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분 부족액을 돌려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2026년 3월 17일부터 시행된 개정 민법으로 반환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는 점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제 유류분권리자가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증여받은 부동산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부족분에 해당하는 가액의 지급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여전히 예전 습관대로 증여받은 부동산에 처분금지가처분부터 신청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청구권의 성격이 금전채권으로 바뀐 이상 이 방법으로는 보전 목적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이 글에서는 유류분 가액지급청구권이 왜 처분금지가처분이 아니라 가압류로 보전해야 하는지, 그 실무적 이유와 절차를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유류분 가액지급 청구권 — 2026년 개정 민법이 바꾼 반환 방식
유류분은 상속인에게 법이 최소한으로 보장하는 상속분입니다. 민법 제1112조에 따라 피상속인의 직계비속과 배우자는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직계존속은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이 유류분으로 인정되고, 과거 유류분권리자였던 형제자매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해당 조항이 삭제되어 더는 유류분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유류분 부족액은 민법 제1113조에 따라 상속개시 당시 피상속인이 가진 재산의 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더하고 채무 전액을 공제해 산정하며, 제1114조에 따라 상속개시 전 1년간 이루어진 증여가 원칙적으로 산입되고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 증여했다면 1년보다 이전의 증여도 포함됩니다.
여기까지는 개정 전과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달라진 부분은 그 부족분을 어떻게 돌려받느냐입니다. 개정된 민법 제1115조 제1항은 "유류분권리자가 피상속인의 제1114조에 규정된 증여 및 유증으로 인하여 그 유류분에 부족이 생긴 때에는 부족한 한도에서 그 재산의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개정 전 조문은 "그 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로 되어 있어 증여받은 재산 자체를 돌려받는 원물반환의 여지를 열어두고 있었지만, 지금은 처음부터 가액, 즉 금전의 지급을 청구하는 권리로 문언이 바뀌었습니다. 이 개정 민법은 2026년 3월 17일에 공포·시행되었고, 부칙 경과규정에 따라 상속이 그 이후 개시된 사건에 적용됩니다.
개정 전에는 판례가 원물반환을 원칙으로 삼아왔습니다. 대법원은 반환의무자가 통상 증여 또는 유증 대상 재산 그 자체를 반환해야 하고 그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가액 상당액을 반환하면 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4다51887 판결). 즉 원칙과 예외가 완전히 뒤바뀐 셈입니다. 상속개시일이 언제인지에 따라 적용되는 조문 자체가 달라지므로, 보전처분을 검토하기 전에 피상속인의 사망일자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개정 민법 제1115조 제1항은 유류분 부족분을 "그 재산의 가액의 지급"으로 명시해, 유류분 반환청구권을 원물에 대한 권리가 아니라 처음부터 금전채권으로 규정했다.
왜 원물반환에서 가액지급으로 바뀌었나
이번 개정의 배경에는 헌법재판소 2024. 4. 25. 결정이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정한 민법 제1112조 제4호를 단순위헌으로 결정하고, 유류분상실사유를 별도로 두지 않은 제1112조 제1호부터 제3호와 기여분 규정을 준용하지 않은 제1118조에 대해서는 헌법불합치를 선언하며 입법자에게 개선을 명했습니다. 이 결정을 계기로 국회가 유류분 제도 전반을 손질하는 과정에서, 오랫동안 지적되어 온 원물반환 방식의 구조적 문제까지 함께 손을 댄 것입니다.
원물반환이 낳아온 문제는 실무에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증여받은 부동산의 일부 지분을 유류분권리자에게 돌려주는 판결이 확정되면, 그 순간부터 유류분권리자와 수증자는 같은 부동산을 공유하는 사이가 됩니다. 공유물은 처분·사용·수익 방법을 두고 다시 다툼이 생기기 쉽고, 결국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이라는 2차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습니다. 승소 판결 하나로 분쟁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분쟁의 시작점이 되어버리는 구조였던 셈입니다.
가액지급으로 일원화하면 이 문제가 해소됩니다. 소송의 결론이 금전지급 판결로 나오기 때문에 등기 정리나 공유관계 문제 없이 채권압류·부동산경매 등 통상의 금전채권 집행 절차로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유류분권리자 입장에서도 부동산 지분을 계속 보유하며 세금·관리 부담을 떠안는 대신 확정된 금액을 받고 관계를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정의 방향 자체는 분쟁을 단순화하는 쪽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가액지급청구권은 금전채권이다 — 처분금지가처분이 통하지 않는 이유
민사집행법 제300조 제1항은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은 현상이 바뀌면 당사자가 권리를 실행하지 못하거나 이를 실행하는 것이 매우 곤란할 염려가 있을 경우에 한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이 바로 처분금지가처분이고, 그 피보전권리는 특정한 물건 자체를 돌려받거나 그 물건에 관한 등기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 예를 들어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나 원상회복청구권처럼 대상이 특정되어 있는 이행청구권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개정법에 따라 유류분권리자가 갖는 권리는 "그 부동산을 돌려달라"는 청구권이 아니라 "그 부동산의 가액에 해당하는 돈을 달라"는 청구권입니다. 그 부동산 자체에 대해 어떤 권리도 주장하지 않는 것이므로, 그 부동산을 목적물로 삼아 처분을 금지해 달라는 신청을 하더라도 애초에 피보전권리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법원이 소명자료를 요구하는 보정명령을 내리거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위험이 그래서 생깁니다.
