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여금을 돌려받으려고 준비하다가 "이자는 3년이 지나면 받을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연체이자까지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는 분이 많습니다. 반대로 돈을 갚아야 하는 쪽에서는 몇 년 묵은 연체이자를 두고 시효가 지났다고 버텨도 되는지 궁금해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약정이자와 지연손해금은 법적 성질이 달라 소멸시효도 다르게 움직이고, 변제기 이후에 붙는 연체이자는 민법 제163조의 3년 단기시효가 아니라 원금 채권의 시효를 따릅니다. 이 글에서는 이자와 지연손해금이 어디서 갈리는지, 시효가 언제 흐르고 무엇으로 멈추는지, 소송에서 지연손해금을 어떻게 청구해야 하는지 차례로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이자와 지연손해금은 다른 채권이다 — 변제기를 기준으로 성질이 갈린다
흔히 이자와 연체이자를 한데 묶어 '이자'라고 부르지만, 법적으로는 발생 시점과 성질이 전혀 다른 두 채권입니다. 이자는 원금을 빌려 쓰는 대가로 변제기까지 붙는 것이고, 지연손해금은 변제기를 넘기고도 돈을 갚지 않은 데 대한 손해배상으로 변제기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붙는 것입니다. 민법 제397조 제1항은 금전채무불이행의 손해배상액을 법정이율에 따르되,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않는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에 따른다고 정합니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채권자는 손해를 따로 증명할 필요가 없고, 채무자는 과실이 없었다고 항변할 수도 없습니다.
이 구분이 시효에서 결정적인 이유는 대법원이 지연손해금의 성질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입니다. 대법원 1995. 10. 13. 선고 94다57800 판결은 금전채무의 이행지체로 발생하는 지연손해금은 그 성질이 손해배상금이지 이자가 아니고, 민법 제163조 제1호의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채권'도 아니어서 3년의 단기소멸시효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결국 "이자는 3년이면 소멸한다"는 통념은 이자에 관한 이야기일 뿐, 변제기 이후에 쌓이는 연체이자에 그대로 옮겨 적용할 수 없습니다. 이미 발생한 이자를 제때 내지 않은 경우에는 그 이자에 대해서도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1996. 9. 20. 선고 96다25302 판결의 판단입니다.
예를 들어 차용증에 원금 5,000만원, 이자 연 10%, 변제기 1년 후로 적고 "변제기 이후에는 연 15%로 한다"는 문구를 넣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변제기까지 붙는 연 10%는 이자이고, 변제기 다음 날부터 붙는 연 15%는 지연손해금 약정입니다. 같은 차용증 안에 있어도 둘은 서로 다른 채권이므로, 시효를 따질 때는 어느 기간에 발생한 어느 금액인지부터 갈라야 합니다.
이자 — 변제기까지 원금을 쓴 대가로 발생. 이율 약정이 없으면 민사 연 5%(민법 제379조), 상사 연 6%(상법 제54조).
지연손해금 — 변제기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발생하는 손해배상금. 약정이율이 있으면 그 이율, 없으면 법정이율.
시효 — 이자는 1년 이내 정기 지급 약정일 때만 3년, 지연손해금은 3년 단기시효의 대상이 아님.
구분 방법 — 차용증·약정서에서 변제기 전후의 이율 문구를 나누어 읽을 것.
변제기까지 붙는 것은 이자, 변제기를 넘겨 붙는 것은 지연손해금이다 — 이름이 비슷해도 시효가 갈리는 출발점이 바로 여기다.
3년 단기시효의 범위 — 이자라고 무조건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민법 제163조 제1호는 "이자, 부양료, 급료, 사용료 기타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금전 또는 물건의 지급을 목적으로 한 채권"을 3년의 단기소멸시효 대상으로 둡니다. 그런데 이 조항이 이자를 예로 들었다고 해서 모든 이자채권이 3년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96다25302 판결은 여기서 말하는 '1년 이내의 기간으로 정한' 채권이 1년 이내의 정기에 지급되는 채권을 뜻하고, 변제기가 1년 이내인 채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자채권이라도 1년 이내의 정기에 지급하기로 한 것이 아닌 이상 3년의 단기시효에 걸리지 않습니다.
