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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피의자 DNA 채취는 거부할 수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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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피의자 DNA 채취는 거부할 수 없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성범죄 수사 과정에서 경찰이나 검찰이 구강점막·모발 채취 등 디엔에이(DNA) 감식시료 채취에 응할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를 거부할 수 있는지 문의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동의만 안 하면 그만 아닌가요”, “나중에 무죄가 나오면 정보도 저절로 없어질 텐데 굳이 응할 필요가 있나요”라는 생각으로 채취 요구를 거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막상 구속된 상태에서 채취영장이 발부되면 거부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채취가 진행되고, 이후 불기소나 무죄가 확정되어도 정보가 자동으로 삭제되지 않아 별도 신청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당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디엔에이감식시료채취영장 발부 절차에 대해 채취대상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와 불복할 수 있는 구제절차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거부한다고 채취 자체를 막을 수는 없더라도, 그 과정에서 행사할 수 있는 절차적 권리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아래에서는 성범죄 피의자가 DNA 채취를 거부할 수 있는 범위와, 거부하더라도 실제로는 어떤 절차가 진행되는지 관련 법령과 판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동의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영장 없이는 채취할 수 없습니다

디엔에이감식시료 채취는 동의채취와 영장채취, 두 가지 방식으로만 이루어집니다.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DNA법) 제8조 제3항은 채취대상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만 영장 없이 시료를 채취할 수 있고, 이때에도 수사기관은 미리 채취를 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고 서면으로 동의를 받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수사기관이 “협조해달라”는 식으로 구강점막이나 모발 채취를 요구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서면 동의를 하지 않는 이상 임의로 채취할 수 없습니다. 거부 의사를 밝혔다면 수사기관은 그 즉시 채취를 강행할 수 없고, 법이 정한 별도의 영장 절차로 넘어가야 합니다.

다만 여기서 “거부하면 끝”이라고 오해하기 쉬운데, 성범죄처럼 DNA법이 정한 대상범죄이고 피의자가 구속된 상태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동의 거부는 임의채취를 막을 뿐이고, 영장에 의한 강제채취까지 막지는 못합니다.

동의하지 않으면 그 순간의 임의채취는 막을 수 있지만, 이후 영장 절차로 넘어가는 것 자체를 막지는 못합니다.


2. 구속된 성범죄 피의자는 거부해도 영장으로 강제채취될 수 있습니다

구속 상태에서는 거부 의사와 무관하게 법원이 발부한 영장으로 채취가 진행됩니다.

DNA법 제6조는 강간·강제추행 등 형법 제32장의 죄를 비롯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한 성범죄로 구속된 피의자로부터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이 디엔에이감식시료를 채취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채취대상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검사는 관할 지방법원 판사에게 청구해 디엔에이감식시료채취영장을 발부받아야 합니다(DNA법 제8조 제1항·제2항). 영장이 발부되면 이는 구강점막이나 모발을 채취하는 대인적 강제처분으로, 채취대상자의 거부 의사와 무관하게 집행됩니다.

헌법재판소도 이러한 채취영장 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특정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정보를 확보해 범죄 수사·예방 효과를 높이려는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을 인정하면서, 판사가 영장을 발부하는 단계에서 채취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판단하고 채취 과정에서 신체·명예 침해를 최소화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고 보아 신체의 자유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한 바 있습니다.

디엔에이감식시료채취영장 발부 여부는 채취대상자에게 자신의 디엔에이감식시료가 강제로 채취당하고 그 정보가 영구히 보관관리됨으로써 자신의 신체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의 기본권이 제한될 것인지 여부가 결정되는 중대한 문제이다(헌법재판소 2018. 8. 30. 선고 2016헌마344 결정).

결국 구속된 상태에서 성범죄 혐의로 채취영장이 청구되면, 현장에서의 거부 의사만으로는 채취 자체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속된 성범죄 피의자는 거부 의사를 밝혀도, 법원이 채취영장을 발부하면 강제채취를 피할 수 없습니다.


3. 영장 청구 단계에서도 의견을 진술할 권리는 보장됩니다

채취영장이 청구되면 채취대상자도 서면으로 의견을 낼 수 있습니다.

과거 DNA법 제8조는 채취영장 발부 과정에서 채취대상자가 의견을 밝히거나 발부 후 불복할 방법을 전혀 규정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018년 8월 30일 위 결정에서, 이러한 입법상 불비가 채취대상자의 재판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보아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 영장절차 조항은 채취대상자에게 디엔에이감식시료채취영장 발부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을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절차적으로 보장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발부 후 그 영장 발부에 대하여 불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거나 채취행위의 위법성 확인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구제절차마저 마련하고 있지 않다(헌법재판소 2018. 8. 30. 선고 2016헌마344 결정).