다만 예외는 있습니다. 상속개시일이 2026년 3월 17일 이전이라면 부칙 경과규정에 따라 개정 전 조문, 즉 원물반환이 원칙이던 구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이 경우에는 증여받은 부동산 자체를 돌려받을 권리가 남아 있으므로 처분금지가처분이 여전히 정당한 수단이 됩니다. 그래서 보전처분을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피상속인의 사망일자, 즉 상속개시 시점부터 확인해야 어느 법이 적용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처분금지가처분은 특정물 자체에 대한 이행청구권을 보전하기 위한 절차다. 유류분 가액지급청구권처럼 금전지급을 구하는 권리에는 애초에 피보전권리가 성립하지 않는다.
가압류를 거는 이유 — 금전채권 보전의 정공법
민사집행법 제276조 제1항은 "가압류는 금전채권이나 금전으로 환산할 수 있는 채권에 대하여 동산 또는 부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하여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개정법상 유류분 가액지급청구권은 정확히 이 요건, 즉 금전채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가압류가 원래 예정된 보전수단입니다.
실익도 분명합니다.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수증자가 증여받은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하거나 그 부동산에 근저당을 새로 설정해버리면, 나중에 승소 판결을 받아도 강제경매 배당 순위에서 그 근저당권자나 매수인에게 밀려 실제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크게 줄어듭니다. 가압류를 미리 걸어 두면 그 이후에 이루어진 처분이나 담보설정을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므로, 판결 확정 후 강제집행의 실효성이 그만큼 유지됩니다.
가압류를 신청하려면 피보전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을 소명해야 합니다. 피보전권리는 상속관계와 유류분 부족액 산정 근거로, 보전의 필요성은 수증자가 재산을 처분할 우려가 있다는 사정으로 소명합니다. 법원은 통상 청구금액에 상응하는 담보 제공을 명하며, 현금공탁이나 보증보험증권으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
상속관계를 증명하는 가족관계증명서·제적등본 등
유류분 부족액 계산 근거 — 상속재산 목록, 증여재산 내역, 채무 내역
증여 사실을 증명하는 등기부등본·증여계약서
목적 부동산의 등기부등본과 시가를 뒷받침하는 자료(공시지가·감정평가 등)
담보제공명령에 대응할 현금 또는 보증보험 가입 여력
증여받은 부동산을 목적물로 특정하는 이유
가압류는 금전채권을 보전하는 절차이므로 이론상으로는 수증자의 어떤 재산에라도 걸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실무에서 굳이 "증여받은 바로 그 부동산"을 목적물로 특정해 가압류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부동산은 등기부로 소유관계와 시가를 가장 쉽고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재산이고, 애초에 증여로 이전된 재산이라는 사실 자체가 유류분 부족액 산정의 근거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예금이나 급여채권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재산은 수증자가 임의로 인출하거나 계좌를 옮기면 추적이 쉽지 않고, 잔고가 변동되면 가압류의 실익 자체가 흔들립니다. 부동산은 등기라는 공시 방법이 있어 처분을 시도하는 순간 등기부에 그대로 드러나므로, 가압류를 걸어 둔 상태에서는 수증자가 함부로 손을 대기 어렵다는 점이 실무상 선호되는 배경입니다.
다만 목적물로 삼은 부동산의 시가가 청구금액에 비해 지나치게 낮거나 높으면 법원이 감액이나 증액을 명하는 보정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신청 전에 등기부등본과 공시지가, 필요하면 간이 감정 자료를 확인해 청구금액과 목적물 가액을 서로 맞춰보는 작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서둘러야 하는 이유 — 처분·담보설정과 상속개시 시점 확인
유류분반환청구권에는 행사 기간의 제한이 있습니다. 상속이 개시되고 반환해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1년, 상속이 개시된 날로부터 10년이 지나면 더는 행사할 수 없습니다. 기간이 임박한 사안이라면 보전처분과는 별개로 본안소송 제기 자체를 서둘러야 합니다.
보전처분을 서둘러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수증자의 대응 가능성입니다. 유류분 청구 움직임을 알아챈 수증자가 증여받은 부동산을 서둘러 처분하거나 그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근저당을 설정해버리면, 뒤늦게 가압류를 걸어도 이미 설정된 선순위 근저당권 뒤로 밀려 실제 배당받을 금액이 줄어듭니다. 가압류는 접수와 동시에 등기부에 기입되므로, 그 시점 이후의 처분이나 담보설정에 대해서는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게 되는 것이 실질적인 억지력으로 작동합니다.