이 판결의 사안이 실무 감각을 잘 보여줍니다. 원심은 당사자 사이에 '매달 8일 이자를 지급한다'는 약정이 있었다고 보고 그 이후의 이자채권에 3년 단기시효를 적용했는데, 대법원은 그런 약정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보아 이 부분 판단에 채증법칙 위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3년이냐 아니냐는 이자라는 이름이 아니라 '매월·매분기처럼 정해진 시기마다 지급하기로 약정했는가'라는 사실관계에서 갈립니다. 차용증에 월 이자를 매달 특정일에 입금한다고 적혀 있고 실제로 그렇게 오갔다면 각 회차의 이자는 3년 시효로 다투어질 수 있고, 원금 변제기에 원리금을 한꺼번에 갚기로 했다면 3년 단기시효의 문제가 아닙니다.
따라서 이자를 받으러 나선 채권자라면 차용증의 이자 지급 문구와 실제 이체 내역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매월 말일 지급' 같은 정기 지급 약정이 확인되면 회차별로 3년이 지난 이자에는 시효 다툼이 붙을 수 있으므로 이자만 따로 오래 방치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반대로 채무자는 정기 지급 약정이 실제로 있었는지, 그 약정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무엇인지를 따져야 시효 항변이 힘을 얻습니다. 어느 쪽이든 지연손해금은 이 3년 판단과 별개로 다시 계산해야 합니다.
3년 적용 — 매월·매분기·매년처럼 1년 이내의 정기에 지급하기로 약정한 이자(회차별로 3년).
3년 미적용 — 원금 변제기에 원리금을 한꺼번에 갚기로 한 이자(일반 채권의 시효인 민사 10년·상사 5년을 따름).
3년 미적용 — 변제기 이후에 발생하는 지연손해금(대법원 94다57800).
확인 자료 — 차용증 문구, 이자 입금 내역, 지급일을 언급한 문자·카카오톡 대화.
3년 단기시효는 '이자'라는 이름이 아니라 '1년 이내 정기 지급'이라는 성격에 붙는 규정이고, 지연손해금은 그 성격에 해당하지 않는다.
지연손해금의 시효기간 — 원금이 민사냐 상사냐가 출발점
지연손해금이 3년 단기시효의 대상이 아니라면 남는 기준은 원본채권의 시효입니다. 민법 제162조 제1항은 채권을 10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정하고, 상법 제64조는 상행위로 인한 채권을 5년으로 정합니다. 그래서 개인끼리 생활자금이나 투자금을 빌려준 민사 대여금이라면 원금과 지연손해금 모두 10년, 상행위로 인한 대여금이라면 5년이 기준입니다. 금융기관·대부업체가 영업으로 빌려준 돈이나 사업자가 영업자금으로 빌린 돈이 대표적인 상행위 사례입니다.
상행위인지는 당사자 한쪽만 상인이어도 충분합니다. 상법 제3조는 당사자 중 그 1인의 행위가 상행위인 때에는 전원에 대하여 상법을 적용한다고 정하므로, 채권자가 대부업자이고 채무자가 일반 개인이어도 그 대여금은 5년 시효를 따르게 됩니다. 이율도 함께 달라져서, 약정이 없을 때 적용되는 법정이율은 민사 연 5%(민법 제379조), 상사 연 6%(상법 제54조)입니다. 같은 돈을 빌려줬어도 민사냐 상사냐에 따라 시효도 이율도 달라지는 셈입니다.
원금과 지연손해금의 관계도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민법 제183조는 주된 권리의 소멸시효가 완성하면 종속된 권리에도 그 효력이 미친다고 정하므로, 원금이 시효로 소멸하면 그에 딸린 지연손해금도 함께 사라집니다. 반대로 시효중단으로 원본채무가 유지되는 동안에는 종된 채무인 이자채무와 지연손해금채무도 존속한다는 것이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7다11231 판결의 설명입니다. 이미 원금은 갚고 연체이자만 남은 경우라면, 그 지연손해금은 3년 단기시효가 아니라 일반 채권의 시효(민사 10년, 상사 5년)의 대상입니다.
