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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자대위소송 시효중단, 끊기는 것은 채무자의 제3채무자 채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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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자대위소송 시효중단, 끊기는 것은 채무자의 제3채무자 채권이다 

강대현 변호사

채무자가 제3자에게서 받을 돈이 있는데도 청구를 미루는 사이 그 채권의 소멸시효가 다가오면, 채권자는 채권자대위소송으로 채무자를 대신해 시효를 끊으려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소송으로 시효가 중단되는 채권이 어느 쪽 채권이냐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채권자대위소송의 제기로 인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과가 채무자에게 생긴다고 보고 있어, 소를 낸 채권자 자신의 채권과는 결이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대위소송으로 어떤 시효가 어떻게 중단되는지, 소가 각하되거나 청구가 바뀌어도 그 효력이 살아 있는 경우는 언제인지, 채권자가 자기 채권의 시효는 어떻게 따로 지켜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시효는 두 곳에서 따로 흐른다 — 피보전채권과 피대위채권

채권자대위권은 민법 제404조 제1항에 따라 채권자가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제도입니다. 이때 대위소송에는 채권이 두 개 등장합니다. 하나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가진 채권으로, 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피보전채권입니다. 다른 하나는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게 가진 채권으로, 소송에서 실제로 청구하는 대상이 되는 피대위채권입니다. 가정해 보겠습니다. 채권자 A가 채무자 B에게 대여금 3,000만 원을 받을 것이 있고, B는 제3채무자 C에게 공사대금 5,000만 원을 받을 것이 있는데 B가 이를 청구하지 않고 있다면, A의 대여금채권이 피보전채권이고 B의 공사대금채권이 피대위채권입니다.

두 채권은 각자 자기 몫의 소멸시효를 따로 갖습니다. 민법 제162조 제1항은 채권의 소멸시효를 10년으로 정하고 있고, 그보다 짧은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는 채권도 있어서 채권마다 완성 시점이 다릅니다. A의 채권은 여유가 있어도 B의 C에 대한 채권이 먼저 시효로 소멸하면, A가 대신 행사할 권리 자체가 사라져 대위권은 실익이 없어집니다. 반대로 B의 채권은 넉넉한데 A의 채권 시효가 먼저 다가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위소송을 준비할 때는 두 채권의 시효를 나란히 놓고 각각의 완성 시점을 따져야 합니다.

이 구조 때문에 대위소송의 시효 문제는 세 가지 질문으로 나뉩니다. 첫째, 대위소송을 제기하면 어느 채권의 시효가 중단되는가. 둘째, 그 소가 각하되거나 청구가 바뀌어도 중단의 효력이 남는가. 셋째, 채권자 자신의 채권 시효는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 아래에서 대법원 판결을 기준으로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대위소송에는 시효가 걸린 채권이 두 개 등장하고, 두 채권의 소멸시효는 각자 따로 흐른다.

대위소송을 제기하면 — 중단되는 시효는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

민법 제168조 제1호는 청구를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정하고, 재판상의 청구가 그 대표적인 형태입니다(민법 제170조). 대위소송은 채권자가 소를 내지만 청구하는 권리는 채무자의 것입니다.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다17284 판결은 채권자대위소송의 소송물이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권리라는 전제에서 판단했습니다. 이어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0다80930 판결은 "채권자대위권 행사의 효과는 채무자에게 귀속되는 것이므로 채권자대위소송의 제기로 인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과 역시 채무자에게 생긴다"고 판시했습니다. 소를 낸 사람은 채권자이지만 시효가 끊기는 권리는 채무자의 채권이라는 뜻입니다.

