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출퇴근이나 배달을 위해 전기자전거를 이용하는 분들이 늘면서, 회식 후 대리운전 대신 전기자전거로 귀가하다가 음주단속에 걸려 상담을 요청하시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전기자전거는 그냥 자전거 아닌가요”, “면허도 필요 없는 걸로 아는데 음주단속이랑 무슨 상관이에요”라는 생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셨던 경우입니다. 그런데 막상 단속 현장에서는 자전거 음주운전처럼 가볍게 끝나지 않고 ‘원동기장치자전거 음주·무면허운전’으로 형사입건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전동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의 법적 성격이 문제된 사건에서 기기의 실제 구동 방식과 성능이 법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엄격하게 따져 형사책임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전기자전거 음주운전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로, 타고 있던 전기자전거가 법이 정한 ‘자전거’ 요건을 충족하는지가 처벌 수위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아래에서는 전기자전거가 도로교통법상 어떻게 분류되는지, 그리고 그 분류에 따라 음주운전 처벌이 자전거와 어떻게 달라지는지 최근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전기자전거는 구동 방식에 따라 법적으로 세 갈래로 나뉩니다
페달을 밟아야만 움직이는지, 전동기만으로도 움직이는지가 법적 분류를 가릅니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의2는 ‘전기자전거’를 페달과 전동기가 동시에 작동해야 움직이고(전동기만으로는 움직이지 않을 것), 시속 25킬로미터 이상에서는 전동기가 작동을 멈추며, 전체 중량이 30킬로그램 미만인 것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요건을 충족하면 도로교통법 제2조 제20호에 따라 도로교통법상으로도 그대로 ‘자전거’에 포함됩니다.
반면 전동기의 동력만으로도 움직이는 스로틀식 전기자전거라도, 시속 25킬로미터 이상에서 전동기가 멈추고 중량이 30킬로그램 미만이며 안전확인신고까지 마쳤다면,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2조의3에 따라 전동킥보드·전동이륜평행차와 같은 범주인 ‘개인형 이동장치’로 분류됩니다.
이 두 기준 중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 전기자전거, 즉 25킬로미터를 넘어서도 전동기가 계속 작동하거나 중량이 30킬로그램을 넘는 고출력 전기자전거는 순수한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됩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21호는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자동차와 함께 ‘자동차등’으로 묶고 있어, 사실상 오토바이와 같은 취급을 받게 됩니다.
같은 ‘전기자전거’라는 이름이라도 구동 방식과 성능 기준에 따라 자전거·개인형 이동장치·원동기장치자전거 세 갈래로 나뉘고, 이 분류가 음주운전 처벌 수위를 결정합니다.
2. 자전거 요건을 충족한 전기자전거는 음주운전이라도 범칙금 수준에 그칩니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로 인정되면 일반 자전거 음주운전과 똑같이 처리됩니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은 자동차등, 노면전차뿐 아니라 자전거도 음주운전 금지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고, 같은 조 제4항의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기준은 자전거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페달 보조 방식(PAS)의 전기자전거도 예외가 아닙니다.
다만 이를 위반해도 자동차 음주운전을 처벌하는 제148조의2가 아니라 제156조 제11호가 적용됩니다. 이 조항은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경범죄로, 실무에서는 대부분 3만원 수준의 범칙금 통고처분으로 종결되고, 측정에 불응한 경우에만 10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됩니다.
자전거는 애초에 운전면허가 필요 없는 차종이고,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1호가 정한 면허 취소·정지 사유도 ‘자동차등을 운전한 경우’로 한정돼 있어 자전거 음주운전은 이미 가지고 있는 자동차운전면허에도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전과가 남는 경우도 사실상 없습니다.
페달을 밟아야 움직이고 시속 25킬로미터·중량 30킬로그램 기준을 지키는 전기자전거라면, 음주운전이라도 자전거와 똑같이 범칙금 수준에서 정리됩니다.
3. 스로틀식이라도 개인형 이동장치 기준을 충족하면 형사처벌은 면하지만 대가는 따릅니다
전동킥보드와 같은 범주로 묶이는 순간 범칙금은 더 무거워지고, 보유 중인 자동차면허까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전동기 동력만으로도 움직이는 스로틀식 전기자전거가 시속 25킬로미터 이상에서는 전동기가 멈추고 중량이 30킬로그램 미만이며 안전확인신고를 마쳤다면 ‘개인형 이동장치’로 분류됩니다. 이 범주는 문언상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포함되지만, 음주운전 형사처벌 조항인 제148조의2는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한 경우는 제외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징역형까지 가는 형사처벌 구간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신 자전거와 같은 제156조 제11호가 적용되되, 범칙금액 자체는 자전거(3만원)보다 훨씬 높은 10만원 수준으로 책정돼 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개인형 이동장치의 법적 성격을 가볍게 보지 않습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제19호의2는 “개인형 이동장치”란 제19호 (나)목의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시속 25킬로미터 이상으로 운행할 경우 전동기가 작동하지 아니하고 차체 중량이 30킬로그램 미만인 것을 말한다고 규정함으로써 그 문언상 원동기장치자전거 내에 개인형 이동장치가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2도13430 판결).
