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된 휴대폰에서 별건 혐의가 나오면 그것도 증거로 쓰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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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개요
사기나 마약 등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휴대폰을 압수당한 뒤, 며칠 지나 전혀 다른 이유로 다시 연락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휴대폰을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다른 범죄 정황이 확인됐다"는 것입니다. 처음 받은 영장에는 분명 사기나 마약 이야기만 적혀 있었는데, 메신저 대화나 사진첩, 삭제된 문자 복원본에서 전혀 별개의 사안 — 예를 들어 협박성 메시지, 지인과의 도박 정산 내역, 사적인 사진 등 — 이 나와 그것이 새로운 입건 사유가 됐다는 통보를 받으면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휴대폰 안에 있던 것이니 어차피 다 증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체념입니다. 실제로 수사기관도 "이미 적법하게 압수한 휴대폰에서 나온 것이니 문제없다"는 태도로 조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전제 자체가 틀렸습니다. 압수수색은 영장에 적힌 혐의사실과 관계있는 자료에 한해서만 허용되는 처분이고, 휴대폰 안에 저장돼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정보가 자동으로 수사기관의 것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압수된 휴대폰에서 나온 별건 혐의 정황이라고 해서 그대로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결과는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 수사기관이 그 정보를 발견한 시점에 무엇을 했는지, 추가 영장을 받았는지, 애초에 영장에 의한 압수였는지 임의제출이었는지 — 절차를 어떻게 밟았는지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갈림길을 정확히 짚어야 실제로 그 별건 자료가 증거로 살아남을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
압수된 휴대폰에서 나온 별건 자료의 증거능력을 가르는 지점은 크게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과 제106조 제3항이 공통으로 요구하는 '관련성' 원칙입니다. 압수수색은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해서만 허용되며, 전자정보라도 이 원칙에서 예외가 아닙니다. 둘째, 대법원이 확립한 '우연히 발견한 무관정보' 법리입니다. 원래 혐의를 탐색하다가 별건 정황을 우연히 마주쳤다면, 수사기관에는 그 즉시 탐색을 중단하고 별도 영장을 받아야 할 의무가 생깁니다. 셋째, 그 의무를 실제로 지켰는지 —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는지입니다. 넷째, 애초에 휴대폰이 영장에 의해 압수된 것인지 아니면 임의제출된 것인지입니다. 임의제출인 경우 판단 기준이 조금 다르고, 제출 범위가 더 엄격하게 제한됩니다. 다섯째, 절차 위반이 확인됐을 때 그 정보를 바탕으로 이어진 자백이나 추가 진술 같은 2차적 증거까지 함께 배제할 수 있는지입니다.
이 다섯 지점을 순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휴대폰에서 나왔으니 어쩔 수 없다"는 체념에 머무르기 쉽습니다. 실제로는 발견 경위와 그 이후 수사기관의 조치에 따라 증거능력 여부와 방어 전략이 전혀 달라집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영장 혐의사실과 발견된 정보의 '관련성'을 조문·판례 기준으로 다투기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압수수색이 영장에 의한 것이었는지, 그리고 그 영장에 적힌 혐의사실과 별건 정보 사이에 실제로 관련성이 있는지입니다. 대법원은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에서,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료되기 전 원래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범죄혐의와 관련된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수사기관은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에서 그 별도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새로 발부받은 경우에 한해서만 그 정보를 적법하게 압수할 수 있다고 못박았습니다. 다시 말해 "우연히 발견"과 "적법한 압수" 사이에는 반드시 "추가 탐색 중단 + 별도 영장"이라는 절차가 끼어 있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의뢰인의 사건에서 다음 순서로 이 절차가 실제로 지켜졌는지를 확인합니다.
1) 최초 영장의 혐의사실과 발견된 정보의 관계를 문언으로 대조합니다.
