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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속물매수청구권 행사 후 계속 점유, 대금 제공 전엔 불법점유 손해배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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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손해배상

부속물매수청구권 행사 후 계속 점유, 대금 제공 전엔 불법점유 손해배상이 없다 

강대현 변호사

임대차가 끝났는데도 임차인이 건물을 비우지 않으면, 임대인은 불법점유를 이유로 명도를 청구하면서, 계약서에 정해 둔 경우에는 월 차임의 1.3배 같은 손해배상 예정액까지 함께 청구합니다. 그런데 임차인이 시설비를 회수하려고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했고 임대인이 그 매매대금을 지급하지도 제공하지도 않았다면, 그 뒤의 점유를 곧바로 불법점유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다만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말이 사용한 대가를 전혀 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고, 행사 이전의 점유나 임대인이 상계를 한 이후의 점유는 또 다르게 평가됩니다. 이 글에서는 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4다317332, 317349 판결을 중심으로, 부속물매수청구권 행사 이후의 점유가 어디까지 보호되는지, 임대인의 이행제공과 상계가 그 결론을 어떻게 바꾸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부속물매수청구권 — 임차인이 투입한 시설을 대금으로 돌려받는 민법 제646조의 권리

건물을 빌려 영업하거나 거주하는 임차인은 사용에 필요한 조명이나 소방설비 같은 시설을 자기 비용으로 설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대차가 끝나면 이 시설을 떼어 가거나 그대로 두고 나가야 하는데, 떼어 내면 쓸모가 없어지고 그냥 두고 나가자니 투입한 돈이 아깝습니다. 이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 민법 제646조 제1항입니다.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차인이 그 사용의 편익을 위하여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부속한 물건이 있으면, 임대차 종료시에 임대인에게 그 부속물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임대인으로부터 매수한 부속물도 마찬가지이고, 제647조에 따라 적법하게 전대를 받은 전차인도 같은 권리를 가집니다.

이 권리는 임차인이 의사표시를 하면 임대인의 승낙 여부와 관계없이 효과가 생기는 권리로 다뤄집니다. 2025년 판결의 사안에서도 임차인이 준비서면을 송달하는 방식으로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하자,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부속물에 관한 매매계약이 성립하고 임대인이 대금 지급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금은 매수청구권을 행사한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합니다(대법원 1995. 6. 30. 선고 95다12927 판결). 또 민법 제652조는 제646조를 위반하는 약정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정하고 있어, 부속물매수청구권 자체를 배제하는 특약은 효력이 없습니다. 다만 민법 제653조에 따라 일시사용을 위한 임대차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제646조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 대상 — 건물 기타 공작물의 임차인과 적법한 전차인(제646조·제647조).

  • 부속물 — 임대인의 동의를 얻어 부속했거나 임대인으로부터 매수한 임차인 소유의 물건.

  • 행사 시기 — 임대차 종료시.

  • 효과 — 임대인의 승낙 없이 매매계약이 성립하고, 대금은 행사 당시의 시가 기준.

  • 특약 — 임차인에게 불리한 배제 약정은 제652조에 따라 효력이 없음(일시사용 임대차는 제653조로 제외).

부속물매수청구권은 행사하는 순간 임대인에게 대금 지급의무를 만들어내는 권리이고, 이 의무가 아래에서 볼 동시이행 관계의 출발점이다.

행사하는 순간 생기는 동시이행 관계 — 반환의무와 대금 지급의무가 맞물린다

임대차가 끝나면 임차인은 목적물을 반환해야 하고, 임대인은 소유자로서 인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213조). 여기까지만 보면 임차인이 불리해 보입니다. 그런데 임차인이 적법하게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임대인도 대금을 지급할 의무를 지게 되어, 양쪽이 서로 의무를 지는 관계가 만들어집니다. 민법 제536조 제1항은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이것이 동시이행의 항변권입니다.

대법원은 2024다317332, 317349 판결에서 "임대차계약 종료로 발생한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와 임차인의 부속물매수청구권 행사로 발생한 임대인의 부속물 매매대금 지급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이 판결은 대법원 1981. 11. 10. 선고 81다378 판결,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다252042 판결을 참조판례로 들고 있어, 새로운 법리를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법리를 부속물매수청구권 사안에 다시 확인한 것으로 읽힙니다.

