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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된 휴대폰 속 다른 사생활은 수사에 안 쓰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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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된 휴대폰 속 다른 사생활은 수사에 안 쓰이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휴대폰 하나에 통화기록과 문자메시지, 사진, 위치정보, 각종 SNS 대화까지 한 사람의 사생활 전부가 담겨 있다 보니, 형사사건으로 휴대폰이 압수되면 혐의와 상관없는 내 일상까지 전부 수사기관에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어차피 사건이랑 상관없는 사진, 대화는 안 볼 텐데 뭐”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며 압수 절차에 별다른 이의 없이 응하는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휴대폰 전체가 이미징되어 수사기관 사무실로 옮겨진 뒤, 그 안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사건과 무관한 대화나 사진이 다른 혐의의 단서로 쓰이거나, 사생활이 필요 이상으로 넓게 들여다보이는 사례가 드물지 않습니다.

최근 대법원은 전자정보 압수·수색에서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로 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무관한 사생활 정보를 발견했을 때 지켜야 할 절차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2025년에도 이 법리를 재확인하는 판결이 나올 정도로, 이는 실무에서 계속 다투어지는 쟁점입니다.

아래에서는 압수된 휴대폰 속 사생활 정보가 어디까지 수사에 쓰일 수 있는지, 수사기관이 무관한 정보를 우연히 발견했을 때 어떤 절차를 지켜야 하는지, 그리고 그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최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압수된 휴대폰이라도 혐의사실과 무관한 사생활까지 수사에 쓸 수는 없습니다

압수·수색은 법이 정한 대로 혐의사실과 관계있는 정보로 한정되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은 검사가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할 수 있는 대상을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발부하는 영장 자체도 특정 혐의사실을 전제로 하고, 그 혐의사실과 관계있는 물건·정보만을 압수 대상으로 삼습니다.

정보저장매체에 대해서는 이 원칙이 더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06조 제3항은 압수의 목적물이 컴퓨터용디스크 등 정보저장매체인 경우 “기억된 정보의 범위를 정하여 출력하거나 복제하여 제출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어, 저장매체 자체가 아니라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만 골라 받는 것이 원칙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휴대폰은 통화기록·문자메시지·사진·동영상·위치정보·금융앱까지 한 사람의 일상 전부가 저장된 대표적인 정보저장매체입니다. 대법원도 전자정보가 저장된 매체는 대부분 대용량이어서 범죄혐의와 관련이 없는 개인의 일상생활에 관한 정보가 광범위하게 포함되어 있고, 이러한 압수·수색이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할 우려가 크므로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15. 7. 16.자 2011모1839 전원합의체 결정).

휴대폰이 적법하게 압수됐더라도, 혐의사실과 관계없는 사생활 정보까지 자동으로 수사기관이 열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2. 사생활 정보를 우연히 발견해도 그 자리에서 바로 열어볼 수는 없습니다

무관한 정보는 별도 영장을 받아야 비로소 적법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입장입니다.

실무에서는 수사기관이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전혀 다른 사생활 정보, 예컨대 불륜 정황이나 다른 범죄를 암시하는 대화를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수사기관이 그 자리에서 바로 이를 들여다보고 자료로 삼을 수 있는지가 오래된 쟁점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이른바 종근당 압수수색 사건에서, 저장매체나 복제본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를 우연히 발견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바로 압수할 수는 없고, 더 이상의 탐색을 중단한 뒤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만 비로소 그 정보에 대해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수색이 종료되기 전에 유관정보를 적법하게 탐색하는 과정에서 무관정보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라면, 수사기관으로서는 더 이상의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범죄혐의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하여 그러한 정보에 대하여도 적법하게 압수·수색을 할 수 있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20도3050 판결).

이 판결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수사기관이 애초에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만 선별해 압수한 뒤에도 무관정보를 삭제·폐기·반환하지 않은 채 그대로 갖고 있다면 그 무관정보 부분에 대한 압수는 위법하고, 나중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거나 피고인이 증거로 삼는 데 동의했다고 해서 그 위법성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2025년 8월 14일 선고된 대법원 2020도10908 판결에서도, 휴대전화 복제본에서 추출한 정보를 엑셀파일로 만들어 탐색하다가 별건 혐의를 발견해 낸 사안에 대해 같은 법리를 재확인하며 위법수집증거로 판단했습니다.

