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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처방 이력을 수사기관이 받아가려면 — 마약류관리법이 정한 영장 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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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처방 이력을 수사기관이 받아가려면 — 마약류관리법이 정한 영장 요건 

강대현 변호사

병원에서 정상적으로 처방받은 수면제나 진통제 기록이 어느 날 경찰 조사에서 '처방 이력'이라는 이름의 자료로 눈앞에 놓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료용 마약류는 처방과 투약 내역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되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이 기록을 확보하면 병원을 몇 곳 다녔는지, 같은 성분을 얼마 간격으로 받았는지가 한눈에 드러납니다. 그런데 이 자료가 아무 절차 없이 수사기관에 넘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는 수사기관이 마약류 처방 이력을 받아가려면 어떤 법적 절차가 필요한지, 그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범위를 넘었을 때 어떻게 다툴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마약류 처방 이력이 쌓이는 곳 — 통합관리시스템과 병원 원본의 이중 구조

마약류 처방 이력은 한 군데에만 있지 않습니다. 첫째는 처방한 병원과 조제한 약국이 가진 원본입니다.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기재한 처방전을 발급할 때는 발급자의 업소 소재지·상호·면허번호와 환자의 성명·주민등록번호를 적어야 하고(마약류관리법 제32조 제2항), 그 처방전과 진료기록부는 2년간 보존해야 합니다(같은 조 제3항). 둘째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으로, 제11조의3에 근거를 둡니다. 시스템 운영과 통합정보 관리는 시행령 제8조에 따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마약류통합정보관리센터(이하 통합정보센터)로 지정되어 맡고 있습니다.

시스템에 올라가는 정보의 범위가 넓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마약류취급의료업자는 마약·향정신성의약품을 조제하거나 투약할 때마다 품명·수량·취급연월일·구입처·재고량·일련번호와 상대방의 성명 등을 식약처장에게 보고해야 하고(제11조 제1항), 여기에 환자의 주민등록번호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에 따른 질병분류기호, 처방하거나 투약한 사람의 업소명칭·성명·면허번호까지 보고해야 합니다(제11조 제2항). 즉 시스템에는 누가 언제 어느 병원에서 어떤 성분을 몇 개, 어떤 질병 코드로 받았는지가 환자 식별정보와 함께 남습니다. 여러 병원의 기록이 한곳에 모이므로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병원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고도 처방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진료 목적으로 털어놓은 건강 정보가 그대로 집적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병원·약국 원본 — 처방전과 진료기록부. 마약류관리법상 2년 보존 대상이며, 열람과 제공은 의료법이 규율함.

  • 통합관리시스템 보고 자료 — 품명·수량·취급연월일과 환자의 주민등록번호·질병분류기호, 처방자 정보.

  • 의사가 처방 전에 보는 투약내역 — 일자·약품정보·수량만 조회되고, 조회 사실을 환자에게 미리 알려야 함.

마약류 처방 이력은 병원이 보관하는 원본과 식약처 시스템에 보고된 자료로 나뉘고, 수사기관이 두 곳에서 자료를 받는 법적 통로는 서로 다르다.

처방 이력이 수사에서 하는 일 — '이 법에 따른' 투약인지 가리는 자료

처방 이력이 있다는 사실 자체는 범죄의 증거가 아닙니다.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은 마약·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하거나 사용할 수 없지만, 마약류취급의료업자에게서 이 법에 따라 투약받아 소지하는 경우는 예외로 열려 있습니다(마약류관리법 제4조 제1항·제2항 제1호). 반대로 제3조 제1호는 '이 법에 따르지 아니한 마약류의 사용'을 금지합니다. 결국 수사의 쟁점은 처방이 있었는지가 아니라, 그 처방과 투약이 진료 목적에 맞게 이 법이 정한 방식대로 이루어졌는지입니다. 처방 이력은 그 판단의 출발 자료로 쓰입니다.

  • 반복성 — 같은 성분이 몇 개 병원에서 어떤 간격으로 처방되었는지.

