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조건만남 형태로 성매매를 하다가, 관계 이후 약속했던 대금을 주지 않아 상대방과 분쟁이 생기고 그 끝에 경찰 수사까지 받게 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대금을 안 줬으니 성매매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것 아니냐”, “돈을 안 받았다면 상대방도 나를 신고하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안심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상대방이 문자나 통화 내역을 캡처해 신고하면, 성매매처벌법위반뿐 아니라 사기 혐의까지 함께 조사받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수사·재판 실무에서는 성매매죄의 성립 시점과 사기죄의 성립 요건을 서로 다른 잣대로 엄격히 구분해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금을 지급했는지 여부는 성매매죄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처음부터 지급할 생각이 없었는지는 사기죄 성립을 가르는 결정적 기준이 됩니다.
아래에서는 조건만남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 성매매처벌법위반죄와 사기죄가 각각 어떻게 판단되는지, 두 죄가 함께 성립하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대금을 주지 않았어도 조건만남 자체로 성매매처벌법위반죄는 이미 완성됩니다
성매매는 대가의 ‘지급’이 아니라 ‘약속’과 성행위로 완성되는 범죄입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는 성매매를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수수하거나 수수하기로 약속하고 성교행위 또는 유사성교행위를 하거나 그 상대방이 되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핵심은 대가를 실제로 주고받았는지가 아니라, 대가를 수수하기로 약속한 상태에서 성행위가 이루어졌는지입니다.
조건만남에서 흔히 “관계 후 입금” 방식으로 대금 지급 시점을 뒤로 미루는데, 이 경우에도 만남을 잡을 때 이미 대가 지급을 약속한 것이므로 성행위가 끝난 시점에 성매수죄는 기수(旣遂)에 이릅니다. 그 뒤 돈을 실제로 줬는지, 얼마를 줬는지는 이미 완성된 범죄의 성립 여부를 좌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돈을 안 줬으니 성매매가 아니다”라는 생각은 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금을 주지 않았다는 사정은 수사 과정에서 상대방의 신고 동기가 되어, 성매매 사실 자체가 드러나는 계기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매매처벌법위반죄는 대가의 지급이 아니라 지급 약속과 성행위만으로 완성되며, 대금을 주지 않았다는 사정은 이미 성립한 죄를 지워주지 못합니다.
2. 처음부터 지급할 생각이 없었다면 사기죄까지 함께 성립할 수 있습니다
대가를 줄 것처럼 속여 성행위를 제공받았다면, 불법한 거래라도 사기죄는 별도로 성립합니다.
사기죄는 사람을 속여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얻는 범죄입니다(형법 제347조). 같은 조 제1항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경우도 처벌 대상으로 정하고 있는데, 성행위 제공 자체도 재산상 이익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만남을 잡을 당시부터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있는 것처럼 속여 상대방이 성행위를 제공하도록 했다면, 이는 식당에서 먹튀를 하는 무전취식 구조와 본질적으로 같습니다.
성매매 대가 약정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 민법상 무효이고(민법 제103조), 이미 제공한 급부는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되돌려 달라고 청구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746조). 그런데 대법원은 도박자금을 빌리면서 갚을 생각 없이 속인 사건에서, 이런 불법원인급여라 하더라도 기망을 통해 급여를 제공받았다면 사기죄가 별도로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같은 불법원인급여 법리인 만큼, 조건만남 대가 약속에도 동일한 논리가 적용됩니다.
민법 제746조의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여 급여자가 수익자에 대한 반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수익자가 기망을 통하여 급여자로 하여금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는 재물을 제공하도록 하였다면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6795 판결).
즉 조건만남 약속 자체가 불법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서 별도의 기망행위, 즉 처음부터 지급할 생각이 없으면서 지급할 것처럼 속인 사정이 확인되면 사기죄는 그와 무관하게 성립합니다.
불법한 거래였다는 사정은, 그 안에서 벌어진 기망행위에 대한 사기죄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3. 관계 후 마음이 바뀌어 안 준 경우라면 사기죄 성립은 쉽지 않습니다
기망의 시점이 처음이었는지가 사기죄와 단순 미지급을 가르는 기준입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기망행위, 그로 인한 착오, 착오에 기한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만남 당시에는 지급할 생각이 있었는데, 관계 이후 심경이 바뀌거나 서비스에 불만이 생겨 지급을 거부한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성행위가 제공되던 시점에 기망행위가 없었던 것이므로, 사기죄의 핵심 요건인 처분행위와 기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실무에서도 이 경계는 뚜렷하게 갈리지 않아 사건마다 결론이 달라집니다. 처음부터 속일 의도가 있었는지는 자백이 없는 한 행위 전후의 정황, 즉 연락처를 차단했는지, 곧바로 자리를 떠났는지, 당시 지급 능력이 있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 성매매 대가 약정 자체가 민법상 무효이므로, 제공자 입장에서는 사기죄 성립이 인정되지 않는 한 민사소송으로 대금을 청구할 방법도 마땅치 않습니다. 이 점이 조건만남 대금 미지급 사건에서 제공자 쪽이 형사 고소에 매달리게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만남 당시 지급 의사가 있었는데 그 뒤 마음이 바뀐 경우라면, 사기죄보다는 단순 민사상 불이행에 가깝고 그마저도 무효인 채권이라 회수가 쉽지 않습니다.
