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징계위원회에서 예상보다 가벼운 의결이 나오면 일단 한숨 돌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 안도가 끝이 아닐 수 있습니다. 군인사법은 징계처분을 받는 당사자뿐 아니라 징계권자에게도 불복 수단을 주고 있어, 의결 결과가 가볍다고 판단되면 처분을 하기 전에 상급 징계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 절차는 당사자가 제기하는 항고와 달리 원래 의결보다 더 무거운 결론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알아둬야 할 함정입니다. 이 글에서는 군 징계 재심사 청구가 어떤 요건과 절차로 이루어지는지, 항고와 무엇이 다른지, 실무에서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군 징계 재심사 청구란 — 징계권자가 거는 재심의, 항고와는 청구인이 다르다
군인의 징계 불복 절차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하나는 징계처분을 받은 당사자가 제기하는 항고이고, 다른 하나는 징계권자, 즉 그 군인을 지휘하는 부대·기관의 장이 제기하는 심사 또는 재심사 청구입니다. 군인사법 제59조 제7항은 "징계권자는 징계위원회의 의결 결과가 가볍다고 인정되면 징계처분등을 하기 전에 법무장교가 배치된 징계권자의 차상급 부대 또는 기관에 설치된 징계위원회(국방부에 설치된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대하여는 그 징계위원회)에 심사 또는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이어 "징계권자는 심사 또는 재심사의 의결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등을 한다"고 못박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청구인이 징계처분을 받는 본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징계위원회의 의결서를 송부받은 징계권자가 그 수위를 낮다고 보면, 심의대상자의 동의나 의견 제출 없이도 독자적인 판단으로 재심사를 걸 수 있습니다. 심의대상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다투지 않았는데도 사건이 다시 심의대에 오르는 셈이어서, 첫 의결 결과만 보고 절차가 끝났다고 판단하면 실제 처분까지의 과정을 놓치기 쉽습니다. 군인 징계령은 이 절차를 제25조(심사 또는 재심사 청구)에서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청구인 — 재심사 청구는 징계권자, 항고는 징계처분등을 받은 당사자.
근거조문 — 재심사 청구는 군인사법 제59조 제7항·군인 징계령 제25조, 항고는 군인사법 제60조.
청구 시점 — 재심사 청구는 징계처분을 하기 전, 항고는 처분을 통지받은 후.
가능한 방향 — 재심사 청구는 더 무거워질 수 있음, 항고는 감경·취소만 가능.
재심사 청구는 처분을 받는 당사자가 아니라 징계권자가 거는 절차다 — 심의대상자가 다투지 않았어도 지휘계통의 판단만으로 사건이 다시 심의대에 오를 수 있다.
재심사 청구의 요건과 절차 — 15일의 시한과 위원회 재구성
군인 징계령 제25조 제1항에 따르면 징계권자가 재심사를 청구하려면 징계등 의결서를 송부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청구의 취지, 이유 및 입증방법, 의결서 사본을 적은 징계의결등 심사(재심사)청구서에 사건 관계기록을 첨부해 해당 징계위원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이 15일은 정해진 불변기간이므로, 이 기간이 지나면 징계권자는 원래 의결대로 처분해야 하고 더는 재심사를 청구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첫 의결이 난 뒤 약 보름간은 그 수위가 지휘계통에서 다시 검토될 수 있는 시간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청구 대상 위원회는 사건에 따라 다릅니다. 예하 부대에 설치된 징계위원회의 의결이라면 법무장교가 배치된 차상급 부대·기관의 징계위원회로 사건이 넘어가 완전히 새로운 위원회가 심의하는데, 이를 실무에서는 심사 청구라 부릅니다. 반면 국방부에 설치된 징계위원회의 의결이라면 더 상급 위원회가 없으므로 같은 위원회가 다시 심의하되, 군인 징계령 제25조 제2항에 따라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의 과반수가 애초 심의·의결에 참여하지 않은 위원으로 새로 구성되어야 하는데, 이를 재심사 청구라 부릅니다. 두 절차 모두 처음부터 사건을 다시 심의한다는 점은 같지만, 위원회 자체가 바뀌는지 구성원 일부만 바뀌는지에서 차이가 납니다.
재심사 청구는 의결서 송부일로부터 15일 이내에만 가능하고, 이 시한을 넘기면 징계권자는 원래 의결대로 처분해야 한다.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이유 — 항고와의 결정적 차이
징계처분을 받은 당사자가 다투는 항고 절차에는 명확한 안전장치가 있습니다. 군인사법 제60조 제6항은 항고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원래의 징계처분등을 취소하거나 감경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다만, 원징계처분보다 무겁게 징계하거나 원징계부가금 부과처분보다 무거운 징계부가금을 부과하는 결정을 하지 못한다"고 명시합니다. 이른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으로, 본인이 억울해서 다퉜다가 오히려 더 무거운 처분을 받는 위험을 법이 원천적으로 막아둔 것입니다.
