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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운기나 트랙터 음주 운행도 단속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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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운기나 트랙터 음주 운행도 단속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국회에는 경운기나 트랙터 같은 농기계에도 자동차와 똑같은 음주운전 처벌 규정을 적용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습니다. 논밭 사이 좁은 농로에서 술을 마시고 경운기나 트랙터를 몰다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전복 사고를 내는 일이 끊이지 않지만, 정작 이를 형사처벌할 근거가 마땅치 않다는 문제의식 때문입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경운기는 면허도 필요 없는데 술 한잔 했다고 단속이 되겠냐”, “마을 안길이라 경찰도 신경 안 쓴다”는 생각으로 술을 마신 채 트랙터나 경운기를 몰다가 사고를 낸 뒤에야 저를 찾아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 조사와 상담을 받아보면,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죄로는 처벌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맞지만, 그렇다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됩니다.

실제로 대법원은 농업기계가 도로교통법이 정한 처벌 대상 ‘자동차’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바 있고, 이 법리는 무면허운전뿐 아니라 음주운전 처벌 규정에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아래에서는 경운기와 트랙터의 음주 운행이 왜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죄로 처벌되지 않는지, 그리고 처벌되지 않더라도 어떤 책임이 남는지를 최근 법령·판례 흐름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경운기·트랙터는 도로교통법이 정한 음주운전 처벌 대상 ‘자동차’가 아닙니다

‘차’와 ‘자동차’, ‘자동차등’은 도로교통법에서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도로교통법은 통행 규칙을 적용받는 대상을 “차마”라는 가장 넓은 개념으로 묶으면서, 그 안에 자동차·건설기계·원동기장치자전거·자전거뿐 아니라 “사람 또는 가축의 힘이나 그 밖의 동력으로 도로에서 운전되는 것”까지 포함시키고 있습니다(도로교통법 제2조 제17호). 경운기와 트랙터는 엔진의 동력으로 도로에서 운전되므로 이 마지막 항목에 해당해, 신호 준수·안전운전의무 같은 일반 통행 규칙의 적용을 받는 “차”에는 해당합니다.

문제는 음주운전을 금지하는 조항이 “차”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좁은 “자동차등”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18호는 “자동차”를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와 일부 건설기계로 한정하고 있고, 자동차관리법은 농업기계화 촉진법에 따른 농업기계를 애초에 자동차의 범위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경운기와 트랙터는 바로 이 농업기계화 촉진법이 정한 농업기계이므로, 도로교통법상 “자동차”에도, 자동차와 원동기장치자전거를 묶은 “자동차등”(같은 법 제2조 제21호)에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결국 경운기·트랙터는 도로를 통행하는 “차”이기는 하지만, 음주운전 처벌 규정이 겨냥하는 “자동차등”은 아닙니다. 이 구분이 왜 중요한지는 다음 항목에서 구체적인 조문으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차’에는 해당해도 ‘자동차등’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경운기·트랙터 음주 운행이 처벌 공백에 놓인 핵심 이유입니다.


2. 음주운전 처벌 규정인 제44조·제148조의2는 ‘자동차등’에만 적용됩니다

건설기계까지 넓힌 확장 규정도 농업기계는 포섭하지 못합니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은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면 제148조의2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1년 이하부터 5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부터 2천만원까지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그런데 이 조항이 규율하는 “자동차등”에는 괄호 안에 “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를 포함한다”는 확장 규정이 붙어 있습니다. 굴착기·지게차·로더 같은 중장비까지 음주운전 금지 대상에 넣기 위한 특별 규정입니다.

그렇다면 “건설기계까지 포함된다니, 농기계도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이 확장은 어디까지나 건설기계관리법이 정한 건설기계에 한정된 것이고, 건설기계관리법 시행령이 열거한 건설기계 27종에는 트랙터나 경운기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경운기·트랙터·콤바인은 건설기계관리법이 아니라 농업기계화 촉진법의 적용을 받는 별도 범주의 기계이기 때문에, 이 확장 규정으로도 포섭되지 않습니다.

무면허운전 처벌규정의 적용대상인 구 도로교통법 제2조 제18호에서 정한 자동차는 구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자동차로서 같은 법 제3조에서 정한 각종 자동차에 해당하는 것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농업용 동력운반차는 농업기계화 촉진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농업기계로서 구 자동차관리법 제2조 제1호에서 정한 자동차나 이를 전제로 하는 같은 법 제3조에서 정한 각종 자동차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무면허운전 처벌규정의 적용대상인 구 도로교통법 제2조 제18호에 정한 자동차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17도13182 판결).

이 판결은 무면허운전에 관한 것이지만, 음주운전 처벌 규정 역시 같은 제2조 제18호의 “자동차” 개념을 전제로 “자동차등”을 정의하고 있으므로 동일한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실무에서 경운기·트랙터의 음주 운행 자체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으로 입건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건설기계까지 넓힌 예외조차 농업기계화 촉진법상 농업기계인 경운기·트랙터는 비켜가므로, 음주운전죄 자체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3. 처벌 공백이 있다고 해서 사고 책임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고가 나는 순간 경운기·트랙터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차’로 취급됩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것은, 음주운전죄가 성립하지 않는 것과 사고가 났을 때의 책임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점입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2조 제1호는 “차”를 도로교통법 제2조 제17호가목에 따른 차, 즉 앞서 본 넓은 의미의 “차마”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고, 경운기·트랙터는 여기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사고가 발생하는 순간부터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과 형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사고로 사람이 다쳤다면 형법 제268조의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적용되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다만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에 따라 공제(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원칙적으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데, 흥미로운 지점은 12대 중과실 중 음주운전 예외(같은 법 제3조 제2항 단서 제8호)가 “도로교통법 제44조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한 경우를 요건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경운기·트랙터는 애초에 제44조의 적용대상이 아니므로, 형식적으로는 이 예외 사유를 충족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음주 상태였다는 사정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가 생명에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난치의 상해를 입은 경우, 사망사고인 경우에는 공제 가입 여부와 무관하게 형사처벌 대상이 되고(교통사고처리특례법 제4조 제1항 제2호), 이 단계에서는 음주 상태였다는 사정이 과실의 정도와 양형에 불리한 요소로 그대로 반영됩니다.

