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온라인 채팅방이나 SNS를 통한 미성년자 간 성범죄, 그리고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성추행·성폭력 사건으로 자녀가 가해자로 지목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상담을 오시는 부모님들 중 상당수는 “우리 애가 그럴 리 없다”, “미성년자니까 처벌도 약하게 받을 텐데 나중에 합의하면 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초기 대응을 미루십니다. 그런데 막상 형사 절차가 소년보호처분이나 가벼운 처분으로 마무리되고 나면, 피해자 측이 별도로 제기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서를 받고 나서야 사안의 무게를 실감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자녀가 형사처벌을 받지 않거나 가벼운 처분에 그치더라도, 감독의무를 소홀히 한 부모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까지 함께 면제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자녀의 책임능력 유무에 따라 근거 조문과 입증책임의 소재까지 달라지므로, 막연히 “미성년자라 괜찮겠지”라고 넘길 문제가 아닙니다.
아래에서는 미성년 자녀의 성범죄로 부모에게 어떤 경우에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배상 범위와 대응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자녀가 미성년자라는 사정만으로 손해배상책임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형사미성년자에 해당한다는 사실과 민사상 책임능력은 전혀 다른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형법 제9조는 만 14세가 되지 않은 사람을 형사미성년자로 규정해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그런데 이 기준은 어디까지나 형사처벌 여부를 가르는 기준일 뿐,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가르는 기준이 아닙니다.
민법 제753조는 미성년자가 “그 행위의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는 때”에만 배상책임이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판례는 이 책임능력을 연령이나 학년으로 일률적으로 정하지 않고, 개별 사건에서 지능·발육 정도·환경·평소 행동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실무상으로는 대체로 만 13~15세를 전후해 인정 여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자녀가 형사미성년자여서 처벌을 받지 않거나, 촉법소년·범죄소년으로 소년보호처분만 받는다 하더라도, 피해자 측은 그와 별도로 자녀 본인 또는 부모를 상대로 위자료와 치료비 등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처벌 수위가 낮다는 사정이 민사배상액을 낮춰주지 않는다는 점이 실무에서 가장 많이 오해되는 부분입니다.
자녀가 형사처벌을 받지 않거나 가볍게 처분되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은 별도의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2. 자녀에게 책임능력이 인정되면 부모도 일반불법행위자로서 책임질 수 있습니다
책임능력이 있어도 감독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부모의 책임은 남습니다.
자녀가 사건 당시 나이·지능·환경 등에 비추어 책임능력이 인정되는 경우, 원칙적으로는 자녀 본인이 민법 제750조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집니다. 문제는 여기서 부모가 자동으로 면책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대법원은 책임능력 있는 미성년자의 불법행위라 하더라도, 그 손해가 부모의 감독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면 부모에게도 별도의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일관되게 판단해왔습니다.
책임능력 있는 미성년자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가 미성년자의 감독의무자의 의무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경우 감독의무자에게 일반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의무를 인정하는 것은 당원의 일관된 견해이다(대법원 1997. 3. 28. 선고 96다15374 판결).
이 법리에 따라, 평소 자녀의 스마트폰·SNS 사용을 전혀 관리하지 않았거나, 이전에도 비슷한 문제행동이 있었는데 별다른 지도 없이 방치한 정황이 있다면 부모의 감독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 부모 역시 자녀와 함께 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평소 자녀 지도·관리에 소홀함이 없었다는 사정을 구체적으로 입증한다면 부모의 책임을 다툴 여지도 남아 있습니다.
책임능력이 인정되더라도, 감독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확인되면 부모의 책임은 그대로 남습니다.
3. 자녀가 어려 책임능력이 없다면 부모는 입증책임까지 떠안습니다
책임무능력자의 부모는 감독의무를 다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야 합니다.
반대로 자녀가 나이가 어려 책임을 변식할 지능이 없다고 인정되면, 자녀 본인은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 대신 민법 제755조 제1항에 따라 그를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부모가 손해배상책임을 집니다. 제750조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입증책임의 방향입니다. 제750조에서는 피해자 측이 부모의 감독의무 위반을 입증해야 하지만, 제755조에서는 반대로 부모가 “감독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면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
가해학생들의 부모로서 그들을 감독할 법정의무가 있는 피고들은 보호감독자로서의 주의의무를 해태하지 아니하였음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민법 제755조 제1항에 따라 가해학생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다24318 판결).
이 판결은 초등학교 6학년생들의 집단 괴롭힘·자살 사건에서 확립된 법리이지만, 감독자책임의 근거인 민법 제755조는 불법행위의 유형을 가리지 않고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저연령 자녀가 또래를 성추행하거나 불법촬영물을 유포한 사안에서도, 부모가 평소 자녀의 스마트폰·SNS 이용이나 교우관계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감독의무 해태가 인정되는 경우가 실무에서 다수 확인됩니다.
책임무능력자의 부모는 “감독의무를 다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는 한 배상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4. 배상 범위는 위자료뿐 아니라 치료비·향후치료비까지 넓게 인정됩니다
성범죄 피해는 정신적 피해 인정 폭이 넓어 배상액도 함께 늘어나는 경향입니다.
