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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급공사 계약보증금 국고귀속 조항, 지체상금 있어도 위약벌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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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급공사 계약보증금 국고귀속 조항, 지체상금 있어도 위약벌 아닌 이유 

강대현 변호사

관급공사를 진행하던 중 준공기한을 넘기면, 발주기관이 지체상금과 별도로 계약보증금까지 국고에 귀속시키겠다고 통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계약서에 계약보증금 조항과 지체상금 조항이 나란히 적혀 있다 보니, 수급인 입장에서는 지체 하나로 두 가지 제재를 한꺼번에 맞는 것 아니냐는 불안을 갖기 쉽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계약보증금 귀속 조항 옆에 지체상금 조항이 따로 있다는 사정 하나만으로는 계약보증금을 '위약벌'로 보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계약보증금과 지체상금이 법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판례가 왜 계약보증금을 위약벌이 아니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는지, 그리고 실제로 계약보증금 국고귀속이 발동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관급공사 계약보증금 국고귀속 조항 — 국가계약법 제12조의 구조

국가가 발주하는 공사에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 제12조가 적용됩니다. 제1항은 계약을 체결하려는 자에게 계약보증금을 내도록 하고, 제3항은 계약상대자가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을 때 그 계약보증금을 국고에 귀속시켜야 한다고 정합니다. 같은 법 시행령 제50조 제1항은 계약보증금의 액수를 원칙적으로 계약금액의 100분의 10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시행령 제51조 제1항은 계약상대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 비로소 이 국고귀속이 이루어진다고 규정합니다.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공사, 즉 시청·군청·도청이 발주하는 공사에도 같은 구조가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15조가 국가계약법 제12조와 사실상 동일한 내용으로 계약보증금의 납부와 귀속을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급공사'라는 말이 중앙관서 발주 공사뿐 아니라 지자체 발주 공사까지 함께 가리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이 글에서 살펴보는 계약보증금·지체상금의 법리는 두 법 모두에 그대로 적용됩니다.

계약보증금 국고귀속은 계약상의 의무를 '정당한 이유 없이' 이행하지 않았을 때 발동하는 조항이지, 준공기한을 넘겼다는 사실 하나로 자동 작동하는 조항이 아니다.

지체상금 — 계약보증금과는 산정방식이 다른 별개의 제재

국가계약법 제26조 제1항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 이행을 지체한 계약상대자에게 지체상금을 내도록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산정방식은 시행령 제74조 제1항에 있는데, 계약금액에 재정경제부령이 정하는 율과 지체일수를 곱한 금액을 현금으로 납부하게 하는 구조입니다. 지체일수가 하루씩 늘어날 때마다 금액이 비례해서 커지는 방식이라, 계약보증금처럼 '전액을 한꺼번에 귀속시킨다'는 방식과는 산정 원리 자체가 다릅니다.

다만 지체상금에도 상한이 있습니다. 시행령 제74조 제3항은 납부할 지체상금이 계약금액의 100분의 30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100분의 30으로 한다고 정해, 지체가 아무리 길어져도 그 이상은 부과되지 않도록 막아 놓았습니다. 정리하면 계약보증금은 '계약금액의 10% 이상 되는 금액을, 의무불이행이라는 하나의 사유로 전액 귀속시키는 조항'이고, 지체상금은 '지체일수에 비례해 계속 늘어나되 최대 30%에서 멈추는 조항'입니다. 발동 사유와 산정 원리가 이렇게 다르다는 점이, 다음 항목에서 볼 성격 구별 문제의 출발점입니다.

  • 계약보증금 — 계약금액의 100분의 10 이상, 의무불이행 확정 시 전액 국고귀속.

  • 지체상금 — 계약금액×율×지체일수로 산정, 총액은 계약금액의 100분의 30을 넘지 못함.

위약벌과 손해배상액의 예정 — 민법이 그어놓은 구별선

민법 제398조 제4항은 "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한다"고 정합니다. 계약보증금을 발주기관에 귀속시키기로 한 약정도 일종의 위약금 약정이므로, 원칙적으로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취급됩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인정되면 실제 손해를 따로 입증하지 않고도 정해진 금액을 청구할 수 있는 대신, 그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습니다.