실무에서 이 관계가 갖는 의미는 양방향입니다. 임차인은 임대인이 대금을 지급하거나 적법하게 이행을 제공하기 전에는 건물 반환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임대인도 임차인이 반환을 제공하기 전에는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으므로, 결국 분쟁의 핵심은 누가 먼저 어떤 방식으로 이행을 제공했는가로 좁혀집니다. 재판에서 이 항변이 받아들여지느냐에 따라 임차인의 점유가 정당한 점유가 되기도, 불법점유가 되기도 합니다.

부속물매수청구권 행사 후에는 '건물 반환'과 '대금 지급'이 서로를 붙들고 있는 관계가 되므로, 임대인이 먼저 대금 지급 또는 이행제공을 하지 않는 한 임차인은 반환을 거절할 수 있다.

대금 제공 전의 점유는 불법점유가 아니다 — 손해배상 책임이 생기지 않는 이유

불법점유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책임이므로 점유가 위법해야 성립합니다. 임차인이 동시이행항변권에 기대어 건물을 점유하는 것은 정당한 근거가 있는 점유여서 위법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위 판결은 이를 "임대인이 부속물 매매대금 지급의무를 이행하거나 적법하게 이행제공을 하는 등으로 임차인의 동시이행항변권을 상실시키지 않은 이상, 임차인이 적법한 부속물매수청구권 행사 후에 목적물을 계속 점유하는 것을 불법점유라고 할 수 없고 임차인은 이에 대한 손해배상의무를 지지 않는다"고 정리했습니다. 임대인이 대금을 지급하지도 제공하지도 않은 채 임차인에게 불법점유 손해배상을 물을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사건의 경과는 이렇습니다. 시설관리공단이 주식회사에 건물 일부를 임대했고 임대차는 2020. 4. 29. 종료되었으며, 계약서에는 임대차 만료일까지 목적물을 반환하지 않으면 다음 날부터 반환일까지 월 차임의 1.3배를 납부한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임차인은 건물 사용의 편익을 위해 설치한 조명시설과 소방설비에 대해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는 의사가 담긴 준비서면을 냈고, 이 서면은 2023. 5. 26. 임대인에게 송달되었습니다. 임대인은 2023. 6. 30. 송달된 준비서면으로 임차인의 불법점유에 따른 손해배상채권과 부속물 매매대금 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대법원은 2023. 5. 26.부터 2023. 6. 30.까지의 점유를 불법점유로 본 원심 판단을 바로잡았습니다. 임대인이 상계 의사표시에 앞서 대금을 지급했거나 적법하게 제공했음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이 기간에는 월 차임의 1.3배인 월 97,152,393원의 손해배상 예정액이 아니라, 월 74,732,61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만 지급하면 되는 것으로 정리되었습니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이 돈의 성격입니다. 임차인은 손해배상 예정액을 물지 않았을 뿐, 건물을 사용한 대가는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했습니다. 대법원은 통상 부동산의 점유·사용으로 인한 이득액은 그 부동산의 차임 상당액이고, 임대차 종료 후의 차임 상당액도 종료 당시 월 차임과 같은 액수로 추인된다고 보았습니다.

동시이행항변권이 살아 있는 동안의 점유는 불법점유가 아니어서 손해배상은 없지만, 건물을 사용한 대가인 차임 상당 부당이득은 별개로 남는다.

임대인의 상계 — 소급해도 이미 지나간 점유가 불법이 되지는 않는다

임대인이 이 국면에서 가장 흔히 꺼내는 카드는 상계입니다. 임차인의 불법점유로 생긴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삼아 임차인의 부속물 매매대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없애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민법 제493조 제2항은 상계의 의사표시가 각 채무가 상계할 수 있는 때에 대등액에 관하여 소멸한 것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금 채권이 처음부터 없던 것처럼 되어 동시이행관계와 점유의 정당성도 함께 소급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데, 위 사건의 원심이 바로 그렇게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상계의 소급효는 "양 채권 및 이에 관한 이자나 지연손해금 등을 정산하는 기준시기를 소급하는 것일 뿐"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계의 의사표시 전에 이미 발생한 사실을 복멸시키지는 아니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5다32585 판결 참조). 따라서 상계 의사표시 이전까지 존재했던 대금 지급의무와 건물 인도의무 사이의 동시이행관계가 소급해서 소멸하거나, 그로 인해 인도의무가 그때부터 이행지체에 빠지거나, 점유가 소급해서 불법점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것은 상계 이전 기간에 한한 결론입니다. 이 판결의 주문에서 파기된 부분은 2023. 5. 26.부터 2023. 6. 30.까지의 기간뿐이고, 상계 서면이 송달된 2023. 6. 30. 이후 기간에 대한 원심의 판단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상계로 대금 채권이 대등액만큼 소멸하면 그 범위에서는 임차인이 붙들고 있던 동시이행의 근거도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물론 상계가 실제로 효력을 가지려면 임대인의 자동채권, 즉 행사 이전 기간에 쌓인 손해배상채권 등이 인정되어야 하므로, 상계 이후 기간의 점유가 어떻게 평가되는지는 상계의 유효 여부와 대금 채권이 얼마나 소멸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 임대차 종료일부터 행사 도달일 전 — 동시이행의 상대 채무가 아직 없어 불법점유로 평가될 수 있음.

