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후견 개시된 부모가 부동산을 팔았다면, 후견인 취소권의 범위와 한계
성년후견 개시된 부모가 부동산을 팔았다면, 후견인 취소권의 범위와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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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 개시된 부모가 부동산을 팔았다면, 후견인 취소권의 범위와 한계 

강대현 변호사

치매나 노인성 질환으로 부모에게 성년후견이 개시된 뒤에도, 후견인이 미처 알지 못하는 사이 부모 본인이 부동산을 팔아버리는 일이 드물지 않게 벌어집니다. 성년후견이 시작된 이상 본인의 법률행위는 원칙적으로 취소할 수 있다고 알고 있어도, 실제로 어느 매매까지 취소가 가능한지, 매수인이 이미 대금을 지급했거나 되팔아버렸다면 어떻게 되는지는 겪어보지 않으면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취소가 가능한 범위는 법이 정한 예외, 취소권을 행사하는 절차,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지는 조건까지 여러 겹으로 얽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성년후견 개시 후 부모 본인이 체결한 부동산 매매를 후견인이 취소할 수 있는 근거와 범위, 그리고 취소가 막히는 경우들을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성년후견 개시 후 부동산 매매 — 원칙적으로 취소 대상인 이유

민법 제10조 제1항은 "피성년후견인의 법률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 조문의 핵심은, 매매 당시 부모가 실제로 그 거래의 의미를 이해했는지, 정신이 맑았는지를 개별적으로 따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성년후견개시심판이 확정된 이상, 그 이후 피성년후견인이 한 법률행위는 원칙적으로 전부 취소할 수 있는 행위가 되고, 부동산 매매처럼 큰 재산변동을 일으키는 거래는 당연히 그 대상에 포함됩니다. 이는 미성년자의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있는 구조와 비슷하지만, 성년후견은 거래 당시 실제 의사능력 유무를 다시 다툴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오히려 입증 부담이 가벼운 축에 속합니다.

이 원칙이 이렇게 강하게 설계된 이유는 성년후견 제도의 목적에서 나옵니다. 후견이 개시되는 사람은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된 상태로 가정법원이 판단한 사람이므로(민법 제9조), 그가 맺은 계약을 일단 신뢰하고 이행을 강제하기보다는 후견인이 사후에 그 계약의 유지 여부를 판단하게 하는 쪽이 본인 보호에 부합합니다. 실무에서는 매수인이 매매 당시 부모의 후견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많지만, 이 취소권은 상대방의 선의·악의를 요건으로 하지 않습니다. 후견 사실은 부동산 등기부가 아니라 별도의 후견등기부에 기록되어 매수인이 일반적인 방법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사정이 있지만, 그 사정 자체가 취소권 행사를 막지는 못합니다.

성년후견개시심판이 확정된 이후 피성년후견인이 한 법률행위는, 매매 당시 실제 의사능력이 있었는지를 별도로 따지지 않고 원칙적으로 취소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취소가 막히는 두 가지 예외 — 법원이 정한 범위와 일상생활행위

그렇다고 피성년후견인의 모든 법률행위가 무조건 취소 대상인 것은 아닙니다. 민법 제10조 제2항은 가정법원이 성년후견개시심판을 하면서 "취소할 수 없는 피성년후견인의 법률행위의 범위"를 별도로 정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후견을 개시하면서도 본인에게 남아있는 판단능력의 정도에 따라 특정 영역의 행위는 스스로 할 수 있게 열어두는 취지입니다. 이 범위는 본인·배우자·4촌 이내 친족·후견인 등의 청구로 나중에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제10조 제3항).

