불법체류 상태에서는 국제운전면허증을 갖고 있어도 예외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제96조 제1항이 정한 ‘국내에 입국한 날부터 1년’이라는 기준에서, 실무상 가장 많이 다투어지는 부분이 바로 ‘입국한 날’의 의미입니다. 단속 현장에서는 여권에 찍힌 입국 스탬프나 출입국사실증명만 있으면 될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그 입국 자체가 적법했는지가 먼저 문제 됩니다.
실제로 사증 없이 입국심사를 받지 않고 불법으로 입국한 외국인이, 그 후 외국에서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 국내에서 운전한 사안에서 무면허운전 여부가 다투어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1심과 원심인 수원지방법원은 운전 시점이 입국한 날로부터 1년 이내였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이 판단을 파기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96조 제1항의 ‘국내에 입국한 날’은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적법한 입국심사절차를 거쳐 입국한 날을 의미하고, 그러한 적법한 입국심사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불법으로 입국한 경우에는 국제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는 경우라도 도로교통법 제96조 제1항이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국제운전면허증에 의한 운전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7도9230 판결).
즉 국제운전면허증을 정상적으로 발급받아 소지하고 있고, 발급일이나 운전일이 입국일로부터 1년 이내라 하더라도, 애초에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적법한 입국심사를 거치지 않았다면 제96조 제1항의 예외를 주장할 수 없고 무면허운전에 해당합니다.
‘국내에 입국한 날’은 적법한 입국심사를 거쳐 입국한 날을 뜻하며, 불법입국·불법체류 상태라면 국제운전면허증을 갖고 있어도 무면허운전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3. 면허증의 효력은 기재된 문구가 아니라 발급국이 실제 협약 가입국인지로 판단합니다
국제운전면허증에 협약 근거가 다르게 적혀 있어도, 발급국이 협약 가입국이라면 유효하다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
단속이나 재판 과정에서는 국제운전면허증에 어느 협약이 근거로 기재되어 있는지를 두고도 다툼이 생깁니다. 그러나 법원은 면허증에 적힌 문구 자체보다, 그 면허증을 발급한 국가가 실제로 제네바협약이나 비엔나협약의 가입국인지를 기준으로 유효성을 판단합니다.
국제운전면허증의 유무효 여부를 면허증에 기재된 문구로 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파키스탄이 비엔나 협약국 중의 하나로서 특별하게 국제운전면허와 관련된 조항을 유보하여 적용한다고 선언하고 있지 아니한 이상 파키스탄에서 발행된 국제운전면허증은 그것이 그 자체로 보아 위조된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이상 도로교통법 제96조 제1항의 유효한 국제운전면허증으로 봄이 상당하다(의정부지방법원 2010. 6. 24. 선고 2009노1452 판결).
즉 국적국이 협약 가입국이라면, 면허증에 적힌 근거 협약 명칭이 다소 다르더라도 곧바로 무효로 보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애초에 제네바협약이나 비엔나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에서 발급된 현지 면허증만으로는, 그 나라에서 ‘국제운전면허증’이라 부르더라도 국내에서 유효한 국제운전면허증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국제운전면허증의 효력은 기재된 협약 명칭이 아니라, 발급국이 실제로 어느 협약에 가입했는지로 판단됩니다.
4. 1년이 지나거나 운전이 금지됐다면 국제면허증으로도 운전할 수 없습니다
유효기간 경과, 운전금지처분, 사업용 자동차 운전은 모두 무면허운전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국제운전면허증·상호인정외국면허증으로 운전할 수 있는 기간은 입국일로부터 1년으로 한정됩니다. 도로교통법 제152조 제1호는 제80조에 따른 운전면허나 제96조에 따른 국제운전면허증·상호인정외국면허증을 받지 않고 자동차를 운전한 사람을, ‘운전이 금지된 경우’와 ‘유효기간이 지난 경우’를 포함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도경찰청장은 적성검사를 받지 않았거나 불합격한 경우, 운전 중 고의·과실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국내 면허가 취소·정지된 후 결격기간이 지나지 않은 경우, 그 밖에 도로교통법이나 관련 명령·처분을 위반한 경우에는 1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국제운전면허증에 의한 운전 자체를 금지할 수 있습니다(제97조 제1항). 이 금지 기간 중 운전하면 역시 무면허운전입니다.
1년이 지난 뒤에도 국내에 계속 체류한다면, 국제운전면허증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정식으로 국내 운전면허를 취득해야 합니다. 주민등록이 된 사람, 외국인등록을 한 사람, 난민인정자, 국내거소신고를 한 외국국적동포가 외국면허증을 가지고 있다면 운전면허시험의 일부를 면제받아 국내 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고(제84조 제1항 제3호), 발급국에서 90일을 초과해 체류하며 취득한 정식 면허증이라면 그 국가가 우리나라 면허를 인정하는 국가인지에 따라 면제되는 시험 범위가 달라집니다(제84조 제2항).