이 판결은 전동킥보드가 개정 도로교통법에서 ‘자전거등’으로 재분류되었더라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 다른 법률이 규정한 ‘원동기장치자전거’에는 여전히 포함된다고 본 사례입니다. 전기자전거도 같은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므로, 개인형 이동장치로 분류된다고 해서 법적 책임 전체가 가벼워진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도로교통법 제93조 제1항 제1호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정지 사유를 ‘자동차등을 운전한 경우’로 정하면서, 약물운전을 다루는 같은 항 제4호와 달리 개인형 이동장치를 명시적으로 제외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실무에서는 개인형 이동장치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경우에도 원래 보유하던 자동차운전면허가 함께 정지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스로틀식이라도 개인형 이동장치 기준을 충족한다면 징역형까지 가는 형사처벌은 피할 수 있지만, 범칙금은 자전거보다 무겁고 기존 자동차운전면허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어느 기준에도 못 미치는 전기자전거는 자동차처럼 징역형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시속 25킬로미터가 넘어도 전동기가 멈추지 않거나 무게가 30킬로그램을 넘는다면, 법적으로는 오토바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고출력 배달용 전기자전거처럼 시속 25킬로미터를 넘어서도 전동기가 계속 작동하거나, 배터리와 프레임을 포함한 전체 중량이 30킬로그램을 넘는 경우에는 자전거법상 전기자전거 요건도, 개인형 이동장치 기준도 충족하지 못합니다. 이런 전기자전거는 순수한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어 도로교통법 제2조 제21호에 따라 자동차와 함께 ‘자동차등’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음주운전은 제148조의2 제3항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0.2퍼센트 이상이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자동차 음주운전과 완전히 같은 형량 구간입니다.
여기에 더해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운전하려면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 이상의 운전면허가 있어야 합니다(도로교통법 제43조). 면허 없이 이런 전기자전거를 몰았다면, 도로교통법 제154조 제2호에 따라 3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가 음주운전 처벌과 별도로 병과될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대법원 2022도13430 판결의 논리를 따르면 사고까지 발생한 경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상죄 적용도 검토될 수 있습니다.
같은 ‘전기자전거’라는 이름이라도 요건을 벗어나면, 음주운전 처벌은 자전거가 아니라 자동차와 같은 기준으로 갑니다.
5. 단속부터 처분까지, 절차는 분류에 따라 갈립니다
어떤 조항으로 처리되는지에 따라 현장에서 끝날 사안이 형사 절차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통상 음주단속 현장에서는 ①호흡측정으로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인한 뒤, 자전거나 개인형 이동장치로 분류되면 그 자리에서 범칙금 통고서가 발부되며 절차가 종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순수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거나 측정을 거부한 경우에는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형사입건 및 조사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넘어갑니다.
전기자전거 음주운전으로 단속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타던 전기자전거의 제품설명서나 안전확인신고 필증을 확인해 페달 보조(PAS) 방식인지 스로틀식인지, 최고속도와 중량 기준을 충족하는지부터 따져봅니다.
현장에서 받은 서류가 범칙금 통고서인지, 아니면 형사입건을 의미하는 출석요구서·수사통지인지 구분합니다.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돼 형사입건됐다면 무면허 여부와 보유 중인 자동차운전면허에 대한 행정처분 가능성까지 함께 확인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전기자전거·개인형 이동장치 음주운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분류 단계에서부터 형사처벌 여부와 면허 유지 가능성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전기자전거는 “그냥 자전거”라는 인식이 워낙 강해서, 음주단속 앞에서도 경각심이 낮은 채로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기자전거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분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항변하기보다, 타던 전기자전거가 어떤 법적 분류에 해당하는지부터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반대로 전기자전거 음주운전 사고의 피해를 입은 분 입장에서도, 가해 차량이 자전거인지 원동기장치자전거인지에 따라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가 크게 달라지므로 분류부터 정확히 짚어야 합니다.
저는 전기자전거·개인형 이동장치 음주운전 사건에서 단속된 쪽과 사고 피해를 입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고라도 기기의 법적 분류를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타고 있는 전기자전거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헷갈린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기자전거도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이 자동차와 똑같이 0.03퍼센트인가요?
A. 네. 도로교통법 제44조 제4항은 자동차, 원동기장치자전거, 자전거를 구분하지 않고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 이상을 음주운전 기준으로 정하고 있어 전기자전거도 예외가 아닙니다.
Q. 공유 서비스로 빌린 전기자전거도 마찬가지인가요?
A. 마찬가지입니다. 대여 방식이 아니라 그 전기자전거의 구동 방식과 성능이 기준이므로, 페달 보조 방식이면 자전거와 같은 수준으로, 스로틀식이면 개인형 이동장치나 원동기장치자전거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Q. 제 전기자전거가 어느 분류에 해당하는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A. 구매 시 받은 제품설명서나 안전확인신고 필증에 구동 방식과 최고속도, 중량이 적혀 있습니다. 애매하다면 제조사에 문의하거나, 단속 현장에서 경찰이 어떤 조항으로 처리했는지를 근거로 역으로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Q. 개인형 이동장치로 분류돼 범칙금만 냈는데, 이후 자동차운전면허 정지 통보를 받았습니다. 정상인가요?
A. 가능합니다. 도로교통법 제93조는 음주운전으로 인한 면허 취소·정지 사유에서 개인형 이동장치를 명시적으로 제외하지 않고 있어, 형사처벌과 별개로 보유 중인 자동차운전면허에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Q.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된 전기자전거를 무면허로 몰다가 음주단속에 걸렸다면 처벌이 더 무거워지나요?
A. 네. 음주운전에 대한 형사처벌(제148조의2)과 별도로 무면허운전에 대한 처벌(제154조 제2호, 30만원 이하 벌금 또는 구류)이 함께 부과될 수 있어 훨씬 불리해집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전기자전거의 법적 분류를 다투느냐에 따라 형사처벌 여부 자체가 갈릴 수 있어, 초기에 구조·성능 자료를 정리해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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