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단속과 관련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경찰에서 조사 연락을 받으면, 과태료만 납부하면 되는지부터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등록번호판을 가리는 행위는 주정차 위반과 별도로 형사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공무원이라면 개인 차량에서 벌어진 일이라도 소속 기관의 사실 확인에 대비해야 합니다. 무엇을 했는지와 어떤 법적 책임을 지는지를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 주정차 위반과 번호판 가림은 별개입니다
자동차관리법 제10조 제5항은 누구든지 등록번호판을 가리거나 알아보기 곤란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그러한 자동차의 운행도 금지합니다. 따라서 주차가 허용되는 장소인지와 번호판을 식별하기 어렵게 만들었는지는 서로 다른 질문입니다. 주정차 관련 비용을 납부했다고 번호판 관련 수사까지 끝난 것으로 이해하면 안 됩니다.
같은 법 제81조 제1호의2는 고의로 번호판을 가리거나 알아보기 곤란하게 한 행위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정합니다. 이는 법정형이지 실제로 부과될 금액이나 형을 미리 정해 놓은 기준은 아닙니다. 초범인지, 행위 경위와 증거가 무엇인지 등을 확인하지 않고 벌금 액수를 예상해서는 안 됩니다.
📷 어떤 상태였는지부터 자료로 맞춥니다
문제가 된 날짜와 차량, 주차 위치, 번호판 앞뒤의 상태를 구분하여 정리합니다. 사진에 물건이 보이는 경우에는 누가 언제 놓았는지, 촬영 위치에서 무엇이 가려졌는지, 당시 이를 인식했는지가 검토 대상입니다. 사진 한 장의 존재와 고의의 인정은 같은 결론이 아니므로, 사진에 드러난 사실과 자신이 직접 아는 사정을 나누어 설명해야 합니다.
현재 현장을 촬영한다면 사건 당시 촬영물인 것처럼 제시하지 말고 촬영 날짜와 달라진 부분을 명확히 표시합니다. 기존 블랙박스나 메시지는 원본을 보존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구간만 남기지 않습니다. 이미 식별을 방해하는 상태라면 이를 지속하지 않되, 기존 자료를 삭제하거나 관계자에게 같은 설명을 하도록 요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아야 합니다.
🧭 고의와 법을 몰랐다는 설명을 구별합니다
등록번호판이 가려진 사실을 몰랐다는 주장과, 가려도 형사문제가 되는 줄 몰랐다는 주장은 다릅니다. 전자는 당시의 인식과 행위를, 후자는 행위에 대한 법적 평가를 둘러싼 설명입니다. 고의로 가렸다는 혐의에 대해 답할 때에는 남들이 괜찮다고 말했다는 사정만 반복하기보다 실제로 자신이 무엇을 보고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안내나 업무상 지시가 있었다면 대화의 전체 맥락과 실제 지시 내용을 보존합니다. 다만 타인의 말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책임이 자동으로 사라진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지시를 보태거나 발언의 취지를 바꾸지 말고, 직접 들은 말과 나중에 추측한 의미를 나누어 사실 확인 자료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조사에서는 인정할 부분과 다툴 부분을 나눕니다
출석 안내를 받으면 담당 수사기관, 출석 일시, 문제 삼는 행위와 자신의 조사상 지위를 먼저 확인합니다. 제출할 자료에는 작성 시점과 설명을 붙이고, 조사 전에 시간순으로 간단한 경위를 정리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위법성이나 고의에 관한 법률적 의견을 말하기 전에 차량을 사용한 사람, 물건의 위치, 자신의 인식 등 사실관계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경위 일부를 인정한다고 해서 신고 내용 전체를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행위 기간이나 반복 횟수까지 추정하여 답하지 말고, 확인 가능한 범위를 밝혀야 합니다. 조사 후 조서를 읽을 때에도 실제 답변과 다른 날짜·표현이 없는지 살핍니다. 잘못을 인정하는 입장이라도 없는 사실까지 보태는 것이 성실한 대응은 아닙니다.
🏛️ 공무원의 기관 대응은 별도로 준비합니다
국가공무원법 제63조는 직무 안팎에서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금지하고, 제78조는 법령 위반이나 체면·위신 손상 등을 징계 사유로 정합니다. 개인 차량이고 근무시간 밖이었다는 사정만으로 기관의 검토 가능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경찰 조사 연락이 왔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징계나 신분상 결과가 이미 확정된 것도 아닙니다.
여기서 설명한 국가공무원법의 기준을 지방공무원이나 특정 직역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신분에 적용되는 법령과 기관의 소명 요구를 확인해야 합니다. 기관에는 현재 수사 단계와 확인된 사실을 구분해 설명하고, 아직 나오지 않은 처분을 확정된 결과처럼 기재하지 않습니다. 형사사건과 기관 절차의 제출기한도 별도로 관리합니다.
✅ 재발 방지와 제출 자료를 함께 점검합니다
이미 확보된 사진·영상, 차량 사용 경위, 안내받은 내용, 현재의 시정 상태를 서로 대조합니다. 재발 방지를 설명할 때에는 실제로 변경한 주차 방식이나 차량 관리 내용을 제시해야 하며, 하지 않은 교육이나 조치를 했다고 작성해서는 안 됩니다. 소명서의 목적은 선처 문구를 많이 넣는 것이 아니라 사실과 책임 범위를 분명히 하는 데 있습니다.
번호판 사건은 단속을 피했는지만의 문제가 아니라 식별을 곤란하게 만든 행위와 고의를 증거로 판단하는 사안입니다. 수사와 기관 소명에서 다른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같은 자료를 기준으로 정리하되, 법적 쟁점은 각 절차에 맞게 구분해야 합니다. 구체적 결론은 실제 사진과 진술, 적용 법령에 따라 달라지므로 조사 전에 기록을 바탕으로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글쓴이: 법무법인 세림 김환 변호사 · 전 의정부지검 형사1부장검사 · 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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