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방학이나 주말에 부모님 차 키를 몰래 들고 나갔다가, 운전면허도 없이 도로를 달리던 고등학생 자녀가 접촉사고를 내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부모님들 상담을 해보면 “한두 블록만 옮기는 거라 괜찮을 줄 알았다”, “미성년자니까 크게 문제되지는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사고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다, 막상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 예상보다 훨씬 복잡한 절차 앞에서 당황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법원은 무면허운전을 한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모의 보호감독 책임을 폭넓게 인정하는 한편, 소년 본인에 대한 형사·보호처분 여부도 개별 사정을 엄격히 심리해 판단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고등학생 자녀의 무면허운전 사고가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 자녀와 부모 각각에게 어떤 책임이 따르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고등학생은 대부분 운전면허 자체를 받을 수 없는 나이입니다
만 18세 미만은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제외하면 어떤 운전면허도 취득할 수 없습니다.
도로교통법 제43조는 시·도경찰청장으로부터 운전면허를 받지 않은 사람이 자동차등을 운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제82조제1항제1호는 만 18세 미만인 사람에게는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를 제외한 어떤 운전면허도 내주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조차 만 16세부터만 받을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재학 시기는 대개 만 15세에서 18세 사이이므로, 자녀가 부모님 차나 지인의 차를 몰래 운전했다면 원칙적으로 면허 자체를 받을 수 없는 나이에 운전대를 잡은 것이어서 사고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무면허운전에 해당합니다.
“운전을 잘하니까 괜찮다”, “동네만 잠깐 움직였다”는 사정은 면허 유무와는 무관합니다. 실제로 사고가 나면 보험 처리, 경찰 조사, 소년부 심리까지 이어지는 절차가 기다리고 있어, 단순한 실수로 넘기기 어려운 문제로 확대됩니다.
고등학생 자녀가 면허 없이 운전대를 잡았다면, 사고 여부와 관계없이 이미 도로교통법 위반 상태에 놓인 것입니다.
2. 무면허운전을 한 자녀도 형사·보호처분의 대상이 됩니다
만 14세 이상이면 형사미성년자가 아니라 형사·보호처분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범죄소년’입니다.
형법 제9조는 만 14세가 되지 않은 사람의 행위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 이 나이 미만이라면 형사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고등학생 대부분은 만 15세 이상이므로 소년법상 ‘죄를 범한 소년’, 즉 범죄소년으로 분류되어(소년법 제4조제1항제1호) 형사처벌과 보호처분이 모두 검토되는 대상이 됩니다.
무면허운전 자체는 도로교통법 제152조제1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입니다. 다만 소년 사건은 검사가 수사 결과 보호처분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 형사기소 대신 관할 소년부로 사건을 넘길 수 있고(소년법 제49조제1항), 법원 역시 피고사건을 심리한 결과 보호처분이 적절하다고 인정하면 결정으로 사건을 소년부에 송치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50조).
이때 보호처분으로 마무리할지, 형사처벌 절차로 진행할지는 법관의 재량에 맡겨져 있지만 아무렇게나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소년에 대한 형사사건을 심리할 때에는 소년의 나이, 성행, 지능, 부모의 보호의지 및 보호능력 등의 주변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및 학교생활, 교우관계, 비행·보호처분경력, 범죄 정상의 경중, 범행 후의 정상 등을 종합하여 보호처분에 해당할 사유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3. 13.자 2024모398 결정).
즉 자녀의 평소 생활태도, 반성 정도, 그리고 부모가 앞으로 얼마나 실질적으로 지도·감독할 의지와 능력을 보이는지가 처분 수위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사고 직후 자녀를 다그치기보다,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준비하는 편이 결과적으로 자녀에게 도움이 됩니다.
만 14세 이상 소년은 형사처벌과 보호처분 모두의 대상이 되며, 그 갈림은 자녀의 평소 생활과 부모의 보호 태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3. 사고로 다친 사람이 있다면 부모에게도 손해배상 책임이 따를 수 있습니다
자녀가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라도, 감독을 소홀히 한 부모가 별도로 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사람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정하고, 제753조는 스스로 책임을 판단할 지능이 없는 미성년자는 배상책임이 없다고 규정합니다. 고등학생 정도의 나이라면 통상 이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인정되어 본인도 손해배상 책임의 주체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자녀에게 책임능력이 인정되더라도, 그 사고가 부모의 보호감독의무 위반과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면 부모도 별도로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는 법원이 반복해서 확인해 온 법리입니다.
책임능력 있는 미성년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가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의 의무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경우 감독의무자는 일반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의무가 있다. 18세 남짓한 미성년자가 운전면허가 없음에도 가끔 숙부 소유의 화물차를 운전한 경우, 부모로서는 미성년의 아들이 무면허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보호감독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하여 화물차를 운전하도록 방치한 과실이 있다(대법원 1997. 3. 28. 선고 96다15374 판결).
