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현지법인을 세우거나 외국 회사 지분을 인수하면서 외국환은행 신고를 건너뛰었다가, 나중에 금융감독원 검사를 받고서야 문제를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신고 누락이라도 위반금액이 얼마인지에 따라 과태료로 끝나기도 하고, 수사기관에 통보되어 형사 사건이 되기도 합니다. 그 경계선이 20억원입니다. 이 글에서는 해외직접투자 신고의무가 어디서 생기는지, 20억원 기준이 법령의 어디에 근거하는지, 위반금액을 어떻게 세는지, 그리고 형사 구간으로 넘어갔을 때 어떤 처벌과 절차가 뒤따르는지를 순서대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해외직접투자 신고 대상 — 금액이 아니라 지분율 10%와 경영참가가 기준이다
해외직접투자란 외국환거래법 제3조 제1항 제18호에 따라 거주자가 외국법인과 지속적인 경제관계를 맺기 위해 그 법인의 증권을 취득하거나 금전을 빌려주는 거래, 또는 외국에서 영업소를 설치·운영하거나 해외사업을 하기 위해 자금을 지급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구체적인 범위는 같은 법 시행령 제8조가 정합니다. 외국법인의 경영에 참가하기 위해 취득한 주식·출자지분이 발행주식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100분의 10 이상이면 해외직접투자이고, 이미 투자한 법인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는 경우와 투자한 법인에 상환기간 1년 이상으로 금전을 빌려주는 경우도 포함됩니다. 개인이든 법인이든 대한민국에 주소나 주된 사무소를 둔 거주자라면 적용 대상이고, 투자금액에 하한이 없어 소액이라는 이유로 신고가 면제되지 않습니다.
지분율이 10%에 못 미쳐도 해외직접투자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행령 제8조 제1항 제2호는 해당 외국법인에 임원을 파견하거나, 계약기간 1년 이상의 원자재·제품 매매계약을 맺거나, 기술의 제공·도입 또는 공동연구개발계약을 맺거나, 해외건설·산업설비공사 수주계약을 맺는 관계를 수립하면 지분율과 관계없이 해외직접투자로 봅니다. 소액 지분을 사면서 동시에 현지 법인장이나 이사로 나가는 경우가 대표적이어서, '10% 미만이니 그냥 주식 투자'라는 판단이 가장 흔한 오해입니다. 법인 형태가 아닌 해외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점·사무소의 설치비와 영업기금, 외국에서 법인이 아닌 기업을 설치·운영하는 자금, 해외자원개발사업 자금을 지급하는 것은 시행령 제8조 제2항에 따라 해외직접투자에 해당합니다.
신고는 사전 신고가 원칙입니다. 외국환거래법 제18조 제2항은 신고와 신고수리가 송금 등 지급 절차보다 먼저 끝나야 한다고 정하고, 해외직접투자는 외국환거래규정 제9-1조에 따라 외국환은행의 장에게 신고합니다. 외국환거래법 제18조 제3항에 따라 해외직접투자는 투자자 적격성과 투자가격 적정성 같은 타당성을 검토받고, 신고 수리·수리 거부·거래 내용 변경 권고 중 하나를 통지받는데, 시행령 제32조 제7항이 정한 처리기간은 30일입니다. 국내 은행을 통해 송금하지 않고 외화를 휴대해 나가 현지법인 지분을 취득하는 경우에도 지분 취득 전에 사전 신고가 필요하다는 점은 외국환거래 위반사례집에 별도 유형으로 실려 있을 만큼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
투자비율 10% 이상 — 경영참가 목적의 주식·출자지분 취득은 지분율만으로 해외직접투자.
투자비율 10% 미만 — 임원 파견, 1년 이상 원자재·제품 매매계약, 기술 제공·도입·공동연구개발계약, 해외건설·산업설비공사 수주계약 중 하나를 맺으면 해외직접투자.
추가 취득·장기 대여 — 이미 투자한 법인의 지분을 더 사거나 상환기간 1년 이상으로 빌려주는 경우도 새 신고 대상.
법인이 아닌 형태 — 지점·사무소 설치비와 영업기금, 개인 기업 설치·운영자금, 해외자원개발사업 자금.
해외직접투자 신고의무는 투자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지분율 10%와 경영참가 관계 여부로 생기고, 송금보다 먼저 이행해야 한다.