앞의 가정으로 돌아가겠습니다. A가 B를 대위하여 C에게 공사대금 5,000만 원을 청구하는 소를 내면, 그때 중단되는 시효는 B의 C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의 시효입니다. 중단되면 그때까지 지난 기간은 산입되지 않고,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시효가 새로 진행합니다(민법 제178조 제1항·제2항). 중단의 기준 시점은 소장을 법원에 접수한 때이므로(민사소송법 제265조), 소장이 C에게 송달되기까지 시일이 걸려도 접수일이 기준이 됩니다. 따라서 시효 완성이 임박한 상황이라면 소장 접수일이 완성일보다 앞서는지를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이 판결들이 실무에 주는 의미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시효중단의 이익은 소를 낸 대위채권자가 아니라 채권의 주인인 채무자에게 귀속됩니다. 그래서 그 채권을 이후에 다른 채권자가 대위 행사하더라도 이미 발생한 중단의 이익을 이어받게 됩니다. 둘째, 이 소송에서 청구된 권리는 채무자의 채권이므로 중단되는 시효도 그 채권의 시효에 한정됩니다. 채권자 자신이 채무자에게 가진 채권은 이 소송에서 청구한 적이 없으므로 이 소송으로 중단되지 않고, 민법 제169조도 시효중단의 효력을 당사자 및 그 승계인 사이로 한정합니다.

  • 피보전채권(채권자 → 채무자) — 대위소송의 청구 대상이 아니므로 이 소송으로 시효가 중단되지 않음. 별도 관리 필요.

  • 피대위채권(채무자 → 제3채무자) — 소장 접수 시점에 시효가 중단되고, 그 효과는 채무자에게 귀속.

  • 중단의 결과 — 그때까지 지난 기간은 산입하지 않고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새로 진행(민법 제178조).

  • 확인할 것 — 소장 접수일이 피대위채권의 시효 완성일보다 앞서는지(민사소송법 제265조).

대위소송으로 중단되는 시효는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의 시효이고, 그 효과는 소를 낸 채권자가 아니라 채무자에게 생긴다.

소가 각하돼도 6개월 — 순차적 대위소송으로 이어지는 소급 중단

재판상의 청구는 소송이 각하·기각·취하된 경우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습니다(민법 제170조 제1항). 다만 그 경우에도 6개월 안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면 시효는 최초의 재판상 청구로 중단된 것으로 봅니다(같은 조 제2항). 대위소송은 피보전채권이나 대위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각하되는 경우가 있어서 이 조항이 특히 문제 됩니다. 소가 각하됐다고 해서 시효중단까지 곧바로 소용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아래 판결의 핵심입니다.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0다80930 판결의 사안은 이렇습니다. 한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제3채무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냈는데, 항소심에서 피보전권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각하 판결을 받아 확정되었습니다. 그로부터 3개월 남짓 뒤에 다른 채권자가 같은 내용의 대위소송을 냈지만 피보전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조정이 성립하며 끝났습니다. 조정 성립 후 10여 일이 지나 또 다른 채권자가 같은 소를 다시 냈습니다. 대법원은 세 채권자의 순차적인 대위소송에 따라 채무자의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최초의 재판상 청구인 첫 채권자의 소 제기로 중단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에서 눈여겨볼 점은 첫 소송이 피보전권리가 없다는 이유로 각하되었는데도 시효중단이 인정되었다는 것입니다. 피대위채권을 실제로 행사한 재판상 청구가 있었고, 각 단계마다 6개월 안에 후속 청구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또 후행 소송을 낸 채권자는 첫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었는데도 최초 소 제기 시점의 중단 이익을 받았습니다. 중단의 효과가 채무자에게 귀속되므로 누가 이어서 소를 내든 피대위채권의 시효가 하나의 흐름으로 판단된 것입니다.

실무에서는 6개월이라는 기한이 관건입니다. 각하나 취하 이후 6개월을 넘기면 제170조 제2항의 소급 효과를 받지 못하고, 그 소의 시효중단 효력은 처음부터 없던 것이 됩니다. 소송이 각하될 위험이 있다면 피보전채권의 존재와 대위 요건을 뒷받침하는 자료부터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각하나 취하가 이미 이루어졌다면 그 뒤 6개월 안에 재소하거나 압류·가압류를 거는 일정을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 첫 번째 채권자의 대위소송 — 피보전권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소각하 판결 확정.

  • 3개월 남짓 뒤 두 번째 채권자의 같은 소 — 피보전권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조정 성립.

  • 10여 일 뒤 세 번째 채권자의 같은 소 — 대법원이 최초 소 제기 시점에 시효가 중단된 것으로 인정.