반면 위약벌로 인정되면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위약벌은 채무불이행에 대한 제재금의 성격을 가지므로, 발주기관은 위약벌과는 별도로 실제 손해에 대한 배상도 청구할 수 있고, 원칙적으로 민법 제398조 제2항의 감액 규정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결국 계약보증금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인지 위약벌인지에 따라 수급인이 물어야 할 금액의 상한 자체가 달라지는 셈입니다. 그런데 민법 제398조 제4항의 추정을 깨고 위약벌로 인정받으려면, 그렇게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을 발주기관 쪽에서 주장·입증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위약금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 위약벌로 인정되려면 그 추정을 뒤집을 특별한 사정이 별도로 입증되어야 한다.

지체상금이 따로 있어도 계약보증금이 위약벌로 되지 않는 이유

바로 이 지점에서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7다13992 판결이 중요한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 판결은 "위약금은 민법 제398조 제4항에 의하여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므로 위약금이 위약벌로 해석되기 위해서는 특별한 사정이 주장·입증되어야 하는데, 도급계약 약관에 계약보증금 외에 지체상금도 규정되어 있다는 점만을 이유로 하여 계약보증금을 위약벌로 보기는 어렵다"고 명시적으로 판시했습니다. 이 판단은 대법원 2000. 12. 8. 선고 2000다35771 판결,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40579 판결과 같은 흐름에 있습니다.

논리는 이렇습니다. 계약서에 계약보증금 국고귀속 조항과 지체상금 조항이 함께 있다고 해서, 이 둘을 '지체상금은 손해배상이고 계약보증금은 그와 별도의 제재(위약벌)'라는 이중 구조로 자동 해석할 근거는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체상금 약정은 공사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특성상 도급인의 손해액 입증 곤란을 덜고 법률관계를 간명하게 처리하려는 통상적인 장치일 뿐이고, 계약보증금 역시 같은 목적의 또 다른 손해배상액 예정 장치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것입니다. 계약보증금을 위약벌로 인정받으려면 계약서에 '위약벌로 한다'는 명시적 문구가 있거나, 그 밖에 손해배상과는 별개로 제재금을 부과하려 했다는 당사자의 의사를 뒷받침할 구체적 사정이 따로 필요합니다.

계약보증금 국고귀속이 실제로 발동되려면 — 단순 지체만으로는 부족

위 2007다13992 판결의 사실관계를 보면 이 법리가 실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더 분명해집니다. 이 사건에서 시공보증인은 당초의 준공시한을 넘기기는 했지만 결국 공사를 완성했습니다. 대법원은 수급인이 종국적으로 공사완성 의무를 이행했다면, 그 이행이 약정기일을 넘겨 지체책임이 발생했더라도 지체상금률에 따른 지체상금을 낼 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도급인이 공사지체를 이유로 곧바로 계약보증금을 자신에게 귀속시킬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이 적용된 도급계약의 일반조건은 지체상금이 계약보증금 상당액에 이르고 계약기간을 연장해도 공사를 완공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 계약을 해제·해지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었습니다. 계약보증금 국고귀속은 바로 이런 해제·해지 사유, 즉 공사를 끝내 완성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불이행이 확정됐을 때 비로소 문제 되는 조항이지, 준공기한을 며칠 넘겼다는 사정만으로 자동 발동되는 조항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 공사를 지체했지만 결국 완성 — 지체상금만 부담, 계약보증금 귀속은 문제되지 않음.

  • 지체상금이 계약보증금 상당액에 달하고 완공 가능성도 없다고 판단 — 계약 해제·해지와 함께 계약보증금 귀속이 문제됨.

  • 연대보증인·시공보증인이 대신 의무를 이행해 공사를 완성 — 계약보증금 귀속이 배제될 수 있음.

구체적 적용 예시로 보는 판단 흐름

가령 경기남부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도로 포장공사에서, 수급인이 자재 수급 지연으로 준공기한을 45일 넘겨 공사를 마쳤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발주기관이 지체상금을 부과하면서, 계약보증금도 위약벌이라며 함께 국고에 귀속시키겠다고 통보했다면 수급인이 다툴 수 있는 지점은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첫째, 계약서에 계약보증금을 위약벌로 한다는 명시적 문구가 없다면, 계약보증금 귀속 조항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므로 지체상금과 별개의 제재로 취급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둘째, 공사가 지체는 됐어도 결국 완성됐다면 계약 해제·해지 사유에 해당하는 근본적 불이행이 없었던 것이므로, 계약보증금 국고귀속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셋째, 설령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지체상금 청구가 인정되더라도, 그 금액이 실제 손해에 비해 부당히 과다하다면 법원에 감액을 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세 가지를 순서대로 확인하는 것이 관급공사 지체 분쟁에서 수급인이 취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방어 순서입니다.

