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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기환송 후 항소심 형량, 환송 전 원심보다 무거워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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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기환송 후 항소심 형량, 환송 전 원심보다 무거워질 수 있을까 

강대현 변호사

대법원에서 원심판결이 파기되어 사건이 항소심으로 되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기뻐하기에 앞서 이런 걱정이 먼저 듭니다.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 오히려 형이 더 무거워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피고인만 상고한 사건에서 환송 후 항소심은 파기된 환송 전 원심판결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입장입니다. 다만 이 상한선은 형을 낮춰 준다는 보장이 아니고, 검사의 상고가 받아들여져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된 경우처럼 상한선이 작동하지 않는 사건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환송 후 항소심의 형량 상한이 어떤 근거로 생기는지, 무엇을 더 무거운 형으로 보는지, 그리고 예외가 언제 생기는지를 판례를 따라 정리해 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파기환송의 의미 — 무죄가 아니라 항소심이 다시 열린다는 뜻

상고심에서 상고이유가 인정되면 형사소송법 제391조에 따라 대법원은 판결로 원심판결을 파기해야 합니다. 파기 뒤의 처리는 크게 두 갈래입니다. 소송기록과 원심·제1심이 조사한 증거만으로 판단하기에 충분하다면 제396조 제1항에 따라 대법원이 직접 판결(파기자판)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제397조에 따라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거나 그와 동등한 다른 법원에 이송하게 됩니다. 이 글에서 다루는 파기환송은 바로 이 환송으로, 사건이 항소심으로 되돌아가 다시 재판을 받는 절차입니다. 적법한 공소를 기각했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경우에는 제393조가 원심법원 또는 제1심법원에 환송하도록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파기환송을 곧바로 무죄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지만, 상고심은 원심판결에 법률상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을 뿐 유죄냐 무죄냐의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닙니다. 환송을 받은 하급심은 법원조직법 제8조에 따라 상급법원 재판에서의 판단에 그 사건에 관하여 기속되므로, 대법원이 문제 삼은 법리를 따라 다시 심리하고 판결해야 합니다. 반대로 상고심에서 이유 없다고 배척된 부분은 판결 선고와 동시에 확정력이 생겨, 환송받은 법원도 이와 배치되는 판단을 할 수 없고 피고인도 그 부분을 다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습니다(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4도6472 판결). 그러니 환송 후 재판은 대법원이 지적한 쟁점의 틀 안에서 진행되고, 결과는 유죄 유지·일부 무죄·형량 조정 중 어느 쪽으로도 나올 수 있습니다. 바로 그래서 다시 열린 재판에서 형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가 피고인에게 가장 절박한 질문이 됩니다.

  • 파기자판 — 대법원이 기록과 증거만으로 직접 판결함(제396조 제1항).

  • 파기환송 — 사건을 원심법원인 항소심에 되돌려 보내 다시 재판하게 함(제397조).

  • 파기이송 — 원심법원과 동등한 다른 법원으로 사건을 보냄(제397조).

  • 공소기각 판결 파기 후 환송 — 원심법원 또는 제1심법원에 되돌려 보냄(제393조).

파기환송은 무죄 판단이 아니라 재판을 다시 하라는 명령이고, 다시 열린 재판에서 형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정한다.

불이익변경금지 원칙 — 환송 후 항소심의 형량 상한선이 생기는 근거

불이익변경금지의 조문상 뿌리는 형사소송법 제368조입니다.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과 피고인을 위하여 항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원심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규정이고, 제399조를 통해 상고심에도 준용되며 제396조 제2항에 따라 대법원이 직접 판결하는 경우에도 준용됩니다. 그런데 이 조문들은 상소심의 판결과 그 원심판결 사이의 관계를 정한 것이어서, 파기환송 뒤 다시 열린 항소심과 이미 파기된 환송 전 원심판결 사이의 관계를 직접 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 빈틈을 메운 것이 판례입니다. 피고인이 상고해서 원심판결이 파기되었다는 사정이, 되돌아간 재판에서 그 원심판결보다 무거운 형을 받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본 것입니다.

