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사기 피해를 입고 고소를 준비하면서 “고소와 동시에 상대방 재산도 묶어둘 수 있느냐”를 묻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상담한 피해자분들 중 상당수는 “고소장만 내면 경찰이 알아서 돈을 받아줄 것이다”, “일단 고소부터 하고 재산은 나중에 알아보면 된다”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고소 사실을 알게 된 상대방이 그 사이 부동산을 가족 명의로 넘기거나 계좌를 비워 버리면, 나중에 민사소송에서 이기고도 집행할 재산이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가압류를 소명만으로 채권자의 책임 아래 이루어지는 절차로 보고, 본안소송에서 패소가 확정되면 부당한 집행으로 상대방이 입은 손해에 대해 채권자의 고의·과실을 추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청구금액을 실제 채권액보다 부풀려 신청한 경우에는 피보전권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부분만큼 배상책임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고소와 동시에 가압류를 신청하려면 어떤 요건과 자료가 필요한지, 담보와 비용은 어떻게 되는지, 절차와 기한은 어떻게 이어지는지 판례와 법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고소장을 접수해도 상대방 재산은 묶이지 않습니다
고소는 처벌을 구하는 형사절차이고, 재산을 묶는 것은 법원의 민사 보전절차입니다.
사기 피해를 입으면 형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상대방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고소는 이 처벌을 구하는 절차이고, 고소장은 경찰서나 검찰청에 냅니다. 그러나 고소장이 접수됐다고 해서 상대방의 부동산이나 예금에 어떤 제한이 걸리지는 않습니다.
수사기관은 범죄가 성립하는지 수사해 기소 여부를 정할 뿐, 피해자를 대신해 상대방 재산을 동결하거나 피해금을 받아주지 않습니다. 피해금을 돌려받는 일은 별개의 민사 문제이고, 그 재산을 미리 묶어두는 수단이 민사집행법상 가압류입니다.
가압류는 금전채권을 받기 위한 강제집행을 나중에 할 수 있도록 상대방 재산의 처분을 미리 막아두는 절차입니다(민사집행법 제276조 제1항). 소송에서 이겨도 그 사이 상대방이 재산을 처분해 버렸다면 판결문은 종이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소와 가압류는 서로를 대신하지 못하고, 각각 서류를 갖춰 나란히 준비해야 합니다.
고소는 처벌을 위한 절차이고 가압류는 돈을 지키기 위한 절차이므로, 고소장 접수만으로는 상대방의 재산이 묶이지 않습니다.
2. 가압류를 하려면 받을 돈이 있다는 점을 먼저 소명해야 합니다
청구채권은 금액이 특정되고, 즉시 조사할 수 있는 증거로 소명되어야 합니다.
가압류의 대상은 금전채권 또는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입니다(민사집행법 제276조 제1항). 신청서에는 청구채권의 표시와 가압류의 이유가 될 사실을 적고, 청구채권과 가압류의 이유를 모두 소명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279조). 사기 피해라면 기망으로 건넨 돈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민법 제750조), 부당이득반환청구권(민법 제741조), 빌려준 돈이라면 대여금반환청구권 등으로 청구채권을 구성합니다.
소명은 판결에서 요구하는 증명보다 낮은 단계이지만, 법원이 즉시 조사할 수 있는 증거로 해야 합니다(민사소송법 제299조 제1항). 실무에서 소명자료로 내는 것은 계좌이체 내역과 통장 사본, 차용증·투자약정서, 상대방이 한 말이 담긴 카카오톡·문자 원본, 상대방의 허위 설명을 보여주는 사업계획서·광고 자료, 그리고 피해 경위를 적은 진술서와 고소장 접수증입니다. 고소장 접수 사실은 사실관계를 뒷받침하는 정황일 뿐이므로, 돈이 오간 사실과 그 원인이 자료로 확인되게끔 준비해야 합니다.
