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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가해자 부모가 합의를 대신 진행해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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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 가해자 부모가 합의를 대신 진행해도 되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자녀가 학교나 또래 사이에서 벌어진 다툼, 성추행 의심 정황, 온라인상의 언행 등으로 가해자로 지목되어 경찰 조사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절차에 넘겨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부모님들 중 적지 않은 분들이 “미성년자니까 부모인 제가 대신 사과하고 합의금을 드리면 정리될 문제 아닌가요”라는 생각으로, 자녀 본인은 배제한 채 부모들끼리만 조용히 합의서를 주고받으려 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그 합의서를 경찰서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 제출하면, “이 합의가 자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루어진 것 아니냐”거나 “피해자 측이 정말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합의의 효력 자체가 다투어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미성년자가 관련된 법률행위에서 법정대리인이 대리할 수 있는 부분과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의사표시를 엄격히 구분해 판단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대신해 처리할 수 있는 부분과, 반드시 당사자 본인의 의사가 확인되어야 하는 부분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미성년 가해자의 부모가 합의를 대신 진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무엇인지, 어디까지 대리할 수 있고 어떤 부분은 주의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부모는 법정대리인으로서 자녀를 대신해 합의를 진행할 권한이 있습니다

친권자는 미성년 자녀의 법정대리인으로서 재산상 법률행위인 합의를 대리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911조는 친권을 행사하는 부모가 미성년 자녀의 법정대리인이 된다고 정하고 있고, 제920조는 법정대리인인 친권자가 자녀의 재산에 관한 법률행위에 대해 그 자녀를 대리한다고 규정합니다. 합의는 배상금 지급과 손해배상청구권 포기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재산상 법률행위, 즉 화해계약의 성격을 가지므로 부모가 법정대리인의 지위에서 이를 대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미성년자 본인이 단독으로 합의서에 서명하는 경우가 오히려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5조는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할 때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하고, 이를 위반한 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무적으로는 자녀 본인이 서명란에 이름을 적더라도 부모가 법정대리인 자격으로 함께 서명하거나, 아예 부모 명의로 합의를 진행하는 것이 안전한 이유입니다.

다만 부모가 합의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것과, 그 합의가 형사절차나 소년보호절차에서 자녀에게 유리한 사정으로 얼마나 반영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합의서에 서명할 자격이 있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선처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고, 합의의 진정성과 시기, 자녀 본인의 반성 태도가 함께 평가됩니다.

친권자인 부모는 법정대리인으로서 미성년 자녀를 대신해 합의서에 서명할 법적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2. 자녀의 나이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의 주체 자체가 달라집니다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어린 자녀라면, 배상책임은 부모 자신에게 귀속됩니다.

민법 제753조는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라도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때에는 배상책임이 없다고 정합니다. 이 경우 제755조에 따라 감독의무가 있는 부모가 그를 대신해 직접 손해배상 책임을 집니다.

가해학생들은 위 사고 당시 만 12세 전후의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로서 자신의 행위로 인한 법률상 책임을 변식할 능력이 없는 책임무능력자라 할 것이므로, 가해학생들의 부모로서 그들을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피고들은 보호감독자로서의 주의의무를 해태하지 아니하였음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민법 제755조 제1항에 따라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다24318 판결).

이 판결에서 보듯 만 12세 전후의 초등학생도 책임무능력자로 판단될 수 있고, 이 경우 배상책임의 실질적 당사자는 자녀가 아니라 부모 자신입니다. 이런 사안에서 부모가 나서서 합의를 진행하는 것은 자녀를 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본인 자격에서의 배상 협상에 가깝습니다.

반면 만 14세 이상으로 사물을 변별하고 행동을 통제할 능력이 어느 정도 인정되는 자녀라면, 원칙적인 배상책임은 자녀 본인에게 있습니다. 다만 미성년자는 대개 스스로 갚을 재산이 없어 실제로는 부모가 대신 배상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많고, 이때도 부모는 법정대리인 또는 실질적 이행자의 지위에서 합의를 진행하게 됩니다.

자녀가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나이라면 배상책임 자체가 부모에게 있고, 그렇지 않다면 부모는 자녀를 대리하거나 대신 이행하는 지위에서 합의를 진행하게 됩니다.


3. 부모가 단독으로 서명한 합의서도 유효하며, 자녀가 나중에 번복할 수 없습니다

법정대리인의 대리행위 효력은 본인에게 직접 미쳐, 성년이 된 후에도 다투기 어렵습니다.

민법 제114조는 대리인이 그 권한 내에서 본인을 위한 것임을 표시한 의사표시는 직접 본인에게 효력이 생긴다고 정합니다. 부모가 법정대리인 자격으로 적법하게 체결한 합의는 자녀 본인이 체결한 것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자녀가 성년이 된 뒤 “그건 내 뜻이 아니었다”며 그 효력을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주의할 지점이 있습니다. 합의에는 성격이 다른 두 가지가 섞여 있습니다. 하나는 배상금 지급과 손해배상청구권 포기를 내용으로 하는 재산상 법률행위이고, 다른 하나는 형사절차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피해자 측의 의사표시입니다. 앞의 것은 부모가 법정대리인으로서 대리할 수 있지만, 뒤의 것은 성질이 다릅니다.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의 피고인 또는 피의자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 또는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는, 의사능력이 있는 피해자가 단독으로 이를 할 수 있고, 거기에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거나 법정대리인에 의해 대리되어야만 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11. 19. 선고 2009도6058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례는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 측 의사표시에 관한 것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그쪽 부모와만 합의서를 주고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유효한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확보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의사능력이 있는 피해자 본인의 의사가 따로 확인되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가해자인 우리 자녀 쪽에서는 배상과 관련된 합의 자체를 부모가 유효하게 대리할 수 있다는 점이 이 구도와 대비됩니다.