예를 들어 개인 A가 B에게 3,000만원을 빌려주었는데 변제기로부터 4년이 흐르도록 받지 못했다고 해 보겠습니다. A와 B 모두 상인이 아니라면 원금과 지연손해금 모두 시효 완성까지 아직 6년이 남아 있으므로, 3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연체이자를 포기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A가 대부업으로 영업하며 빌려준 돈이라면 상사시효 5년이 적용되어 만료가 1년 앞으로 다가온 상태입니다. 같은 4년 경과라도 채권의 성격에 따라 대응 속도가 완전히 달라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개인 간 대여(민사) — 원금·지연손해금 10년, 법정이율 연 5%.
상행위로 인한 대여(상사) — 원금·지연손해금 5년, 법정이율 연 6%.
정기 지급 약정 이자 — 회차별 3년(민법 제163조 제1호).
판결·화해·조정으로 확정된 채권 — 10년(민법 제165조).
지연손해금의 시효는 3년이 아니라 원금과 같은 10년(민사) 또는 5년(상사)이고, 원금이 시효로 소멸하면 지연손해금도 함께 소멸한다.
시효가 흐르는 시점과 멈추는 방법 — 청구·가압류·승인
소멸시효는 민법 제166조 제1항에 따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하고, 대여금에서는 변제기가 도래한 때가 그 출발점입니다. 다만 시효는 흐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민법 제168조가 정한 세 가지 사유, 즉 청구, 압류·가압류·가처분, 승인으로 중단됩니다. 중단되면 그때까지 지난 기간은 산입되지 않고 중단 사유가 끝난 때부터 새로 진행하며(제178조 제1항), 재판상 청구로 중단된 시효는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새로 진행합니다(제178조 제2항). 그래서 시효 만료가 다가올수록 중단 사유를 어떻게 만들어 두었는지가 결과를 가릅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소를 제기하는 것입니다. 다만 소송이 끝까지 가야 의미가 있어서 제170조 제1항은 소송이 각하·기각·취하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고 정하고, 제2항은 그 경우에도 6개월 안에 다시 재판상 청구나 압류·가압류·가처분을 하면 최초의 재판상 청구로 중단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시효 만료가 임박한 상태에서 채무자의 재산이 흩어질 우려가 있다면 본안에 앞서 가압류를 먼저 신청해 시효를 끊는 것도 방법입니다. 소송이든 가압류든 청구하는 금액에 변제기 다음 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이 빠지지 않았는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채무자 쪽의 행동으로 시효가 중단되는 경우가 승인입니다. 원금이나 이자의 일부를 갚는 행위, 변제를 미뤄 달라고 부탁하는 행위, 갚겠다는 각서를 쓰거나 차용증을 다시 작성하는 행위가 실무에서 승인으로 다뤄집니다.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는 승인에는 상대방의 권리에 관한 처분의 능력이나 권한이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제177조). 채권자로서는 채무자의 일부 변제 내역, 통화 녹취, 문자처럼 승인을 보여주는 자료를 시효 항변에 대비한 증거로 챙겨두어야 합니다.
내용증명으로 갚으라고 촉구하는 것은 시효를 잠시 붙잡아 두는 수단일 뿐입니다. 민법 제174조는 최고를 한 뒤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 파산절차참가, 화해를 위한 소환, 임의출석,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지 않으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고 정합니다. 상사 5년 시효가 만료되기 몇 달 전에 내용증명만 보내 놓고 소송을 미루면, 6개월이 지나는 순간 최고의 효력은 사라지고 원래의 만료일이 그대로 지나가 버릴 수 있습니다.
청구 — 소 제기 등 재판상 청구. 각하·기각·취하되면 6개월 안에 다시 청구해야 중단 효력이 유지됨(제170조).
압류·가압류·가처분 — 채무자 재산을 묶으면서 동시에 시효를 중단(제168조 제2호).
승인 — 채무자의 일부 변제, 이자 지급, 변제 유예 요청, 변제 각서(제168조 제3호).