대법원 1964. 9. 17. 선고 64도298 전원합의체 판결이 이 법리를 세웠습니다. 이후 대법원 1980. 3. 25. 선고 79도2105 판결, 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도2020 판결을 거쳐 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5도8607 판결과 대법원 2021. 5. 6. 선고 2021도1282 판결까지 같은 법리가 되풀이되어 왔습니다. 2021도1282 판결은 피고인만의 상고에 의한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항소심에 환송한 경우,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환송 전 원심판결과의 관계에서도 적용되어 환송 후 원심법원은 파기된 환송 전 원심판결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다고 정리합니다. 1964년부터 이어진 법리라서 오늘날 실무에서 다투어지는 지점은 이 원칙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무엇이 더 무거운 형인지와 원칙이 어디까지 적용되는지입니다.

이 원칙의 이유는 상소권 보장에 있습니다. 2021도1282 판결은 상소심에서 원심판결의 형보다 중한 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는 우려로 피고인의 상소권 행사가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적 고려의 결과로 입법자가 채택한 원칙이라고 설명합니다. 피고인이 상고해서 원심판결을 파기시켰는데 되돌아간 재판에서 더 무거운 형을 받는다면, 잘못된 판결에 대해 상고하려는 사람은 없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상고의 결과가 최악이더라도 환송 전 원심판결의 형보다 나빠지지 않도록 형의 상한을 묶어 둔 것입니다. 이 상한선은 재판부의 재량이 아니라 위반하면 상고이유가 되는 법률상의 제한입니다.

  • 상고의 주체 — 피고인이 상고한 사건이어야 하고, 판례가 든 전형적인 경우는 피고인만의 상고임.

  • 파기와 환송 — 상고심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항소심에 되돌려 보냈을 것.

  • 비교 기준 — 파기된 환송 전 원심판결, 즉 이전 항소심 판결이 선고한 형.

  • 예외 — 검사의 상고가 받아들여져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음(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5도7473 판결).

피고인만 상고해 파기환송된 사건에서 환송 후 항소심의 형량 상한은 파기된 환송 전 원심판결이 선고한 형이다.

더 무거운 형의 기준 — 벌금형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로 바꿔도 위반이다

불이익변경금지에서 중한 형인지 여부는 형법 제50조가 정한 형의 경중으로 가립니다. 제50조 제1항은 형의 경중을 제41조 각 호의 순서에 따르도록 하고, 그 순서에서 징역은 벌금보다 앞서므로 징역이 더 무거운 형입니다. 같은 종류의 형이라면 제50조 제2항에 따라 장기가 긴 것과 다액이 많은 것이 무겁습니다. 그래서 환송 전 원심이 벌금형을 선고했다면 환송 후 원심은 벌금액을 올릴 수 없을 뿐 아니라, 징역형으로 형의 종류를 바꾸는 것도 할 수 없습니다. 환송 전에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면 환송 후에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허용되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5도8607 판결입니다. 이 사건에서 환송 전 원심은 일부 죄에 벌금 700만 원, 다른 일부 죄에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고 피고인만 상고했습니다. 상고심이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항소심에 환송하자, 환송 후 원심은 각 죄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을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형법 제50조 제1항과 제41조에 비추어 환송 전 원심이 선고한 벌금형보다 무거운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그 부가처분인 사회봉사명령을 선고한 것은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에 위배되고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직접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집행유예가 붙어 실제로 수감되지는 않더라도 징역형은 징역형이고, 벌금형보다는 무거운 형이라는 것이 이 판결의 핵심입니다.

  • 형의 종류 — 형법 제41조의 순서에 따라 징역이 벌금보다 무거우므로, 환송 전이 벌금형이면 집행유예가 붙은 징역형도 선고할 수 없음.

  • 형의 크기 — 같은 종류의 형이면 징역 기간이 길거나 벌금액이 많은 쪽이 무거움(형법 제50조 제2항).

  • 부가처분 — 집행유예에 붙는 사회봉사명령까지 위반의 근거로 판단된 사례가 있음(2005도8607).

  • 확인 방법 — 환송 전 원심판결의 주문에 적힌 형의 종류·기간·금액·부가처분을 하나씩 대조.

형이 무거운지 가벼운지는 형법 제50조의 기준으로 따지고, 집행유예가 붙은 징역형도 벌금형보다는 무거운 형이다.

