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에는 술을 마신 뒤 직접 운전대를 잡지는 않더라도, 주차 위치를 바꾸거나 다른 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잠깐 차를 옮기다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사례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차 댈 자리가 없어서 5미터만 옮긴 건데요”, “주차장 안에서만 움직였지 도로로 나간 것도 아닌데 문제가 되나요”라고 되묻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 “거리가 짧았다”, “도로가 아니었다”는 항변만으로는 상황이 정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음주운전에 관한 형사처벌 규정과 운전면허 취소·정지 규정이 적용되는 ‘운전’의 범위를 서로 다르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거리가 짧았다는 사정 하나로 결론이 정리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짧은 거리를 옮긴 경우에도 음주운전이 성립하는지, 그리고 형사처벌과 면허취소가 실제로 어떻게 갈리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옮긴 거리와 관계없이 음주 상태에서 차를 움직이면 ‘운전’에 해당합니다
도로교통법상 운전의 성립에는 이동 거리나 시간 기준이 없습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는 ‘운전’을 도로에서 차마를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음주운전 금지 조항인 제44조와 형사처벌 조항인 제148조의2의 경우에는 도로가 아닌 곳까지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시동을 걸고 기어를 조작해 차량이 실제로 움직였다면, 그 장소가 도로이든 아니든, 이동한 거리가 얼마이든 ‘운전’이라는 행위 자체는 이미 성립합니다.
실무에서 “겨우 5미터만 옮겼다”, “대리기사가 문 앞까지 못 들어와서 잠깐 붙였을 뿐이다”는 항변이 자주 나오는 이유는, 차를 움직였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이 정도는 운전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지 않냐”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러나 도로교통법 제44조 제4항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퍼센트 이상이면 그 자체로 운전이 금지되는 기준으로 정하고 있을 뿐, 이동 거리나 소요 시간에 따른 예외를 두고 있지 않습니다.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은 오직 두 가지, 즉 ‘차량이 실제로 그 본래 용법대로 움직였는지’와 ‘그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기준을 넘었는지’뿐입니다. 몇 미터를 옮겼는지는 이 두 요건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몇 미터를 옮겼는지는 음주운전의 성립 여부와 무관하며, 차량이 실제로 움직였는지와 혈중알코올농도만이 판단 기준이 됩니다.
2. 실제로 몇 미터만 옮긴 사건도 대법원까지 다투어졌습니다
짧은 거리를 옮긴 사안이라도 법원은 음주운전 여부를 정식으로 심리합니다.
짧은 거리 이동이 실제 사건으로 다투어진 사례는 드물지 않습니다. 상가 앞에 세워둔 차량을 혈중알코올농도 0.24퍼센트 상태로 약 5미터 후진시키다가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를 충격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원심이 그 장소를 곧바로 도로로 단정한 것에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낸 바 있습니다.
주차구획선 밖의 통로부분이 일반교통에 사용되는 곳으로서 도로교통법 제2조 제1호 소정의 도로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아파트의 관리 및 이용상황에 비추어 그 부분이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로서 교통질서유지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경찰권이 미치는 곳으로 볼 것인가 혹은 특정인들 또는 그들과 관련된 특정한 용건이 있는 자들만이 사용할 수 있고 자주적으로 관리되는 장소로 볼 것인가에 따라 결정할 것이다(대법원 1995. 7. 28. 선고 94누9566 판결).
위 판결에서 알 수 있듯, 법원이 실제로 따지는 것은 “몇 미터를 옮겼는가”가 아니라 “그 장소가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곳인가, 아니면 특정인만 쓰는 곳인가”입니다. 5미터를 옮겼든 30미터를 옮겼든, 이 기준을 충족하면 음주운전 관련 법 적용의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짧은 거리 이동이라도 실제로 대법원까지 다투어진 사례가 있을 만큼, 법원은 거리가 아니라 장소의 성격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3. 다만 형사처벌은 가능해도 운전면허 취소·정지는 별도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 규정과 면허취소 규정은 ‘운전’의 범위를 서로 다르게 정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단지 내 주차구역 통로에서 경비초소 앞까지 차량을 운전했다가 음주측정 요구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면허가 취소된 사건이 있습니다. 원고는 그 장소가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라고 다투었고, 대법원은 이 처분이 위법하다고 최종 확정했습니다.
위 괄호의 예외 규정에는 음주운전·음주측정거부 등에 관한 형사처벌 규정인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가 포함되어 있으나, 행정제재처분인 운전면허 취소·정지의 근거 규정인 도로교통법 제93조는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도로 외의 곳에서의 음주운전·음주측정거부 등에 대해서는 형사처벌만 가능하고 운전면허의 취소·정지 처분은 부과할 수 없다(대법원 2021. 12. 10. 선고 2018두42771 판결).
이 사건에서 법원은 해당 아파트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고 출입구가 정문과 후문 두 곳뿐이며, 원고가 차량을 움직인 구간이 특정 동 주민과 방문객만 이용하는 통로였다는 점을 근거로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앞서 2013년 선고한 2013두9359 판결에서도 같은 법리를 확인한 바 있어, 이는 일회성 판단이 아니라 오랫동안 유지돼 온 기준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형사처벌 여부는 도로인지 아닌지와 무관하게 결정되지만, 면허취소·정지 여부는 그 장소가 도로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몇 미터만 옮겼으니 처벌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실제로 갈릴 수 있는 부분은 형사처벌이 아니라 면허 쪽이라는 점을 혼동하지 않아야 합니다.