이 결정에 따라 현재 DNA법 제8조 제4항·제5항은 검사가 영장을 청구할 때 채취대상자의 의견이 담긴 서면을 함께 제출하도록 하고, 그 서면 제출이 곤란한 사정이 있다면 관할 지방법원 판사가 직접 채취대상자에게 서면으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거부 의사를 밝혔다고 채취가 무조건 강행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의사와 사정을 판사가 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로 검토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구체적인 사정을 제대로 정리해 제출하는지 여부가 실무상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4. 채취 이후 정보 보관과 삭제는 별도 절차로 진행됩니다

불기소나 무죄가 확정돼도 정보는 자동으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DNA법 제13조 제2항은 구속피의자등에 대해, 검사의 혐의없음·죄가안됨·공소권없음 처분이 있거나 법원의 무죄·면소·공소기각 판결 또는 결정이 확정된 경우에는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담당자가 직권 또는 본인의 신청으로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정보를 삭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삭제가 자동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담당자가 직권으로 처리하지 않는 이상, 본인이 처분 결과를 확인하고 삭제를 신청해야 실제로 삭제 절차가 진행됩니다. 삭제가 이루어지면 30일 이내에 본인에게 통지하도록 되어 있으므로(DNA법 제13조 제6항), 통지를 받지 못했다면 직접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구속 상태에서 채취가 이루어졌더라도, 이후 죄명이 DNA법 대상범죄 밖의 죄명으로 변경되는 경우에도 삭제 사유가 됩니다. 성범죄 혐의로 채취영장이 발부됐다가 이후 혐의가 다른 죄명으로 정리되는 사안에서는 이 부분을 놓치지 않고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5. 채취영장이 청구되면,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채취영장 청구서를 받는 순간부터 대응 기한이 함께 시작됩니다.

성범죄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에 대한 DNA 채취는 통상 ①경찰(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의 수사와 구속영장 집행 → ②검사가 별도로 관할 지방법원(수원지방법원)에 디엔에이감식시료채취영장을 청구 → ③판사가 채취대상자의 의견서를 검토하거나 서면 의견진술 기회를 준 뒤 영장을 발부 → ④영장 집행으로 시료 채취, 이후 검찰(수원지방검찰청) 기소 여부 결정 및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구속영장과 채취영장은 별개의 영장이므로, 구속 자체에 대한 방어와는 별도로 채취영장 단계에서도 챙겨야 할 절차가 있습니다.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채취영장 청구서에 기재된 청구이유, 채취할 시료의 종류·방법·장소를 확인하고, 의견진술 기회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주어지는지 파악합니다.

  2. 영장이 발부되기 전이라면 채취에 관한 의견이 담긴 서면을 기한 내에 제출해 사정을 알립니다.

  3. 이미 채취가 끝났다면 DNA법 제8조의2에 따라 채취가 이루어진 날부터 7일 이내에 관할 법원에 그 처분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는지 검토합니다.

7일이라는 기간은 매우 짧기 때문에, 채취영장이 청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즉시 변호사와 함께 대응 방향을 정리하는 것이 실무상 유리합니다.


마치며

DNA 채취 요구는 순간적으로 벌어지는 일이다 보니, “일단 거부하고 보자”거나 반대로 “어차피 채취될 거면 그냥 응하자”는 즉흥적인 판단으로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채취 요구를 받는 피의자 입장에서는 거부 의사를 밝히는 것과, 이후 영장 절차에서 의견서를 통해 구체적인 사정을 소명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단순히 거부만 하고 그 이후 절차를 챙기지 않으면, 정작 법이 보장하는 의견진술이나 불복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반대로 피해자 입장에서도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채취를 거부한다는 소식에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채취 여부는 결국 법원이 발부하는 영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피의자의 거부 의사만으로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두면 도움이 됩니다.

저는 성범죄 혐의로 조사·구속된 피의자를 변호하는 사건과, 반대로 피해자를 대리해 수사 협조를 구하는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채취영장 단계에서의 대응이 이후 수사·재판 전체의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채취영장 청구서를 받았거나 이미 채취가 이루어졌다면, 7일이라는 짧은 기한이 지나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임의동행 상태에서 DNA 채취를 요구받았는데 거부하면 불리해지나요?

A. 임의동행 단계에서는 동의 없이 채취할 수 없고, 거부 자체가 곧바로 불이익한 정황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후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등 수사가 진행되면 별도로 채취영장이 청구될 수 있습니다.

Q. 구속영장이 이미 발부됐는데 별도로 채취영장이 또 필요한가요?

A. 그렇습니다. 구속영장과 디엔에이감식시료채취영장은 별개의 영장으로, DNA법 제6조·제8조에 따라 채취영장을 다시 청구·발부받아야 강제채취가 가능합니다.

Q. 채취영장이 청구되면 저도 의견을 낼 수 있나요?

A. 있습니다. DNA법 제8조 제4항·제5항에 따라 검사는 채취대상자의 의견이 담긴 서면을 함께 제출해야 하고, 그 서면이 없으면 판사가 직접 서면 의견진술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Q. 이미 채취가 끝났는데 지금이라도 다툴 방법이 있나요?

A. 있습니다. DNA법 제8조의2에 따라 채취가 이루어진 날부터 7일 이내에 관할 법원에 그 처분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기간이 매우 짧으므로 서둘러야 합니다.

Q. 이후 불기소나 무죄가 나오면 채취된 정보는 자동으로 삭제되나요?

A. 자동은 아닙니다. DNA법 제13조에 따라 혐의없음·죄가안됨·공소권없음 처분이나 무죄·면소·공소기각 확정 시 본인 신청 또는 담당자 직권으로 삭제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Q. 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물리적으로 채취를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유효한 채취영장이 집행되는 단계에서는 형사소송법의 압수수색 관련 규정이 준용되어 필요한 처분이 이루어질 수 있어, 물리적 저항은 실익이 없을 뿐 아니라 별도의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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