20억원 기준의 정체 — 제29조 제1항 제3호와 시행령 제40조
신고를 누락했다고 해서 곧바로 형사처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외국환거래법 제29조 제1항 제3호는 제16조 또는 제18조에 따른 신고의무를 위반한 금액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자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그 금액을 시행령 제40조 제1항이 정합니다. 제16조 위반(지급 또는 수령 방법 신고)은 50억원, 제18조 위반(자본거래 신고)은 20억원이므로 해외직접투자 신고를 누락한 경우에는 20억원이 형사 구간의 문턱입니다. 법 문언이 '초과'이므로 위반금액이 20억원을 넘는 순간부터 형사 구간입니다.
20억원 이하의 위반은 같은 법 제32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1억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입니다. 제32조 제1항 단서가 '제29조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고 정해 두었기 때문에 하나의 위반행위는 형사처벌과 과태료 중 한쪽으로만 갈립니다. 위반금액이 19억 9천만원이면 과태료 사건이고 20억 1천만원이면 형사 사건이 되는 식으로, 금액 한 구간이 사건의 성격을 통째로 바꿉니다. 이 구조는 모든 미신고 자본거래를 일률적으로 형사처벌하던 제도가 과도하다는 고려에서 2009년 법 개정으로 금액 기준이 도입되면서 만들어졌다고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8도16474 판결이 설명합니다.
기준금액은 고정된 숫자가 아니라 시행령 개정으로 바뀌어 왔습니다. 위 판결에 따르면 시행령의 이 금액은 2011년에 50억원으로 올랐다가 2016년에 다시 10억원으로 내려갔고, 판결 당시에는 10억원이었으며, 현재 시행령 제40조 제1항 제2호는 20억원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두 차례 방향을 바꾼 이력이 있어 이 금액은 정책 변화에 따라 조정되어 온 값입니다. 오래된 자료나 판결에 적힌 10억원·50억원을 그대로 믿을 것이 아니라, 사건 시점에 적용되는 시행령의 금액과 부칙을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같은 신고 누락이라도 위반금액이 20억원 이하면 과태료, 20억원을 초과하면 징역 또는 벌금의 형사처벌이며, 한 사건은 둘 중 한쪽으로만 간다.
20억원 이하의 결과 — 위반금액 2% 과태료와 경고, 거래정지
과태료 구간이라고 해서 가볍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시행령 별표 4는 자본거래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외국환은행에 신고할 사항이면 100만원과 위반금액의 100분의 2 중 큰 금액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해외직접투자는 외국환은행에 신고하는 유형이므로 신고 없이 송금한 금액이 15억원이면 기준 과태료는 3천만원 수준이 되고, 20억원에 근접한 위반이라면 4천만원 안팎이 기준이 됩니다. 법이 정한 과태료 상한은 1억원입니다.
감경 사유도 별표 4에 있습니다. 위반행위를 사전에 자진 신고한 경우, 중소기업인 경우, 신고할 기관을 착각해 잘못된 기관에 절차를 밟은 경우, 신고의무를 위반했지만 그 거래에 따른 지급·수령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등에는 과태료의 100분의 50 범위에서 감경할 수 있고, 여러 사유가 겹쳐도 총감경액은 과태료의 100분의 75를 넘지 못합니다. 감경은 '할 수 있다'로 규정된 재량이어서 사유가 있다고 자동으로 깎이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위반이라도 적발되기 전에 스스로 바로잡았는지, 송금 전에 문제를 발견했는지에 따라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위반금액이 작으면 과태료 대신 경고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법 제19조 제1항 제2호와 시행령 제33조 제1항 제4호는 제18조 위반 중 미화 5만달러 이하의 거래에 대해 경고를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반대로 신고의무를 5년 이내에 2회 이상 위반하면 제19조 제2항에 따라 각 위반행위에 대해 1년 이내의 범위에서 관련 외국환거래를 정지·제한할 수 있고, 이 정지·제한을 어기고 거래하면 제29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해외 사업을 계속 운영해야 하는 사업자에게는 과태료보다 거래정지가 더 큰 타격일 수 있습니다.
미화 5만달러 이하 — 경고 가능(법 제19조 제1항 제2호, 시행령 제33조 제1항 제4호).
20억원 이하 — 과태료, 기준액은 100만원과 위반금액 2% 중 큰 금액이고 상한은 1억원.