5. 무면허운전으로 적발되면 이런 절차로 진행됩니다
출입국 기록과 면허증 발급 경위를 정리해 두는지가 초기 대응을 좌우합니다.
국제운전면허증·외국면허증 관련 무면허운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단속 또는 사고 신고에 따른 조사 → ②피의자 조사 및 출입국 기록 확인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입국 경위가 불법체류나 밀입국과 얽혀 있다면 출입국관리법 위반까지 함께 문제 될 수 있습니다.
국제운전면허증으로 운전하다 단속되거나 사고가 났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권의 입국 스탬프나 출입국사실증명서로 적법한 입국심사를 거친 날짜와 그로부터 1년이 지났는지를 먼저 확인합니다.
국제운전면허증·상호인정외국면허증의 발급국이 제네바협약·비엔나협약 가입국이거나 우리나라와 상호인정 약정을 맺은 국가인지, 면허증에 기재된 차종과 실제 운전한 차량이 일치하는지 확인합니다.
시·도경찰청장의 운전금지처분을 받은 적이 있는지, 국내 체류 기간이 1년을 넘겨 별도로 국내 운전면허를 취득해야 하는 상황은 아닌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출입국 관련 형사 절차에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무면허운전 성립 여부는 물론 병행될 수 있는 출입국관리법·교통사고 관련 책임까지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외국 면허나 국제운전면허증을 둘러싼 문제는, 본인이 절차를 잘 몰랐거나 “설마 문제가 되겠나”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제운전면허증으로 운전하다 적발된 당사자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기보다 입국 경위와 면허증 발급 경위를 뒷받침하는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출입국사실증명, 면허증 발급 서류가 쌓일수록 예외 적용 여부를 다툴 여지가 커집니다.
반대로 이런 운전자와 사고가 난 상대방 입장에서도, 상대방의 면허가 유효한 국제운전면허증이었는지, 유효기간이 지나지는 않았는지에 따라 보험 처리와 손해배상 책임 소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외국 면허·국제운전면허증 관련 무면허운전 사건에서, 단속된 운전자 쪽과 사고 상대방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출입국 경위와 면허증 발급 경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입국 경위나 면허증 효력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국제운전면허증 없이 본국에서 쓰던 면허증만 들고 와도 운전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 어렵습니다. 도로교통법 제96조 제1항이 정한 예외는 제네바협약·비엔나협약 또는 상호인정 약정에 따라 발급된 국제운전면허증·상호인정외국면허증에 한정되므로, 단순한 본국 면허증 원본만으로는 국내 운전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Q. 국제운전면허증 유효기간 1년이 지나기 전에 잠깐 출국했다가 다시 입국하면 1년이 새로 시작되나요?
A. 법문상 기준은 ‘국내에 입국한 날부터 1년’이지만, 대법원은 이 예외 규정을 적법한 입국을 전제로 엄격하게 해석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실질적인 체류 목적 없이 형식적으로만 출입국을 반복하는 경우까지 매번 1년이 새로 인정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Q. 유학이나 취업으로 장기간 체류하는데, 외국면허증으로 한국 면허를 바로 발급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주민등록이 된 사람, 외국인등록을 한 사람, 난민인정자, 국내거소신고를 한 외국국적동포가 외국면허증을 가지고 있다면 운전면허시험의 일부를 면제받아 국내 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제84조 제1항 제3호). 다만 발급국에서 90일을 초과 체류하며 취득한 면허증인지, 그 국가가 국내면허 인정국가인지에 따라 면제 범위가 달라집니다.
Q. 렌터카는 국제운전면허증으로 몰아도 되나요? 사업용 자동차는 안 된다고 들었습니다.
A.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대여사업용자동차, 즉 렌터카를 임차해 운전하는 경우는 예외로 허용됩니다. 다만 택시·버스·화물차 등 사업용 자동차 자체를 운전하는 것은 국제운전면허증·상호인정외국면허증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Q. 국제운전면허증으로 운전하다 사고가 났는데 유효기간이 지난 상태였다면 어떻게 되나요?
A. 무면허운전(도로교통법 제152조 제1호)에 해당할 수 있고, 자동차보험의 무면허운전 관련 조항에 따라 보험처리에 제약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고 경위에 따라 형사·민사 책임이 함께 문제 될 수 있어 별도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Q. 불법체류 상태에서 국제운전면허증을 새로 발급받으면 운전할 수 있나요?
A. 안 됩니다. 대법원은 도로교통법 제96조 제1항의 ‘국내에 입국한 날’을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적법한 입국심사를 거친 날로 해석하고 있어, 불법입국·불법체류 상태에서는 국제운전면허증을 갖고 있어도 무면허운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Q. 시·도경찰청장의 운전금지처분은 어떤 경우에 내려지나요?
A. 적성검사를 받지 않았거나 불합격한 경우, 운전 중 고의·과실로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국내 면허 취소·정지 후 결격기간이 지나지 않은 경우, 그 밖에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경우 등에 최대 1년의 범위에서 내려질 수 있습니다(제97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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