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회사에 사건을 알리면 오히려 명예훼손이 되나요 | 성폭력/강제추행 | 로톡
가해자 회사에 사건을 알리면 오히려 명예훼손이 되나요
법률가이드
성폭력/강제추행 등고소/소송절차

가해자 회사에 사건을 알리면 오히려 명예훼손이 되나요 

김강희 변호사


가해자 회사에 사건을 알리면 오히려 명예훼손이 되나요


수원 광교와 서울 양재역, 두 곳에서 상담이 가능합니다.

현재 상황에 대해 상담이 필요하신 경우 편하게 연락 주시면, 사건 경위를 확인한 뒤 대응 방향을 함께 검토해드리겠습니다.


사건 개요


강제추행이나 성폭력 피해를 입고 고소를 진행하다 보면, 가해자가 특정 회사에 재직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피해자 입장에서는 "가해자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계속 출근하고 있는데, 회사에 사실을 알려서 인사상 조치를 받게 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실제로 가해자가 피해자와 업무상 접점이 있는 회사에 다니고 있거나, 회사 내 지위를 이용해 접근한 사안이라면 회사에 사실을 알리는 것이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막상 회사에 알리려고 하면 "이게 오히려 나에게 불리하게 돌아오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이 함께 따라옵니다. 실제로 형사 사건에서 가해자 측 변호인이 "피해자가 확정되지도 않은 사실을 회사에 퍼뜨려 명예를 훼손했다"며 맞고소를 제기해 피해자를 심리적으로 압박하고 합의를 종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맞고소는 실제로 유죄가 인정되는 경우보다 피해자의 진술을 위축시키고 고소를 취하하도록 압박하는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일단 고소장이 접수되면 피해자도 수사기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아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해자의 회사에 사건을 알리는 행위 자체가 곧바로 명예훼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은 사실을 적시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지 않고, 그 사실이 진실이면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처벌하지 않는 별도의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다만 무엇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했는지에 따라 이 조항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완전히 달라지므로, 알리기 전에 이 구조를 정확히 이해해 두어야 불필요한 맞고소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핵심 쟁점


가해자 회사에 사건을 알린 행위가 명예훼손이 되는지는 다섯 가지 지점에서 갈립니다. 첫째, 전달한 상대방의 범위가 공연성(형법 제307조가 요구하는 "공연히")을 충족하는지입니다. 인사팀 담당자 한 명에게만 전달했더라도, 그 사람으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퍼질 개연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법리(전파가능성 이론)입니다. 둘째, 전달한 내용이 가치판단이 아닌 구체적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는지입니다. 셋째, 그 사실이 진실한 사실인지—즉 아직 수사·재판 중인 사안을 마치 유죄가 확정된 것처럼 단정적으로 전달하지 않았는지—입니다. 넷째, 전달의 주된 동기가 사적인 보복이나 압박이 아니라 오로지 공공의 이익(다른 직원의 안전, 회사의 판단·조치 필요성 등)에 있는지입니다. 다섯째, 이메일·사내 메신저·SNS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했다면 정보통신망법상 가중처벌 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다섯 가지를 미리 점검하지 않으면 "사실대로 말했을 뿐인데 왜 고소를 당하냐"는 억울함과, 실제로 처벌조항이 적용되는 상황이 뒤섞여 대응이 늦어지기 쉽습니다. 특히 전달 대상의 범위와 표현의 절제 수준이 결과를 가장 크게 좌우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진실한 사실"만 절제된 표현으로 전달해 위법성조각 요건을 확보하기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여기서 말하는 '진실한 사실'이란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을 의미하며, 세부에서 다소 차이가 나거나 과장된 표현이 있어도 무방하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도13425 판결). 반대로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확정된 것처럼 단정해 전달하면,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 수위가 훨씬 높아진다는 점에서 표현의 절제가 특히 중요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회사에 알리기 전 다음 순서로 표현과 근거를 점검합니다.

1) 확정된 사실과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문장 단위로 구분합니다.

"고소장을 접수했다", "현재 관할 경찰서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다"는 확정된 사실이지만, "그 사람은 성범죄자다", "유죄가 확실하다" 같은 표현은 수사·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단정할 수 없는 진술입니다. 아직 판결이 없는 단계라면 혐의 사실과 진행 단계만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고, 인격을 비난하는 수식어나 단정적 결론은 문장에서 제외합니다. 판결이 이미 확정된 사안이라면 판결문의 주문·이유 요지를 그대로 인용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합니다.

2) 전달 내용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를 함께 준비합니다.

고소장 접수증, 사건번호, 담당 수사기관, (있다면) 공소장이나 판결문 사본처럼 제3자가 확인 가능한 자료를 근거로 사실관계를 정리해 둡니다. 대법원이 '진실한 사실'의 판단 기준으로 "내용 전체의 취지에서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는지"를 보는 이상, 근거 자료 없이 진술만으로 전달하는 것보다 문서화된 사실관계를 함께 전달하는 쪽이 진실성 항변에서 훨씬 유리합니다.

3) 판단과 조치는 회사의 몫으로 남겨두는 진술 방식을 씁니다.