손해배상 항목은 크게 위자료, 정신과 상담·치료비, 향후치료비, 경우에 따라 통원·휴학 등에 따른 손해까지 포함됩니다. 성범죄 피해는 상해와 달리 정신적 고통이 장기간 이어진다고 보아, 법원이 위자료 산정에서 상대적으로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형사절차와 민사배상은 서로 다른 절차라는 점도 자주 오해됩니다. 형사 합의서에 민사상 청구를 포기한다는 문구가 명시적으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형사 합의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소년보호처분이 무겁게 나왔다고 해서 민사배상액이 자동으로 정해지는 것도 아니며, 손해 항목과 액수는 별도로 입증해야 합니다.
다만 초범인지, 사건 이후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했는지, 피해자와의 사과·합의 정도 등은 배상책임의 성립 자체보다는 구체적인 배상액을 정하는 단계에서 참작되는 사정입니다.
5. 고소부터 손해배상 청구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기에 확보한 자료가 책임능력 판단과 배상액 산정을 함께 좌우합니다.
미성년 자녀의 성범죄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장 접수 및 수사 → ②가해 자녀가 촉법소년(10세 이상 14세 미만)이면 수원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되어 보호처분, 범죄소년(14세 이상)이면 수원지방검찰청의 처분을 거쳐 → ③형사절차와 별도로 피해자 측이 수원지방법원에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거나 조정을 신청 → ④법원이 책임능력 유무와 감독의무 위반 여부를 함께 심리해 배상액을 정하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자녀가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됐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해 자녀의 정확한 생년월일과 사건 당시 나이, 평소 지능·행동·생활환경 등 책임능력 판단에 필요한 자료부터 정리합니다.
부모가 평소 자녀의 스마트폰·SNS 이용과 교우관계를 어느 정도 파악·지도하고 있었는지, 과거 유사한 문제행동이 있었는지를 확인합니다.
피해자 측이 제출할 수 있는 진단서·상담비 영수증 등 손해 항목을 미리 파악해 대응 방향을 정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미성년 자녀의 성범죄 사건에 전문성 있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면, 형사절차 대응과 민사상 손해배상 대응을 함께 준비해 실질적인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미성년 자녀의 성범죄 문제는 “아직 어린 아이인데 설마”라는 생각과 “미성년자라 별일 아니겠지”라는 안일함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은 쪽 입장에서는 가해자의 형사처벌 수위와 무관하게, 정신적 피해와 치료 경과를 뒷받침할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진단서, 상담 기록, 사건 경위에 대한 대화 기록이 쌓일수록 손해배상청구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가해자로 지목된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도, 자녀의 책임능력 유무와 평소 감독 정황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므로 섣부른 인정이나 방치 모두 피해야 합니다. 감독의무를 다했다는 사정을 구체적으로 정리해두는 것이 대응의 출발점입니다.
저는 미성년 자녀가 연루된 성범죄 사건에서 피해자 측과 가해자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책임능력 판단과 감독의무 입증 여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자녀가 만 13세인데 성범죄를 저질렀습니다. 형사처벌을 안 받으면 민사배상도 안 해도 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형사미성년자(만 14세 미만)는 형사처벌을 받지 않지만 민사상 책임능력은 별도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책임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면 민법 제755조에 따라 부모가 배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Q. 자녀가 16세라 스스로 배상책임을 진다면 부모는 아예 책임이 없나요?
A. 아닙니다. 대법원은 책임능력 있는 미성년자의 불법행위라도 부모의 감독의무 위반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면 부모에게 민법 제750조에 따른 책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평소 지도·관리 정황이 그대로 쟁점이 됩니다.
Q. 피해자 측과 형사 합의를 했는데 민사소송까지 당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합의서에 민사상 청구를 포기한다는 문구가 명확히 포함되지 않았다면, 형사 합의와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합의서 작성 단계에서부터 이 부분을 확인해야 합니다.
Q. 배상액은 보통 어느 정도로 인정되나요?
A. 사안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위자료에 정신과 치료비·상담비, 경우에 따라 향후치료비까지 더해져 산정됩니다. 피해 정도, 가해자의 연령과 감독 소홀 정도, 사후 대응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Q. 부모가 이혼해서 따로 살고 있는데도 감독의무 위반이 인정되나요?
A.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정감독의무자는 원칙적으로 친권자 전원이므로, 동거하지 않는 부모라도 평소 자녀에 대한 지도·관리를 소홀히 한 정황이 있다면 함께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Q. 소년보호처분만 받으면 사건이 완전히 끝나는 건가요?
A. 아닙니다. 소년보호처분은 형사적 성격의 처분일 뿐이며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과는 별개입니다. 피해자 측은 소년보호처분과 무관하게 별도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Q. 피해자 측인데, 가해 학생이 너무 어려서 배상받기 어렵지 않을까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가해 자녀가 어릴수록 오히려 민법 제755조에 따라 부모에게 입증책임이 넘어가므로, 부모가 감독의무를 다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면 배상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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