  • 수량 — 처방 수량과 기간이 기재된 질병분류기호와 맞는지.

  • 처방자 — 특정 의사나 의료기관에 처방이 몰려 있는지.

  • 시점 — 소변·모발 검사 양성 시점이나 압수 시점과 처방일이 어떻게 겹치는지.

예를 들어 A씨가 3개월 동안 서로 다른 의원 네 곳에서 같은 수면제 성분을 받았다면, 이력만으로는 병원을 옮겨 다니며 받았다는 정황이 드러날 뿐 A씨가 그 약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수사기관은 이력에 소변·모발 검사 결과, 진술, 압수한 약물의 잔량 같은 다른 증거를 겹쳐 '이 법에 따르지 않은 사용'을 입증하려 합니다. 이력을 누가 어떤 절차로 확보했는지가 그 뒤에 쌓이는 증거 전체의 적법성과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이력 확보 단계에서 절차가 무너지면 그것을 출발점으로 삼은 다른 증거도 함께 흔들릴 수 있습니다.

처방 이력은 범죄의 증거가 아니라 '이 법에 따른' 투약인지를 가리는 출발 자료이므로, 그 자료를 어떤 절차로 확보했는지가 뒤따르는 증거 전체를 좌우한다.

마약류관리법 제11조의4 — 통합정보 제3자 제공 금지와 영장이라는 예외

통합관리시스템의 정보를 다루는 규칙은 마약류관리법 제11조의4에 있습니다. 제2항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통합정보센터의 장이 마약류 통합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해서는 아니 된다고 먼저 못 박고, 그 예외를 네 가지로 열거합니다. 수사기관과 직접 관련된 것은 제2호로, '검찰, 경찰, 그 밖의 수사기관이 법원이 발부한 압수ㆍ수색영장에 따라 범죄수사에 관련된 자료제공을 요구하는 경우'입니다. 다시 말해 수사기관이 특정인의 처방 이력을 받으려면 수사기관의 요청이나 협조 공문만으로는 부족하고, 법원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합니다.

  • 제1호 — 시·도지사나 시장·군수·구청장이 마약류 취급 감시 등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 제2호 —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이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에 따라 범죄수사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

  • 제3호 —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과다·중복 처방을 막으려고 투약내역(일자·약품정보·수량)을 요청하는 경우. 이때 의사는 환자에게 열람 요청 사실을 미리 알려야 함.

  • 제4호 — 식약처장이 공익 목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마약류안전관리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며, 개별 수사 요청에 적용되는 제2호와는 요건이 다름.

제1항에도 문이 하나 있습니다. 개인정보를 제외한 통합정보는 오남용 방지와 안전한 취급·관리를 위해 대검찰청·경찰청·해양경찰청·관세청 등 시행령 제8조의4 제1항이 정한 기관에 제공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개인정보는 제외한다'는 단서가 붙어 있으므로, 환자의 주민등록번호와 처방 내역이 묶인 특정인의 이력은 이 문으로 나갈 수 없습니다. 영장에 따라 제공하는 경우에도 시행령 제8조의4 제2항은 원칙적으로 시스템을 통해 제공하되 업무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로 제한하고, 제공받은 쪽이 목적 외로 쓰거나 제3자에게 넘기지 못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도록 합니다.

