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온라인 사기, 데이팅앱을 통한 편취, 악성 댓글이나 스토킹처럼 서로 잘 모르는 상대를 고소하는 사건이 늘면서, 고소를 준비하는 분들이 가장 먼저 묻는 질문 중 하나가 “고소장을 내면 상대방이 제 이름과 연락처, 사는 곳을 알게 되나요”입니다.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 중에는 “고소장에만 적으면 그 다음은 경찰이 다 비밀로 처리해줄 것이다”, “피해자니까 당연히 신원이 보호될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접수했다가, 나중에 가해자 측 변호인이 수사기록을 열람·등사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이름과 연락처, 주소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법원은 피고인과 변호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한 수사기록 열람·등사의 범위를 폭넓게 인정하는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성폭력범죄·아동학대 등 법률이 개별적으로 정한 범죄유형에서만 신고자·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예외적으로 비공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즉 신원 보호는 모든 사건에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만 작동합니다.
아래에서는 고소장을 접수하면 인적사항이 실제로 어떻게 관리되는지, 어떤 범죄에서 예외적으로 비공개가 인정되는지, 그리고 보복이 걱정될 때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고소장에 적은 이름과 연락처는 수사기록에 그대로 남는 것이 원칙입니다
고소는 익명으로 할 수 없고, 인적사항 기재는 고소장 접수의 필수 요건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37조는 고소 또는 고발을 서면이나 구술로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에게 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고, 구술로 고소하면 조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조서와 고소장에는 고소인의 성명, 주소, 연락처 등 인적사항을 기재하는 것이 실무상 필수입니다.
고소장에 인적사항을 적도록 하는 이유는 수사기관이 고소인에게 추가 진술을 요청하거나, 사건 처리 결과를 통지하고, 무고성 고소를 걸러내기 위해서입니다. 익명으로 고소장만 접수해두고 신원을 감출 수 있는 절차는 따로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접수된 고소장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건기록에 편철되고, 검찰이 기소를 결정하면 공소기록으로 그대로 넘어갑니다. 고소인이 곧 피해자인 사건이라면, 이 단계에서 인적사항을 감추는 장치는 별도로 신청하지 않는 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두어야 합니다.
고소장에 적은 이름과 연락처는 별도의 비공개 조치를 신청하지 않는 한, 수사·재판 기록에 그대로 남는 것이 원칙입니다.
2. 가해자 측 변호인이 수사기록을 열람·등사하면 고소인의 신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어권 보장을 위한 열람·등사 제도가, 원칙적으로는 고소인 정보가 전달되는 합법적 통로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입니다. 검찰이 기소를 하면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에 따라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검사가 보관하고 있는 서류 중 공소사실의 인정이나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류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이 정한 열람·등사 대상에는 고소장을 비롯해 고소인이 진술한 조서도 포함되는 경우가 많고, 검사가 이를 거부하려면 법이 정한 특별한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피고인 또는 변호인은 검사에게 공소제기된 사건에 관한 서류 또는 물건의 목록과 공소사실의 인정 또는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서류등의 열람·등사 또는 서면의 교부를 신청할 수 있다. 검사는 국가안보, 증인보호의 필요성, 증거인멸의 염려, 관련 사건의 수사에 장애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구체적인 사유 등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만 열람·등사를 거부하거나 그 범위를 제한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제1항·제2항).
즉 국가안보나 증인 보호처럼 구체적인 사유가 없는 한, 검사는 원칙적으로 열람·등사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는 이미 서로 아는 사이인 사건, 예를 들어 동업 관계, 채권 관계, 연인 관계였던 상대를 고소한 경우라면 가해자가 애초에 고소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으므로 “새롭게” 신상이 드러난다기보다, 사건 경위와 진술 내용을 상세히 알게 되는 문제로 이어집니다.