최고(내용증명) — 6개월 안에 소송·가압류로 이어지지 않으면 중단 효력 없음(제174조).
내용증명은 시효를 6개월 붙잡아 둘 뿐이다 — 그 안에 소송이나 가압류로 이어지지 않으면 중단 효력은 사라진다.
소송에서 지연손해금 청구하기 — 청구취지와 이율의 한도
대여금 소송의 청구취지는 대개 원금과 함께 "변제기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구하는 형태로 적습니다.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는 판결하지 못하므로(민사소송법 제203조) 지연손해금은 청구취지에 적어야 판결에 나옵니다. 여기에는 특례가 하나 붙습니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은 금전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때 소장 또는 이에 준하는 서면이 채무자에게 송달된 날의 다음 날부터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을 적용하도록 하는데, 현재 그 이율은 연 12%입니다(2019. 6. 1. 시행). 다만 채무자가 이행의무의 존재나 범위를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에서는 이 특례가 적용되지 않습니다(같은 조 제2항).
약정이율을 그대로 청구할 수 있는지도 점검해야 합니다. 제397조 제1항 단서는 '법령의 제한에 위반하지 않는' 약정이율만 인정하는데, 이자제한법 제2조는 계약상의 최고이자율을 연 25%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 현재 최고이자율은 연 20%(2021. 7. 7. 시행)입니다. 이를 넘는 계약상 이자는 초과 부분이 무효이고(제2조 제3항), 채무자가 최고이자율을 넘는 이자를 임의로 지급했다면 초과분은 원본에 충당됩니다(제2조 제4항). 차용증에 연 24%나 36%가 적혀 있다면 청구 전에 한도를 넘는 부분을 걷어낸 금액으로 계산해 두어야 상대방이 이자제한법을 들고 나왔을 때 청구 계산이 흔들리지 않습니다.
금액이 어떻게 붙는지 간단한 예로 보겠습니다. 이율 약정이 없는 민사 대여금 5,000만원을 변제기로부터 2년 뒤 소송으로 청구한다고 가정하면, 소장 송달 전까지의 지연손해금은 법정이율 연 5%로 2년치가 약 500만원입니다.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는 연 12%가 적용되어 다 갚는 날까지 연 600만원(월 약 50만원)씩 더 붙습니다. 이렇게 지연손해금은 소송이 길어질수록 커지므로 청구취지에 '다 갚는 날까지'를 빠뜨리지 않는 것이 시효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원금 일부만 먼저 청구할 때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하나의 채권 중 일부만 청구한다는 취지를 명백히 하여 소를 제기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그 일부에만 생기고,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더라도 소송이 끝날 때까지 실제로 확장하지 않았다면 나머지 부분에는 재판상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0. 2. 6. 선고 2019다223723 판결). 예컨대 3,000만원 중 1,000만원만 청구하면서 나머지는 나중에 청구하겠다고 밝혔더라도 확장하지 않은 채 소송이 끝나면 남은 2,000만원에는 시효중단 효력이 없고, 소송이 종료된 때부터 6개월 안에 제174조가 정한 조치를 해야 나머지의 시효를 끊을 수 있습니다. 소액으로 먼저 소를 낼 때는 어느 부분이 시효중단의 보호를 받는지 청구취지 단계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지연손해금은 청구취지에 적은 만큼만 판결로 받을 수 있다 — '변제기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와 이율 구간을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판결을 받은 뒤의 시효 — 10년 연장과 그 예외
확정판결을 받아 두면 시효 걱정이 사라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정확히는 시효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나 새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민법 제165조 제1항은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은 단기의 소멸시효에 해당한 것이라도 그 소멸시효는 10년으로 한다고 정하고, 제2항은 파산절차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과 재판상의 화해·조정 등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것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에도 같은 규정을 둡니다. 여기에 제178조 제2항이 더해져 재판상 청구로 중단된 시효는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새로 진행합니다. 그래서 3년이나 5년의 시효가 걸려 있던 채권도 확정판결을 받으면 그때부터 10년의 새 시효를 얻습니다.