대위소송이 각하·조정으로 끝나도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가 이어지면 시효는 최초의 소 제기 시점에 중단된 것으로 본다(민법 제170조 제2항).

청구를 바꿔도 이어지는 중단 — 대위청구에서 양수금청구로

대위소송이 진행되는 도중에 채권자가 피대위채권 자체를 양수받아 청구를 바꾸는 경우가 있습니다. 채권자대위권에 기한 청구를 양수금청구로 바꾸는 것은 청구원인의 교환적 변경이어서 원래의 대위 청구는 취하된 것으로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취하로 인해 앞서 생긴 시효중단의 효력도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깁니다.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다17284 판결이 바로 이 문제를 다뤘습니다.

사안은 토지 매매계약이 해제되면서 생긴 9억 원대 계약금반환채권을 국가를 상대로 행사한 사건입니다. 이 채권에는 국가재정법 제96조가 정한 5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었습니다. 채권자는 2007. 11. 22. 대위 행사를 내용으로 하는 최고가 국가에 도달하게 했고, 그로부터 6개월 이내인 2008. 5. 15. 채권자대위권에 기한 청구로 청구원인을 변경했으며, 2009. 1. 28. 채권을 양수했다며 다시 양수금청구로 바꿨습니다. 원심은 양수 시점에는 이미 5년이 지났고, 대위청구는 취하되어 중단 효력도 사라졌다며 시효 소멸로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파기했습니다.

대법원이 든 이유는 네 가지입니다. 대위소송의 소송물은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계약금반환청구권인데 양수금청구도 그 권리 자체를 양수했다는 것이어서 두 청구의 소송물은 동일하고 권리의무의 특정승계가 있을 뿐이라는 점, 시효중단의 효력은 특정승계인에게도 미친다는 점(민법 제169조), 소송 계속 중 권리를 승계한 특정승계인이 참가하거나 소송을 인수하면 소송이 처음 계속된 때로 소급해 시효중단의 효력이 생긴다는 점(민사소송법 제80조, 제82조 제3항), 채권자가 채권을 대위 행사하다 양수받아 직접 행사한 것이어서 '권리 위에 잠자는 자'로 볼 수 없다는 점입니다. 결국 당초 대위소송으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소멸하지 않는다는 결론입니다.

이 판결은 대위권의 또 다른 법리도 확인해 줍니다. 채권자는 자기 채권의 기한이 도래하기 전에는 법원의 허가 없이 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보전행위는 할 수 있고(민법 제404조 제2항), 피대위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최고와 재판상 청구가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원심은 채권자에게 피보전채권이 없어 '권한 없는 자의 청구'라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피보전채권의 존재를 섣불리 부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양수금채권이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추었는지 등은 별도의 쟁점이어서 대법원은 이를 심리하도록 사건을 되돌려 보냈습니다.

  • 소송물의 동일성 — 대위청구에서 양수금청구로 바뀌어도 같은 피대위채권에 관한 특정승계일 뿐임.

  • 승계인에 대한 효력 — 시효중단의 효력은 당사자 및 그 승계인에게 미침(민법 제169조).

  • 소급 — 승계인이 소송에 참가하거나 소송을 인수하면 소송이 처음 계속된 때로 소급해 중단 효력이 생김(민사소송법 제80조, 제82조 제3항).

  • 별도 심리 — 양수금채권의 존재와 채권양도의 대항요건 충족 여부는 따로 판단받아야 함.

대위청구에서 양수금청구로 바뀌어도 소송물인 피대위채권은 같으므로, 당초 대위소송으로 생긴 시효중단의 효력은 소멸하지 않는다.

내 채권의 시효는 따로 — 피보전채권을 지키는 방법

대위소송으로 지켜지는 것은 채무자의 채권입니다. 채권자 자신이 채무자에게 가진 피보전채권은 이 소송에서 청구한 권리가 아니므로, 그 시효가 가까워졌다면 채무자를 상대로 한 별도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다64471 판결의 채권자도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권리를 대위 행사하는 소를 내면서, 채무자를 상대로 양수금청구의 별소를 함께 제기했습니다. 대위소송은 채무자의 채권을 청구하는 소이므로 채권자 자신의 채권은 이처럼 별소로 따로 다투게 됩니다.