제공받은 뒤의 의무도 법에 있습니다. 요구한 목적이 달성되면 제공받은 자는 그 정보를 지체 없이 파기해야 하고(제11조의4 제3항), 제11조의4에 따라 통합정보를 제공받은 사람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목적 외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습니다(제11조의6 제1호).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제61조 제1항 제10호)에 처해지고, 개인정보를 제외한 정보를 목적 외로 이용하거나 제공한 경우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제62조 제1항 제3호)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영장으로 받아간 처방 이력이라고 해서 수사기관이 어디에든 돌려 쓸 수 있는 자료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개인정보 보호법에 수사 목적의 제공 조항이 있지 않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개인정보 보호법 제18조 제2항 제7호는 공공기관이 범죄의 수사와 공소의 제기·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 개인정보를 목적 외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나 같은 법 제6조 제1항은 개인정보의 처리와 보호에 관해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으면 그 규정이 우선한다고 정하고, 마약류관리법은 제공 상대와 요건을 제11조의4에서 스스로 좁혀 놓았습니다. 처방 이력은 질병분류기호까지 함께 보고되는 건강 정보여서 개인정보 보호법 제23조가 별도로 규율하는 민감정보에 해당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99조 제2항이 공무소·공사단체에 조회하여 보고를 요구할 수 있게 한 것은 강제처분이 아닌 임의수사의 하나이고, 강제처분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필요한 최소한도로만 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1항 단서). 제11조의4의 네 가지 예외에는 이 조회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수사기관이 특정인의 마약류 처방 이력을 통합관리시스템에서 받으려면, 마약류관리법 제11조의4 제2항 제2호에 따라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이 있어야 한다.

병원 진료기록은 다른 경로 — 의료법 제21조와 임의제출의 함정

통합관리시스템과 달리 병원이 가진 원본 진료기록은 의료법의 규율을 받습니다. 의료법 제21조 제2항은 의료인·의료기관 종사자가 환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환자에 관한 기록을 열람하게 하거나 사본을 내주는 것을 금지하고, 제19조는 업무상 알게 된 다른 사람의 정보를 누설하지 못하게 합니다. 예외는 제21조 제3항이 열거하는데, 수사와 관련된 것은 제6호의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215조 또는 제218조에 따른 경우'입니다. 이를 어기고 기록을 내준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의료법 제88조 제1호), 이 죄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 제106조 — 법원이 하는 압수. 재판 단계에서 증거물을 제출받는 경우.

  • 제215조 — 검사의 청구로 지방법원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

  • 제218조 — 소유자·소지자·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의 영장 없는 압수.

  • 열거되지 않은 것 — 제199조 제2항에 따른 조회·회신. 이 통로로는 환자 기록을 내줄 근거가 없음.

여기서 주의할 것은 임의제출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18조는 소유자·소지자·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을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압수할 수 있다고 정하므로, 병원이 스스로 진료기록을 제출하면 영장이 필요 없습니다. 통합관리시스템은 제11조의4가 임의제출이나 조회를 예외로 열어 두지 않았지만, 병원 원본에는 이 경로가 법률상 열려 있는 셈입니다. 같은 처방 이력이라도 식약처 시스템에서는 영장 없이 받을 수 없고 병원에서는 임의제출로 받을 수 있다는 차이가 생기는 이유입니다. 다만 임의제출이라고 해서 제한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은 전자정보가 저장된 매체를 임의제출받아 압수하는 경우에도 영장에 의한 압수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임의제출물의 압수는 점유 취득이 제출자의 의사에 따른다는 점만 다를 뿐, 범죄혐의를 전제로 한 수사 목적과 압수의 효력은 영장에 의한 경우와 같다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은 임의제출을 받더라도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를 범위를 정해 받는 것이 원칙이고, 그 범위를 넘어 영장 없이 취득한 전자정보는 위법수집증거가 됩니다.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았거나 피고인이 증거로 함에 동의했더라도 그 위법성은 치유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판결은 휴대전화 사건에서 나왔지만 전자정보가 저장된 매체 일반에 대한 법리로 설시되어, 병원이 전자의무기록을 통째로 내주는 경우에도 같은 틀로 범위를 따져볼 수 있습니다.

의사·약사에게는 형사소송법 제112조의 압수 거부권도 있습니다. 업무상 위탁을 받아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으로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은 압수를 거부할 수 있고, 다만 그 타인의 승낙이 있거나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으면 예외입니다. 거부할 수 있는 주체는 물건을 보관하는 의사·약사이므로, 환자에게 이 조문은 병원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일 뿐 내 자료를 내주지 못하게 할 권리를 만들어 주지는 않습니다.

식약처 시스템은 수사기관 제공 통로로 영장이 명시되어 있고, 병원 원본에는 영장 외에 병원의 임의제출이라는 통로가 더 있으며, 임의제출도 영장에 의한 압수와 같은 범위 원칙을 지켜야 한다.