청구채권을 어떻게 잡느냐도 중요합니다. 사기죄는 기망과 편취 고의라는 까다로운 요건이 필요하지만, 대여금이나 부당이득 반환채권은 돈을 건넸고 돌려받기로 한 사정이 입증되면 됩니다. 형사에서 사기 성립이 다투어질 사건이라도 청구채권을 민사 채권으로 튼튼하게 구성해 두면, 가압류의 성패는 형사 결과가 아니라 민사상 청구채권이 인정되느냐에 달리게 됩니다.
다만 가압류는 소명만으로 이루어지므로 그 책임은 신청한 채권자가 집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고 있습니다.
가압류나 가처분 등 보전처분은 그 피보전권리가 실재하는지 여부의 확정은 본안소송에 맡기고 단지 소명에 의하여 채권자의 책임하에 하는 것이므로, 그 집행 후에 집행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패소확정되면 그 보전처분의 집행으로 인하여 채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 집행채권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사실상 추정되지만, 특별한 반증이 있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고의·과실의 추정이 번복될 수 있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다29373 판결).
소명자료가 허술하거나 금액이 과하면 가압류는 돈을 지키는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배상책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청구채권은 금액과 발생 원인이 자료로 특정되어야 하고, 가압류의 책임은 소명만으로 결정을 받은 채권자가 집니다.
3. 상대방이 재산을 처분할 위험, 즉 보전의 필요성도 따로 소명해야 합니다
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나중에 집행이 어려워질 사정이 함께 보여야 합니다.
민사집행법 제277조는 가압류를 “이를 하지 아니하면 판결을 집행할 수 없거나 판결을 집행하는 것이 매우 곤란할 염려가 있을 경우”에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청구채권이 있더라도 상대방의 자력이 충분하고 재산을 처분할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면 보전의 필요성이 부족해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기 피해 사건에서 이 요건을 보여주는 자료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상대방의 재산 현황입니다. 등기부등본으로 부동산에 이미 근저당권이나 다른 가압류가 얼마나 설정돼 있는지 확인합니다. 둘째, 처분·은닉 정황입니다. 부동산 매물 등록, 명의 이전, 폐업, 연락 두절, 피해금이 곧바로 타인 계좌로 빠져나간 흐름 같은 사정입니다. 셋째, 다른 채권자나 피해자가 많아 재산이 먼저 소진될 위험입니다. 이런 사정을 신청서의 가압류 이유에 사실로 적고 자료를 붙입니다.
청구채권이나 가압류의 이유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더라도 법원은 채무자의 손해에 대비한 담보를 제공하게 하고 가압류를 명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280조 제2항). 다만 이 경우 법원이 정한 담보를 내야 하므로 소명이 빠듯할수록 자금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시기도 중요합니다. 가압류는 상대방의 의견을 듣지 않고 결정할 수 있고(같은 법 제280조 제1항), 담보를 제공하게 하는 재판은 채무자에게 고지할 필요가 없으며(같은 법 제281조 제3항), 집행도 채무자에게 재판을 송달하기 전에 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292조 제3항). 상대방이 고소 사실을 알기 전에 재산을 묶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경찰이 피고소인에게 출석을 요구하면 상대방이 고소 사실을 알게 되므로, 가압류 신청은 그 전에 끝내는 순서로 일정을 잡는 것이 좋습니다.
보전의 필요성은 상대방의 재산 현황과 처분 정황으로 소명하고, 상대방이 고소 사실을 알기 전에 결정과 집행이 이뤄지도록 일정을 맞춰야 합니다.
4. 담보와 비용은 청구금액에 따라 달라지고, 금액을 부풀리면 배상책임으로 돌아옵니다
담보는 부당한 가압류에 대비한 보증이고, 청구금액은 실제 받을 돈에 맞춰야 합니다.