시효를 끊는 방법은 민법 제168조가 정한 청구, 압류 또는 가압류·가처분, 승인입니다. 채무자를 상대로 하는 재판상 청구는 소를 제기한 때 중단의 효력이 생기고(민사소송법 제265조), 판결이 확정되면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되던 채권도 시효가 10년이 됩니다(민법 제165조 제1항). 채무자의 재산에 대한 가압류나 압류는 제168조 제2호 사유로 채권자 자신의 채권 시효를 중단시키면서 동시에 재산 보전도 해 줍니다. 채무자가 채무의 존재를 인정하는 서면을 써 주면 제168조 제3호의 승인으로 시효가 중단됩니다.

내용증명으로 이행을 촉구하는 최고는 사정이 다릅니다. 민법 제174조에 따라 최고 후 6개월 안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등을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습니다. 최고만 보내 놓고 시간을 흘려보내면 시효는 그대로 진행되어 아무것도 지켜지지 않습니다. 최고를 하는 날 후속 조치의 기한을 6개월 뒤로 못 박아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 채무자 상대 재판상 청구 — 소 제기 시점에 중단, 판결이 확정되면 새로 진행하는 시효는 10년(민법 제165조 제1항).

  • 가압류·압류 — 채무자 재산에 대해 걸어 두면 채권자 자신의 채권 시효 중단과 재산 보전을 함께 확보(민법 제168조 제2호).

  • 채무 승인 — 채무자가 채무의 존재를 인정하는 서면(금액, 변제 약속 포함)을 받아 둠(민법 제168조 제3호).

  • 최고 — 6개월 안에 후속 조치를 하지 않으면 효력 없음(민법 제174조).

대위소송은 채무자의 채권 시효를 지킬 뿐이므로, 채권자 자신의 채권 시효는 재판상 청구·가압류·승인·최고로 따로 관리해야 한다.

피보전채권이 시효로 소멸하면 — 대위소송이 각하되는 경로

피보전채권의 시효는 대위소송의 성패에도 영향을 줍니다. 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다64471 판결은 대위소송의 제3채무자가 피보전채권의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 있는지를 다뤘습니다. 대법원은 제3채무자가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고, 소멸시효는 그 이익을 직접 받는 자만 원용할 수 있으므로 대위소송의 제3채무자는 원칙적으로 이를 주장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 법리는 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다10151 판결을 이어받은 것이며, 대법원 2025. 9. 25. 선고 2024다254387 판결도 같은 취지로 그대로 확인했습니다.

다만 예외가 있습니다. 채권자가 대위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채무자를 상대로 피보전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별소를 냈고, 채무자가 그 소송에서 소멸시효를 원용하는 항변을 했으며, 그 사유가 드러난 대위소송에서 심리한 결과 피보전채권의 시효가 적법하게 완성된 것으로 판단되면 채권자는 더 이상 채무자를 대위할 권한이 없게 됩니다. 2007다64471 사안에서 채권자는 양수금채권을 보전하려고 대위소송을 냈는데, 채무자가 별소에서 양수금채권의 10년 시효가 지났다고 항변했습니다. 원심은 제3채무자가 채무자의 시효 항변을 원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했습니다. 대법원은 양수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했다면 대위소송은 부적법하여 각하할 수밖에 없다며, 시효 완성 여부부터 심리하라고 파기환송했습니다.

이 구조가 시효중단과 만나면 결론이 분명해집니다. 대위소송으로 피대위채권의 시효를 아무리 잘 지켜도 피보전채권이 이미 시효로 소멸했다면 그 소는 각하되고, 각하된 소의 중단 효력은 6개월 안에 후속 재판상 청구가 있어야 살아납니다(민법 제170조). 결국 대위소송은 두 시효를 모두 살려 둔 상태에서만 제 기능을 합니다. 그래서 소를 내기 전에 피보전채권의 변제기와 시효 완성 시점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채권자 보호 제도라도 결론이 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2024다254387 판결은 사해행위취소소송의 수익자가 취소채권자의 피보전채권에 대해 소멸시효를 주장할 수 있고, 채무자가 시효이익을 포기하더라도 그 효력이 수익자에게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수익자는 사해행위가 취소되면 이익을 잃지만 채권자의 채권이 소멸하면 이를 면하는 지위에 있어서 그 채권의 소멸로 직접 이익을 받는 자에 해당한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대위소송의 제3채무자와 사해행위취소소송의 수익자를 같은 위치로 놓고 전략을 세우면 안 됩니다.

