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가 "첫 몇 달 보험료는 제가 대신 내드리겠다"고 권하면, 계약자 입장에서는 손해 볼 일 없는 서비스처럼 들립니다. 그러나 보험업법은 모집종사자가 보험료를 대신 내주는 행위를 특별이익 제공으로 금지하고, 이를 요구해서 받은 계약자까지 형사처벌 대상에 올려두고 있습니다. 다만 계약자는 설계사와 달리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처벌되지 않고, 대납을 '요구'했는지가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 쟁점이 됩니다. 이 글에서는 보험료 대납이 어떤 근거로 금지되는지, 계약자는 어떤 요건에서 처벌되는지, 요구 여부가 실제 재판에서 어떻게 다투어졌는지를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보험료 대납은 특별이익 제공 — 보험업법 제98조가 막는 일곱 가지
보험업법 제98조는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가 그 체결·모집과 관련하여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특별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하기로 약속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모집을 할 수 있는 자는 같은 법 제83조 제1항에 따라 보험설계사, 보험대리점, 보험중개사, 보험회사의 임원 또는 직원이므로 이 규제의 상대방은 설계사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금지되는 특별이익은 조문에 일곱 가지로 열거되어 있고, 보험료 대납은 제4호가 정한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를 위한 보험료의 대납'에 해당합니다. 전형적인 모습은 설계사가 계약을 성사시키려고 계약자가 내야 할 첫 회 또는 몇 회분 보험료를 자기 돈이나 수수료로 대신 납입해 주는 것입니다. 계약자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모집 경쟁이 상품 내용이 아니라 이익 제공 경쟁으로 흐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 이 조항이 대납을 금지 유형으로 묶어둔 취지입니다.
금품(제1호) — 현금·물품 등. 대통령령이 정한 소액은 예외.
보험료 할인·수수료 지급(제2호) — 기초서류에서 정한 사유에 근거하지 않은 경우.
보험금액 초과 지급 약속(제3호) — 기초서류에서 정한 보험금액보다 많은 보험금액을 주기로 약속.
대납(제4호~제6호) — 보험료의 대납, 대출금 이자의 대납, 보험료로 받은 수표·어음의 이자 상당액 대납.
청구권 대위행사 포기(제7호) — 상법 제682조에 따른 제3자에 대한 청구권 대위행사의 포기.
일곱 가지 중 소액 예외가 붙어 있는 것은 제1호 금품뿐입니다. 보험업법 시행령 제46조는 그 한도를 보험계약 체결 시부터 최초 1년간 납입되는 보험료의 100분의 10과 3만원(보험계약에 따라 보장되는 위험을 감소시키는 물품은 20만원) 중 적은 금액으로 정합니다. 예를 들어 월 보험료가 2만원인 계약이라면 최초 1년 보험료 24만원의 10%인 2만 4천원이 한도가 되고, 월 보험료가 10만원인 계약이라면 12만원과 3만원 중 적은 3만원이 한도가 됩니다. 이 한도는 계약 한 건마다 따로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반면 제4호의 대납에는 이런 금액 예외 문구가 없습니다. 사은품 몇 천 원어치는 한도 안에서 허용되더라도, 보험료를 단 한 번 대신 내주는 것은 액수가 작다고 해서 조문상 예외가 되지 않습니다. 계약자가 내는 돈은 줄었는데 보험회사에 실제로 납입되는 보험료 총액이 정상 금액 그대로라면 그 차액을 누군가 부담한 것이므로, 이는 '할인'이 아니라 '대납'으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현금을 준 것이 아니라 보험료로 바로 처리한 것뿐'이라는 사정은 대납을 금지 대상에서 빼주지 못합니다.
소액 예외는 제1호 금품에만 있다 — 보험료 대납은 제4호에 따라 금액과 관계없이 금지 유형에 속한다.
제202조 제3호 — 설계사는 '제공'만으로, 계약자는 '요구하여 수수'해야 처벌
처벌 규정은 보험업법 제202조 제3호입니다. 제98조에서 규정한 금품 등을 제공한 자, 또는 이를 요구하여 수수한 보험계약자·피보험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조문이 '금품'이 아니라 '제98조에서 규정한 금품 등'이라고 적고 있어 앞서 본 일곱 가지 유형이 모두 여기에 묶이고, 보험료 대납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설계사가 계약자의 보험료를 대신 냈다면 제공자로서 이 조항의 처벌 대상이 되고, 계약자가 그 대납을 요구해서 받았다면 계약자도 같은 법정형의 처벌 대상이 됩니다. 법정형이 징역과 벌금 중에서 선택하도록 되어 있어 구체적인 형은 사안의 경위와 정도에 따라 정해집니다.