5년 이내 2회 이상 위반 — 1년 이내 관련 외국환거래 정지·제한 가능(법 제19조 제2항).
과태료 처분 후 2년 이내 같은 항 위반 — 금액과 무관하게 형사처벌(법 제29조 제1항 제6호).
과태료 구간에서도 위반금액의 2%가 기준이 되고, 5년 안에 반복하면 거래정지, 과태료 후 2년 안에 다시 위반하면 금액과 무관하게 형사처벌로 넘어간다.
20억원 초과의 결과 — 징역·벌금 병과, 목적물 가액 3배 벌금, 몰수·추징
20억원을 넘으면 처벌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제29조 제1항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정하면서, 위반행위의 목적물 가액의 3배가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벌금을 목적물 가액의 3배 이하로 한다는 단서를 붙였습니다. 제29조 제3항은 징역과 벌금의 병과도 가능하다고 정합니다. 신고 없이 25억원을 투자했고 목적물 가액을 25억원으로 본다면 3배인 75억원까지가 벌금의 상한이 될 수 있어, 조문 첫머리의 '1억원 이하'만 보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제재는 형벌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제30조는 제29조 제1항 각 호에 해당하는 자가 해당 행위를 하여 취득한 외국환, 증권, 귀금속, 부동산 및 내국지급수단은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고 정합니다. 해외직접투자 위반에서는 송금한 자금이나 그 자금으로 취득한 외국법인의 증권이 이 조문의 문언에 걸릴 수 있어, 벌금과 별개로 투자 재산 자체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투자 주체가 회사라면 제31조 양벌규정이 추가로 작동합니다.
법인의 대표자나 종업원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29조 위반행위를 하면 행위자를 처벌하는 것과 별도로 법인에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이 과해지고, 개인 사업자의 대리인·사용인이 위반한 경우에는 그 개인에게도 벌금형이 과해집니다. 다만 법인이나 개인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면책됩니다. 제31조는 제27조, 제27조의2, 제28조, 제29조 위반을 모두 양벌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형사 구간으로 넘어가는 순간 회사의 부담도 함께 커집니다. 해외투자를 실무자에게 맡긴 기업이라면 신고 절차를 누가 확인했는지, 내부 검토 기록이 남아 있는지가 실제 방어의 핵심 자료가 됩니다.
징역·벌금 — 1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병과 가능(제29조 제1항·제3항).
벌금 상한 상향 — 목적물 가액의 3배가 1억원을 넘으면 그 3배 이하로 벌금을 정함(제29조 제1항 단서).
몰수·추징 — 해당 행위로 취득한 외국환·증권·부동산 등을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으면 가액을 추징(제30조).
양벌 — 법인·개인 사업주에게도 벌금형,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다면 면책(제31조).
형사 구간의 벌금 상한은 '1억원'이 아니라 '1억원과 목적물 가액의 3배 중 큰 금액'으로 읽어야 한다.
위반금액 산정 — 나눠 송금한 투자는 합산되는가
20억원 기준이 실제 사건에서 다투어지는 지점은 '무엇을 하나의 위반금액으로 세는가'입니다. 별표 4 비고는 위반금액을 신고의무를 위반하여 신고 등을 하지 아니한 금액이라고 정의하므로, 신고를 마친 부분은 세지 않고 신고하지 않은 부분만 셉니다. 예컨대 12억원 규모로 해외직접투자 신고를 마친 법인에 신고 없이 15억원을 추가 출자했다면, 추가 취득은 시행령 제8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별도의 신고 대상이므로 신고하지 않은 15억원이 위반금액이 되고, 이미 신고한 12억원까지 더해 27억원으로 세지는 않는 것이 조문의 구조에 맞습니다. 이 경우 위반금액 15억원은 20억원 이하이므로 과태료 구간입니다.