"이런 사실이 있으니 확인해 주시고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주시기 바랍니다"처럼 사실관계 전달과 조치 요청을 분리해 서술하는 것이, "이 사람을 반드시 해고해야 한다"는 식으로 결론까지 단정하는 것보다 위법성조각 판단에서 유리합니다. 판단의 주체를 회사에 남겨두는 서술은 뒤에서 살펴볼 '오로지 공공의 이익' 요건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도 작용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전달 대상·경로를 공식 채널로 좁혀 공연성과 공익성을 함께 관리하기


표현을 아무리 절제해도, 전달 범위가 넓어 공연성이 인정되거나 전달 목적이 사적 감정에 치우쳐 있다고 판단되면 형법 제310조의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표현의 절제와 별개로 누구에게, 어떤 채널로, 왜 전달하는지를 설계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1)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이라면 남녀고용평등법상 공식 신고 채널을 이용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회사 소속이거나 업무 관계에서 발생한 사안이라면,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은 "누구든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해당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다"고 정해 신고 자체를 법률상 권리로 보장합니다. 이 조항에 따라 사업주는 신고를 받으면 지체 없이 사실 확인 조사를 해야 하고(같은 조 제2항), 조사에 참여한 사람은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누설해서는 안 됩니다(같은 조 제7항). 즉 정해진 신고 창구(인사팀·고충처리위원회·성희롱고충상담원 등)를 통해 신고하면, 애초에 불특정 다수에게 사실이 퍼지도록 설계된 절차가 아니라는 점에서 공연성 요건 자체가 부정될 여지가 커지고,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도 같은 조 제6항으로 금지됩니다.

2) 사외 사건이라면 전달 대상을 처리 권한이 있는 부서로 한정합니다.

가해자와 업무 관계가 없는 별개의 형사 사건이라면,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확립한 전파가능성 이론(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특정 소수에게만 전달했더라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개연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됩니다. 반대로 인사·준법감시·감사 등 처리 권한이 있는 부서의 담당자에게만, 업무상 필요에 따라 비공개로 전달하고 그 담당자에게도 확산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해 두면, 전파 개연성을 낮추는 사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사내 단체 채팅방이나 다수 직원에게 이메일을 발송하는 방식은 그 자체로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만들어 공연성이 사실상 확정되므로 피해야 합니다.

3) 전달 목적을 개인적 보복이 아닌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정리합니다.

대법원은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의 의미에 대해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뿐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되고,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나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 내포되어 있더라도" 이 조항의 적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도13425 판결). 같은 회사 구성원의 안전, 유사 피해 재발 방지처럼 회사 조직 전체의 관심사와 연결되는 목적을 주된 이유로 전달했다는 정황(예: "다른 직원분들의 안전을 위해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알려드립니다")을 문서에 명확히 남겨 두면, 사적인 보복이나 압박이 목적이 아니었다는 항변의 핵심 근거가 됩니다.


결론


가해자의 회사에 사건을 알리는 것 자체가 곧바로 명예훼손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법 제310조는 진실한 사실을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전달한 경우 처벌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고, 대법원도 이 요건을 폭넓게 인정해 왔습니다. 다만 전달 대상의 범위, 표현의 절제 수준, 전달 목적이 모두 충족되어야 이 조항의 보호를 받을 수 있고, 그중 하나라도 어긋나면 실제로 명예훼손이나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가해자 측이 맞고소를 압박 수단으로 쓰는 사례가 실무에서 드물지 않은 만큼, 회사에 알리기 전에 어떤 사실을,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할 것인지를 미리 설계해 두는 것이 이후 분쟁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지금 비슷한 상황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알리려는 내용과 대상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사전에 점검을 받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1. 아직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회사에 알려도 되나요?


단정적인 표현만 피한다면 무조건 안 된다고 볼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진실한 사실'을 판단할 때 내용 전체의 취지에서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는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따라서 "고소했다",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처럼 있는 그대로의 진행 단계를 전달하는 것과, "유죄가 확정됐다"처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실을 단정하는 것은 전혀 다르게 평가됩니다.

전달하려는 문장이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Q2. 인사팀 담당자 한 명에게만 이야기했는데도 명예훼손이 될 수 있나요?


상대방이 한 명이라는 사실만으로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특정 소수에게만 사실을 전달했더라도 그 상대방으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개연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이른바 전파가능성 이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업무상 처리 권한이 있는 담당자에게 비공개 처리를 전제로 전달한 경우라면, 전파 개연성을 낮추는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누구에게, 어떤 경위로, 비공개를 전제로 전달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남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Q3. 사내 단체 채팅방이나 여러 직원에게 이메일로 알리면 어떻게 되나요?


다수의 사람이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면 공연성이 사실상 그대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더욱이 이메일이나 메신저 같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을 드러낸 경우에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고, 거짓 사실이라면 7년 이하의 징역 등으로 형이 더 무거워집니다.

따라서 사실관계 전달은 처리 권한이 있는 특정 부서·담당자로 한정하고, 다수에게 동시에 알리는 방식은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4. 직장 내 성희롱이라 회사에 신고했는데 가해자가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했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1항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사업주에게 신고할 수 있는 권리를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정해진 신고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면 이는 법이 예정한 절차에 따른 행위라는 점을 먼저 정리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신고 경위, 신고 당시 사용한 표현, 신고 대상이 처리 권한이 있는 담당자로 한정되어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형법 제310조의 위법성조각사유 판단에 필요한 자료로 준비하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 방향이 됩니다.


Q5. 명예훼손으로 역고소당하지 않으려면 회사에 알리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먼저 전달하려는 내용 중 확정된 사실과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문장 단위로 구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고소장 접수증, 사건번호, 진행 단계처럼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한 자료를 근거로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인격을 비난하는 단정적 표현은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전달 대상은 처리 권한이 있는 특정 담당자로 한정하고, 전달 목적이 개인적 보복이 아니라 다른 구성원의 안전이나 회사의 판단·조치 필요성에 있다는 점이 드러나도록 문서화해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과정을 사전에 점검받아 두면 실제로 맞고소를 당하더라도 위법성조각사유를 다투는 데 필요한 근거를 충분히 갖출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강희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5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