부모가 대리한 합의는 유효하게 성립하지만, 피해자 측의 처벌불원 의사가 실제로 본인의 것인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4. 합의의 진정성은 보호처분과 양형에서 실제로 참작됩니다

소년부 판사는 화해 여부를 보호처분을 정할 때 고려할 수 있습니다.

소년법 제25조의3은 소년부 판사가 소년의 품행을 교정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피해 변상 등 피해자와의 화해를 권고할 수 있고, 소년이 그 권고에 따라 화해했다면 보호처분을 결정할 때 이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합의가 단순히 형식적인 서류로 끝나지 않고, 소년보호절차 안에서 제도적으로 참작되는 사정이라는 뜻입니다.

형사사건으로 진행되는 경우에도 합의는 대표적인 양형 참작 사유입니다. 다만 합의금의 액수 자체보다, 언제 이루어졌는지, 피해자 측이 실제로 납득했는지, 자녀 본인이 사건 경위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는지가 함께 평가됩니다. 사건 직후 서둘러 금액만 크게 제시하는 합의보다, 사실관계를 정리한 뒤 진행하는 합의가 더 설득력을 갖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폭력 사안이라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조치 결정 과정에서도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화해 정도가 판단 기준의 하나로 들어갑니다. 다만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해서 심의위원회 절차 자체가 생략되는 것은 아니며, 조치의 수위를 정하는 데 참작되는 사정으로 작용할 뿐입니다.


5. 실제 합의는 이런 절차로 진행됩니다

조사 초기 단계에서의 대응이 이후 전체 방향을 좌우합니다.

자녀가 가해자로 지목된 사안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조사 → ②검사의 사건 처리, 소년에 대한 보호처분 사유가 인정되면 관할 소년부(수원가정법원 등)로 송치 → ③소년부의 조사·심리, 이 단계에서 화해권고 절차가 활용될 수 있습니다 → ④사안이 무겁다고 판단되면 검찰청으로 재송치되어 형사재판(수원지방법원)으로 이어지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합의를 진행하기 전에는 감정적으로 서두르기보다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피해자 측의 실제 의사를 변호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하고, 특히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본인의 의사와 부모의 의사가 일치하는지를 함께 살핍니다.

  2. 합의서에는 배상금액과 지급방법뿐 아니라, 처벌불원 의사와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 포기 범위를 항목을 나누어 명확히 기재합니다.

  3. 자녀 본인의 사과 편지나 반성문 등 진정성을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준비해, 합의가 금전적 해결로만 비치지 않도록 합니다.

이러한 절차를 거쳐 진행된 합의는 소년보호절차와 형사절차 모두에서 실질적인 참작 사유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절차별로 요구되는 서류와 시점이 다르므로, 소년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치며

자녀가 가해자로 지목되었다는 연락을 받으면, 부모는 충격과 당혹감 속에서 정작 필요한 초기 대응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은 쪽 부모님 입장에서는 진심 어린 사과와 합의가 우선이지, 감정적인 대응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자녀의 심리적 회복과 법적 권리 확보를 함께 고려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가해자로 지목된 자녀의 부모님 입장에서도, “미성년자니까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부모가 대리할 수 있는 부분과 자녀 본인의 태도가 함께 요구되는 부분을 구분해 대응해야 합니다.

저는 소년보호사건과 학교폭력, 형사합의 사건에서 가해자 측과 피해자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합의의 방식과 시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자녀의 미래가 걸린 문제인 만큼, 합의를 진행하기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지금 상황이 막막하시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자녀 본인 동의 없이 부모끼리만 합의해도 효력이 있나요?

A. 네, 친권자인 부모는 법정대리인으로서 재산상 법률행위인 합의를 대리할 수 있어 원칙적으로 유효합니다. 다만 피해자 측이 미성년자라면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별도로 본인의 의사가 확인되어야 할 수 있습니다.

Q. 촉법소년이라 형사처벌을 안 받는데도 합의가 필요한가요?

A. 필요합니다. 형사처벌과 별개로 소년보호처분 여부·수위에 화해 사실이 참작되고,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촉법소년 여부와 무관하게 부모에게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Q. 합의금을 지급했는데 나중에 피해자 측이 처벌을 원한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A. 합의서에 처벌불원 의사가 명확히 기재되고 의사능력 있는 피해자 본인의 의사로 확인되었다면 번복이 어렵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툼의 여지가 남습니다. 합의서 작성 단계에서 이 부분을 명확히 해두어야 합니다.

Q. 합의서에는 어떤 내용을 반드시 넣어야 하나요?

A. 배상금액과 지급방법, 처벌불원 의사표시 여부,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 포기 범위를 항목별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기재해야 나중에 해석을 둘러싼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Q. 피해자도 미성년자인 경우, 누구와 합의해야 하나요?

A. 배상금 관련 합의는 피해자 측 부모와 진행할 수 있지만, 형사절차에서의 처벌불원 의사표시는 의사능력이 있는 피해자 본인이 별도로 표시해야 유효하다고 본 대법원 판례가 있어 함께 확인이 필요합니다.

Q. 합의가 이루어지면 소년보호처분을 아예 받지 않게 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화해 사실은 보호처분을 정할 때 참작되는 사정일 뿐, 절차 자체를 면제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사안의 경중에 따라 여전히 보호처분이나 다른 조치가 내려질 수 있습니다.

Q.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절차와 합의는 별개인가요?

A. 네,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심의위원회 절차 자체가 생략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가해학생의 반성·화해 정도는 조치 수위를 정하는 판단 기준의 하나로 반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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