영장의 범위 — 혐의 관련성과 대상 환자·기간·성분

영장이 있다고 해서 처방 이력 전부를 받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은 압수·수색이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된다고 정하고, 영장에는 죄명과 압수할 물건, 수색할 장소 등이 기재되어야 합니다(제114조 제1항). 전자정보에 대해서는 제106조 제3항이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해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한다고 정하며, 같은 조 제4항은 그렇게 정보를 제공받은 경우 개인정보 보호법상 정보주체에게 해당 사실을 지체 없이 알리도록 합니다.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에는 제219조가 이 조문들을 준용합니다.

가정으로 구체화하면 이렇습니다. 경찰이 여러 의원에서 졸피뎀을 반복 처방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A씨를 수사하면서, 영장에 'A씨의 2025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졸피뎀 처방·투약 이력'이라고 적었다고 합시다. 그런데 시스템에서 제공된 자료에 같은 기간 A씨가 받은 항불안제·진통제 이력과 질병분류기호 전체가 함께 담겨 있다면, 영장이 특정한 성분과 기간을 넘는 부분은 혐의사실과 관련 없는 정보(무관정보)가 됩니다. 이때 A씨 측이 확인할 것은 영장에 적힌 대상자·기간·성분·죄명과 실제로 제공된 자료의 범위, 그리고 무관정보가 수사기록에 그대로 남아 있는지입니다. 영장에 적힌 범위가 곧 수사기관이 넘을 수 없는 경계선이므로, 그 안쪽과 바깥쪽의 구분이 다툼의 출발점이 됩니다.

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2도11923 판결은 전자정보 압수·수색에서 이 경계를 엄격하게 보았습니다. 압수의 목적물이 전자정보가 저장된 저장매체인 경우 수사기관이 영장 발부 사유인 혐의사실과의 관련성을 구분하지 않고 임의로 정보를 문서로 출력하거나 파일로 복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영장주의에 반하는 위법한 압수라고 했습니다. 압수·수색이 끝난 뒤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보관하는 것, 새로운 범죄 혐의를 수사하려고 무관정보를 열람하는 것도 영장 없이 수색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리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무관정보에 대한 영장을 발부받았더라도 그 위법성은 치유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판시가 '전자정보가 저장된 저장매체'를 대상으로 일반화되어 있어, 통합관리시스템에서 뽑은 처방 이력 같은 전자 자료에도 같은 잣대로 범위를 따질 수 있습니다.

영장은 처방 이력 전체가 아니라 혐의와 관련된 대상자·기간·성분만 열어 주고, 그 밖의 정보는 사후에 영장을 받아도 적법해지지 않는다.

영장 없이 받은 처방 이력의 증거능력 — 위법수집증거와 2차적 증거

영장이나 법이 정한 절차 없이 확보한 처방 이력을 증거로 쓸 수 있는지가 문제됩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하고, 대법원은 2007. 11. 15. 선고 2007도3061 전원합의체 판결 이래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를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법리를 유지해 왔습니다. 마약류관리법 제11조의4 제2항이 영장을 요건으로 명시하고 있으므로, 공문 조회 등 영장 없는 경로로 시스템의 처방 이력이 넘어갔다면 그 자료는 이 원칙에 따라 다퉈볼 대상이 됩니다.

문제는 그 이후에 쌓인 증거입니다. 2022도11923 판결은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뿐 아니라 이를 기초로 획득한 2차적 증거도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고, 예외는 인과관계가 희석되거나 단절되었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만 인정된다고 했습니다. 판단할 때는 절차 조항의 취지와 위반의 내용·정도,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침해된 권리의 성질과 정도, 절차 위반과 증거 수집 사이의 인과관계,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종합합니다. 예외에 해당한다는 구체적이고 특별한 사정은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처방 이력을 근거로 출석을 요구해 받은 진술이나 그 이력을 단서로 진행한 소변·모발 검사 결과가 있다면, 이 2차적 증거 심사의 대상이 됩니다.