다만 이 연장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제165조 제3항은 앞의 두 항을 판결확정당시에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채권에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판결이 확정된 시점에 이미 변제기가 지난 채권만 10년으로 늘어나고, 확정된 뒤에야 변제기가 오는 채권은 이 연장 규정을 받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판결을 받은 뒤 오랜 기간 회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판결이 있다는 사실에만 기대지 말고, 10년이 다 되기 전에 압류나 재판상 청구 등으로 시효를 다시 끊는 관리가 필요합니다.
실무에서 자주 겪는 사례는 판결문만 서랍에 보관하다가 10년 만료 무렵에야 집행을 시도하는 경우입니다. 채무자 재산이 발견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그동안 재산조회나 채권압류 같은 집행 절차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면 판결 확정 후 10년이 지나는 순간 채무자는 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채무자 재산이 발견되는 대로 압류를 걸어 두면 그 압류가 시효를 중단시킵니다(민법 제168조 제2호). 이때 압류 신청서의 청구금액에는 원금뿐 아니라 판결 확정 이후에 쌓인 지연손해금까지 계산해 넣어야 실제 회수액이 줄지 않습니다.
판결·화해·조정 확정 — 시효 10년, 확정된 때부터 새로 진행(제165조 제1항·제2항, 제178조 제2항).
판결확정당시 변제기가 도래하지 않은 채권 — 10년 연장 규정 적용 제외(제165조 제3항).
만료 전 관리 — 압류·재판상 청구 등으로 시효를 다시 중단.
보관 서류 — 판결정본, 확정증명, 송달증명, 채무자의 일부 변제 내역.
확정판결은 시효를 없애 주는 것이 아니라 10년으로 다시 시작시켜 줄 뿐이다 — 회수가 길어지면 만료 전에 다시 끊어야 한다.
채무자라면 — 시효 완성 항변과 시효이익 포기의 함정
돈을 갚아야 하는 쪽에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점은 시효 완성이 저절로 채무를 없애 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소멸시효의 이익은 채무자가 소송에서 주장해야 법원이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급명령을 받고도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지급명령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게 되어(민사소송법 제470조·제474조) 시효가 이미 지났어도 이를 주장할 기회를 잃습니다. 소장을 받았다면 기한 안에 답변서를 내면서 시효 완성 항변을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
둘째로 시효 완성 뒤의 행동이 문제가 됩니다. 이미 시효가 완성된 뒤에 채무 일부를 갚거나 갚겠다고 약속하면 시효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다뤄질 수 있고, 대법원 1993. 10. 26. 선고 93다14936 판결은 시효 완성 후 채무 일부를 변제한 경우 시효이익 포기의 효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다루었습니다. 이 판결은 같은 당사자 사이의 계속적 거래로 같은 종류의 채권이 여럿 있는데 특정 채무를 지정하지 않고 일부를 갚았다면 잔존채무에 대해서도 승인이나 포기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채무가 별개로 성립해 독립성이 있는 경우에는 일률적으로 그렇게 볼 수 없고, 특히 가압류를 해제받으려고 피보전채권만 변제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채무의 시효이익까지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시효가 지난 것 같은 채무를 독촉받았을 때 소액이라도 입금하기 전에 시효 완성 여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셋째로 차용증 문구로 시효를 미리 조정하려는 시도는 통하지 않습니다. 민법 제184조 제1항은 소멸시효의 이익을 미리 포기하지 못한다고 하고, 제2항은 소멸시효를 법률행위로 배제·연장·가중할 수 없으며 단축하거나 경감하는 것만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따라서 차용증에 "시효를 주장하지 않는다"거나 "시효는 20년으로 한다"는 문구가 있어도 그 문구만으로 채무자의 시효 항변을 막을 수 없습니다. 반대로 시효를 짧게 하는 약정은 효력이 있을 수 있으므로 차용증의 시효 관련 문구는 하나하나 읽어 봐야 합니다.
시효 완성은 주장해야 효력이 있고, 완성 뒤의 일부 변제나 변제 약속은 시효이익 포기로 다뤄질 수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여금 연체이자도 3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나요?