같은 조항 안에서도 두 주체의 구성요건은 다릅니다. 제공자는 제공했다는 사실만으로 범죄가 성립하지만, 계약자는 특별이익을 '요구'하고 그것을 '수수'했다는 두 가지가 모두 갖춰져야 합니다. 보험업법은 원래 제공하는 쪽만 처벌하다가 2003년 전부 개정 때 특별이익의 제공을 근절하려고 받는 쪽인 계약자·피보험자에 대한 처벌규정을 도입했는데, 이때 계약자에게는 '요구하여'라는 요건을 붙였습니다. 하급심 판결은 이런 입법 경위와 함께, 제공·수수에 관여한 모집종사자와 그 상대방인 계약자의 비난가능성을 같은 평면에서 평가할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결국 대납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계약자를 처벌할 수 없고, 누가 먼저 어떤 방식으로 대납을 꺼냈는지가 형사책임의 출발점이 됩니다.
한 가지 더 짚어둘 부분은 '약속'입니다. 제98조 본문은 특별이익을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제공하기로 약속하는 것도 금지하지만, 벌칙 조항인 제202조 제3호는 '제공한 자'라고 적고 있고 '약속'을 처벌 대상으로 명시한 것은 제98조 제3호(기초서류보다 많은 보험금액의 지급 약속)뿐입니다. 즉 보험료 대납에서는 실제로 대신 납입이 이루어졌는지가 형사처벌 조문의 기준이 됩니다. 물론 약속만 하고 실행하지 않았더라도 제98조 위반 자체는 남아 있어, 설계사에게는 등록 제재 같은 행정상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미 한두 회차라도 대납이 실행되었다면 그 시점부터 제공·수수 여부와 요구 여부를 따지게 됩니다.
설계사는 대납을 '제공'하는 것만으로, 계약자는 대납을 '요구하여 받은' 경우에 처벌된다.
'요구'가 갈림길 — 계약자에게 무죄가 선고된 사례
계약자에게 요구 요건이 실제로 얼마나 중요한지는 하급심 판결에서 드러납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 10. 1. 선고 2019고정161 판결은 계약자에게 이 죄가 성립하려면 계약자가 특별이익의 제공을 '요구'해서 받았음이 입증되어야 한다고 보았고, 항소심인 수원지방법원 2020. 5. 14. 선고 2019노5828 판결도 같은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사안은 계약자들이 보험대리점으로부터 '아파트 장기수선충당금 월 부과액 상당을 월 보험료로 납부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하면 무상으로 LED 전등 등의 아파트 시설을 설치해 준다'는 내용의 우편물을 받은 뒤, 연락해서 계약을 체결하고 무상 시공을 받은 것이었습니다. 법원은 시공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계약자들이 대가를 요구했음을 뒷받침할 정황이나 증거가 없다고 보아 계약자들의 보험업법 위반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의 특별이익은 시설 공사였지만, '요구하여 수수'라는 계약자 구성요건은 대납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이 판결이 가르는 선은 '제안을 받아 수락한 것'과 '스스로 요구한 것'입니다. 설계사가 먼저 "보험료는 제가 내드릴 테니 가입만 해 주세요"라고 제안했고 계약자는 그대로 응했다면, 요구 요건이 입증되지 않아 계약자는 처벌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계약자가 "대신 내주면 가입하겠다", "다른 설계사는 석 달치를 내준다더라"처럼 대납을 가입의 조건으로 내걸었다면 요구에 해당할 여지가 큽니다. 처음에는 설계사의 제안으로 시작했더라도 이후 대납 개월 수나 금액을 더 올려 달라고 조르는 대화가 남아 있다면 사실관계는 달라집니다. 따라서 '받기만 했다'는 주장이 통하려면 대화의 흐름 전체가 그 주장과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요구 사실은 처벌을 주장하는 검사가 입증해야 하는 부분이어서, 수사에서는 대화가 오간 흔적을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복원합니다. 설계사도 처벌 대상이라 조사 과정에서 책임을 나누려고 '계약자가 먼저 요구했다'고 진술할 수 있고, 그 진술이 객관 자료와 맞는지가 다투어집니다. 실제로 살펴보는 자료는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메신저·문자 대화 — 대납이 처음 언급된 시점과 문구, 그 말을 꺼낸 사람.
통화 녹음·상담 기록 — 가입 조건으로 대납을 내걸었는지, 금액과 개월 수를 정했는지.
보험료 납입 내역 — 대납된 회차, 납입에 쓰인 계좌·카드의 명의, 계약자의 상환 여부.