  • 행사 의사표시 도달일부터 — 매매계약이 성립하고 반환의무와 대금 지급의무가 동시이행 관계.

  • 임대인의 대금 지급 또는 적법한 이행제공 이후 — 항변권이 상실되어 계속 점유는 불법점유가 될 수 있음.

  • 상계 의사표시 도달 이후 — 대금 채권이 소멸한 범위에서 항변의 근거도 줄어듦. 도달 전 기간은 소급해서 불법으로 바뀌지 않음.

상계는 정산의 기준시기를 거슬러 올라갈 뿐, 이미 지나간 기간의 점유를 소급하여 불법점유로 만들지는 못한다.

행사 이전의 기간은 보호받지 못한다 — 행사 시점이 방어선이다

이 사건에서 임차인이 보호받은 기간은 행사 서면이 송달된 날부터 상계 서면이 송달된 날까지 약 한 달이 전부였습니다. 임대차는 2020. 4. 29. 끝났고, 원심은 임차인이 원상회복 의무 이행을 유예받은 기한을 넘긴 2020. 11. 1.부터 목적물을 반환할 때까지의 기간을 불법점유로 보아 월 차임의 1.3배를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행사 이후 상계 이전 구간만 월 차임 상당 부당이득으로 낮추고 나머지 상고는 기각했습니다. 행사가 늦어진 만큼 그 이전 기간의 부담은 임차인이 그대로 안게 된 것입니다.

이유는 구조에 있습니다. 부속물 매매대금 채무는 임차인이 행사하는 순간 비로소 성립하기 때문에, 행사 전에는 임차인이 내세울 수 있는 동시이행의 상대 채무 자체가 없습니다. 임대차가 끝난 뒤 시설비를 회수할 생각이 있다면 계약이 끝나는 즉시 행사하고, 그 의사표시가 상대방에게 도달한 날을 증명할 수 있도록 남겨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소송이 이미 진행 중이라면 준비서면의 송달로도 행사할 수 있지만(이 사건이 그 방식이었습니다), 그 서면이 송달되기 전까지 흘러간 기간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행사 자체가 막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법원 1990. 1. 23. 선고 88다카7245, 88다카7252 판결은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경우 임차인에게 민법 제646조에 의한 부속물매수청구권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차임 연체 같은 채무불이행으로 해지된 사건이라면 임대인은 부속물인지 여부나 가액을 따지기에 앞서 청구권 자체가 없다는 주장을 먼저 내세울 수 있고, 그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동시이행 항변도 함께 무너집니다. 계약이 기간 만료나 합의로 끝났는지, 해지로 끝났는지를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동시이행의 보호는 행사한 날부터 시작되므로, 임대차 종료 후 행사가 늦어질수록 그 이전 기간의 불법점유 부담은 임차인이 진다.

부속물이 되는 시설과 안 되는 시설 — 대금채권의 존재 자체를 가르는 쟁점

동시이행 항변은 행사한 물건이 실제로 부속물일 때 성립하므로, 무엇을 청구하는지가 결정적입니다. 대법원은 부속물을 "건물에 부속된 물건으로서 임차인의 소유에 속하고, 건물의 구성부분으로는 되지 아니한 것으로서 건물의 사용에 객관적인 편익을 가져오게 하는 물건"으로 봅니다. 오로지 임차인의 특수목적에 사용하기 위해 부속시킨 물건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고, 건물의 객관적인 사용목적은 건물 자체의 구조, 임대차계약 당시 합의된 사용목적, 건물의 위치와 주위환경을 함께 보아 정합니다(대법원 1993. 10. 8. 선고 93다25738, 93다25745 판결).