법원은 청구채권과 가압류의 이유가 소명된 때에도 담보를 제공하게 하고 가압류를 명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280조 제3항). 담보액은 법원이 청구금액과 대상 재산의 종류 등을 고려해 정하고, 신청 후 담보제공명령으로 확정됩니다. 담보는 현금 공탁이나,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은행·보험회사와 맺은 지급보증위탁계약, 즉 보증보험증권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제공합니다(민사소송법 제122조, 민사소송규칙 제22조). 보증보험은 현금을 묶어두지 않고 보험료만 부담하면 됩니다.
담보는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담보제공자가 담보하여야 할 사유가 소멸되었음을 증명하면서 취소신청을 하면 법원은 담보취소결정을 하여야 합니다(민사소송법 제125조 제1항).
비용도 청구금액에 비례합니다. 부동산 가압류는 등기를 해야 하므로 채권금액의 1천분의 2에 해당하는 등록면허세가 붙고(지방세법 제28조 제1항 제1호 라목), 등록면허세액의 100분의 20에 해당하는 지방교육세가 더해집니다(같은 법 제151조 제1항 제2호). 예를 들어 청구금액이 1억원이면 등록면허세 20만원, 지방교육세 4만원입니다. 예금 같은 채권 가압류는 등기가 없어 이 세금이 붙지 않고, 인지대와 송달료는 별도로 납부합니다.
담보나 세금보다 조심할 것은 청구금액입니다. 대법원은 청구금액을 과다하게 주장한 경우를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채권자가 가압류신청에서 진정한 채권액보다 지나치게 과다한 가액을 주장하여 그 가액대로 가압류 결정이 된 후 본안소송에서 피보전권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부분의 범위 내에서는 채권자의 고의·과실이 추정된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20다242935 판결).
같은 판결은 보전처분과 본안소송에서 판단이 달라진 경위, 판단의 난이도, 당사자의 관여 정도 등을 종합해 채권자에게 손해 전부를 배상하게 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에 반하면 책임을 제한할 수 있다고도 보았습니다. 그렇다고 과다 청구가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므로, 청구금액은 이체내역으로 확인되는 원금을 기준으로 하고 이자나 지연손해금은 근거가 있는 범위에서만 더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담보는 보증보험으로 낼 수 있고 비용은 청구금액에 비례하지만, 가장 조심할 것은 청구금액을 과다하게 잡았을 때의 손해배상책임입니다.
5. 신청부터 본안소송까지, 절차와 기한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가압류는 결정 뒤 2주 안에 집행하고, 본안소송으로 이어가야 유지됩니다.
고소 쪽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가압류는 이와 별개로 진행됩니다.
가압류 신청서는 가압류할 물건이 있는 곳을 관할하는 지방법원이나 본안의 관할법원에 냅니다(민사집행법 제278조). 수원에 상대방의 부동산이 있다면 수원지방법원이 관할이 됩니다. 법원은 변론 없이 심리해 결정하고, 담보제공명령이 나오면 담보를 제공한 뒤 가압류결정을 받습니다. 결정문에는 상대방이 공탁하면 집행을 정지시키거나 이미 집행한 가압류를 취소시킬 수 있는 해방공탁금액이 함께 적힙니다(같은 법 제282조). 집행은 채권자에게 재판을 고지한 날부터 2주를 넘기면 할 수 없으므로(같은 법 제292조 제2항), 결정을 받으면 바로 부동산은 가압류 등기, 예금은 은행에 결정문을 송달하는 방식으로 집행해야 합니다.
가압류는 임시 조치이므로 본안소송이 뒤따라야 합니다. 상대방이 신청하면 법원은 2주 이상으로 정한 기간 안에 본안의 소를 제기했음을 증명하도록 명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가압류를 취소합니다(같은 법 제287조). 가압류가 집행된 뒤 3년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않은 때에도 취소 사유가 됩니다(같은 법 제288조 제1항 제3호). 형사 고소는 본안의 소가 아니므로, 고소와 별도로 대여금·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내야 합니다.