다만 위법수집증거 주장이 늘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영장이 있었는데 범위만 조금 벗어났는지, 영장 자체가 없었는지, 병원이 임의제출했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고, 대법원도 적법절차의 실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고 오히려 증거를 배제하는 것이 형사사법 정의 실현의 취지에 반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주장은 '위법했다'는 결론만 던지지 않고, 어느 경로로 언제 어떤 범위의 자료가 넘어갔는지를 먼저 특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위법하게 확보한 처방 이력은 그 자체뿐 아니라 그것을 기초로 얻은 진술·검사 결과도 원칙적으로 증거가 될 수 없고, 예외를 주장하는 쪽은 검사다.

실제 대응 순서 — 수집 경로 확인에서 준항고까지

처방 이력이 조사에서 언급되었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그 자료가 어느 경로로 왔는지 특정하는 것입니다. 경로는 크게 셋으로 나뉩니다. 통합관리시스템에서 영장에 따라 받은 것인지, 병원·약국에서 영장이나 임의제출로 받은 것인지, 공문 조회에 대한 회신으로 받은 것인지입니다. 경로에 따라 위법성 판단과 다툴 절차가 달라지므로, 조서에 남은 표현 하나하나(예를 들어 '병원의 협조를 받아')도 기록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영장 확인 — 영장이 있었다면 죄명, 대상자, 압수할 물건, 유효기간(제114조 제1항)과 실제 제공된 자료의 범위를 대조합니다.

  • 집행 통지 확인 — 참여권자에게는 집행의 일시·장소를 미리 통지해야 하고, 급속을 요하거나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시한 경우만 예외입니다(제121조·제122조).

  • 압수 처분 불복 — 검사·사법경찰관의 압수에 관한 처분은 관할 법원에 취소·변경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417조, 준항고).

  • 기소 후 기록 열람 — 피고인·변호인은 증거로 신청될 서류뿐 아니라 자신의 법률상·사실상 주장과 관련된 서류의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266조의3 제1항).

  • 본인 기록 확보 — 환자는 병원에 본인 진료기록의 열람·사본 발급을 요청할 수 있어(의료법 제21조 제1항), 처방 경위와 진료 목적을 보여 줄 자료를 미리 확보합니다.

진술 단계에서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처방 이력이 제시되었을 때 이력의 정확성이나 의료 목적 복용 여부를 즉석에서 답하기보다, 그 이력이 어떤 근거로 어느 범위까지 확보되었는지를 변호인을 통해 확인한 뒤 진술 방향을 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위법한 1차 자료를 제시받고 이루어진 진술은 이후 2차적 증거 판단에서 인과관계를 희석시키는 사정으로 다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수사기관이 이력에서 읽어낸 병원 이동 패턴이나 수량이 실제 진료 경위와 다르다면, 진료기록과 처방 경위 자료로 이를 바로잡을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방 이력 사건의 대응은 이력의 내용을 해명하기 전에, 그 자료가 어느 경로로 어떤 범위까지 넘어갔는지를 특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찰이 공문만 보내면 제 마약류 처방 이력을 받아갈 수 있나요?

A. 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된 이력은 마약류관리법 제11조의4 제2항 제2호에 따라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이 있을 때 수사기관에 제공되도록 되어 있고, 공문 조회는 예외 사유에 열거되어 있지 않습니다. 병원이 가진 진료기록도 의료법 제21조 제3항 제6호가 형사소송법 제106조·제215조·제218조에 따른 경우만 열거하고 조회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공문만으로 자료가 넘어간 정황이 있다면 어떤 경로로 누가 제공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Q. 병원이 환자 동의 없이 경찰에 진료기록을 내주면 문제가 없나요?

A. 영장에 따른 제출이나 형사소송법 제218조의 임의제출은 의료법 제21조 제3항 제6호가 허용하므로 환자 동의가 없어도 적법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이 범위를 벗어나 단순 요청이나 조회 공문에 응해 내준 경우에는 제21조 제2항 위반이 문제되고, 의료법 제88조 제1호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며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임의제출이라도 수사기관은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만 범위를 정해 받아야 하고, 범위를 넘은 부분은 위법수집증거가 됩니다.