혐의사실과 무관한 사생활 정보는, 수사기관이 별도 영장을 받기 전까지는 수사에 쓸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3. 압수가 아니라 임의제출로 넘긴 휴대폰도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위법합니다

임의제출이라도 참여권 보장과 압수목록 교부 없이는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

피해자가 스스로 휴대폰을 수사기관에 제출하는 이른바 ‘임의제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장 없이 이루어졌다는 차이가 있을 뿐, 그 안에 저장된 전자정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절차에는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과 동일한 원칙이 적용됩니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제출자의 제출 범위에 대한 의사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임의제출에 따른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전자정보에 한해서만 압수 대상이 되고, 특히 피의자 본인이 아니라 피해자 등 제3자가 휴대폰을 제출한 경우에는 이 관련성 범위를 더욱 좁게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리고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가 뒤섞인 휴대폰이나 그 복제본을 수사기관 사무실로 옮겨 탐색하는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121조(당사자의 참여권), 제129조(압수목록의 교부)에 따라 피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할 기회를 보장하고 압수된 전자정보의 파일 명세가 특정된 목록을 작성해 교부하는 등 절차를 지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임의제출된 정보저장매체에서 압수의 대상이 되는 전자정보의 범위를 넘어서는 전자정보에 대해 수사기관이 영장 없이 압수·수색하여 취득한 증거는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하고, 사후에 법원으로부터 영장이 발부되었다거나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이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다고 하여 그 위법성이 치유되는 것도 아니다(대법원 2021. 11. 18. 선고 2016도348 전원합의체 판결).

실제로 이 판결에서는, 피해자가 자신을 촬영한 혐의의 증거로 휴대폰을 제출했는데 수사기관이 그 안을 탐색하다가 전혀 다른 시기, 다른 피해자를 상대로 한 별건 촬영 범행을 발견해 영장 없이 그 자료를 복제한 사안에서, 그 별건 자료의 증거능력을 부정했습니다. 제출 당시 전제가 된 혐의사실과 무관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임의제출이라도 참여권 보장과 압수목록 교부 등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그 안에서 발견한 사생활 정보는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


4. 다만 같은 유형의 정보라면 사생활이라도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무관정보와 간접·정황증거는 다르게 취급된다는 점도 함께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휴대폰 속 사생활 정보가 어떤 경우든 절대적으로 보호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같은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범죄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에는 범행 그 자체를 직접 증명하는 자료뿐 아니라 범행 동기·경위·수단·시간·장소를 증명하는 간접증거나 정황증거도 포함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특히 휴대폰을 이용한 불법촬영처럼 상습성이나 성적 경향성이 의심되는 범죄 유형에서는, 같은 유형의 사진·동영상 파일에서 발견되는 다른 자료도 범죄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단순히 “동종 또는 유사 범행”이라는 이유만으로는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도 함께 밝혔습니다.

즉 사생활 정보라 해도 지금 수사 중인 혐의사실의 경위·수단·정황을 뒷받침하는 성격을 가진 자료라면 관련성 범위 안에 들어갈 수 있고, 반대로 혐의사실과 아무 접점이 없는 순수한 사생활이라면 별도 영장 없이는 수사에 쓸 수 없습니다. 이 경계는 사안마다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되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어떤 자료가 어느 쪽에 속하는지를 초기 단계에서부터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5. 혐의를 받는 쪽이든 피해를 본 쪽이든, 확인 순서는 정해져 있습니다

압수수색 현장에서 무엇을 확인하고 이의를 제기해야 하는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휴대폰 압수·수색이나 임의제출로 시작된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단계에서 휴대폰 압수·이미징과 전자정보 탐색이 이루어지고 → ②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지방법원판사에게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아 추가 탐색이 진행되며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이라면 수원지방검찰청) 송치·처분을 거쳐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에서 그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이 다투어지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압수·수색 절차에 위법이 있다고 판단되면, 처분이 있는 것을 안 날부터 형사소송법 제417조에 따라 관할 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해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도 있습니다.