압수수색영장 사본을 확보해 거기 적힌 혐의사실(죄명·범죄일시·범행방법)과 새로 문제 된 별건 정보가 시간적·내용적으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조문 기준으로 대조합니다. 같은 동기·수단으로 이어진 일련의 행위이거나 직접증거로서의 가치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단지 같은 휴대폰 안에 들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관련성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이 대조 결과가 이후 모든 주장의 출발점이 됩니다.
2) 전자정보 탐색 경위를 기록으로 재구성해 '우연한 발견' 이후의 조치를 확인합니다.
포렌식 압수조서, 전자정보 상세목록, 참여권 고지서, 탐색 일시가 기록된 이미징·분석 로그를 확보해 별건 정황을 실제로 발견한 시점이 언제인지, 그 이후 수사기관이 탐색을 멈췄는지 아니면 계속 문서를 열람·출력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발견 직후 곧바로 탐색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자료를 열람·복제했다면, 그 시점 이후에 수집된 자료는 절차 위반의 문제를 안고 있는 것입니다.
3) 별도 압수수색영장의 발부 여부와 그 시점을 확인합니다.
별건 정보를 근거로 새로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발부받았는지, 받았다면 그 시점이 최초 발견 시점과 비교해 지체 없이 이루어졌는지를 확인합니다. 별도 영장 없이 수집·출력된 정보라면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부정된다는 점을 근거로, 해당 자료를 유죄 인정 자료에서 배제해 달라는 주장을 구성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임의제출 사안이면 '제출범위 한정' 법리로 별건 자료와 2차 증거의 증거능력을 다투기
휴대폰이 영장이 아니라 본인 또는 제3자의 임의제출로 수사기관에 넘어간 경우라면 판단 기준이 조금 달라집니다. 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은,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받아 그 안의 전자정보를 압수하는 경우에도 선별압수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며, 전자정보의 제출 범위는 제출 동기가 된 당해 범죄혐의사실을 증명하는 데 필요한 범위로 한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별건 정보의 증거능력뿐 아니라, 그로부터 이어진 진술이나 자백 같은 2차적 증거까지 함께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1) 임의제출의 동기가 된 혐의사실을 구체적으로 특정합니다.
임의제출 동의서, 제출 경위서를 확보해 당시 수사기관이 어떤 혐의를 전제로 제출을 요청했는지, 그리고 실제로 열람·복제한 자료가 그 혐의를 증명하는 데 필요한 범위 안에 있었는지를 대조합니다. 애초에 제출을 요청한 혐의와 무관한 사진첩이나 오래된 대화방까지 광범위하게 열람했다면, 그 열람 자체가 제출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2) 전자정보 압수 목록 교부와 참여 기회 보장 여부를 확인합니다.
같은 판결은 임의제출 절차에서도 피압수자에게 전자정보 압수 목록을 교부하고, 탐색·복제·출력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설시했습니다. 참여 기회를 고지받지 못한 채 별건 정보가 열람·출력됐다면 그 자체로 절차상 하자를 주장할 근거가 됩니다.
3) 절차 위반이 인정될 경우 2차적 증거의 오염 여부를 함께 다툽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의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 자체뿐 아니라, 그 증거를 바탕으로 얻어진 2차적 증거(별건 정보를 제시받고 한 자백이나 추가 진술 등)에도 원칙적으로 미칩니다. 다만 판례는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과 증거 수집 사이의 인과관계가 시간의 경과나 자발적 진술 등으로 상당히 희석되거나 단절된 예외적 사정이 있다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도 함께 취하고 있으므로, 이 예외에 해당하는지도 사건 경위별로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절차 위반의 정도와 그 이후 진술이 이루어진 경위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이 단계의 핵심입니다.
결론
압수된 휴대폰에서 별건 혐의 정황이 발견됐다고 해서 그것이 자동으로 유죄의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압수수색은 영장에 적힌 혐의사실과 관련성이 있는 범위에서만 허용되고, 전자정보를 탐색하다 우연히 다른 범죄 정황을 발견했더라도 수사기관에는 탐색을 중단하고 별도 영장을 받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임의제출인 경우에도 제출 범위와 참여권이라는 별도의 기준이 적용됩니다.