그런데 재심사 청구를 규정한 군인사법 제59조 제7항에는 이런 제한 문구가 없습니다. 조문은 그저 "징계권자는 심사 또는 재심사의 의결 결과에 따라 징계처분등을 한다"고만 정하고 있어, 재심사 위원회가 원래 의결보다 무거운 결론을 내면 징계권자는 재량의 여지 없이 그 결과대로 처분해야 합니다. 애초에 재심사 청구 자체가 "의결이 가볍다"는 판단에서 시작되는 절차이므로, 그 결과가 원래 의결보다 가벼워지는 경우는 사실상 상정하기 어렵고, 대부분은 동일하거나 더 무거운 쪽으로 정리됩니다. 항고와 재심사 청구를 같은 성격의 '재심의' 정도로 오해하고 있다가, 실제로는 정반대의 위험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가 여기서 생깁니다.
항고에는 원징계처분보다 무겁게 할 수 없다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법률에 명시돼 있지만, 재심사 청구 조항에는 이런 제한이 없다.
징계권자는 무엇을 근거로 '가볍다'고 판단하나 — 양정기준과의 괴리
군인사법이나 군인 징계령은 '가볍다고 인정'되는 구체적 기준을 별도로 열거하지 않고 징계권자의 판단에 맡기고 있습니다. 다만 그 판단이 완전히 자의적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제2조는 비행사실의 유형과 정도에 따른 징계 양정 기준을 별표로 마련해두고 있어, 징계위원회의 의결이 이 양정 기준이 정한 수위에 비해 뚜렷하게 낮게 나왔다면 재심사 청구의 사유가 되기 쉽습니다.
같은 규칙 제3조는 정상참작으로 한 단계 감경할 수 있는 공적 요건을 정하면서도, 성 관련 비위나 음주운전, 부정청탁 등 일부 비행 유형에 대해서는 훈장·표창 등 공적이 있어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지 않도록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징계위원회가 이런 참작 제한을 놓치고 완화된 결론을 냈거나, 동종 비위에 대한 기존 처분 사례와 형평이 맞지 않게 가볍게 의결된 경우 지휘계통이 재심사를 청구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파면·해임·강등·정직으로 구분되는 중징계와 감봉·근신·견책으로 구분되는 경징계(군인사법 제57조) 사이의 경계에서 의결이 났다면, 그 경계 판단 자체가 재심사 청구의 표적이 되는 경우도 실무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양정 기준(시행규칙 별표) 대비 의결 수위가 뚜렷하게 낮은 경우.
정상참작이 제한되는 비위 유형인데도 감경 의결이 이뤄진 경우.
동종 비위의 기존 처분 사례와 형평이 맞지 않는 경우.
중징계와 경징계의 경계에서 의결이 갈린 경우.
재심사 절차에서도 출석·진술권은 보장된다 — 놓치기 쉬운 방어 기회
재심사 청구가 걸렸다고 해서 심의대상자가 손쓸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재심사도 형식상 '징계위원회의 심의'에 해당하므로, 군인 징계령 제9조(징계등 심의대상자의 출석)와 제10조(신문과 진술권 등)의 절차적 보장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위원회는 심의대상자에게 출석통지서를 교부해 심의 일시를 고지해야 하고, 심의대상자는 서면이나 구술로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을 진술하거나 증거를 제출할 수 있으며 증인신문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첫 심의에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결론을 받아 안심한 나머지, 재심사가 청구된 사실 자체를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입니다. 출석통지서가 소속 부대를 거쳐 전달되는 구조여서 수령이 지연되거나, 근무지 이동·파견 중이라 통지가 누락되는 일도 생길 수 있습니다. 첫 의결 이후 15일이라는 재심사 청구 시한이 지나기 전까지는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소속 부대에 재심사 청구 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출석통지서 수령 상황을 챙겨두는 것이 실제 방어 기회를 놓치지 않는 방법입니다.
재심사도 징계위원회의 심의이므로 출석통지·진술권 규정이 그대로 적용된다 — 문제는 재심사가 걸린 사실 자체를 모른 채 시한이 지나가는 경우다.