여러 번에 나눠 이루어진 거래는 더 까다롭습니다. 대법원 2019. 1. 31. 선고 2018도16474 판결은 거주자가 신고 없이 필리핀 금융기관과 예금계약을 맺고 31회에 걸쳐 합계 미화 4,555,785달러(약 52억원)를 예치한 사안에서, 건별 금액은 처벌 기준에 못 미치고 합산해야만 기준을 넘는 경우 포괄일죄로 묶어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 이 부분을 무죄로 본 원심을 유지했습니다. 대법원은 형벌법규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고, 신고의무는 장래의 거래를 대상으로 하므로 거래액이 쌓여 기준을 넘었다는 우연한 사정으로 소급해 형사처벌 대상이 되게 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판결 당시 기준금액은 10억원이었고 지금은 20억원이지만, 해외직접투자 신고도 같은 제18조 제1항에 따른 신고이므로 위반금액을 개별 거래 단위로 센다는 논리를 그대로 대입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금액을 일부러 나누어 거래하는 이른바 분할거래 방식'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다르다는 단서를 남겼습니다. 20억원을 넘지 않으려고 의도적으로 19억원씩 쪼개 신고 없이 출자하거나 하나의 투자 계획을 여러 번의 미신고 출자로 나눈 정황이 드러나면 검사는 합산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 사건에서는 각 송금이 독립된 투자였는지, 하나의 투자 계획에 따른 회차였는지를 계약서·투자 계획서·송금 시점으로 가려내는 작업이 쟁점이 됩니다. 서로 다른 시기에 서로 다른 목적으로 이루어진 독립된 투자라면 각각 20억원 기준으로 따로 판단받을 여지가 커집니다.
20억원 기준은 신고하지 않은 개별 거래를 단위로 보고, 금액을 일부러 나눈 분할거래는 합산 주장을 받을 수 있다.
신고 누락이 커지는 전형적 장면 — 휴대반출·지분 양수·공동투자·재위반
실무에서 신고 누락은 처음부터 신고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어서가 아니라 '이건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는 판단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환거래 위반사례집에는 국내 은행을 통하지 않고 외화를 휴대해 나가 현지법인 지분에 투자한 경우, 해외 현지법인 지분을 다른 거주자로부터 양수하면서 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 각자의 지분은 10% 미만이지만 여러 명의 지분 합계가 10% 이상이라 최다출자자가 연명으로 사전 신고해야 하는데 각자 신고한 경우가 각각 별도 유형으로 실려 있습니다. 현지법인에 법인장으로 파견되면서 지분 0.49%를 무상으로 증여받은 사례처럼, 송금이 전혀 없는 무상 취득도 신고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공통점은 송금 여부나 개별 지분율만 보고 판단했다가 해외직접투자 요건을 놓친 것입니다.
신고 이후의 관리 의무도 있습니다. 신고를 마친 뒤에는 투자금을 납입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외화증권취득보고서를 제출해야 하고, 신고 내용이 바뀌면 변경 사유가 생긴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외국환거래규정 제9-5조에 따라 변경보고를 해야 합니다. 신고한 것과 달리 송금액 일부를 지분 대신 대여금으로 돌리거나, 합병으로 해외 법인의 지분이 이전되었는데도 보고하지 않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보고 누락은 위반사례집에 신고 누락과 별개의 유형으로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신고 대신 사후 보고만 하도록 허용된 거래에서 그 보고를 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한 경우에는 제32조 제3항 제1호가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정합니다.
이미 과태료를 한 번 받은 사람이라면 그 뒤 2년이 특히 위험합니다. 법 제29조 제1항 제6호는 제32조 제1항에 따른 과태료 처분을 받은 자가 그 처분을 받은 날부터 2년 이내에 다시 같은 항에 따른 위반행위를 하면 위반금액과 상관없이 형사처벌 대상으로 정합니다. 첫 번째 해외법인 설립에서 신고를 누락해 과태료를 낸 대표가 1년 뒤 두 번째 법인 설립에서 소액이라며 또 신고를 건너뛰면, 두 번째 위반금액이 1억원이라도 20억원 기준과 무관하게 형사 구간에 들어갑니다. 법문이 '같은 항에 따른 위반행위'라고만 하므로 제32조 제1항에 열거된 위반행위 사이의 재범이 모두 문제 됩니다.