사생활 정보가 수사에 잘못 쓰였다고 의심된다면, 감정적으로 항의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절차 자체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1. 압수·수색영장(또는 임의제출 확인서)에 기재된 혐의사실이 무엇인지, 그 범위를 넘어서는 정보까지 탐색·복제되지는 않았는지 확인합니다.

  2. 전자정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통지받았는지,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한 적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3. 압수가 끝난 뒤 교부받은 전자정보 상세목록에 무관한 사생활 정보까지 포함돼 있지는 않은지, 원본과 복제본이 제대로 삭제·반환됐는지 대조합니다.

이 세 가지가 지켜지지 않았다면, 그 정보에 기초해 수집된 증거는 물론 이를 토대로 확보된 2차적 증거까지 위법수집증거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압수수색 초기에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절차를 기록해두는 것이 나중에 증거능력을 다투는 데 결정적인 자료가 됩니다.


마치며

휴대폰이 압수되거나 임의제출되고 나면, “이미 다 넘어갔으니 손쓸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 초기 대응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생활을 침해당했다고 느끼는 쪽이라면, 어떤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는지부터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참여 기회를 통지받았는지, 압수목록을 제대로 교부받았는지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을수록 이후 증거능력을 다투는 데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수사 대상이 되어 자신의 휴대폰이 넘어간 쪽에서도, “어차피 다 봤을 텐데”라며 포기할 일이 아닙니다. 어떤 정보가 실제로 혐의사실과 관련성이 인정되는지, 어떤 정보가 무관정보로서 배제되어야 하는지는 사안마다 다르게 판단됩니다.

저는 압수수색·임의제출된 전자정보의 증거능력이 다투어지는 사건에서, 정보를 넘긴 쪽과 넘겨받아 수사받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절차 하나가 사건 전체의 결론을 바꾸는 경우를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압수된 휴대폰 속 정보가 어디까지 수사에 쓰일 수 있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그 판단이 필요한 지금이 상담의 시점입니다.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휴대폰이 압수되면 사진첩에 있는 사생활 사진도 전부 수사기관이 볼 수 있나요?

A. 원칙적으로는 아닙니다. 압수·수색은 영장에 기재된 혐의사실과 관계있는 정보로 한정되고, 그와 무관한 사진·대화까지 포괄적으로 열람하는 것은 위법한 압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Q. 수사 중 우연히 다른 범죄 정황을 발견했다면 바로 처벌 자료로 쓰이나요?

A. 그 자리에서 바로 쓸 수는 없습니다.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추가 탐색을 중단하고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 한해서만 그 정보를 적법하게 압수·수색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제가 피해자로서 제 휴대폰을 자발적으로 제출했는데도 문제가 될 수 있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임의제출이라도 제출 범위에 대한 의사가 불명확하면 제출 동기가 된 혐의사실과 관련된 정보로 제한적으로 해석되고, 상대방인 피의자의 참여권과 압수목록 교부 등 절차가 지켜져야 적법합니다.

Q. 절차 위반이 있었는데 이미 재판에서 증거로 동의해버렸다면 되돌릴 수 없나요?

A. 증거 동의만으로 위법성이 치유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절차를 위반해 수집한 증거는 사후에 영장을 받거나 증거 동의가 있었다고 해도 위법수집증거라는 평가가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Q. 사생활 정보라도 지금 수사받는 혐의와 비슷한 유형이면 증거로 쓰일 수 있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같은 유형의 범행을 뒷받침하는 간접증거·정황증거는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인정되면 관련 정보로 취급될 수 있어, 단순히 사생활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되지는 않습니다.

Q. 압수수색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어떻게 다퉈야 하나요?

A.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형사소송법 제417조에 따라 관할 법원에 준항고를 제기해 압수 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고, 이후 형사재판에서도 그 증거의 증거능력을 다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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