Q. 병원에서 제 투약내역을 조회한다고 하는데 수사와 관련이 있나요?

A. 수사와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마약류관리법 제11조의4 제2항 제3호는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과다·중복 처방을 막기 위해 투약내역(일자·약품정보·수량)을 요청할 수 있게 하고, 이때 환자에게 열람 요청 사실을 미리 알리도록 합니다. 펜타닐 내용고형제·외용제제 처방전을 발급할 때는 제30조 제3항과 시행령 제11조 제2항에 따라 투약내역 확인이 의무이고, 긴급한 사유 등 예외가 아닌데도 확인하지 않은 의사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제69조 제1항 제6호의2).

Q. 처방 이력이 많이 나오면 곧바로 처벌받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마약류취급의료업자에게서 이 법에 따라 투약받아 소지하는 것은 제4조 제2항 제1호가 허용하고, 처벌의 대상은 제3조 제1호가 금지하는 '이 법에 따르지 아니한 사용' 등입니다. 이력은 병원 이동 횟수나 수량 같은 정황을 보여줄 뿐이어서 실제 사용 경위·복용 방법·진료 목적 같은 다른 증거와 결합되어야 입증이 됩니다. 처방이 의료 목적에 맞았다는 점은 진료기록과 처방 경위로 다투게 됩니다.

Q. 영장으로 받은 처방 이력을 다른 사건 수사에 써도 되나요?

A. 통합정보를 제공받은 사람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목적 외로 이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고(제11조의6 제1호), 요구한 목적이 달성되면 지체 없이 파기해야 합니다(제11조의4 제3항). 대법원 2022도11923 판결은 수사기관이 압수·수색 종료 후 새로운 범죄 혐의를 수사하려고 무관정보를 열람하는 것은 영장 없이 수색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전자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다 별도 혐의를 발견한 경우에도 그 혐의에 대한 별도의 영장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의 설시입니다.

Q. 처방 이력을 영장으로 확보했는지는 어떻게 확인하나요?

A. 수사 단계에서는 변호인을 통해 압수·수색이 있었는지와 그 범위를 확인하고, 참여권자에게 집행 통지가 있었는지(제122조)를 살펴봅니다. 기소된 뒤에는 제266조의3에 따라 증거로 신청될 서류와 자신의 주장과 관련된 서류의 열람·등사를 신청해 영장과 제공 자료의 범위를 대조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4항은 전자정보를 범위를 정해 제공받은 경우 정보주체에게 그 사실을 지체 없이 알리도록 하는데, 제219조가 이 조문을 수사기관의 압수에 준용합니다. 압수 처분 자체에 불복하려면 제417조의 준항고로 취소·변경을 청구합니다.

맺음말

마약류 처방 이력은 병원이 보관하는 원본과 식약처 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된 자료로 나뉘고, 수사기관이 받아가는 법적 통로도 다릅니다. 통합관리시스템의 정보는 마약류관리법 제11조의4 제2항 제2호에 따라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이 있어야 제공되고, 병원 원본은 영장 외에 병원의 임의제출로도 넘어갈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영장에 적힌 대상자·기간·성분·죄명을 넘는 정보, 영장이나 정당한 임의제출 없이 확보한 정보는 위법수집증거로 다퉈볼 수 있고, 그 정보를 기초로 얻은 2차적 증거도 같은 심사를 받습니다.

처방 이력이 조사에서 제시되었다면 이력의 내용을 해명하기 전에 그 자료가 어떤 경로와 범위로 확보되었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처방 이력은 의료 목적에 따른 정당한 진료의 기록이기도 해서, 이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 법에 따르지 않은 사용이 입증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원지검이나 관할 경찰서의 출석 요구를 받았다면 진술에 앞서 영장의 존재와 제공된 자료의 범위를 확인하고, 본인의 진료기록을 확보해 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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