재산국외도피죄와의 경계 — 신고 없는 송금이 도피액 5억원 사건으로 번질 때
미신고 해외 송금은 외국환거래법과 별개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제4조의 재산국외도피죄와 만나는 지점이 있습니다. 제4조 제1항은 법령을 위반하여 대한민국 또는 대한민국국민의 재산을 국외로 이동하거나, 국내로 반입하여야 할 재산을 국외에서 은닉 또는 처분하여 도피시켰을 때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도피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합니다. 신고 없이 해외로 돈을 내보낸 것이 '법령 위반'의 한 요소가 될 수는 있지만 법령 위반과 '도피'는 별개의 요건이어서, 미신고 송금이라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재산국외도피죄가 성립하지는 않습니다. 한편 제4조 제3항은 미수범도 각 죄에 해당하는 형으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어, 송금이 끝나기 전에 적발된 경우라고 해서 배제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형량의 격차입니다. 도피액이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이면 5년 이상의 유기징역,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됩니다(제4조 제2항). 외국환거래법 제29조 제1항 제3호의 법정형이 1년 이하 징역인 것과 비교하면, 같은 송금 사건이 어느 죄명으로 다루어지느냐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집니다. 그래서 미신고 송금 사건에서는 송금한 돈이 실제 해외 사업에 쓰였는지, 해외 법인의 실체와 자금 사용 내역이 자료로 뒷받침되는지가 죄명을 가르는 사실관계가 됩니다. 성립요건과 도피액 산정은 독립된 쟁점이므로 여기서는 경계선만 짚습니다.
반대로 신고와 수리를 거쳐 정상적으로 송금한 투자금은 '법령을 위반하여'라는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도피죄 논의의 출발점이 되지 못합니다. 사전 신고가 20억원 기준 이전에 형사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이유입니다. 재산국외도피죄가 검토되는 사건에서는 신고 수리 통지서, 송금 증빙, 해외 법인 등기 서류 같은 기초 자료가 곧 법령 위반 여부와 도피 고의를 가리는 핵심 증거가 됩니다. 신고 후 실제 투자 내용이 신고서와 달라졌다면 변경보고로 신고 내용을 현실과 맞춰 두어야 자금 사용에 대한 소명 자료도 일관되게 남습니다.
외국환거래법상 미신고는 1년 이하 징역이 상한이지만, 같은 송금이 재산국외도피로 평가되면 도피액 5억원부터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된다.
적발 경로와 대응 시점 — 검사·수사기관 통보, 자진신고, 시효 5년
해외직접투자 미신고는 대체로 은행의 송금 자료와 신고 이력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드러납니다. 외국환업무취급기관은 외국환거래나 지급·수령 업무를 수행하면 그 내용을 외환정보집중기관에 통보해야 하고(시행령 제39조 제2항), 이 자료와 신고 이력을 맞춰 보는 것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자본거래 당사자에 대한 검사 업무는 시행령 제35조 제4항 제2호에 따라 금융감독원장에게 위탁될 수 있고, 검사에서 법령 위반이 확인되면 같은 조 제2항 제2호에 따라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조치가 가능합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공개한 지난해 검사 결과를 보면 외국환거래법규 위반 1,072건 중 979건이 과태료·경고 등 행정제재를 받았고 93건은 수사기관에 통보되었으며, 전체의 44.6%인 478건이 해외직접투자 위반이었습니다.
위반을 알게 됐다면 시점이 곧 감경 여지입니다. 별표 4의 감경 사유는 '위반행위를 사전에 자진 신고한 경우'라고 적혀 있으므로 검사가 시작되기 전에 스스로 바로잡을수록 유리합니다. 실무에서는 위반 사실을 신고기관과 제재기관에 알리고 사후 신고를 하면서, 신고 누락에 고의가 없었다는 경위와 정상 참작 사유를 경위서로 정리해 제출합니다. 다만 위반금액이 20억원을 넘는 사건은 과태료 감경의 문제가 아니라 형사 절차의 문제이므로, 처음부터 위반금액 산정과 분할거래 여부, 자금의 실제 사용처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났다고 안전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과태료는 행정청이 질서위반행위가 종료된 날부터 5년이 지나면 부과할 수 없고(질서위반행위규제법 제19조 제1항), 형사 구간의 위반은 법정형이 장기 5년 미만의 징역이어서 공소시효 5년(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이 적용됩니다. 다만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기간에는 공소시효가 정지되므로(제253조 제3항), 해외에 체류하며 사업을 하는 사람은 단순히 5년이 지났다는 계산만으로 안심할 수 없습니다. 시효의 기산점은 위반행위가 종료된 시점이므로 송금일·지분 취득일별로 건을 나누어 계산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해외직접투자 신고 없이 송금했는데 20억원 이하라면 형사처벌은 없나요?