위 사건처럼 자녀가 평소에도 몰래 차를 운전한 사실을 부모가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데도 방치했다면, 그 사실만으로 보호감독의무 위반이 인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반대로 부모가 차 키를 별도로 보관하는 등 통상적인 주의를 기울였는데도 자녀가 몰래 운전을 감행했다면, 감독의무 위반 여부는 개별 사정에 따라 다르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자녀가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라도, 평소 감독을 소홀히 한 정황이 있다면 부모가 별도로 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4. 사고로 사람이 다쳤다면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어도 형사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무면허운전 중 사고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보험·합의 특례에서 제외됩니다.
일반적인 교통사고로 사람이 다친 경우, 가해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4조에 따라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아도 원칙적으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특례에는 중요한 예외가 있습니다.
같은 법 제3조제2항 단서 제7호는 무면허로 운전하다가 업무상과실치상죄를 범한 경우를 특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고, 제4조제1항제1호는 이 경우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즉 부모 명의 차량이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더라도, 무면허 상태에서 사고를 낸 이상 형사처벌 절차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처벌 수위는 사고 경중에 따라 달라집니다. 인명피해가 없는 단순 무면허운전이라면 도로교통법 제152조제1호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문제되고, 사람이 다쳤다면 업무상과실치상 등으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검토될 수 있습니다. 다만 소년인 자녀에게는 앞서 본 대로 보호처분으로 처리될 여지도 함께 열려 있습니다.
무면허운전 중 사고는 종합보험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고, 사람이 다쳤다면 처벌 수위도 함께 올라갑니다.
5. 사고 직후 경찰 조사부터 소년부 심리까지, 절차를 미리 알아두어야 합니다
초기 조사 단계에서 어떤 자료를 준비하느냐가 이후 처분 수위를 좌우합니다.
고등학생 자녀의 무면허운전 사고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경찰서·수원중부경찰서 등) 교통조사계의 사고 경위 조사 → ②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③보호처분 사유가 인정되면 관할 소년부(수원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되어 조사·심리 → ④소년부가 그 동기와 죄질에 비추어 금고 이상의 형사처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다시 검찰청으로 역송되어 법원(수원지방법원) 형사재판으로 이어지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어느 단계로 넘어가든, 사고 경위와 자녀의 평소 생활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미리 준비해두는 편이 결과에 도움이 됩니다.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 목격자 진술, 경찰 실황조사서 등 사고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부터 확보합니다.
학교생활기록부, 담임교사 의견서, 반성문 등 소년부 심리에서 참작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합니다.
피해자와의 치료비·합의 진행 상황, 가입된 자동차보험의 보상 범위를 확인해 형사·민사 대응 방향을 함께 검토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녀 본인의 절차뿐 아니라 부모의 보호감독 책임, 피해자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까지 한꺼번에 맞물려 있으므로, 초기 단계부터 형사·소년보호·민사를 함께 살필 수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마치며
고등학생 자녀의 무면허운전 사고는 “그래도 아직 어린 아이인데”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를 낸 자녀 쪽 부모님 입장에서는 경찰·소년부 조사에 어떻게 대응할지, 피해자와의 합의를 어떻게 진행할지가 당장의 고민이지만, 반대로 사고를 당한 피해자나 그 가족 입장에서는 미성년자 가해자라는 이유로 손해배상이 흐지부지되지 않을지가 걱정입니다.
저는 무면허운전 사고로 소년보호 절차를 밟는 자녀 쪽과, 반대로 미성년 가해자에게 피해를 입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준비하고 어떤 절차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막막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자녀의 앞날이 걸린 결정을 내리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등학생 자녀가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만 있는데 자동차를 몰다 사고를 냈어도 무면허운전인가요?
A. 그렇습니다.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는 오토바이 등 원동기장치자전거에만 해당하는 면허이므로, 이 면허만으로 자동차를 운전했다면 자동차 운전면허가 없는 상태와 같아 무면허운전에 해당합니다.
Q. 사고를 낸 자녀가 만 13세라면 어떻게 되나요?
A. 형법 제9조에 따라 만 14세 미만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 소년은 촉법소년으로 소년부 보호사건 대상이 되어(소년법 제4조제1항제2호) 보호처분은 받을 수 있습니다.
Q. 부모가 차 키를 철저히 숨겨뒀는데도 자녀가 몰래 가져가 운전했다면 부모도 책임지나요?
A. 평소 통상적인 주의를 기울였다는 사정은 보호감독의무 위반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전에도 유사한 일이 있었는지, 자녀의 운전 성향을 알고 있었는지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보호처분을 받으면 전과가 남나요?
A. 남지 않습니다. 소년법 제32조제6항은 보호처분이 소년의 장래 신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 전과로 기록되지 않습니다.
Q. 사고로 다친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무면허운전 중 사고는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공소제기가 가능한 예외 사유에 해당합니다. 다만 피해자와의 합의는 형사처벌 여부와는 별개로 보호처분·양형 단계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형사처벌과 별개로 손해배상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 형사 절차와 별도로 피해자는 자녀 본인 또는 감독의무를 소홀히 한 부모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실무적으로는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 처리와 병행해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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