재심사로 무거워진 처분에 다시 불복하려면 — 항고로 넘어가는 구조
재심사 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원래보다 무거운 징계처분등이 내려졌다면, 이때부터는 다시 당사자의 권리인 항고로 넘어갑니다. 군인사법 제60조 제1항은 징계처분등을 받은 사람이 인권담당 군법무관의 도움을 받아 그 처분을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징계권자의 차상급 부대나 기관의 장에게 항고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중징계를 받은 장교·준사관은 국방부장관에게, 중징계를 받은 부사관은 소속 참모총장에게 항고할 수 있다는 특례도 함께 규정돼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단계의 항고에는 앞서 살펴본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재심사로 이미 무거워진 처분이라 하더라도, 그에 대한 항고심사위원회의 심사 결과는 원징계처분보다 더 무겁게 나올 수 없습니다. 즉 재심사 단계에서는 수위가 올라갈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그 이후 항고 단계에서는 취소되거나 감경될 가능성만 남고 더 나빠질 위험은 법률상 차단됩니다. 재심사로 처분이 무거워졌다면 그 처분서를 받은 즉시 30일의 항고 기한을 계산해 대응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실무에서 준비할 것 — 재심사 청구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응
재심사 청구는 첫 심의가 끝난 뒤에 벌어지는 절차이지만, 실제로는 첫 심의 단계에서의 대응이 재심사 가능성 자체를 낮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정상참작 사유가 될 수 있는 공적·표창 자료, 비행 경위에 대한 소명 자료를 첫 심의에서부터 충실히 제출해 의결서에 그 사유가 명시되도록 해두면, 이후 지휘계통에서 '납득할 근거 없이 가볍게 나왔다'고 문제 삼을 여지가 줄어듭니다. 군인사법 제59조 제5항 제5호가 보장하는 인권담당 군법무관과의 상담권을 초기 단계부터 활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의결이 난 뒤에는 15일이라는 시한을 기준으로 상황을 관리해야 합니다. 소속 부대나 인사 담당 부서를 통해 재심사 청구 여부가 논의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출석통지서가 오면 즉시 진술 준비에 들어가야 합니다. 재심사에서 무거운 결론이 나온 경우라도 30일 이내 항고라는 다음 단계가 남아 있고 이 단계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의 보호를 받으므로, 재심사 단계에서 완전히 상황이 끝났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재심사 청구는 징계처분을 받은 본인도 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군인사법 제59조 제7항에 따른 심사·재심사 청구는 징계권자만 할 수 있는 절차입니다. 징계처분을 받은 당사자가 불복하려면 군인사법 제60조에 따른 항고 절차를 이용해야 합니다.
Q. 재심사 청구가 되면 반드시 더 무거운 징계로 바뀌나요?
A.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큽니다. 재심사 청구 자체가 '의결이 가볍다'는 판단에서 시작되고 조문상 불이익변경금지 제한이 없어, 실무적으로는 같거나 더 무거운 결론으로 정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Q. 재심사 청구 시한인 15일을 넘기면 어떻게 되나요?
A. 군인 징계령 제25조에 따라 징계권자는 의결서를 송부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만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재심사를 청구할 수 없고 원래 의결대로 처분해야 합니다.
Q. 재심사 절차에서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재심사도 징계위원회의 심의이므로 출석통지·진술권 등 절차적 보장이 그대로 적용되고, 인권담당 군법무관과의 상담권도 초기 단계와 마찬가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Q. 재심사로 무거워진 처분에 다시 불복할 방법이 있나요?
A. 있습니다. 처분을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항고할 수 있고, 이 항고 단계부터는 원징계처분보다 무겁게 할 수 없다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됩니다.
Q. 국방부에 설치된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재심사가 청구되면 어떻게 심의하나요?
A. 상급 위원회가 따로 없으므로 같은 위원회가 다시 심의합니다. 다만 군인 징계령 제25조 제2항에 따라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의 과반수는 처음 심의·의결에 참여하지 않은 위원으로 새로 구성해야 합니다.
맺음말
군 징계 재심사 청구는 당사자가 아니라 징계권자가 여는 절차이고, 항고와 달리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첫 의결에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결론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안심하기보다, 의결서 송부 후 15일이라는 시한 동안 재심사 청구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재심사로 처분이 무거워졌더라도 30일 이내 항고라는 다음 절차가 남아 있고, 그 단계는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으로 보호된다는 것도 함께 기억해둘 부분입니다.
수원과 경기남부 일대에서 복무 중인 군인·군무원의 징계 사건을 다루다 보면, 첫 의결 결과만 보고 대응을 마쳤다가 재심사 단계에서 뒤늦게 연락을 주시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의결서를 받은 직후부터 재심사 청구 여부와 시한을 함께 챙기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