다만 실무상 이 예외범위에 고액 부동산 처분과 같은 중요한 재산변동 행위가 포함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법원이 취소불능범위를 지정하는 것은 대개 일상적인 용돈 관리나 소규모 거래 수준에 그치고, 부동산처럼 재산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처분행위는 애초에 후견을 개시하는 이유와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민법 제10조 제4항이 정한 또 하나의 예외인 "일용품의 구입 등 일상생활에 필요하고 그 대가가 과도하지 아니한 법률행위"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 매매는 금액과 성격 자체가 이 예외에 해당할 수 없으므로, 특별히 법원이 범위를 지정해두지 않았다면 부모의 부동산 매매는 원칙으로 돌아가 취소 대상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 법원이 정한 취소불능범위(제10조 제2항) — 심판문에 구체적으로 기재되며, 통상 소액·일상적 재산관리 수준에 그친다.

  • 일상생활 필요·소액 행위(제10조 제4항) — 일용품 구입 등이 대상이고, 부동산 매매는 해당하지 않는다.

  • 두 예외 모두 없다면 원칙으로 복귀 — 부동산 매매는 취소 대상이 된다.

  • 확인 방법 — 성년후견개시심판문에 취소불능범위가 별도로 기재되어 있는지 직접 확인한다.

법원이 취소할 수 없는 행위의 범위를 따로 정하지 않았다면, 부동산 매매처럼 대가가 크고 일상적이지 않은 처분행위는 예외 없이 취소 대상으로 돌아간다.

취소권은 누가, 언제까지 행사할 수 있나

취소권을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습니다. 민법 제140조는 "제한능력자, ... 그의 대리인 또는 승계인만이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는데, 피성년후견인의 법정대리인인 성년후견인이 바로 이 대리인에 해당합니다. 민법 제949조에 따라 후견인은 피후견인의 재산을 관리하고 그 재산에 관한 법률행위에 대해 피후견인을 대리하므로, 후견인이 매수인에게 취소 의사를 표시하는 것으로 절차가 시작됩니다. 부모 본인도 이론상 취소권자이지만, 애초에 사무처리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되어 후견이 개시된 상태이므로 실제로는 후견인이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취소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지도 정해져 있습니다. 민법 제142조에 따라 상대방인 매수인이 확정되어 있다면 그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해야 하므로, 후견인이 매수인에게 내용증명 등으로 매매계약을 취소한다는 뜻을 명확히 통지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이후 매수인이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유권이전등기 말소청구 소송으로 이어지는 것이 통상적인 흐름입니다. 다만 이 권리도 영구히 남아있지 않습니다. 민법 제146조는 취소권을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 내, 법률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한다고 정하므로, 후견인이 매매 사실을 알고도 오래 방치하면 취소권 자체가 소멸할 수 있습니다.

취소권은 매수인에 대한 의사표시로 행사하며,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 매매를 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더 이상 행사할 수 없다.

취소하면 매매대금은 어떻게 되나 — 원상회복의 비대칭

매매가 취소되면 민법 제141조에 따라 그 계약은 처음부터 무효였던 것으로 취급됩니다. 원칙적으로 양쪽 모두 원래 상태로 되돌려야 하므로, 매수인은 부동산을 돌려주고(소유권이전등기 말소) 부모 측은 받은 매매대금을 반환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원상회복 의무에는 중요한 비대칭이 있습니다. 같은 조 단서는 "제한능력자는 그 행위로 인하여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 상환할 책임이 있다"고 정해, 피성년후견인 쪽의 반환의무를 현존이익으로 제한합니다.

이 특칙이 실무에서 갖는 의미는 큽니다. 부모가 받은 매매대금 중 상당 부분을 이미 생활비나 병원비, 요양시설 비용 등으로 소비해버렸다면, 그 소비된 부분은 "현존"하지 않는 이익이므로 반환하지 않아도 됩니다. 반면 대금을 그대로 예금해두었거나 다른 재산으로 바꿔 보유하고 있다면 그 부분은 현존이익으로 인정되어 반환 대상이 됩니다. 매수인 입장에서는 부동산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지급한 대금을 전부 돌려받지 못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인 셈입니다.

매매가 취소되면 매수인은 대금 전액을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 — 피성년후견인 측의 반환의무는 실제로 남아있는 이익(현존이익)에 한정되기 때문이다.