설계사·보험회사의 진술과 내부 조사자료 — 진술이 객관 자료와 일치하는지.
가입 경위 — 계약자가 그 보험을 스스로 필요로 했는지, 대납이 가입의 조건이었는지.
계약자에게는 '대납을 받았다'가 아니라 '대납을 요구했다'가 입증되어야 처벌할 수 있다.
무상대납이어야 대납 — 갚기로 한 돈은 대여로 본 판결
대납이 특별이익이 되려면 이익이 계약자에게 궁극적으로 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구지방법원 2021. 1. 27. 선고 2020고정1240 판결의 논리입니다. 이 판결은 보험업법 제98조 제4호가 정한 보험료의 대납은 무상대납을 의미하고,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모집종사자에게 반환할 의무를 조건으로 하는 대납은 보험료 상당액을 빌려준 것일 뿐 특별이익에 해당하는 보험료 대납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습니다. 항소심인 대구지방법원 2021. 8. 11. 선고 2021노540 판결에서도 원심의 결론이 유지되었습니다. 대납을 받은 계약자로서는 그 돈이 증여인지 대여인지에 따라 형사책임의 유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나중에 갚겠다'는 말만 있으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여로 인정되려면 반환 의무가 실제로 있었는지가 문제이므로, 차용 금액과 변제 시기를 정한 약정이 있었는지, 계약자가 실제로 상환했는지, 그 상환이 계좌 이체 등으로 남아 있는지가 핵심 자료가 됩니다. 반대로 서류에만 반환 약정이 있을 뿐 설계사가 나중에 자신의 모집수수료로 그 돈을 메워 주었다면 계약자는 실제로 아무것도 부담하지 않은 것이어서 무상대납으로 평가됩니다. 결국 문구가 아니라 돈이 실제로 어느 방향으로 흘렀는지를 보는 판단입니다.
예를 들어 월 보험료가 15만원인 계약에서 설계사가 처음 6개월분 90만원을 대신 납입하고, 계약자가 석 달 안에 그 금액을 설계사 계좌로 돌려보냈다면 대여로 다투어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가입만 해 주면 6개월은 내가 낸다"고 말하고 돈을 돌려받은 일이 없다면 전형적인 무상대납입니다. 같은 90만원이라도 두 경우의 형사적 평가는 전혀 다릅니다. 이 판단은 계약자의 요구 여부만이 아니라 설계사의 제공 여부에도 똑같이 영향을 줍니다.
반환할 의무를 조건으로 한 대납은 보험료 상당액을 빌려준 것이어서, 하급심 판결은 특별이익 제공인 무상대납과 구별했다.
수수료 편취와 결합되면 — 사기죄와 명의 제공의 위험
설계사가 자기 돈을 들여 보험료를 대신 내주는 데에는 대개 셈이 있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2021. 9. 8. 선고 2021고단2250 판결과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21. 9. 16. 선고 2020고단1945 판결 등에서는, 설계사가 보험을 유지할 의사가 없는 주변 사람들에게서 청약서를 받아 제출하고 일부 보험료를 대납한 뒤 모집수수료를 받으면 계약을 해지하는 방식이 문제되었습니다. 이들 사건에서 설계사는 계약 1건당 월 납입보험료의 10배에 해당하는 모집수수료를 다음 달 일시불로 받을 수 있었고, 그 금액이 계약자가 내는 수회분 보험료보다 커서 대납해 주고도 차액이 남는 구조였습니다. 보험회사를 속여 수수료를 받은 부분은 형법상 사기죄로, 계약자를 대신해 보험료를 낸 부분은 특별이익 제공으로 인한 보험업법 위반죄로 각각 인정된 사례들이 있습니다.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0. 7. 7. 선고 2019고단83 판결도 비슷한 구조를 다뤘습니다. 보험모집인들이 보험 가입·유지 의사가 없는 친인척과 지인의 명의를 빌려 보험계약을 체결한 뒤 보험회사에서 받은 모집수수료로 보험료를 대납한 사건으로, 법원은 사기죄를 인정하고 피고인별로 형을 달리 선고했습니다(팀장 A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200시간). 다만 피고인이 자기 명의로 체결한 계약의 보험료 납부는 '대납'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그 부분은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대납이 '타인인 계약자를 위해' 내는 것이라는 제4호의 문언에 충실한 판단입니다.