감액 다툼 — 손해배상액 예정으로 인정됐을 때 남는 방어선

계약보증금이 위약벌이 아니라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인정된다고 해서 청구된 금액을 그대로 다 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 법원이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대법원은 이 과다 여부를 판단할 때 당사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실제의 손해와 그 예정액의 대비, 그 당시의 거래관행 및 경제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일반 사회인이 납득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지로 판단한다는 기준을 제시해 왔습니다.

실무에서는 지체상금과 계약보증금을 함께 청구당하는 경우, 발주기관이 입은 실제 손해액과 청구 총액을 비교하는 것이 감액 다툼의 핵심입니다. 공사가 지체된 기간 동안 발주기관에 실제로 발생한 손해(대체 시공 비용, 사용 지연에 따른 손실 등)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계약보증금·지체상금 합산액과 대비해 그 격차가 크다면 감액을 구할 근거가 됩니다. 이 과정에서는 공사가 지체된 원인이 수급인의 책임 있는 사유였는지, 발주기관 측 설계변경이나 인허가 지연 등 수급인 책임이 아닌 사유가 섞여 있었는지를 함께 밝혀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관급공사에서 계약보증금과 지체상금을 동시에 청구당할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는 발동 요건이 다릅니다. 지체상금은 이행지체 자체로 부과되지만, 계약보증금 국고귀속은 계약 해제·해지에 이를 정도의 근본적 불이행이 확정돼야 문제 됩니다. 다만 계약서 문구와 사실관계에 따라 발주기관이 두 가지를 함께 주장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어, 각각의 성립 여부를 따로 다퉈야 합니다.

Q. 지체상금만 내면 계약보증금은 무조건 안전한가요?

A. 공사를 결국 완성했다면 계약보증금 귀속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지체상금이 계약보증금 상당액에 이르고 완공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상황까지 가면 발주기관이 계약을 해제·해지하면서 계약보증금 귀속을 함께 주장할 수 있으므로, 지체가 길어질수록 이 경계에 가까워진다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Q. 계약서에 계약보증금을 "위약벌"이라고 명시해 두면 그대로 인정되나요?

A. 명시적인 위약벌 문구가 있다면 위약벌로 인정될 가능성이 커지지만, 그런 경우에도 대법원은 계약 체결 경위와 목적, 조항의 구체적 내용을 종합적으로 살펴 의사해석의 문제로 판단합니다. 문구 하나로 결론이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Q. 계약보증금이 부당히 과다하면 감액받을 수 있나요?

A.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인정되는 이상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법원의 감액 대상이 됩니다. 실제 손해액과 예정액의 격차, 계약의 목적과 동기 등을 종합해 부당히 과다한지를 다툴 수 있습니다.

Q. 연대보증인(시공보증인)이 있으면 계약보증금 귀속을 피할 수 있나요?

A. 연대보증인이나 시공보증인이 수급인을 대신해 공사를 끝까지 완성하는 등 계약상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했다면, 계약보증금이 발주기관에 귀속되지 않는다고 본 판례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사실관계에 따라 개별적으로 판단되는 부분입니다.

Q.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한 공사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되나요?

A.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15조가 국가계약법 제12조와 동일한 구조로 계약보증금의 납부와 귀속을 정하고 있어, 위 판례의 법리는 국가·지방자치단체 발주 공사 모두에 같은 논리로 적용됩니다.

맺음말

관급공사에서 준공기한을 넘겼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계약보증금까지 잃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보증금 조항은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 옆에 지체상금 조항이 따로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추정이 깨지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계약보증금 국고귀속이 실제로 발동되려면 공사를 끝내 완성하지 못하는 근본적 불이행이 확정돼야 하고, 그 전 단계라면 지체상금 부담과 감액 다툼이 핵심 쟁점이 됩니다.

화성·시흥 등 경기남부 산업단지 인근에서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공사를 수행하는 건설업체라면, 준공이 지연되는 기미가 보이는 시점부터 계약서상 계약보증금·지체상금 조항의 문구와 실제 손해 규모를 함께 점검해 두는 것이 이후 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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