반대로 온라인에서만 접촉했던 상대, 낯선 사람을 고소하는 사건에서는 이 열람·등사 단계가 곧 가해자가 고소인의 실명과 연락처를 처음으로 확인하는 지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어권 보장을 위한 열람·등사 제도는, 특별한 예외가 없는 한 고소인의 인적사항이 가해자 측에 전달되는 합법적인 통로이기도 합니다.
3. 성폭력·아동학대 등 법률이 정한 범죄는 신원 비공개가 법적으로 보장됩니다
모든 사건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개별 특별법이 정한 범죄유형에서만 예외가 인정됩니다.
다만 모든 사건이 앞서 본 원칙대로만 흘러가는 것은 아닙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는 법원 또는 수사기관이 성폭력범죄의 피해자나 신고인(고소·고발 포함)을 증인으로 신문하거나 조사할 때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의 인적사항 비공개 규정을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는 보복 우려를 별도로 소명하지 않아도, 조서에 성명·연령·주소 등 인적사항을 기재하지 않고 가명으로 서명하며, 그 정보는 검사가 관리하는 신원관리카드에 별도로 등재하는 방식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수사 또는 재판을 담당하거나 이에 관여하는 공무원 또는 그 직에 있었던 사람은 피해자의 주소, 성명, 나이, 직업, 학교, 용모, 그 밖에 피해자를 특정하여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인적사항과 사진 등 또는 그 피해자의 사생활에 관한 비밀을 공개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4조제1항, 위반 시 같은 법 제50조제2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나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이 직접 적용되는 마약·조직범죄 신고 사건에도 비슷한 보호 장치가 마련돼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기, 명예훼손, 단순 폭행처럼 특별법이 별도로 지정하지 않은 사건에서는 이런 법률상 비공개 제도가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실무에서 가장 자주 오해되는 부분입니다.
신원 비공개는 모든 범죄에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성폭력·아동학대 등 법률이 정한 범죄유형에서만 인정되는 예외입니다.
4. 그 밖의 범죄라도 보복이 우려되면 신원관리카드·신변보호 조치를 별도로 요청할 수 있습니다
법률상 비공개 대상이 아니어도, 보복 우려를 소명하면 실무적으로 보호를 받을 길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법률상 비공개 대상이 아닌 사건, 예를 들어 사기나 채권 관련 고소에서 보복이 걱정된다면 방법이 없을까요.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제7조는 범죄신고자나 그 친족이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 그 취지를 조서에 기재하고 인적사항을 기재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면서, 신고자 본인이나 법정대리인이 이러한 조치를 신청할 수 있고 검사·사법경찰관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그 조치를 해주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일반 범죄라 해도 고소인이 직접 보복 우려를 소명하며 인적사항 비공개를 신청하면, 수사기관이 이를 받아들여 조서에서 이름을 빼고 신원관리카드로 별도 관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이 신원관리카드조차 변호인이 피고인의 변호를 위해 필요하다며 검사의 허가를 신청할 수 있고, 검사가 거부하면 이의신청 절차도 마련돼 있어 절대적인 비밀은 아닙니다.
여기에 더해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9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범죄피해자의 사생활 평온과 신변을 보호할 의무를 지도록 정하고 있어,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순찰 강화, 스마트워치 지급, 임시숙소 지원 등)를 신청할 근거가 됩니다. 스토킹이나 데이트폭력처럼 접촉 자체가 우려되는 사건이라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긴급응급조치로 가해자의 접근·연락을 먼저 막는 방법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신상 노출 여부를 좌우하는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에 인적사항 비공개 신청 여부부터 검토해야 합니다.
신상 노출 여부는 결국 사건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기소 여부 결정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되며, 열람·등사를 통한 신상 노출은 대부분 ④단계, 즉 기소 이후 변호인의 열람·등사 신청 단계에서 현실화됩니다.
따라서 신상 노출을 걱정한다면 고소장을 접수하기 전, 인적사항 비공개 신청이 필요한 사건인지부터 검토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먼저 사건이 성폭력·아동학대 등 법률상 비공개가 자동으로 인정되는 유형인지 확인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보복을 당할 구체적 우려가 있는지를 정리하고, 이를 소명해 고소장 접수 시 인적사항 기재 생략과 신원관리카드 등재를 함께 신청할지 검토합니다.