계약자 입장에서는 이런 구조가 보험업법 위반보다 더 무거운 문제를 낳습니다. 설계사의 수수료 편취 계획을 알면서 보험을 유지할 생각 없이 명의를 내주고 대납을 받았다면, '요구' 요건이 없는 형법상 사기죄의 공동정범이나 방조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현행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기죄를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고(2026. 3. 12. 시행), 형법 제30조에 따라 공동정범으로 인정되면 정범과 같은 법정형이 적용됩니다. 보험업법 제202조 제3호의 3년 이하 징역과 비교하면 상한이 크게 다릅니다. 그래서 대납이 명의 대여와 함께 이루어졌다면 보험업법 위반만 따로 떼어 볼 수 없습니다.
보험을 유지할 의사가 없는데 명의만 빌려주고 대납을 받은 경우.
수수료가 지급된 직후 해지할 것을 전제로 가입한 경우.
명의를 빌려준 대가로 대납 외에 별도의 금품을 받은 경우.
대납 자체는 보험업법 위반이지만, 수수료를 노린 허위 계약이 결합되면 사기죄가 별도로 문제된다.
처벌 수위와 공소시효 — 계약자가 알아야 할 형사·행정 결과
계약자에게 적용되는 법정형은 앞서 본 대로 제202조 제3호의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이 죄는 장기 5년 미만의 징역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공소시효가 5년입니다. 대납을 받은 시점으로부터 5년이 지나야 시효가 완성되므로, 몇 년 전에 있었던 일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보험료가 여러 회차에 걸쳐 대납되었다면 그 행위를 하나의 범죄로 묶어 보는지에 따라 시효 계산이 달라지므로 별도의 검토가 필요합니다.
형종과 양은 사안별로 정해집니다. 법원이 보는 요소는 대납된 금액과 기간·횟수, 계약자가 요구한 방식과 적극성, 대가 관계, 보험이 실제로 유지되었는지, 전과와 반성·회복 여부 같은 사정입니다. 참고할 만한 사례로 대전지방법원 2019. 5. 30. 선고 2019노688 판결이 있습니다. 보험설계사가 계약자들에게 특별이익을 제공한 사건으로 2017. 4. 18. 개정 전 보험업법 제98조 제1호가 적용되었는데, 항소심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며 이전에 전과가 없다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보아 원심의 징역 6개월 실형을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바꾸어 선고했습니다. 계약자 사건은 아니지만, 이 법 위반이 벌금에 그치지 않고 징역형까지 논의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설계사에게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보험업법 제86조 제2항 제1호가 적용됩니다. 모집에 관한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한 경우 금융위원회가 6개월 이내의 업무정지를 명하거나 등록을 취소할 수 있는 규정입니다. 설계사에게는 생업이 걸린 문제이므로, 조사 과정에서 대납을 계약자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설명하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계약자가 대납을 요구한 적이 없다면 이를 뒷받침할 객관 자료가 더욱 중요해지고, 반대로 실제로 요구했다면 그 경위와 정도가 양형에서 중요하게 다투어집니다.
계약자의 법정형은 징역 3년 이하 또는 벌금 3천만원 이하이고, 공소시효는 5년이다.
조사·수사를 받게 됐다면 — 계약자가 먼저 정리할 자료
이런 사건은 보험회사의 내부 점검이나 금융감독 당국의 검사에서 단서가 나오기도 합니다. 금융감독원이 보험회사 검사의 절차와 점검항목을 안내하려고 만든 「보험 검사업무 안내서」는 특별이익 제공 행위를 보험 영업 분야의 주요 점검사항으로 예시하고 있어, 회사가 점검 과정에서 대납 정황을 발견하면 설계사와 계약자에 대한 확인 절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후 수사기관이 사건을 넘겨받으면 설계사와 계약자 양쪽을 조사하면서 진술이 서로 맞는지를 대조합니다. 이 단계에서 계약자가 무엇을 어떻게 진술하고 어떤 자료를 내느냐가 이후 처분의 방향을 좌우하기 쉽습니다.
시간순 정리 — 대납이 처음 언급된 날짜와 문구, 그 말을 꺼낸 사람.
대화 원본 보존 — 메신저·문자·통화 기록은 삭제하거나 편집하지 말고 원본 그대로 보관.
상환·대가 자료 — 돈을 돌려준 이체 내역, 차용 약정, 설계사에게 다른 대가를 준 적이 있는지.
가입 경위 — 그 보험을 필요로 한 이유, 대납이 없었더라도 가입했을 사정.