  • 대위소송의 제3채무자 — 원칙적으로 피보전채권의 시효 완성을 원용할 수 없음.

  • 예외 — 채무자가 별소에서 시효를 원용하고 피보전채권의 시효가 실제로 완성된 것으로 판단되면 채권자는 대위 권한을 잃고 소는 각하됨.

  • 사해행위취소소송의 수익자 — 취소채권자의 피보전채권 시효를 주장할 수 있고, 채무자의 시효이익 포기는 수익자에게 효력이 없음.

대위소송의 제3채무자는 원칙적으로 피보전채권의 시효를 주장하지 못하지만, 채무자가 별소에서 시효를 원용해 피보전채권이 실제로 소멸했다면 채권자는 대위 권한을 잃는다.

효과가 채무자에게 귀속되는 만큼 — 통지와 처분 제한, 그리고 다른 채권자

민법 제405조 제1항은 채권자가 보전행위 이외의 권리를 행사한 때에는 채무자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채무자가 통지를 받은 후에는 그 권리를 처분해도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시효를 끊는 데 그치는 보존행위와 달리 이행까지 구하는 대위소송에서 통지가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대법원 2016. 8. 29. 선고 2015다236547 판결은 대위소송이 제기되고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대위권 행사 사실을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이를 알게 되면, 채무자는 피대위채권을 양도하거나 포기하는 등 대위권 행사를 방해하는 처분행위를 할 수 없고 이 효력은 제3채무자에게도 그대로 미친다고 보았습니다. 시효를 지켜 둔 채권이 채무자의 처분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주는 장치입니다.

이 판결의 사안에서 채무자는 한 채권자가 낸 대위소송의 제1심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했습니다. 대법원은 그 증언으로 채무자가 대위권 행사 사실을 알게 된 때부터 처분권 제한의 효력이 생겼다고 보았고, 그 뒤 채무자의 다른 채권자가 피대위채권에 대해 받은 전부명령은 모두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통지서를 따로 보내지 않았더라도 채무자가 알게 된 때가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다툼을 줄이려면 통지한 사실과 도달 시점이 남는 방식으로 알려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반대로 대위소송에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그 채권이 채권자의 것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판결은 제3채무자에게 대위채권자 자신에게 금전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피대위채권은 여전히 채무자에게 속하므로, 변제 등으로 소멸하기 전이라면 채무자의 다른 채권자가 이를 압류·가압류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대위채권자는 제3채무자로부터 채무자를 대위해 변제를 수령할 뿐 자기 채권의 변제로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위소송에서 이겨도 자기 채권의 만족을 확보하려면 자기 채권으로 피대위채권을 가압류·압류해 배당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미리 조치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대위소송으로 지킨 시효의 이익은 채무자에게 귀속되므로, 승소한 뒤에도 다른 채권자가 피대위채권을 압류·가압류할 수 있다 — 내 채권의 만족은 별도의 보전 조치로 확보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채권자대위소송을 내면 채무자에게 받을 내 돈의 소멸시효도 함께 중단되나요?

A. 대위소송에서 청구하는 권리는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이고, 대법원은 소멸시효 중단의 효과가 채무자에게 생긴다고 봅니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0다80930 판결).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가진 채권은 이 소송에서 청구된 적이 없으므로 그 시효는 별도로 관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채무자를 상대로 한 재판상 청구, 가압류, 채무 승인 확보가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시효 완성이 임박했다면 대위소송 준비와 함께 이 조치를 동시에 진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Q. 채무자에게 대위소송을 냈다고 알리지 않으면 시효중단이 안 되나요?