같은 음식점 시설도 결론이 갈립니다. 93다25738 사건에서는 근린생활시설로 건축된 건물의 2층(사무실로 쓰이던 부분)을 빌려 삼계탕집을 하면서 보일러, 온돌방, 방문틀, 주방내부, 합판 점포장식 등을 설치한 임차인의 청구가, 그 시설이 건물의 구성부분이 되었거나 삼계탕집 경영이라는 특수한 목적을 위한 것이라는 이유로 배척되었습니다. 반면 대법원 1993. 2. 26. 선고 92다41627 판결은 5층 건물 중 공부상 용도가 음식점인 1, 2층을 빌려 대중음식점을 운영한 사안에서, 음식점 영업의 편익을 위한 시설물은 건물의 사용에 객관적인 편익을 가져오는 것이 될 수 있다고 보아 어떤 시설물이 부속물인지 다시 심리하도록 파기환송했습니다. 업종이 같아도 건물이 원래 어떤 용도로 쓰이도록 만들어졌고 계약에서 어떤 용도로 합의했는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2025년 판결의 사안에서도 시설별로 결론이 나뉘었습니다. 임차인이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조명시설과 소방설비는 행사로 매매계약이 성립했다는 전제에서 판단이 이루어졌지만, 천장시설과 구조물은 건물에 부합하여 그 구성 부분이 된 것으로 보여 부속물이라고 보기 어렵고 임대차계약 제8조에 따른 유익비상환청구권 포기 대상에 포함된다는 원심 판단이 수긍되었습니다. 임대인의 동의 요건도 서면 승낙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95다12927 판결은 임대인 측의 양해 아래 처음부터 특정 영업의 점포로 사용되어 왔고 시설이 그 영업에 필요했던 사정에 비추어, 임대인 측의 묵시적인 동의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많다고 보았습니다.

  • 건물에서 분리해도 독립한 물건으로 남는지, 아니면 건물에 부합해 구성부분이 되었는지.

  • 건물의 구조·위치·주위환경과 계약서상 사용목적에 비추어 객관적인 편익을 주는 시설인지.

  • 설치 당시 임대인의 동의를 보여주는 자료(서면, 메신저 기록, 공사 협의 내용).

  • 시설별 설치 시기·비용과 행사 당시의 시가를 뒷받침할 시공 자료.

같은 시설이라도 건물의 객관적 사용목적과 계약상 합의 용도에 따라 부속물이 되기도, 특수목적 시설로 배척되기도 한다.

임차인과 임대인이 각각 챙길 것 — 상환이행 판결과 이행제공

임차인은 행사의 시점과 내용을 나중에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임대차 종료 사실, 행사 의사표시가 도달한 날, 청구 대상 시설의 목록과 설치 경위, 임대인의 동의를 보여주는 자료, 행사 당시의 시가를 뒷받침할 시공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계속 점유하는 동안에는 손해배상 책임과 별개로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이 쌓인다는 점도 계산에 넣어야 합니다.

소송으로 가면 임대인이 건물 인도를 청구하고 임차인이 동시이행 항변을 하는 구도가 됩니다. 항변이 받아들여지면 청구가 통째로 기각되는 것이 아니라, 임대인이 대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인도하라는 취지의 상환이행 판결이 나오는 것이 통상입니다. 이 판결의 집행은 민사집행법 제41조 제1항에 따라 채권자가 반대의무의 이행 또는 이행의 제공을 하였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개시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임대인은 대금을 준비하지 않은 채 강제집행으로 건물을 넘겨받을 수 없습니다.

임대인 쪽에서 항변권을 없애는 방법은 대금을 지급하거나 적법하게 이행제공을 하는 것입니다. 민법 제460조는 변제를 채무내용에 좇은 현실제공으로 하라고 정하고, 채권자가 미리 변제받기를 거절하거나 채무의 이행에 채권자의 행위가 필요한 경우에만 변제준비의 완료를 통지하고 수령을 최고하면 된다고 합니다. 이행제공의 방식은 원칙적으로 현실제공이므로 준비했다는 말만으로 갈음하기는 어렵습니다. 위 사건에서는 임대인이 상계에 앞서 대금을 지급하거나 제공했다는 자료가 없었고, 그래서 행사 이후 상계 도달 전 기간의 점유가 불법점유가 아니라고 판단되었습니다. 이행제공이 어렵다면 부속물 해당 여부, 동의 여부, 해지 사유, 시가처럼 대금채권 자체를 다툴 수 있는 지점을 준비하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그날 바로 건물을 비워줘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적법하게 행사하면 임대인에게 대금 지급의무가 생기고 이는 임차인의 반환의무와 동시이행 관계에 있어, 임대인이 대금을 지급하거나 적법하게 이행제공을 하기 전에는 반환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다만 행사가 적법해야 하므로 물건이 부속물에 해당하는지, 임대인의 동의가 있었는지, 임차인의 채무불이행 없이 임대차가 종료되었는지가 먼저 확인되어야 합니다. 이 요건이 무너지면 항변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Q. 대금을 받지 못한 채 계속 점유하면 임대인에게 낼 돈이 전혀 없나요?