형사처벌은 도로 외의 곳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지만, 운전면허 취소·정지는 그 장소가 도로에 해당하는 경우로 한정됩니다.
4. 혈중알코올농도에 따라 형량 구간이 달라지고, 이동 거리는 감경 사유가 아닙니다
처벌 수위를 가르는 것은 이동 거리가 아니라 혈중알코올농도 수치입니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은 혈중알코올농도 구간별로 형량을 나누고 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퍼센트 이상 0.08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0.08퍼센트 이상 0.2퍼센트 미만이면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1천만원 이하의 벌금, 0.2퍼센트 이상이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 구간은 오로지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로 결정되며, 5미터를 옮겼는지 5킬로미터를 운전했는지는 고려 요소가 아닙니다. 과거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거부로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적이 있는 사람이 그 확정일로부터 10년 내에 다시 음주운전이나 음주측정거부를 하면, 제148조의2 제1항에 따라 형량이 한층 무거워져 최대 6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짧은 거리를 옮기게 된 경위, 즉 대리기사를 부르지 못한 사정이나 다른 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비켜준 것과 같은 사정은 유·무죄 판단이나 처벌 구간 자체를 바꾸지는 못하더라도, 이후 양형 단계에서 정상 참작 사유로 고려될 여지는 있습니다.
5. 적발부터 처분·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현장에서의 대응과 자료 확보가 형사처벌과 면허 구제 모두의 방향을 정합니다.
음주운전은 통상 ①현장에서 경찰관의 호흡조사 측정(관할 지역이 수원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②측정 결과에 불복하면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로 다시 측정 → ③관할 경찰서 조사 및 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와 별도로 시·도경찰청은 운전면허 취소·정지 여부를 심사해 통지합니다.
짧은 거리를 이동한 상황에서 적발됐다면, 형사처벌 대응과 면허 구제 대응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감정적으로 항변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차량을 움직인 장소가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곳인지, 특정 동이나 특정 입주민·방문객만 이용하는 통로·주차구역인지 사진과 관리 현황으로 확인합니다.
측정 시각과 실제 음주 종료 시각의 간격을 정리해, 혈중알코올농도가 상승기였는지 하강기였는지 따져볼 자료를 확보합니다.
차량을 옮기게 된 경위(주차 정리 요구, 사고 처리 등)를 뒷받침할 CCTV·목격자 진술·문자 기록을 확보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 사건 대응과 운전면허 이의제기를 함께 검토하면, 처벌 수위를 낮추거나 면허를 지킬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짧은 거리를 옮긴 것뿐이라는 생각 때문에, 정작 조사가 시작되고 나서야 대응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벌 수위만 걱정하시는 분이라면, 이동 거리가 짧았다는 사정이 유·무죄나 처벌 구간 자체를 바꾸지 못한다는 점부터 받아들이고 혈중알코올농도와 정상 참작 사유를 함께 준비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반대로 형사처벌은 각오했지만 면허까지 취소될까 걱정하시는 분이라면, 차량을 옮긴 장소가 도로교통법상 ‘도로’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따져보아야 합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이 두 갈래의 결론은 전혀 다르게 날 수 있습니다.
저는 음주운전 형사사건과 운전면허 취소·정지 이의제기를 함께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사실관계라도 장소와 절차를 어떻게 다투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확인해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술을 마시고 주차 위치만 5미터 옮겼는데도 음주운전인가요?
A. 그렇습니다. 도로교통법상 운전은 이동 거리와 무관하게 성립하며, 음주운전 관련 조항은 도로가 아닌 곳에서의 운전도 포함합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3퍼센트 이상이면 몇 미터를 옮겼든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 아파트 주차장 안에서만 움직였는데도 처벌받나요?
A. 형사처벌은 받을 수 있습니다. 음주운전 형사처벌 규정은 도로 외의 곳도 포함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장소가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운전면허 취소·정지 처분은 위법하다고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대리기사가 요청해서 잠깐 옮긴 것도 똑같이 처벌되나요?
A. 네, 이동 경위는 유·무죄나 적용 조문을 바꾸지 못합니다. 다만 그런 사정은 이후 양형 단계에서 정상 참작 사유로 고려될 수 있어, 관련 자료를 미리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운전면허가 취소되지 않으려면 어떤 점을 다투어야 하나요?
A. 차량을 움직인 장소가 불특정 다수가 통행할 수 있도록 공개된 곳인지, 아니면 특정 입주민이나 방문객만 이용하는 자주적으로 관리되는 곳인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담장·출입구 구조, 관리 현황 등을 자료로 확보해야 합니다.
Q. 혈중알코올농도가 낮으면 처벌 수위도 자동으로 낮아지나요?
A. 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는 혈중알코올농도 구간별로 형량을 다르게 정하고 있어, 수치가 낮을수록 적용되는 법정형 구간도 낮아집니다. 다만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10년 내에 있다면 구간과 무관하게 가중처벌될 수 있습니다.
Q. 음주측정에 불응하면 더 불리해지나요?
A. 그렇습니다. 음주측정거부는 그 자체로 별도의 형사처벌 대상이며, 도로에서 발생한 경우에는 면허취소 사유도 됩니다. 측정에 응하지 않으면 오히려 방어할 자료를 스스로 없애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가능한 한 조사 전이 좋습니다. 장소가 도로에 해당하는지,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는 초기에 확보해야 하는 자료가 많아, 조사 이전부터 준비하는 것이 결과에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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