A. 변제기 이후에 붙는 지연손해금은 성질이 손해배상금이라 3년 단기시효의 대상이 아닙니다(대법원 94다57800). 원금과 같은 기준으로 민사면 10년, 상행위로 인한 채권이면 5년이 지나야 시효가 문제 됩니다. 다만 변제기 전에 매월 정기 지급하기로 한 이자는 회차별로 3년 단기시효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Q. 채무자가 원금 일부를 갚았다면 시효는 어떻게 되나요?
A. 채무자의 일부 변제는 남은 채무를 인정하는 승인으로 다뤄져 시효를 중단시킵니다(민법 제168조 제3호). 중단되면 그때까지 지난 기간은 산입되지 않고 승인한 때부터 시효가 새로 진행합니다(제178조 제1항). 그래서 마지막 입금 내역이 시효 기산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 이체 내역은 반드시 보관해 두어야 합니다.
Q. 차용증에 월 이자를 매달 주기로 했는데 3년 넘게 받지 못했다면요?
A. 1년 이내의 정기에 지급하기로 약정한 이자는 회차별로 3년 단기시효(민법 제163조 제1호)의 대상이 될 수 있어, 3년이 지난 회차의 이자에는 시효 다툼이 붙습니다. 다만 그 약정이 실제로 있었는지는 사실관계로 가려지므로 차용증 문구, 입금 내역, 지급일을 언급한 문자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원금은 이와 별개로 10년 또는 5년의 시효를 따르므로 이자가 늦어졌다는 이유로 원금 청구까지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Q. 내용증명을 보내면 시효가 중단되나요?
A. 내용증명은 민법상 최고에 해당하고, 최고 후 6개월 안에 재판상 청구, 압류·가압류·가처분 등을 하지 않으면 중단 효력이 없습니다(제174조). 시효 완성이 임박했을 때 내용증명은 6개월의 시간을 벌어 줄 뿐이고 그 안에 소를 내거나 가압류를 해야 합니다. 이미 시효가 완성된 뒤에 보낸 내용증명은 시효를 되살리지 못합니다.
Q. 채무자가 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하면 소송에서 어떻게 대응하나요?
A. 시효 완성은 채무자가 주장해야 하므로 채권자는 시효가 중단되었거나 아직 완성되지 않았음을 자료로 보여야 합니다. 이전 소송·가압류 기록, 채무자의 일부 변제 내역, 변제를 약속한 각서·문자·녹취가 대표적인 자료입니다. 시효 완성 전에 승인이 있었다면 그 시점부터 시효가 새로 진행되므로 승인 시점을 특정해 주장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 확정판결이 있으면 언제까지 받을 수 있나요?
A. 판결로 확정된 채권은 소멸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나고 재판이 확정된 때부터 새로 진행합니다(민법 제165조 제1항, 제178조 제2항). 다만 판결확정당시에 변제기가 도래하지 않은 채권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제165조 제3항). 회수가 길어질 것 같으면 만료 전에 압류나 재판상 청구로 시효를 다시 끊어 두어야 합니다.
맺음말
지연손해금의 소멸시효는 이름이 아니라 성질로 가려집니다. 3년 단기시효는 1년 이내의 정기에 지급하기로 약정한 이자에 붙는 규정이고, 변제기 이후에 쌓이는 연체이자는 손해배상금이라 원금의 시효인 민사 10년, 상사 5년을 따르며 원금이 시효로 소멸할 때 함께 사라집니다. "이자는 3년"이라는 말만 믿고 연체이자를 포기하거나, 반대로 오래된 연체이자를 당연히 시효가 지났다고 여기는 것은 모두 위험합니다.
채권자라면 시효 만료 전에 소송이나 가압류로 시효를 끊고, 청구취지에 '변제기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의 지연손해금과 소장 송달 다음 날부터의 연 12%, 이자제한법상 한도를 함께 반영해야 합니다. 채무자라면 지급명령을 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고, 시효 완성 뒤의 일부 변제나 각서가 시효이익 포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차용증, 이체 내역, 대화 기록으로 기산점과 중단 사유를 먼저 정리해 두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수원지방법원 등에 대여금 청구소송이나 가압류를 준비 중이라면 시효 기산점과 이율 구간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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