A. 손해배상 책임은 지지 않지만 부당이득 반환 책임은 남습니다. 2024다317332, 317349 판결은 행사 후 상계 전 기간에 대해 월 74,732,610원, 즉 종전 월 차임 상당액만 인정하고 차임의 1.3배로 정한 손해배상 예정액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통상 부동산의 점유·사용으로 인한 이득액은 그 부동산의 차임 상당액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계속 점유하는 동안의 차임 상당액은 정산 대상으로 계산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계약서에 원상복구 특약이 있으면 부속물 대금은 포기한 것인가요?

A. 원상복구 특약은 유익비상환청구권을 미리 포기한 취지로 해석될 수 있지만, 그것이 곧 부속물매수청구권의 포기는 아닙니다. 95다12927 판결은 "임차인의 부담으로 원상복구키로 한다"는 특약을 유익비상환청구권을 미리 포기한 취지로 보면서도, 종전 임차인의 지위를 승계한 임차인이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 이 부분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민법 제652조도 제646조에 위반하는 약정으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유익비 상환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약정은 무효로 볼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이므로(93다25738), 어떤 시설이 부속물이고 어떤 시설이 유익비 성격인지를 나누어 보아야 합니다.

Q. 임대인이 손해배상채권과 상계하겠다고 하면 이미 점유한 기간까지 불법점유가 되나요?

A. 상계의 소급효는 채권을 정산하는 기준시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일 뿐이어서, 상계 의사표시 전에 이미 있었던 동시이행 관계나 점유의 정당성까지 없애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행사 이후 상계가 도달하기 전 기간의 점유는 불법점유로 볼 수 없습니다. 다만 상계로 대금 채권이 소멸한 범위에서는 그 이후 항변의 근거가 줄어들기 때문에 점유 기간을 나누어 계산해야 합니다.

Q. 차임을 연체해 계약이 해지됐는데도 부속물 대금을 청구할 수 있나요?

A. 임차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임대차계약이 해지된 경우에는 부속물매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1990. 1. 23. 선고 88다카7245, 88다카7252 판결의 입장입니다. 이 경우 물건이 부속물인지, 가액이 얼마인지를 따질 필요도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계약이 어떤 사유로 끝났는지가 대금뿐 아니라 동시이행 항변의 성립 여부까지 좌우합니다. 임대인이 해지 사유를 근거로 다툴 수 있으므로 종료 경위를 뒷받침할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Q. 부속물 대금은 설치비 그대로 받을 수 있나요?

A. 부속물 매매대금은 매수청구권을 행사한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산정합니다(95다12927). 설치에 들인 비용이 아니라 행사 시점에 그 물건이 갖는 가치가 기준이므로, 사용 기간에 따라 설치비보다 낮아질 수 있습니다. 시가는 다툼이 생기면 결국 입증의 문제이므로 시공 계약서, 세금계산서, 설치 사진, 사용 기간을 보여주는 자료를 보관해 두는 것이 유리합니다. 이행제공을 둘러싼 이견을 줄이려면 금액 산정 근거를 서면으로 주고받아 두는 편이 좋습니다.

맺음말

부속물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임차인의 점유는 대금이 지급되거나 제공되기 전까지는 불법점유가 아니어서, 불법점유 손해배상이나 차임 1.3배 같은 손해배상 예정액을 곧바로 물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보호는 행사한 날부터 시작되고, 임대인이 대금을 지급하거나 적법하게 제공하면 끝나며, 상계가 도달하면 이후 기간은 다시 달라집니다. 또 손해배상과 별개로 차임 상당의 부당이득은 남습니다.

결국 실무의 요점은 임대차 종료 즉시 행사하고 그 도달일을 증명해 두는 것, 청구 대상이 부속물에 해당하고 임대인의 동의가 있었는지를 자료로 갖추는 것, 그리고 임대인의 대금 지급이나 이행제공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있었는지를 기록하는 것입니다. 광교를 비롯한 수원·경기남부의 상가·사무실 임대차에서 명도와 시설비 정산이 함께 걸려 있다면, 종료일과 행사일, 이행제공일과 상계 도달일을 나란히 놓고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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