4. 두 죄는 보호하는 이익이 달라 함께 성립하면 처벌이 더 무거워집니다
성매매처벌법위반죄와 사기죄는 실체적 경합으로 함께 처벌될 수 있습니다.
성매매처벌법위반(성매수)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과료에 처해지는 반면(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 사기죄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어(형법 제347조) 법정형의 차이가 큽니다.
두 죄는 각각 선량한 풍속·사회질서와 재산권이라는 서로 다른 보호법익을 대상으로 하므로, 하나의 조건만남에서 두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면 별개의 죄로 평가되어 실체적 경합범(형법 제37조)으로 함께 기소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형법 제38조에 따라 같은 종류의 형이라면 가장 무거운 죄, 즉 사기죄에 정한 형의 장기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한 범위 내에서 처단형이 정해집니다.
따라서 조건만남 대금을 주지 않아 사기 혐의까지 받게 되면, 벌금형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던 사건이 징역형까지 검토되는 방향으로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5. 조사를 받게 되면 이런 절차로 진행됩니다
초기에 어떤 자료를 정리해 두는지가 사건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조건만남 대금 미지급으로 상대방이 고소하면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배당 → ②피고소인 조사(성매매처벌법위반과 사기 혐의를 함께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안에 따라 약식기소로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사기 혐의가 함께 인정되면 정식 재판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습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사실관계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남을 잡을 때 대가 지급을 어떤 방식으로 약속했는지(문자·메신저 대화 내용)부터 확인합니다.
대금을 지급하지 않게 된 경위, 즉 처음부터 지급할 생각이 없었는지 아니면 이후 사정이 바뀐 것인지를 시간 순서로 정리합니다.
당시 계좌 잔액·소득 등 지급 능력을 뒷받침할 자료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성매매와 사기가 겹치는 사건에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다면, 두 혐의를 각각 어떻게 방어할지 전략을 세울 수 있습니다.
마치며
조건만남 대금 문제는 “어차피 불법적인 거래인데 신고하겠나”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금을 받지 못한 제공자 입장에서는 성매매처벌법위반 혐의를 스스로도 안고 있다는 부담 때문에 신고를 망설이다가, 정작 신고할 때는 감정적인 주장만 앞세워 기망행위를 입증할 자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뒤늦게 사기 혐의까지 받게 된 성매수자 입장에서도 “대금을 안 줬으니 성매매만 문제 될 줄 알았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조사에 임했다가, 처음부터 지급할 생각이 없었던 것으로 몰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성매매처벌법위반과 사기 혐의가 겹치는 사건에서 대금을 받지 못한 쪽과 사기 혐의를 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기망의 시점을 어떻게 입증하고 방어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대금을 아예 주지 않았는데도 성매매죄가 성립하나요?
A. 성립합니다. 성매매는 대가를 실제로 지급했는지가 아니라 지급을 약속하고 성행위를 했는지로 판단되므로, 대금을 주지 않았어도 성매수죄는 이미 완성된 상태입니다.
Q. 처음부터 지급할 생각이 없었다는 건 어떻게 입증되나요?
A. 자백이 없다면 만남 전후의 정황으로 판단합니다. 연락 두절·즉시 자리 이탈 여부, 당시 지급 능력, 대화 내용에서 드러나는 의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Q. 관계 후 마음이 바뀌어 안 준 것도 사기가 되나요?
A. 성립이 쉽지 않습니다. 성행위 제공 당시 기망행위가 없었다면 사기죄의 핵심 요건인 기망과 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Q. 상대방도 성매매로 처벌받는데 저를 사기로 신고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형사상 피해자 지위와 자신의 성매매 혐의는 별개로 판단되므로, 상대방이 성매도 혐의를 안고 있다는 사정이 사기 고소를 막지는 않습니다.
Q. 대금을 나중에라도 지급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성매매죄 성립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다만 사기 혐의와 관련해서는 합의·변제 여부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성매매와 사기 둘 다 조사받으면 벌금형에 그칠 수 있나요?
A. 사안에 따라 다릅니다. 사기 혐의가 인정되지 않고 성매매처벌법위반만 남는다면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사기까지 인정되면 징역형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Q. 경찰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기망의 시점을 어떻게 진술하는지가 사기 혐의 인정 여부를 가르는 핵심이기 때문에, 초기 진술 전에 방향을 정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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