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심의 소, 채무자의 이행소송이 먼저 진행 중이어도 중복제소로 각하되지 않는다 | 소송/집행절차 | 로톡
추심의 소, 채무자의 이행소송이 먼저 진행 중이어도 중복제소로 각하되지 않는다
법률가이드
소송/집행절차대여금/채권추심

추심의 소, 채무자의 이행소송이 먼저 진행 중이어도 중복제소로 각하되지 않는다 

강대현 변호사

채권자가 채무자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진행하려고 법원으로부터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는데, 정작 채무자가 이미 제3채무자를 상대로 같은 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소송을 걸어 놓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추심채권자가 별도로 소송을 내면 먼저 걸려 있던 소송과 겹쳐 중복제소로 각하되는 것은 아닌지 실무에서 혼란이 적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하급심 중에는 이런 이유로 추심의 소를 각하한 사례도 있었고, 이 문제는 결국 대법원 전원합의체까지 올라갔습니다. 이 글에서는 추심의 소와 채무자의 이행소송이 왜 중복제소 관계에 있지 않은지, 그 이유와 실무에서 챙겨야 할 절차를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압류 및 추심명령이 걸리면 채무자는 왜 소송할 자격을 잃는가

제3채무자에 대한 채무자의 금전채권을 강제집행하려면 먼저 민사집행법 제223조에 따른 채권압류명령을 받아야 합니다. 압류만으로는 채권자가 직접 채권을 받아낼 수 없기 때문에, 압류한 금전채권을 실제로 현금화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민사집행법 제229조는 그 방법으로 추심명령과 전부명령을 규정합니다. 추심명령이 있으면 압류채권자는 채무자를 대위하는 절차 없이도 압류한 채권을 직접 추심할 수 있게 됩니다(같은 조 제2항). 대위절차가 필요 없다는 것은, 압류채권자가 채무자의 이름을 빌리지 않고 자기 고유의 권능으로 제3채무자에게 이행을 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그 반대편, 즉 원래 채권자였던 채무자 쪽에서 벌어집니다. 압류 및 추심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면, 그 채권에 관한 한 채무자는 더 이상 제3채무자를 상대로 이행의 소를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갖지 못합니다. 대법원도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는 채권에 대해 채무자가 제기한 이행의 소는 본안을 따질 필요 없이 각하해야 한다고 반복해서 밝혀 왔고, 이는 당사자의 주장이 없어도 법원이 스스로 살펴야 하는 직권조사사항이라는 점도 함께 확인해 왔습니다. 채무자가 소송을 이미 걸어 놓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채권자 A가 채무자 B에 대한 확정판결 등 집행권원으로 B가 제3채무자 C에게 갖는 물품대금채권에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명령이 C에게 송달된 순간부터 B는 그 채권에 관해 C를 상대로 이행을 구할 자격을 잃습니다. B가 이미 C를 상대로 소송을 내서 재판이 진행 중이었더라도, 압류·추심명령이 걸린 부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그 소가 부적법해지는 결과를 피할 수 없습니다.

당사자적격 상실 여부는 당사자가 다투지 않아도 법원이 직권으로 조사·판단해야 하는 사항이다 — 채무자의 소송이 이미 걸려 있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

추심의 소란 — 압류채권자가 자기 이름으로 내는 이행청구

추심명령을 받았다고 제3채무자가 곧바로 순순히 돈을 내주는 것은 아닙니다. 민사집행법 제249조 제1항은 제3채무자가 추심절차에 협조하지 않을 때 압류채권자가 소로써 그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는데, 이 소송이 바로 추심의 소입니다. 같은 법 제238조는 압류채권자가 이 소를 제기할 때 일반 관할법원에 내야 하고, 채무자가 외국에 있거나 소재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아니라면 채무자에게 소를 제기했다는 사실을 고지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채무자의 재산관계에 영향을 주는 절차인 만큼 최소한의 통지 의무를 지운 것입니다.

추심의 소는 압류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신해서 권리를 행사하는 채권자대위소송과는 구조가 다릅니다. 추심채권자는 추심명령이라는 자신의 고유한 권능을 근거로, 자기 이름과 자기 계산으로 제3채무자에게 이행을 구합니다. 그렇다고 이 채권이 통째로 압류채권자에게 넘어오는 것은 아닙니다. 채권 자체의 귀속 주체는 여전히 채무자이고, 압류채권자는 그 채권을 추심할 권능만을 부여받은 상태입니다. 이 차이는 뒤에서 살펴볼 중복제소 판단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 추심의 소 제기 요건 — 적법한 압류 및 추심명령의 존재, 제3채무자의 이행 거부 또는 협조 불응.

  • 관할 — 채권자대위소송 등과 달리 일반규정에 따른 관할법원(제3채무자 주소지 등).