이 모든 절차 이전에 확인해야 할 전제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개정법에 따른 가액지급 원칙이 적용되는지, 아니면 구법에 따른 원물반환 원칙이 적용되는지는 상속개시일이 2026년 3월 17일 전인지 후인지에 달려 있습니다. 사망일자부터 확인해 어느 조문이 적용되는 사건인지를 먼저 정리한 다음, 그에 맞는 보전처분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자 기산점과 가액 산정 — 청구일부터 붙는 이자
개정된 민법 제1115조 제1항 후단은 "이 경우 가액의 지급을 청구한 날부터 이자를 가산한다"고 정합니다. 이자가 붙기 시작하는 시점이 상속개시일이나 소장 부본이 송달된 날이 아니라 "가액의 지급을 청구한 날"로 못 박혀 있다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내용증명 등으로 가액 지급을 청구하는 의사를 명확히 표시해두면, 그 시점부터 이자가 붙기 시작합니다.
가액을 얼마로 산정할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개정 전 판례는 원물반환이 불가능해 가액으로 반환하는 경우 그 가액을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5. 6. 23. 선고 2004다51887 판결). 가액지급이 원칙이 된 개정법 아래에서도 이 산정 기준 시점 법리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소송이 길어지는 동안 부동산 시가가 오르면 그만큼 회수 금액이 늘어날 여지가 있고, 반대로 시가가 떨어지면 불리해질 수도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소를 제기하기 전에 내용증명으로 가액지급 청구 의사를 명확히 표시해 이자 기산점을 앞당겨두고, 동시에 가압류를 신청해 강제집행의 실효성을 확보해두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청구 의사표시와 보전처분을 따로 떼어 생각하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자는 상속개시일이 아니라 가액의 지급을 청구한 날부터 붙는다. 청구 의사표시 시점을 명확히 남겨두는 것 자체가 실익으로 이어진다.
자주 묻는 질문
Q. 유류분 가액지급 청구권이 뭔가요? 예전에는 부동산을 직접 돌려받을 수 있지 않았나요?
A. 2026년 3월 17일 개정된 민법 제1115조 제1항에 따라 상속개시가 그 이후인 사건은 부족분을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가액, 즉 돈으로만 청구할 수 있습니다. 상속개시가 그 이전이라면 원물반환이 원칙이었던 개정 전 조문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Q. 증여받은 부동산에 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했는데 문제가 될까요?
A. 가액지급청구권은 금전채권이어서 특정물에 대한 이행청구권을 전제로 하는 처분금지가처분의 피보전권리로 삼기 어렵습니다. 법원의 보정명령을 받거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가압류로 전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가압류는 꼭 증여받은 부동산에만 걸어야 하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가압류는 금전채권을 보전하는 절차라 수증자의 다른 재산, 예를 들어 예금이나 급여채권에도 걸 수 있습니다. 다만 등기로 소유관계와 시가가 쉽게 확인되는 부동산이 실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됩니다.
Q. 가압류를 걸려면 얼마를 공탁해야 하나요?
A. 청구금액과 목적물 가액을 기준으로 법원이 담보액을 정하며, 현금공탁이나 보증보험증권으로 낼 수 있습니다. 정확한 금액은 사건을 맡은 재판부의 담보제공명령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유류분 가액지급 청구는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상속이 개시되고 반환해야 할 증여가 있음을 안 날로부터 1년, 상속개시일로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합니다. 기간이 임박했다면 보전처분과 별도로 본안소송 제기부터 서둘러야 합니다.
Q. 소송 전에 미리 청구 의사를 밝혀두면 어떤 효과가 있나요?
A. 개정법상 이자는 가액의 지급을 청구한 날부터 가산되므로, 내용증명 등으로 청구 의사를 먼저 명확히 표시해두면 그 시점부터 이자가 붙어 최종적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맺음말
2026년 3월 17일 개정으로 유류분 반환은 원물이 아니라 가액지급이 원칙이 되었고, 이는 유류분권리자가 가진 권리가 처음부터 금전채권이라는 뜻입니다. 증여받은 부동산에 처분금지가처분부터 신청하던 예전 방식은 더 이상 맞지 않으며, 보전처분의 출발점은 가압류로 바뀌었습니다.
다만 상속개시 시점에 따라 적용되는 조문 자체가 달라지고, 이자 기산점과 행사 기간처럼 챙겨야 할 절차가 여럿입니다. 피상속인의 사망일자부터 확인해 어느 법이 적용되는 사건인지 정리한 다음, 그에 맞춰 청구 의사표시와 보전처분 순서를 설계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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