결국 관건은 수사기관이 그 절차를 실제로 지켰는지입니다. 영장 기재 혐의사실, 전자정보 탐색 경위, 별도 영장 발부 여부, 참여 기회 보장 여부를 하나씩 확인해야 별건 자료가 실제로 증거로 남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지금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 휴대폰이 어떻게 압수·제출됐고 별건 정황이 어느 시점에 어떻게 발견됐는지부터 처음부터 다시 정리해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1. 마약 혐의로 휴대폰을 압수당했는데, 포렌식 중 도박 정황이 나왔습니다. 이것도 그대로 처벌되나요?
곧바로 처벌 증거로 쓰인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압수수색은 영장에 적힌 혐의사실과 관련성이 있는 범위에서만 허용되므로, 마약 혐의를 전제로 발부된 영장으로 도박 정황까지 자동으로 압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전자정보 탐색 중 별도 범죄혐의와 관련된 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수사기관이 즉시 탐색을 중단하고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해서만 그 정보를 적법하게 압수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박 정황이 발견된 이후 수사기관이 실제로 어떤 절차를 밟았는지부터 확인해야 그 자료가 증거로 쓰일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Q2. 임의로 제출한 휴대폰에서 나온 별건 자료는 영장으로 압수한 경우와 무엇이 다른가요?
임의제출의 경우에도 압수 범위가 무제한으로 열려 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정보저장매체를 임의제출받아 전자정보를 압수하는 경우에도 선별압수 원칙이 적용되며, 제출 범위는 제출 동기가 된 당해 범죄혐의사실을 증명하는 데 필요한 범위로 한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피압수자에게 전자정보 압수 목록을 교부하고 참여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설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임의제출 사안이라면 애초에 제출을 요청한 혐의와 실제로 열람·복제된 자료의 범위가 일치하는지, 참여 기회가 보장됐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Q3. 별건 정보가 발견된 뒤 경찰이 추가로 영장을 받았다면, 그 자료는 문제없이 증거로 쓰이나요?
발견 즉시 탐색을 중단하고 지체 없이 별도 영장을 발부받았다면, 그 절차 자체는 판례가 요구하는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발견 시점부터 영장 청구까지 사이에 추가로 자료를 열람·복제한 정황이 없는지, 영장에 적힌 혐의사실과 실제로 압수된 자료의 범위가 일치하는지는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별도 영장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절차가 자동으로 적법해지는 것은 아니며, 발견부터 영장 집행까지의 경위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Q4. 이미 별건 정보를 근거로 조사를 받았는데, 이제 와서 절차 위반을 주장할 수 있나요?
조사가 이미 진행됐다는 사정만으로 절차 위반을 다툴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위법수집증거배제법칙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 자체뿐 아니라 그로부터 얻어진 자백이나 추가 진술 같은 2차적 증거에도 원칙적으로 미치므로, 조사 단계에서 이미 진술했다고 해서 절차상 하자가 자동으로 치유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판례는 절차 위반과 증거 수집 사이의 인과관계가 상당히 희석되거나 단절된 예외적 사정이 있으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도 함께 취하고 있으므로, 진술 당시의 구체적 경위를 정리해 이 예외에 해당하는지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Q5. 압수수색 과정에서 참여 기회를 받지 못했습니다. 이것도 문제가 되나요?
참여 기회 보장은 전자정보 압수수색 절차에서 판례가 반복적으로 강조해 온 요건 중 하나입니다.
대법원은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이든 임의제출에 의한 압수든, 피압수자 등에게 전자정보 탐색·복제·출력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전자정보 압수 목록을 교부해야 한다는 원칙을 확립해 왔습니다.
참여 기회가 고지되지 않은 채 절차가 진행됐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절차상 하자를 주장할 근거가 될 수 있으므로, 당시 고지 여부와 압수 목록 교부 여부를 구체적으로 확인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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