음주운전죄로 처벌되지 않는다는 것과, 사고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4. 안전운전의무 위반과 사고 시 형사책임의 수위는 이렇게 달라집니다

단순 적발은 과태료 수준이지만, 사고로 이어지면 금고형까지 가능합니다.

사고 없이 도로에서 적발되는 경우라면 책임의 수위는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경운기·트랙터도 “차마”인 이상 도로교통법 제48조가 정한 안전운전의무, 즉 조향장치·제동장치를 정확히 조작하고 다른 사람에게 위험과 장해를 주는 속도나 방법으로 운전하지 않을 의무는 그대로 부담합니다. 음주로 비틀거리며 운전하거나 도로를 침범하는 등 이 의무를 위반한 것이 확인되면 제156조 제1호에 따라 2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사고 없는 단순 적발 단계에서는 경찰관이 음주측정을 요구할 법적 근거 자체가 없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제44조 제2항의 측정 의무 역시 “자동차등,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 운전자에 대한 것이므로, 경운기·트랙터 운전자는 측정을 거부해도 도로교통법상 측정거부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고로 이어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상해 사고는 앞서 본 대로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고, 사망사고나 중상해 사고는 공제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정식 기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피해자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민법 제750조)은 형사처벌 여부와 무관하게 별도로 부담합니다.


5. 농기계 음주 사고 후에는 이런 순서로 대응해야 합니다

초기에 확보하는 자료가 특례 적용 여부를 좌우합니다.

경운기·트랙터 음주 사고는 통상 ①관할 경찰서(농촌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교통조사계의 사고 조사 → ②운전자·피해자 조사 및 과실 정도 확인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상해 정도나 공제 가입 여부에 따라 법원(수원지방법원)의 정식재판 또는 약식절차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망·중상해 사고라면 초기 단계부터 구속수사 가능성도 열어두고 대응해야 합니다.

사고 직후에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사고 당시 상황을 담은 블랙박스·CCTV 영상, 목격자 연락처, 병원 진료기록부터 확보합니다.

  2. 운행한 기계가 농업기계화 촉진법에 따라 등록된 농업기계인지, 농기계 공제(보험)에 가입돼 있는지 등록증·보험증권으로 확인합니다.

  3. 피해자의 상해 정도(진단 주수)와 생명에 대한 위험 여부를 진단서로 확인해, 공제 가입만으로 형사책임이 종결되는 사안인지를 가늠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농기계 사고에 대한 이해가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면, 형사절차 대응과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 협의도 함께 준비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경운기·트랙터 음주 사고는 “면허도 필요 없는 농기계인데 큰일이야 나겠냐”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고를 당한 쪽 입장에서는 가해자가 “음주운전이 아니다”라고 해도 실제로는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상, 나아가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는 점을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반대로 사고를 낸 쪽 입장에서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은 아니라니 다행”이라며 안심할 것이 아니라, 공제 가입 여부와 상해 정도에 따라 정식 기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냉정하게 살펴야 합니다.

저는 농촌 지역에서 벌어지는 농기계 사고와 형사·행정 사건을 폭넓게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고라도 법리 구성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사건을 가볍게 판단하기보다는, 처음부터 정확한 법리로 대응 방향을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술을 마시고 경운기를 몰다가 적발되면 무조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죄로는 처벌되지 않지만, 비틀거리며 운전하는 등 위험을 초래하면 안전운전의무 위반으로 2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에 처해질 수 있고, 사고가 나면 별도의 형사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Q. 트랙터를 몰다가 음주측정을 거부하면 처벌되나요?

A. 도로교통법 제44조 자체가 경운기·트랙터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음주측정 거부죄도 성립하지 않습니다. 다만 경찰이 사고 경위 확인을 위해 협조를 요청할 수 있고, 이를 거부하는 태도는 이후 수사·재판 과정에서 불리한 정황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Q. 음주 상태에서 트랙터로 사고를 내 상대방이 다쳤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적용되어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공제(보험) 가입 여부와 상해 정도에 따라 공소제기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농기계 공제에 가입되어 있으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단순 상해 사고라면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생명에 위험이 발생하거나 불구·난치의 상해를 입은 경우, 사망사고인 경우에는 공제 가입과 무관하게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Q. 앞으로 경운기·트랙터 음주운전도 처벌 대상이 되나요?

A. 2026년 6월 국회에 농기계를 자동차 정의에 포함시켜 음주운전을 처벌하는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다만 아직 시행되지 않은 법안이므로, 현재로서는 위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Q. 무면허로 트랙터를 운전해도 문제가 없나요?

A. 평소 도로 주행이라면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입장입니다. 다만 사고가 발생하면 무면허 상태였다는 사정이 과실 판단이나 양형에서 불리하게 고려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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