매수인이 이미 제3자에게 되팔았다면 — 선의 여부를 묻지 않는 이유

매수인이 부동산을 다시 다른 사람에게 팔아넘긴 경우는 어떨까요. 사기나 강박을 이유로 한 취소라면 그 사실을 몰랐던 선의의 제3자에게는 취소로 대항할 수 없다는 보호 규정이 있지만, 행위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하는 취소, 즉 제10조에 따른 취소에는 이런 선의의 제3자 보호 규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는 제한능력자 보호라는 제도의 취지를 거래 안전보다 우선시하겠다는 입법적 선택입니다.

그 결과 원래 소유자였던 부모(또는 후견인) 쪽은 원칙적으로 최종 취득자가 등기 당시 사정을 몰랐던 선의였는지와 무관하게 소유권을 회복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법적으로 대항할 수 있다는 것과, 실제로 부동산이나 그 가치를 돌려받는 절차가 쉽다는 것은 항상 같지 않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여러 단계를 거쳐 전매된 경우 상대방을 특정하고 각 단계의 등기를 순차로 말소해 나가는 작업이 늘어나고, 이미 근저당이 설정되었거나 건물이 철거·신축된 경우처럼 원상회복 자체가 물리적으로 어려운 사정이 끼어들 수도 있습니다. 취소가 가능하다는 법리와, 그것을 실제로 집행해 원물을 되찾는 절차는 별개의 문제로 보고 준비해야 합니다.

행위능력 결여를 이유로 한 취소는 사기·강박에 의한 취소와 달리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는 규정이 없어, 부동산이 여러 단계를 거쳐 전매되었더라도 원칙적으로 대항할 여지가 남는다.

매매가 후견개시심판 전이었다면 — 취소가 아니라 의사무능력 무효를 다퉈야

여기까지는 매매가 성년후견개시심판이 확정된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전제였습니다. 그런데 노인성 질환은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는 판단력이 상당히 떨어진 상태에서 매매가 이루어지고 그로부터 시간이 지난 뒤에야 가족이 성년후견을 신청해 심판이 확정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이처럼 매매 시점이 심판 확정보다 앞선다면, 민법 제10조의 취소 규정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후견개시심판의 효력은 확정된 때부터 장래에 향해서만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가족이 다툴 수 있는 근거는 취소가 아니라 무효입니다. 판단능력이 완전히 결여된 상태, 즉 의사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법률행위는 후견 제도와 별개로 원래부터 무효라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다만 이 무효를 주장하려면 매매 당시 그 시점에 실제로 의사능력이 없었다는 사실을 개별적으로 증명해야 하고, 이는 성년후견개시심판이 확정된 이후의 취소보다 입증 부담이 훨씬 무겁습니다. 병원 진료기록, 인지기능 검사 결과, 계약 체결 당시의 행동을 지켜본 사람의 진술 등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매매 시점의 상태를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실무적으로는 성년후견 신청 당시 제출한 진단서나 감정 결과가 매매 시점과 얼마나 가까운지가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매매와 후견개시 신청 사이의 시간 간격이 짧을수록 매매 당시에도 이미 판단능력이 결여되어 있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기 쉬워집니다. 반대로 그 간격이 길다면, 매매 당시에는 어느 정도 판단능력이 남아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무효 주장이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매매가 성년후견개시심판 확정 전에 이루어졌다면 제10조의 취소가 아니라, 그 당시 의사능력이 없었다는 사실을 직접 증명해 무효를 다투어야 한다.

반대로 후견인이 직접 대리해서 팔았다면 — 후견감독인 동의가 갈림길

지금까지는 부모 본인이 직접 매매계약을 체결한 경우를 전제로 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후견인이 피후견인을 대리해서 부동산을 처분한 경우라면 적용되는 규정이 달라집니다. 민법 제949조에 따라 후견인에게는 원칙적으로 피후견인의 재산에 관한 법률행위를 대리할 권한이 있지만, 제950조 제1항 제4호는 "부동산 또는 중요한 재산에 관한 권리의 득실변경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를 할 때 후견감독인이 있으면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정합니다.