  • 채무자에 대한 고지 의무(민사집행법 제238조) — 소재불명 등 예외적 경우만 생략 가능.

  • 다른 집행력 있는 채권자의 공동소송참가(민사집행법 제249조 제2항)도 가능.

중복제소 금지 원칙과 실무의 혼란 — 왜 각하 사례가 나왔나

민사소송법 제259조는 법원에 이미 계속되어 있는 사건에 대해 같은 당사자가 다시 소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정합니다. 이 규정의 취지는 상대방에게 이중으로 응소하게 만드는 부담을 지우지 않고, 같은 내용을 두 번 심리하는 소송경제상의 낭비를 막으며, 두 판결이 서로 어긋나는 결과를 방지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채무자가 먼저 낸 이행소송과 압류채권자가 나중에 낸 추심의 소는 원고가 다릅니다. 형식적으로 보면 당사자가 같지 않으니 중복제소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 소송의 대상이 되는 채권은 완전히 동일하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실제로 하급심에서는 채무자의 소송이 당사자적격 없는 부적법한 소라 하더라도, 그 소송 계속 자체가 살아 있는 이상 나중에 제기된 추심의 소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건을 다시 문제 삼는 것이어서 중복제소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런 입장은 채권자대위소송에 관한 기존 판례의 연장선에 있었습니다.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해 제3채무자를 상대로 낸 소송이 계속 중일 때 채무자가 같은 채권으로 별도 소송을 내거나, 반대로 채무자의 소송이 먼저 있는데 채권자대위소송이 나중에 제기되면 나중 소송을 중복제소로 각하해 온 흐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추심의 소도 결국 채무자의 채권을 근거로 한다는 점에서 같은 논리가 적용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있었던 셈입니다.

같은 채권을 둘러싼 소송이라도, 그 채권을 행사하는 사람의 법적 지위와 근거가 다르면 '동일한 사건'인지는 자동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 이 지점이 바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정리한 부분이다.

대법원 2013다202120 전원합의체 — 다수의견의 결론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것이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3다202120 전원합의체 판결입니다. 사안은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환급이행보증금 청구소송을 내 항소심까지 진행 중이었는데, 그 채권 중 일부에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채권자가 별도로 추심의 소를 낸 경우였습니다.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채무자의 소송이 계속되어 있는 이상 압류채권자의 추심의 소는 중복된 소제기에 해당해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대법원은 이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다수의견은 채무자가 낸 이행의 소가 이미 당사자적격을 잃은 부적법한 소인 이상, 그 소의 본안을 심리·판단한다고 해서 제3채무자에게 불합리하게 과도한 이중 응소 부담을 지우거나 법원의 심리가 중복되어 소송경제에 반한다고 볼 수 없고, 판결이 서로 어긋날 위험이 크다고도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채무자의 이행소송이 법원에 계속되어 있더라도 압류채권자가 제기한 추심의 소는 민사소송법 제259조가 금지하는 중복된 소제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다수의견의 결론입니다.

다수의견이 특히 강조한 부분은, 추심의 소를 중복제소라는 이유로 각하한 뒤 당사자적격 없는 채무자의 소송이 각하 확정되기를 기다렸다가 압류채권자에게 다시 추심의 소를 내라고 하는 방식이 오히려 소송경제에 어긋난다는 점입니다. 압류 및 추심명령으로 이미 압류채권자에게 보장된 소 제기의 권리를, 바로 그 명령 때문에 소를 낼 수 없게 된 채무자의 소송을 이유로 거부하는 셈이 되어 부당하다고 본 것입니다.

참가로 정리할지, 별도 소송으로 갈지 — 실무 선택지

다수의견은 압류채권자가 반드시 별도 소송을 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압류채권자는 채무자가 이미 낸 이행의 소에 민사소송법 제79조, 제81조에 따른 독립당사자참가나 승계인 참가의 방식으로 들어가, 하나의 절차 안에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이 방법을 쓰면 같은 채권을 둘러싼 소송을 하나로 합쳐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이 참가 방법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대법원이 분명히 했습니다. 채무자의 이행소송이 상고심에 이미 올라가 있는 상태라면 승계인의 소송참가 자체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그 단계에서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채권자는 참가하고 싶어도 참가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런 경우 대법원은, 상고심 법원이 압류 및 추심명령으로 채무자가 당사자적격을 잃었다는 사정을 직권으로 조사해 해당 부분을 파기해야 하고, 압류채권자는 그 파기환송심 단계에서 승계인으로 참가하면 된다고 정리했습니다. 참가가 하나의 선택지일 뿐 의무는 아니라는 점도 함께 확인됐으므로, 참가하지 않고 곧바로 추심의 소를 내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 채무자 소송이 1심·항소심에 있다면 — 독립당사자참가·승계참가로 절차를 합치는 방법도 검토 가능.