A. 위반금액이 20억원 이하이면 원칙적으로 제32조 제1항 제4호의 과태료 대상이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과태료 처분을 받은 날부터 2년 이내에 다시 위반하면 금액과 무관하게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나눠 보낸 송금이 분할거래 방식으로 평가되어 합산되거나 재산국외도피죄 같은 다른 죄명이 별도로 문제 되는 경우도 있어, 금액만으로 안전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Q. 위반금액이 정확히 20억원이면 형사처벌인가요?
A. 아닙니다. 제29조 제1항 제3호는 신고의무를 위반한 금액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자를 처벌하고, 시행령 제40조 제1항 제2호는 그 금액을 20억원으로 정하므로 20억원을 넘어야 형사 구간입니다. 정확히 20억원이면 과태료 구간입니다. 다만 위반금액을 어떤 범위로 얼마로 계산하느냐가 사건마다 다투어지므로, 20억원 근처의 사건이라면 산정 방식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Q. 이미 신고한 법인에 추가 출자하면서 추가분만 신고를 안 했다면 기존 신고 금액도 위반금액에 들어가나요?
A. 추가 지분 취득은 시행령 제8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별도의 해외직접투자 신고 대상이므로 신고하지 않은 추가분이 위반금액이 됩니다. 이미 신고를 마친 금액은 신고의무를 이행한 부분이어서 조문 구조상 위반금액에 넣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다만 신고한 내용과 달리 자금을 쓴 부분이 있다면 변경보고 의무가 별도로 문제 됩니다.
Q. 이미 송금했는데 뒤늦게 신고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사후에 신고서를 제출해도 이미 성립한 위반이 없던 일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별표 4는 위반행위를 사전에 자진 신고한 경우와 신고의무를 위반했더라도 그 거래에 따른 지급·수령이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를 과태료 감경 사유로 정합니다. 위반금액이 20억원을 넘는 경우에는 감경이 아니라 형사 절차에서의 정상 참작 문제로 넘어가므로, 스스로 바로잡은 경위를 자료로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소액 투자에 대해 규정이 정한 요건을 갖추면 송금 후에 신고하는 사후신고 특례가 있으므로, 사전 신고 누락이 곧바로 위반인지도 투자 규모와 요건에 따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직원이 처리한 해외투자인데 회사 대표도 처벌받나요?
A. 제31조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의 대표자나 종업원이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29조 위반행위를 하면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법인에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이 과해집니다. 직원이 처리했더라도 대표가 지시하거나 승인했다면 대표 본인이 행위자로서 책임을 질 수 있고, 관여하지 않았다면 대표 개인의 형사책임은 별도로 가려집니다. 법인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법인은 면책되므로 신고 절차를 누가 검토하고 승인했는지 내부 기록이 중요합니다.
Q. 20억원을 넘는 위반은 언제까지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제29조 제1항의 법정형이 1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이어서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공소시효는 5년입니다. 과태료는 질서위반행위가 종료된 날부터 5년이 지나면 부과할 수 없습니다. 기산점은 송금일·지분 취득일처럼 위반행위가 종료된 시점이므로 건별로 따로 계산해야 하고, 공소제기로 시효가 정지되거나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의 국외 체류 기간에 정지되는 규정도 있어 정확한 계산은 사안별로 확인해야 합니다.
맺음말
해외직접투자 미신고는 위반금액 20억원을 경계로 과태료와 형사처벌이 갈립니다. 형사 구간에서는 1년 이하 징역과 벌금이 병과될 수 있고, 벌금 상한은 목적물 가액의 3배까지 올라가며, 몰수·추징과 양벌규정이 뒤따릅니다. 그러나 이 기준은 금액만 보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신고하지 않은 개별 거래를 어떻게 세는지, 분할거래로 합산되는지, 과태료 처분 후 2년 이내 재위반인지에 따라 같은 금액도 결론이 달라집니다.
신고 대상 여부 자체를 지분율 10%와 경영참가 관계로 먼저 따져 보고, 송금 전에 신고와 수리를 마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어선입니다. 이미 송금을 했다면 위반금액 산정과 자진 정정의 시점, 자금의 실제 사용처를 한꺼번에 점검해야 감경과 형사 리스크 차단의 여지를 살릴 수 있습니다. 시화·정왕 공단이나 화성 향남·남양처럼 제조업체가 모인 경기남부에서 해외 생산법인을 준비하고 있다면, 송금에 앞서 신고 대상 여부와 위반금액 산정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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