같은 형은 가능하다 — 상한선은 감형의 보장이 아니다

불이익변경금지는 중한 형만 막을 뿐이므로, 환송 후 원심이 환송 전 원심과 같은 형을 선고하는 것은 위반이 아닙니다. 2021도1282 사건에서 환송 전 원심은 배임 부분과 사기 부분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고, 피고인만 상고해 파기환송되었습니다. 환송 후 원심은 파기환송의 취지에 따라 배임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고 사기 부분만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다시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은 이 형의 선고가 불이익변경금지 원칙과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어긋난다고 다투었지만, 대법원은 환송 전 원심판결보다 중한 형을 선고하지 않은 이상 위반이 아니라며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조문의 문언에 있습니다. 제368조는 원심판결의 형보다 중한 형으로의 변경만을 금지하고 있을 뿐이고, 상소심은 원심법원이 형을 정하면서 전제로 삼았던 사정이나 견해에 반드시 구속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의 설명입니다. 쉽게 말해 범죄사실 일부가 무죄로 바뀌었다는 사정만으로 형이 자동으로 내려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은 범죄사실의 죄질, 피해 회복 여부, 범행 후의 정황 등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의 조건을 종합해 형을 새로 정하는 것이 환송 후 원심의 일이고, 그 결과가 환송 전과 같을 수도 있습니다.

이 점은 환송 후 재판을 준비하는 사람의 기대치를 정하는 데 중요합니다. 상한선은 위쪽의 천장일 뿐 아래쪽의 바닥이 아니므로, 파기환송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형이 줄어든다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형을 낮추려면 상한선을 확인하는 데서 멈추지 말고 그 아래에서 재판부가 형을 낮출 만한 자료를 새로 쌓아야 합니다. 합의나 공탁 같은 피해 회복 노력, 재범 방지를 위한 구체적 조치, 환송 전 재판 이후에 달라진 사정이 그 예입니다.

불이익변경금지는 형의 천장을 정할 뿐 감형을 보장하지 않으므로, 무죄 부분이 생겨도 환송 전과 같은 형이 선고될 수 있다.

환송 후 공소장이 변경돼도 상한은 그대로 — 새 범죄사실이 추가된 경우

환송 후 항소심에서 검사가 공소장변경을 신청해 범죄사실이 바뀌거나 추가되는 일도 있습니다. 이때 유죄로 인정되는 범위가 넓어져도 형의 상한선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4도6472 판결입니다. 이 사건에서 환송 전 원심은 죄를 나누어 징역 10월과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고 피고인만 상고했습니다. 상고심이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환송하자, 환송 후 원심은 적법한 공소장변경을 거쳐 판시 각 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뒤 징역 1년, 그리고 징역 2년과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환송 후 원심이 환송 전 원심보다 중한 형을 선고한 조치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판시의 핵심은 이 법리가 환송 후 원심에서 적법한 공소장변경이 있어 새로운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는 점입니다(79도2105 판결 참조). 검사가 공소사실을 추가하거나 바꾸는 것은 허용되는 절차이지만, 그 결과가 환송 전 원심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환송 후 공소장변경이 이루어지면 새 범죄사실이 성립하는지를 다투는 일과 별개로, 형의 상한이 환송 전 원심판결의 형이라는 점을 재판부에 분명히 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한선을 넘긴 판결이 선고되면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률위반이 되어 다시 상고할 수 있습니다. 2014도6472에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환송했고, 2005도8607에서는 원심판결을 파기한 뒤 직접 형을 정했습니다. 어느 쪽이든 상한을 넘긴 형은 유지되지 못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환송 후 원심판결의 주문을 받으면 환송 전 원심판결의 주문과 형의 종류와 크기를 대조해, 상한을 넘었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 공소장변경 — 환송 후 항소심에서도 가능하며, 새 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될 수 있음.

  • 형의 상한 — 새 범죄사실이 추가되어도 환송 전 원심판결보다 중한 형은 선고할 수 없음.

  • 구제 경로 — 상한을 넘긴 판결은 상고로 다툴 수 있고, 대법원은 파기환송하거나 직접 형을 정함.

환송 후 공소장변경으로 죄가 늘어나도 형의 상한은 환송 전 원심판결이 선고한 형에 묶인다.

