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사건과 함께 징계절차가 진행되면 혐의를 해명하는 자료에만 집중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사건을 심의하는 위원 중에 당시 지휘선에 있던 사람이나 사건과 직접 관련된 사람이 있는지도 중요한 절차 문제입니다. 위원에게 불신이 든다는 감정과 법령이 정한 배제 사유는 다릅니다. 국가 일반직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공무원 징계령을 중심으로 제척·기피·회피를 구분해 살펴봅니다.
🔎 징계사유와 위원 구성은 나누어 검토합니다
국가공무원법 제81조와 제82조는 징계위원회의 설치와 의결을 거치는 징계절차의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형사재판에서 범죄 성립을 다투는 문제와 징계위원회가 적법하게 구성되어 심의하는 문제는 검토 대상이 다릅니다. 한쪽의 의견서를 냈다고 다른 쟁점까지 자동으로 심사되는 것은 아닙니다.
위원 구성에 대한 이의는 단순히 징계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주장과 구분해야 합니다. 누가 어떠한 지위에서 사건과 연결되는지, 그 사실이 법령상 어떤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막연히 기관 전체가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하면 구체적인 판단 자료가 부족해집니다.
이 글의 기준을 지방공무원, 교육공무원, 경찰공무원 등에게 그대로 대입해서는 안 됩니다. 적용되는 징계 관련 법령과 위원회 관할이 다를 수 있으므로 출석 통지와 신분별 규정을 확인한 뒤 해당 절차에 맞게 검토해야 합니다.
🚫 제척은 법정 사유에 따른 배제입니다
공무원 징계령 제15조 제1항은 위원이 징계 혐의자와 친족 관계에 있거나 있었던 경우, 직근 상급자이거나 징계사유 발생 기간 중 직근 상급자였던 경우, 해당 징계사건의 사유와 관계가 있는 경우를 제척 사유로 정합니다. 해당하면 그 사건의 심의·의결에서 제외되는 구조입니다.
현재 인사이동으로 부서가 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과거의 직근 상급자 관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같은 기관에서 일했거나 직급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직근 상급자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당시 조직도, 업무분장, 인사발령 등 실제 보고·지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를 살펴야 합니다.
사건 사유와 관계가 있다는 주장도 연결 고리를 제시해야 합니다. 해당 위원이 사건의 어느 행위나 의사결정에 어떤 방식으로 관여했는지를 확인하고, 사실이 확인된 부분과 추측을 구분합니다. 자료에 이름이 등장한다는 사정만으로 모든 결론을 미리 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 기피에는 상당한 사유와 서면이 필요합니다
제15조 제2항은 위원장이나 위원에게 불공정한 의결을 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기피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합니다. 법에서 정한 제척 사유에 바로 해당하는지 불분명하더라도, 공정성에 대한 구체적인 우려를 별도로 검토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신청할 때에는 그 사실을 서면으로 밝혀야 합니다. 위원의 신원을 특정하고, 문제되는 관계나 언행, 시점과 경위를 적은 뒤 왜 해당 사건의 공정한 의결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설명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불리한 질문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기피가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 고소를 했다는 사실 자체를 압박 수단으로 내세우거나 기피를 위해 새로운 사실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문자나 문서가 있다면 원래 맥락이 드러나는 범위에서 제시하고, 문서의 어느 부분이 주장과 연결되는지 표시해야 합니다. 제도는 원하는 위원만 골라 심의를 받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 신청서는 사람·사실·자료를 연결합니다
서면에는 사건을 식별할 수 있는 내용과 대상 위원, 신청 취지, 구체적 사유,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를 구분해 적는 것이 좋습니다. 징계사유 자체를 부인하는 장문의 의견만 제출하기보다 위원 구성에 관한 부분을 독립된 항목으로 분리하면 검토 대상이 명확해집니다.
확인한 사실은 날짜 순서로 정리하고 출처를 표시합니다. 인사발령과 당시 업무분장은 직근 상급자 관계를 검토하는 데, 실제 결재 문서나 관련 발언 기록은 사건 관여 또는 공정성 우려를 설명하는 데 각각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기억에만 의존한 내용은 확정된 문서 내용과 분리해야 합니다.
신청 방법과 제출처는 위원회 담당 부서에 확인하고 접수 사실을 남깁니다. 심의 직전에 관련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그 시점과 확인 경위를 함께 전달할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제3자의 인적사항이나 사건 피해자의 사생활을 광범위하게 첨부하지 않도록 제출 범위도 점검해야 합니다.
🗳️ 신청한 사람이 직접 기피를 결정하지 않습니다
제15조 제4항에 따르면 기피 여부는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합니다. 기피신청을 받은 사람은 그 의결에 참여하지 못합니다. 신청서 제출과 기피 인용은 별개이므로 처리 여부와 실제 심의 참여 상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회피는 위원 스스로 심의·의결에서 물러나는 방식입니다. 제15조 제3항은 제척 사유에 해당하면 회피하도록 하고, 불공정한 의결 우려에 관한 기피 사유에 해당하면 회피할 수 있도록 구분합니다. 제척, 기피, 회피를 같은 용어처럼 사용하면 무엇을 요청하는지 흐려질 수 있습니다.
신청만 해 두고 출석이나 본안 소명을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위원회가 어떤 절차로 신청을 처리하고 있는지, 기존 심의 일정이 유지되는지 확인하면서 징계사유에 대한 의견과 증거 준비도 이어가야 합니다. 구성 문제와 본안 대응을 따로 관리하는 편이 누락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처리 결과와 본안 소명 자료를 함께 보관합니다
신청서, 첨부자료, 접수 확인, 처리에 관한 통지나 설명을 한 묶음으로 보관합니다. 사후에 문제를 검토하려면 자신이 무엇을 언제 알렸고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확인하지 못한 회의 내부 사정을 단정해서 기록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기피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징계 결과가 정해진 것은 아니며, 받아들여졌다고 징계사유가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위원 구성의 적법성, 혐의의 인정 여부, 징계 정도는 서로 구별되는 쟁점입니다. 형사사건에서도 진술과 객관자료를 별도로 점검해야 합니다.
처분 이후 불복을 검토할 때에는 적용 법령에 따른 절차와 기간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기피 신청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구제기간이 멈췄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절차 안내이며 개별 위원의 배제 여부나 처분 취소 가능성은 실제 관계와 기록에 따라 달라집니다.
글쓴이: 법무법인 세림 김환 변호사 · 전 의정부지검 형사1부장검사 · 전 수원지검 성남지청 부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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