이미 접수한 사건이라면 이후 변호인의 열람·등사 신청에 어떤 서류가 포함되는지 검찰에 확인하고, 필요하면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를 병행해 신청합니다.
이러한 절차를 사건 초기에 정리해두면, 신상 노출로 인한 추가 피해나 보복 우려를 상당 부분 줄이면서 고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고소를 준비하면서 신상 노출을 걱정하다가, 정작 고소장 작성이나 증거 정리 같은 본질적인 준비는 뒤로 미루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언제 어떤 서류가 어떤 상대에게 넘어가는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고소 자체를 주저하거나 반대로 아무 대비 없이 접수하는 극단으로 흐르기 쉽습니다.
고소인 입장에서는 보복이나 2차 피해가 걱정되어 인적사항 비공개나 신변보호를 먼저 챙겨야 하지만, 반대로 고소를 당한 입장에서도 자신이 누구에게 어떤 내용으로 고소당했는지조차 모르고 조사에 임하면 방어가 늦어집니다. 열람·등사 제도는 방어권을 위해 존재하는 만큼, 어느 한쪽의 권리만 절대적으로 앞세울 수는 없고 사건 성격에 따라 균형점을 찾아야 합니다.
저는 고소를 준비하는 피해자 측 대리와, 고소를 당한 피의자·피고인 측 변호를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신상 보호와 방어권이 부딪히는 지점에서 사건마다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고소를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고소를 당했다면, 신상 정보가 어느 단계에서 누구에게 공개될 수 있는지부터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 판단이 필요한 지금,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고소장에 제 연락처를 안 적고 낼 수는 없나요?
A. 원칙적으로는 어렵습니다. 고소는 고소인의 인적사항을 기재하는 것이 실무상 필수이고, 익명 고소장은 접수 자체가 거부되거나 정식 고소로 처리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보복 우려가 있다면 인적사항 기재 생략을 별도로 신청하는 절차를 이용해야 합니다.
Q. 가해자와 원래 아는 사이인데, 고소하면 신상이 더 노출되나요?
A. 이미 서로 아는 사이라면 이름·연락처 자체는 새롭게 드러나지 않지만, 열람·등사를 통해 고소인이 진술한 구체적인 내용과 제출한 증거까지 상대방이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진술 내용의 노출까지 고려해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성폭력 사건이 아닌데도 인적사항 비공개를 신청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 제7조는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으면 범죄 종류와 무관하게 인적사항 기재 생략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성폭력·아동학대처럼 법률이 별도로 지정한 범죄와 달리, 우려를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받아들여집니다.
Q. 가해자 측 변호인이 신원관리카드까지 볼 수 있나요?
A. 변호인이 피고인의 변호를 위해 필요하다며 신청하면 검사의 허가를 받아 열람할 수 있지만, 신고자나 그 친족이 보복을 당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허가할 수 없다고 법에서 명시하고 있습니다. 거부되면 변호인이 이의신청을 할 수는 있지만, 보복 우려가 인정되는 한 원칙적으로 비공개가 유지됩니다.
Q. 고소를 취하하면 이미 노출된 신상도 다시 비공개로 되돌릴 수 있나요?
A. 이미 열람·등사를 통해 상대방이 확인한 정보를 사후적으로 회수할 방법은 없습니다. 고소를 취하하더라도 그 시점까지 열람·등사된 서류의 내용은 그대로 남고, 다만 이후 추가로 서류가 넘어갈 가능성만 줄어듭니다.
Q. 보복이 두려워서 고소를 미루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고소 시점부터 인적사항 기재 생략, 신원관리카드 등재,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를 함께 신청하면 무방비로 노출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습니다. 우려만으로 고소를 미루기보다, 접수 전에 어떤 보호 조치를 함께 신청할 수 있는지 먼저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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