A. 2010다80930 판결은 시효중단의 효과가 채무자에게 생긴다고 판시하면서 채무자에 대한 통지를 요건으로 들지 않았습니다. 통지는 민법 제405조에 따른 처분 제한의 효과와 연결되는 문제입니다. 채권자가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대위권 행사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는 채무자가 피대위채권을 처분해도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고, 이 효력은 제3채무자에게도 미칩니다(대법원 2016. 8. 29. 선고 2015다236547 판결). 다툼을 막으려면 내용증명 등으로 통지 사실과 시점을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대위소송이 각하되면 시효중단은 완전히 없던 일이 되나요?

A. 재판상 청구는 각하·기각·취하되면 원칙적으로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습니다(민법 제170조 제1항). 다만 6개월 안에 재판상의 청구,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등을 하면 최초의 재판상 청구로 중단된 것으로 봅니다(같은 조 제2항). 2010다80930 판결에서는 첫 대위소송이 각하 확정된 뒤 다른 채권자들의 대위소송이 각 6개월 안에 이어져 최초 소 제기 시점의 중단이 인정되었습니다. 6개월을 넘기면 소급 효과를 받을 수 없으니 기한 관리가 핵심입니다.

Q. 대위소송 도중에 채권을 양수해서 청구를 바꾸면 중단 효력이 사라지나요?

A. 대위청구를 양수금청구로 바꾸는 것은 교환적 변경이라 구 청구는 취하된 것으로 보지만, 대법원은 두 청구의 소송물이 같은 피대위채권이라는 점 등을 들어 당초 대위소송으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소멸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다17284 판결). 다만 양수금채권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추었는지는 따로 심리됩니다. 양도 사실을 피대위채권의 채무자인 제3채무자에게 통지하는 등 대항요건도 함께 갖춰 두어야 합니다.

Q. 제3채무자가 제 채권의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대위소송의 제3채무자는 소멸시효의 이익을 직접 받는 자가 아니어서 원칙적으로 피보전채권의 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대법원 2008. 1. 31. 선고 2007다64471 판결). 다만 채무자가 채권자의 별소에서 시효를 원용해 피보전채권의 시효가 실제로 완성된 것으로 판단되면 채권자는 대위 권한을 잃고 대위소송은 각하됩니다. 채무자를 상대로 별소를 함께 진행 중이라면 피보전채권의 시효를 특히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Q. 제 채권의 변제기가 아직 안 됐는데 채무자 채권의 시효가 다가오면 대위소송을 낼 수 있나요?

A. 채권자는 자기 채권의 기한이 도래하기 전에는 법원의 허가 없이 대위권을 행사할 수 없지만 보전행위는 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404조 제2항). 대법원은 피대위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한 최고와 재판상 청구를 이 보존행위로 보았습니다(2010다17284 판결). 다만 대위의 근거가 되는 피보전채권이 실제로 존재해야 하므로 계약서나 약정서 등 채권의 존재를 뒷받침할 자료를 갖춰 두어야 합니다.

맺음말

채권자대위소송으로 중단되는 시효는 소송에서 청구한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의 시효이고, 그 효과는 채무자에게 귀속됩니다. 소가 각하되어도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가 이어지면 최초 소 제기 시점으로 소급해 중단되고, 대위청구가 양수금청구로 바뀌어도 그 효력은 이어집니다. 다만 이 효력을 누리려면 대위소송의 소장 접수일이 피대위채권의 시효 완성일보다 앞서야 합니다.

반면 채권자 자신의 채권은 대위소송의 청구 대상이 아니므로 재판상 청구, 가압류, 승인, 최고로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피보전채권이 시효로 소멸하면 대위 권한 자체가 사라질 수 있고, 승소한 뒤에도 다른 채권자가 피대위채권을 압류·가압류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두 채권의 시효 완성 시점을 나란히 계산해 어느 쪽이 먼저 오는지 확인하는 것이 첫 순서입니다.

시효는 기산점과 중단 사유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완성 시점이 달라지는 만큼, 완성이 가까운 채권이 있다면 소를 내기 전에 계약서와 변제기 자료를 갖춰 시효 계산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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