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위드마크 공식의 모든 것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는데 혈중알코올농도가
기준치인 0.03%를 조금 넘는 경우라면 한 번쯤
‘위드마크 공식’이라는 말을 찾아보게 됩니다.
특히 술을 마신 직후 운전했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음주측정을 했다면,
“측정할 때보다 운전할 때 수치가 더 낮았던 것 아닌가?”
반대로 운전을 마친 뒤 한참이 지나 측정했다면,
“측정할 때는 수치가 내려간 것이고 운전 당시에는 더 높았던 것 아닌가?”
라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운전 시점과 음주측정 시점 사이에 시간 차이가 있을 때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기 위해 활용되는 방법이 위드마크 공식입니다.
그렇다면 위드마크 공식은 실제 음주운전 사건에서 어떻게 적용될까요?
01. 위드마크 공식이란?
음주운전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한 것은 경찰이
측정한 순간이 아니라 실제 차량을 운전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입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인
상태에서 운전하면 음주운전에 해당합니다.
운전 직후 바로 측정했다면 측정값이 중요한 증거가 되겠지만,
사고가 발생하거나 운전자가 현장을 벗어나는 등의
이유로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 측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사후 측정된 수치와 경과시간 등을 토대로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하는 방법이 위드마크 공식입니다.
다만 위드마크 공식은 숫자를 넣으면 정답이 나오는 단순한 계산식은 아닙니다.
어떤 방식으로 계산하는지에 따라
계산의 전제가 되는 사실이 정확하게 확인되어야 합니다.
대법원 역시 위드마크 공식과 같은 과학적 방법으로 범죄사실을 인정하려면
그 계산의 전제가 되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사실이
엄격하게 증명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02. 상승기와 하강기가 중요한 이유
위드마크 공식을 이해하려면 혈중알코올농도의 상승기와 하강기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혈중알코올농도는
음주 후 일정 시간 동안 상승하다가 최고치에 이른 뒤 점차 감소합니다.
대법원 판례에서도 개인차가 있지만 통상
음주 후 30~90분 사이 최고치에 이르고,
그 이후에는 시간당 약 0.008~0.03%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합니다.
최고점에 도달하기 전을 상승기, 최고점 이후를 하강기라고 합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술을 마신 뒤 무조건 30분 동안 상승하거나,
90분이 지나면 반드시 하강하는 것은 아닙니다.
음주량, 음주속도, 음식 섭취 여부, 체질 등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30~90분이라는 시간만으로 개별 사건의 상승기와 하강기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03.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면 수치가 낮아질까?
위드마크 공식이 음주운전자에게 유리한 수치를 만들어주는 공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는 않습니다.
만약 운전 당시부터 측정 당시까지 혈중알코올농도가 계속 하강하고 있었다면,
나중에 측정한 수치는 운전 당시보다 낮아진 값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후 측정된 수치에 그동안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 알코올량을 더하면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오히려 더 높게 계산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운전 당시가 상승기였다면 나중에 측정된 수치보다
실제 운전 당시 수치가 낮았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상승기니까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할 수 없다.”
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은 운전 당시가 상승기일 가능성이 있더라도 운전부터 측정까지의 시간,
측정 수치와 기준치의 차이, 음주량과 음주시각, 운전자의 상태, 사고 경위 등을 종합하여
운전 당시 0.03% 이상이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상승기인지 하강기인지는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 사실 하나만으로 유무죄가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04. 실제 판례로 보는 위드마크 공식
(1) 측정치는 0.277%, 계산 결과는 0.031%까지 나온 사건
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4도11906 판결
피고인은 음주운전 사고 후 편의점에서 소주 2병을 추가로 마셨고,
이후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277%였습니다.
원심은 추가 음주분을 공제해 운전 당시 수치를
0.044%, 0.041%, 0.031% 등으로 계산하고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운전 전 정확한 음주량과 음주 종료시각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상승기였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결국 핵심은 계산값 자체보다 그 계산의 전제가 얼마나 정확한지입니다.
(2) 상승기 가능성이 있었지만 0.037% 음주운전을 인정한 사건
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5도8137 판결
피고인은 18시 10분경까지 술을 마신 뒤 운전했고,
18시 30분경 측정한 혈중알코올농도는 0.037%였습니다.
음주 종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상승기일 가능성이 있었지만,
대법원은 운전 종료 후 측정까지 약 12분밖에 지나지 않았고,
측정절차와 당시 상태, 교통사고 경위 등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그 결과 운전 당시에도 0.03% 이상이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보고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즉 상승기라는 이유만으로 음주운전이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05. 사고 후 술을 더 마시면 어떻게 될까?
과거에는 음주운전 사고 이후 술을 추가로 마셔 측정을 어렵게 만드는 이른바 ‘술타기’가 문제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별도의 규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도로교통법은 술에 취한 상태라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차량을 운전한 뒤 음주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술을 추가로 마시는 등의 행위를 음주측정방해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정확히 말하면 운전 후 술을 마셨다고 해서 무조건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에서 요구하는 것은 ‘음주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입니다.
06. 위드마크 사건에서는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위드마크 공식이 문제되는 음주운전 사건이라면
저는 먼저 시간관계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마지막 술을 언제 마셨는지,
운전을 언제 시작하고 끝냈는지,
사고가 언제 발생했는지,
경찰이 실제로 몇 시에 측정했는지를 맞춰봐야 합니다.
이때는 기억에 의존하기보다 자료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수사기관이 혈중알코올농도를 어떤 방식으로 계산했는지도 봐야 합니다.
사후 측정치에 감소량을 더한 것인지,
사고 후 추가 음주에 따른 상승분을 공제한 것인지에
따라 검토해야 할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위드마크 공식,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계산의 근거입니다
음주운전 위드마크 사건에서는
“계산해 보니 0.03%가 넘는다.”
또는
“상승기였으니 운전 당시에는 0.03% 미만이었을 것이다.”
라는 식으로 결론을 내릴 수 없습니다.
결국 확인해야 하는 것은 실제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었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는지입니다.
특히 측정치가 0.03% 전후에 있는 사건, 운전과 측정 사이에
상당한 시간이 지난 사건, 사고 후 추가 음주가 있었던
사건이라면 단순한 계산 결과만 볼 것이 아니라
그 계산에 사용된 음주시각, 음주량, 경과시간 등
전제사실이 정확한지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드마크 공식은 결국 하나의 계산 방법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계산된 숫자보다 그 숫자를 믿을 수 있는 근거가 충분한가입니다.
법무법인 초원
정주성 변호사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