  • 채무자 소송이 상고심에 있다면 — 승계참가가 제한되므로 별도의 추심의 소 제기, 상고심의 직권 파기·환송 이후 참가를 고려.

  • 제3채무자 입장 — 민사집행법 제249조 제3항에 따라 다른 채권자를 공동소송인으로 참가시켜 달라고 첫 변론기일까지 신청 가능.

  • 참가명령을 받은 채권자에게는 그 소에 대한 재판의 효력이 그대로 미침(같은 조 제4항).

채권 자체를 이전받는 전부명령과는 상황이 다르다

여기서 한 가지 구분해 둘 점이 있습니다. 추심명령은 어디까지나 압류채권자에게 채권을 추심할 권능만 부여할 뿐,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해 가지는 채권 자체가 압류채권자에게 이전되거나 귀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면 민사집행법 제229조 제3항에 따른 전부명령이 확정되면 압류된 채권은 지급에 갈음해 압류채권자에게 그대로 이전됩니다. 채권의 귀속 주체 자체가 바뀌는 것입니다.

이 차이 때문에 앞서 살펴본 전원합의체 판결은 추심명령 사안에 대한 판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전부명령을 받아 채권 자체가 넘어간 경우라면, 채무자가 이미 낸 이행소송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당사자적격의 문제를 넘어 채권 귀속 자체가 바뀐 상황에서 별도로 따져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압류 및 추심명령을 신청할 때 추심명령과 전부명령 중 무엇을 택할지부터, 이미 진행 중인 소송이 있는지, 그 소송이 어느 심급에 있는지를 함께 확인해 두는 것이 이후 절차를 매끄럽게 만드는 지름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채무자가 낸 소송이 아직 각하되지 않았는데도 추심의 소를 낼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대법원 2013다202120 전원합의체 판결은 채무자 소송의 각하 확정 여부와 관계없이 압류채권자가 별도로 추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채무자 소송이 확정되기를 기다리게 하는 것이 오히려 소송경제에 반한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Q. 압류채권자가 채무자의 소송에 반드시 참가해야 하나요?

A. 아닙니다. 민사소송법 제79조, 제81조에 따른 참가는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일 뿐 의무가 아닙니다. 다만 채무자 소송이 상고심에 계속 중이라면 승계참가 자체가 제한되므로 그 경우에는 별도 소송을 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Q. 제3채무자가 두 소송에 각각 응소해야 하는 부담은 없나요?

A. 민사집행법 제249조 제3항에 따라 제3채무자는 다른 집행력 있는 채권자를 공동소송인으로 참가시켜 달라고 첫 변론기일까지 법원에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리되면 그 재판의 효력은 참가명령을 받은 채권자에게도 함께 미칩니다.

Q. 채권자대위소송과 추심의 소는 중복제소 판단이 같은가요?

A. 다릅니다. 채권자대위소송은 채무자의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구조라 먼저 계속된 채무자 소송이나 다른 대위소송과 중복제소 관계로 다뤄지는 경향이 있지만, 추심의 소는 압류채권자 자신의 추심권능에 근거한 고유한 청구로 취급되어 대법원이 다른 결론을 냈습니다.

Q. 전부명령을 받은 경우에도 똑같이 중복제소가 아닌가요?

A. 이 판례는 추심명령 사안을 다룬 것입니다. 전부명령이 확정되면 채권 자체의 귀속이 압류채권자에게 넘어가므로, 채무자 소송의 처리 방식은 당사자적격 문제만으로 단순 비교하기 어렵고 별도로 검토해야 합니다.

Q. 추심의 소를 낼 때 채무자에게 통지해야 하나요?

A. 원칙적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민사집행법 제238조는 압류채권자가 추심의 소를 제기할 때 채무자에게 그 사실을 고지하도록 정하고 있고, 채무자가 외국에 있거나 소재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만 예외를 인정합니다.

맺음말

채무자가 제3채무자를 상대로 먼저 낸 이행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사정만으로 압류채권자의 추심의 소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미 당사자적격을 잃은 채무자 소송의 확정을 기다리게 하는 쪽이 오히려 소송경제에 반한다고 보아, 두 소송을 별개로 취급하는 쪽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다만 채무자 소송이 어느 심급에 있는지에 따라 참가로 절차를 합칠 수 있는지 여부가 달라지므로,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단계에서부터 상대방의 소송 현황을 함께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수원지방법원 관할 사건처럼 채권추심을 위한 강제집행 절차를 밟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채무자의 재산관계와 이미 진행 중인 소송 유무를 먼저 파악한 뒤 추심명령을 신청할지, 전부명령을 택할지, 별도 소송과 참가 중 무엇이 더 유리할지를 함께 판단하는 것이 절차를 헛되이 반복하지 않는 길입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강대현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41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