상한선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 — 검사의 상고가 받아들여져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될 때

제368조는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과 피고인을 위하여 항소한 사건을 대상으로 합니다. 피고인 측의 상소만 있었다는 것이 전제이므로, 검사가 함께 상고한 사건이라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원칙이 피고인의 상소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출발점으로 삼았습니다.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5도7473 판결은 피고인과 검사 쌍방이 상소한 결과 검사의 상소가 받아들여져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됨으로써 피고인에 대한 형량 전체를 다시 정해야 하는 경우에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사건 경과를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제1심은 살인죄, 업무상 촉탁낙태죄, 의료법위반(영리목적 환자유인)죄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습니다. 환송 전 원심은 의료법위반 부분을 무죄로 보아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고, 유죄 부분에는 피고인이, 무죄 부분에는 검사가 상고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없다고 보고 검사의 상고만 받아들여 무죄 부분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으며, 환송 후 원심은 전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2년을 선고했습니다. 환송 전 원심의 형보다 무거운 형이었지만 대법원은 이를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렇게 판단한 이유는 경합범의 처리 방식에 있습니다. 경합범으로 기소된 수 개의 범죄사실 중 유죄 부분에는 피고인이, 무죄 부분에는 검사가 상고한 경우, 유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상고가 이유 없더라도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가 이유 있으면 피고인에게는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유죄 부분도 함께 파기됩니다(대법원 2002. 6. 20. 선고 2002도807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되면 환송 후 원심은 형량 전체를 새로 정해야 하고, 경합범이라고 해서 개개 범죄별로 불이익변경 여부를 따지지도 않습니다. 결국 상한선이 적용되는지는 누가 상고했는지, 어느 쪽 상고가 받아들여졌는지, 원심판결이 전부 파기되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검사의 상고가 받아들여져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되면 형량 전체를 새로 정하므로, 환송 전 원심판결의 형이라는 상한선은 적용되지 않는다.

환송 후 항소심 대응 — 상한선을 확인하고 그 아래에서 형을 낮추는 준비

환송판결이 선고되면 가장 먼저 환송판결문에서 파기의 범위와 이유를 확인해야 합니다. 법원조직법 제8조에 따라 환송 후 원심은 상고심의 판단에 기속되므로, 파기 이유가 곧 다시 열린 재판의 방향입니다. 함께 살펴볼 것은 상고심이 어느 부분의 상고이유를 이유 없다고 배척했는지입니다. 배척된 부분은 이미 확정력이 생겨 다시 다툴 수 없기 때문에, 환송 후 재판에서 힘을 쏟을 쟁점을 잘못 고르면 시간만 소모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사건이 피고인만 상고한 사건인지, 검사도 상고했는지, 원심판결이 전부 파기되었는지를 확인해야 상한선이 적용되는 사건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할 일은 환송 전 원심판결의 주문을 항목별로 정리해 상한선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환송 후 원심판결이 선고되면 그 주문과 환송 전 원심판결의 주문을 나란히 놓고 형이 무거워졌는지를 항목별로 비교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형사소송법 제371조에 따라 제2심판결에 불복이 있으면 대법원에 상고할 수 있으므로, 환송 후 원심판결이 상한선을 넘겼다면 다시 다툴 길은 열려 있습니다. 하지만 재상고로 바로잡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길이어서, 환송 후 재판 단계에서 상한선을 재판부에 분명히 밝혀 두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 형의 종류와 크기 — 징역 몇 년 몇 개월인지, 벌금이 몇 원인지를 정확히 기록.

  • 집행유예와 부가처분 — 집행유예가 붙었는지, 사회봉사명령 같은 부가처분이 있었는지 확인.

  • 함께 선고된 다른 종류의 형 — 벌금이나 자격정지가 함께 선고되었다면 그 내용도 별도로 정리.

  • 죄별로 나뉜 형 — 환송 전 원심이 죄를 나누어 형을 따로 선고했다면 각각의 내용을 기록.

상한선을 정리한 뒤에는 그 아래에서 형을 낮출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실제로 결과를 가릅니다. 형법 제51조가 정한 범행의 동기·수단·결과,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후의 정황이 양형의 조건이므로, 피해 회복과 재범 방지 노력, 환송 전 재판 이후에 달라진 사정을 구체적인 자료로 남겨야 합니다. 공소장변경이 예상된다면 새 범죄사실의 성립 여부를 다툴지, 성립을 전제로 양형으로 대응할지도 미리 정해 두어야 합니다. 상한선은 형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를 막아 줄 뿐, 어디까지 내려갈 수 있는지는 준비한 만큼 달라집니다.