고소와 가압류를 함께 준비한다면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 명의 재산(부동산 등기부등본, 거래 은행, 사업장 등)을 확인하고, 선순위 근저당권이나 다른 가압류를 뺀 뒤에도 실익이 남는지 따져봅니다.
이체내역·차용증·대화 원본을 시간순으로 묶어 청구채권과 청구금액을 정하고, 소명자료로 정리합니다.
보증보험 발급 가능 여부와 등록면허세 등 비용을 확인한 뒤, 경찰이 피고소인을 부르기 전에 가압류가 끝나도록 고소장 접수와 신청 일정을 맞춥니다.
이렇게 자료를 갖춘 뒤 형사 고소와 민사 보전·본안 절차를 함께 설계하면 처벌과 피해 회복을 같은 시간표 위에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사기 피해를 입은 분들은 “설마 그 사람이 재산까지 빼돌리겠나”, “고소부터 정리하고 재산은 그다음에 알아보자”는 생각 때문에 가압류를 미루다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금을 돌려받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고소장 문구를 다듬는 것만큼이나 이체내역, 약정서, 대화 원본, 상대방 재산 현황을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그 자료가 형사에서는 기망 사실을 뒷받침하고, 가압류에서는 소명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가압류를 당한 입장에서도 대응 수단이 있습니다. 가압류는 소명만으로 결정된 것이어서 이의신청, 해방공탁, 본안 제소명령 신청 같은 방법으로 다툴 여지를 살펴볼 수 있고, 가압류가 걸렸다는 사실이 곧 사기가 인정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저는 가압류를 신청한 쪽과 가압류를 당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청구채권을 어떻게 구성하고 금액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고소장을 내기 전, 재산이 빠져나가기 전이 가장 중요한 시점입니다. 처벌과 피해 회복을 함께 챙기시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소장을 접수하면 상대방 재산이 자동으로 묶이나요?
A. 묶이지 않습니다. 고소는 처벌을 구하는 형사절차라서 접수만으로 상대방의 부동산이나 예금에 제한이 걸리지 않습니다. 재산을 묶으려면 법원에 가압류를 별도로 신청해야 합니다.
Q. 경찰에서 무혐의가 나오면 가압류도 취소되나요?
A. 자동으로 취소되지는 않습니다. 가압류는 청구채권이 있는지를 다투는 민사 본안의 결과에 달려 있습니다. 다만 본안에서 패소가 확정되면 채권자의 고의·과실이 추정될 수 있으므로, 청구채권을 대여금 등 민사 채권으로 튼튼하게 구성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상대방 재산을 잘 모르는데도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나요?
A. 가압류는 대상 재산을 특정해서 신청해야 하므로 어떤 재산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부동산은 등기부등본으로, 예금은 상대방과 거래하면서 파악한 은행 정보 등으로 특정합니다. 재산을 확인하지 못하면 신청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초기에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Q. 가압류는 언제까지 유지되나요?
A. 본안의 소를 제기해야 유지됩니다. 상대방이 제소명령을 신청하면 법원이 정한 기간(2주 이상) 안에 본안 제소를 증명해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가압류가 취소됩니다. 집행 후 3년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않은 때에도 취소 사유가 됩니다.
Q. 가압류할 때 낸 담보는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본안에서 승소가 확정되는 등 담보하여야 할 사유가 소멸했음을 증명하고 담보취소를 신청하면, 법원이 담보취소결정을 해야 합니다(민사소송법 제125조 제1항). 다만 본안이 끝나기 전에는 담보사유가 소멸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Q. 제 재산에 가압류가 걸렸는데 어떻게 대응하나요?
A. 가압류결정에 대한 이의신청(민사집행법 제283조), 결정문에 적힌 해방공탁금 공탁(제282조), 본안 제소명령 신청(제287조) 같은 수단이 있습니다. 이의신청은 가압류의 집행을 정지시키지 않으므로(제283조 제3항) 어떤 수단이 맞는지 초기에 가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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