확인서나 진술서를 요구받을 때도 주의해야 합니다. 보험회사나 설계사가 '대납을 요청했다'는 취지의 문구가 이미 적힌 서면에 서명을 권하는 경우, 그 문구 하나가 '요구'라는 구성요건을 스스로 인정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서명하기 전에 문구를 직접 검토하고 사실과 다른 표현이 있으면 고쳐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진술에 앞서 요구 여부에 관한 사실관계를 먼저 정리해 두면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록으로 굳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요구 여부가 핵심인 사건에서는 대화의 시작점과 원본 자료를 확보하는 일이 방어의 출발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설계사가 먼저 대납을 제안해서 받기만 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계약자는 보험업법 제202조 제3호에 따라 특별이익을 '요구하여 수수'한 경우에 처벌되므로, 제안을 받아 수락했을 뿐이라면 요구 요건이 입증되지 않아 처벌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고정161 판결도 계약자가 '요구'해서 받았음이 입증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수락한 뒤 대납 개월 수나 금액을 더 올려 달라고 조르는 등 조건을 내건 대화가 남아 있다면 요구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설계사는 제공만으로 처벌 대상이라는 점은 별개입니다.
Q. 나중에 갚기로 하고 설계사에게 보험료를 대신 내달라고 했다면요?
A. 대구지방법원 2021. 1. 27. 선고 2020고정1240 판결은 반환할 의무를 조건으로 한 대납은 보험료 상당액을 빌려준 것이어서 제4호가 금지하는 무상대납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대여로 인정되려면 반환 의무가 실제로 있어야 하므로 차용 약정과 실제 상환 내역이 중요합니다. 갚기로 했다는 말만 있고 실제로는 설계사가 수수료로 메워 주었다면 무상대납으로 평가됩니다.
Q. 사은품이나 상품권을 받은 것도 처벌되나요?
A. 금품은 시행령 제46조가 정한 한도, 곧 최초 1년간 납입되는 보험료의 10%와 3만원 중 적은 금액 이하이면 특별이익에서 제외됩니다. 이 한도는 보험계약 한 건마다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도를 넘는 금품이라도 계약자가 처벌되려면 그것을 요구해서 받았어야 하므로, 단순히 건네받은 경우는 요건이 다릅니다. 보험료 대납은 이런 소액 예외가 없다는 점에서 금품과 구별됩니다.
Q. 명의만 빌려주고 설계사가 보험료를 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보험업법상 '요구'가 없더라도 문제가 끝나지 않습니다. 설계사가 유지 의사 없는 명의로 계약을 만들어 수수료를 받는 구조였고 이를 알고 명의를 내주었다면 사기죄의 공동정범이나 방조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20. 7. 7. 선고 2019고단83 판결에서도 명의를 빌린 허위 계약으로 모집수수료를 받은 행위가 사기죄로 인정되었습니다.
Q. 이미 대납받은 보험을 지금 해지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대납을 요구하여 받았다면 범죄는 그 시점에 이미 성립하고, 이후의 해지가 그것을 소급해 없애지는 않습니다. 공소시효도 5년이므로 해지한다고 시효가 짧아지지 않습니다. 다만 받은 이익을 정리했는지와 같은 사정은 양형에서 고려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지하기 전에 대화 원본과 납입 내역 같은 자료부터 확보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특별이익 제공은 과태료로 끝나는 가벼운 위반 아닌가요?
A. 아닙니다. 보험업법 제209조의 과태료 항목에는 제98조 위반이 들어 있지 않고, 제202조 제3호의 형사처벌 체계로 규율됩니다. 그래서 벌금형이 선고되더라도 형사처벌 기록이 남습니다. 설계사에게는 여기에 더해 제86조 제2항 제1호에 따른 업무정지나 등록취소가 별도로 문제됩니다.
맺음말
보험료 대납은 보험업법 제98조 제4호가 금지하는 특별이익 제공이고, 제202조 제3호는 이를 제공한 설계사와 요구하여 받은 계약자를 모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합니다. 그러나 계약자의 경우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요구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하며, 하급심은 제안을 받아 수락했을 뿐인 계약자에게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습니다. 대납이 갚기로 한 대여인지 무상대납인지, 그리고 수수료 편취를 위한 명의 제공이 결합되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런 사건은 조문 자체보다 누가 먼저 대납을 꺼냈고 돈이 실제로 어디에서 어디로 흘렀는지를 자료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좌우합니다. 대화 원본과 상환 내역을 보존하고, 서명을 요구받은 서면의 문구를 확인하며, 진술에 앞서 사실관계를 정리해 두는 것이 방어의 출발점입니다. 명의만 빌려준 경우처럼 사기죄로 번질 수 있는 사정이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보험업법 위반이나 보험사기 혐의로 경기남부 관할 경찰서나 수원지검에서 조사 연락을 받으셨다면, 진술하기 전에 요구 여부와 대납의 성격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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