환송 후 재판에서 상한선을 확인하는 것은 출발점이고, 그 아래에서 형이 얼마나 내려가는지는 준비한 양형 자료가 좌우한다.

자주 묻는 질문

Q. 파기환송이 되면 무죄가 되는 건가요?

A. 아닙니다. 파기환송은 상고심이 원심판결에 법률상 잘못이 있다고 보아 재판을 다시 하라고 돌려보낸 것이지, 무죄를 선고한 것이 아닙니다(형사소송법 제391조, 제397조). 환송 후 원심은 법원조직법 제8조에 따라 대법원의 판단에 기속되어 그 취지대로 다시 심리하고, 그 결과 유죄가 유지될 수도 일부만 무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상고심에서 배척된 부분은 이미 확정력이 생겨 환송 후에 다시 다툴 수 없습니다.

Q. 환송 후 항소심이 환송 전과 똑같은 형을 선고하면 불이익변경금지 위반인가요?

A. 위반이 아닙니다. 불이익변경금지는 환송 전 원심판결보다 중한 형만 막기 때문에 같은 형은 선고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1도1282 판결에서도 환송 후 원심이 배임 부분을 무죄로 판단하고도 환송 전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한 것이 적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상한선은 천장일 뿐 감형의 보장이 아니므로, 형을 낮추려면 양형자료를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Q. 검사도 상고했다면 환송 후에 형이 더 무거워질 수도 있나요?

A. 검사의 상고가 받아들여져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되고 형량 전체를 다시 정해야 하는 경우에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05도7473 판결의 사건에서는 환송 전 징역 2년 6월이던 형이 환송 후 징역 3년으로 무거워졌지만 적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그래서 피고인과 검사가 쌍방 상고한 사건은 어느 쪽 상고가 받아들여졌는지를 환송판결문의 주문과 이유로 확인해야 합니다.

Q. 환송 전에 벌금형이었는데 환송 후에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나올 수 있나요?

A. 피고인만 상고한 사건이라면 나올 수 없습니다. 형법 제50조와 제41조상 징역형은 벌금형보다 무거운 형이고, 대법원 2005도8607 판결은 환송 전 벌금형이 선고된 사건에서 환송 후 원심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명령 80시간을 선고한 것을 불이익변경금지 위반으로 보았습니다. 집행유예가 붙어도 결론은 같고, 사회봉사명령 같은 부가처분도 함께 문제가 됩니다.

Q. 환송 후 공소장이 변경되어 죄가 늘어나면 형도 높아질 수 있나요?

A. 새 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되더라도 환송 전 원심판결보다 중한 형은 선고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14도6472 판결에서 환송 후 원심이 공소장변경을 거쳐 징역 1년, 징역 2년과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자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했습니다. 다만 새 범죄사실이 성립하는지는 별개의 방어 대상이므로 그 부분은 따로 다투어야 합니다.

Q. 검사가 형이 가볍다는 이유만으로도 상고할 수 있나요?

A. 형의 양정이 부당하다는 이유는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따라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만 상고이유가 됩니다. 이 조문은 상고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가리지 않고, 대법원 2001. 11. 30. 선고 2001도5225 판결도 징역 10년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겁다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원심이 10년 미만의 형을 선고한 사건에서 검사가 상고하려면 양형 부당이 아니라 무죄 부분의 법리오해처럼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률 위반을 이유로 삼아야 합니다.

맺음말

피고인만 상고한 사건에서 파기환송 뒤 다시 열린 항소심은 파기된 환송 전 원심판결보다 중한 형을 선고할 수 없습니다. 1964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래 대법원이 유지해 온 법리이고, 그 이유는 상고했다는 이유로 오히려 더 무거운 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상소권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무엇이 더 무거운 형인지는 형법 제50조로 가리며, 집행유예가 붙은 징역형도 벌금형보다는 무겁습니다. 환송 후 공소장이 변경되어도 이 상한은 그대로입니다.

다만 이 상한선은 감형을 보장하지 않고, 검사의 상고가 받아들여져 원심판결 전부가 파기되었다면 아예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환송판결을 받았다면 누가 상고했는지, 파기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상고심이 어느 부분을 배척했는지를 환송판결문으로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그다음 환송 전 원심판결의 주문과 나란히 놓고 형의 상한선과 그 아래에서 준비할 양형 자료를 정리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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