후견감독인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에서 후견인이 그 동의 없이 부동산을 처분했다면, 이번에는 피후견인 본인이나 후견감독인이 그 행위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제950조 제3항). 즉 취소권의 근거가 제10조가 아니라 제950조로 바뀌는 것입니다. 다만 후견감독인이 아예 선임되어 있지 않은 사건이 실무에서는 더 많은데, 이런 경우에는 애초에 동의를 받을 대상이 없으므로 제950조가 적용될 여지가 없고, 대신 후견인이 대리권을 남용하거나 피후견인의 이익에 반해 처분했는지를 별도로 다투어야 합니다.

  • 부모 본인이 직접 판 경우 — 제10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전부 취소 대상.

  • 후견인이 대리해서 판 경우(후견감독인 있음) — 제950조, 동의 없었다면 취소 대상.

  • 후견인이 대리해서 판 경우(후견감독인 없음) — 대리권 남용·이익 위반 여부를 별도로 검토.

누가 매매를 체결했는지에 따라 취소의 근거 조문 자체가 달라진다 — 본인이 직접 팔았다면 제10조, 후견인이 대리해 팔았다면 제950조다.

자주 묻는 질문

Q. 성년후견이 개시된 사실을 매수인이 몰랐다면 취소가 안 되나요?

A. 아닙니다. 행위능력 결여를 이유로 한 취소는 상대방의 선의·악의를 요건으로 하지 않아, 매수인이 후견 사실을 몰랐더라도 취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매수인이 이미 대금을 지급했다면 원상회복 단계에서 반환 범위를 두고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Q. 후견인이 매매 사실을 알고도 한동안 가만히 있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후견인이 대금의 일부를 받아 사용하거나 이행을 청구하는 등의 행위를 하면 법정추인(민법 제145조)으로 취소권이 소멸할 수 있습니다. 취소할 뜻이 있다면 이의를 보류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빨리 의사표시를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매매대금을 이미 다 써버렸다면 후견인 쪽이 전액을 물어줘야 하나요?

A. 아닙니다. 민법 제141조 단서에 따라 피성년후견인 측의 반환의무는 현존이익, 즉 실제로 남아있는 이익의 범위로 제한됩니다. 생활비나 요양비로 소비된 부분은 반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Q. 부동산이 이미 제3자에게 넘어갔다면 되찾을 수 없나요?

A. 행위능력 결여를 이유로 한 취소에는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는 규정이 없어, 여러 단계를 거쳐 넘어갔더라도 원칙적으로 대항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단계가 늘어날수록 각 등기를 정리하는 절차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Q. 매매가 후견개시심판이 나기 전이었다면 포기해야 하나요?

A. 취소가 아니라 무효를 다투는 방법이 남아 있습니다. 매매 당시 실제로 의사능력이 없었다는 사실을 진료기록이나 검사 결과로 증명하면 그 매매를 처음부터 무효로 주장할 수 있습니다.

Q. 취소권은 언제까지 행사할 수 있나요?

A. 민법 제146조에 따라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 매매를 한 날로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 두 기간 중 어느 하나라도 지나면 더 이상 취소할 수 없습니다.

맺음말

성년후견이 개시된 부모가 부동산을 팔았다면, 그 매매는 원칙적으로 취소할 수 있는 대상이지만 범위는 한 가지 조문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법원이 정한 예외범위가 있는지, 매매 시점이 심판 확정 전인지 후인지, 매도인이 부모 본인인지 후견인인지에 따라 근거 조문과 대응 방법이 달라집니다.

취소가 가능하더라도 대금을 전액 돌려받거나 부동산을 곧바로 되찾을 수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현존이익 반환의 범위, 전매 단계, 법정추인 여부까지 두루 확인한 뒤 취소 의사표시와 후속 절차를 준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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