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의 개요 – 오랜만의 동창 모임에서 벌어진 일
제가 만난 의뢰인은 20대 후반의 회사원이었습니다. 대학 동창 몇 명과 오랜만에 모여 늦게까지 술자리를 이어가던 중, 한 친구가 캠핑 다녀온 이야기를 하며 담배 한 대씩을 돌렸습니다. 평소 피우던 것과 냄새가 조금 다르다고는 느꼈지만, 캠핑용 특이한 담배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몇 모금을 나눠 피웠습니다.
몇 주 뒤, 그 자리에 있던 친구 한 명이 마약 관련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통화 내역과 그날 찍은 모임 사진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되면서, 함께 있던 의뢰인을 포함한 지인들 전원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대상이 됐습니다.
의뢰인은 출석 요구서를 받고서야 그날 나눠 피운 담배가 대마초였을 가능성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마약이라는 단어와 자신이 연결되리라고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조사 통보를 받은 그 순간부터 극심한 불안에 시달렸습니다. 회사에 알려질까 봐, 혹은 전과가 남아 이후 인생 전체가 흔들릴까 봐 걱정이 앞섰습니다.
2. 황윤경 변호사의 조력 – ‘몰랐다’는 진술을 뒷받침하는 작업
마약류 사건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흡연 당시 그 물질이 마약류임을 인식했는지 여부입니다. 저는 상담에서 담배를 건넨 사람이 누구였는지, 사전에 어떤 설명이 있었는지, 포장 상태와 냄새·맛에 대한 구체적인 기억, 그리고 그 이후 의뢰인이 취한 행동을 순서대로 물었습니다.
확인 결과 의뢰인에게 대마초라는 사실을 알려준 사람은 없었고, 그날 모임 사진과 영상에도 일반 담배와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로 나눠 피우는 모습이 찍혀 있었습니다. 저는 이 영상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함께 있던 다른 참석자들의 진술도 확보했습니다. 담배를 건넨 친구 본인의 진술에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대마라는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확인됐고, 이는 의뢰인의 진술과 일치했습니다. 또한 의뢰인의 모발감정 결과 저농도로 1회성 흡연에 부합하는 소견이 나왔다는 점도 함께 짚었습니다. 반복적으로 사용한 사람과는 다른 수치라는 점을 감정기관 자료를 근거로 설명했습니다.
법리적으로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죄가 고의범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흡연하는 물질이 마약류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확립된 태도입니다. 다만 실무에서는 "몰랐다"는 진술이 그 자체로 받아들여지기보다, 정황과 얼마나 일치하는지가 관건이 됩니다. 저는 흡연 형태가 일반 담배와 구분되지 않았다는 점, 사후 추가로 구하려 하거나 재사용을 시도한 정황이 전혀 없다는 점, 모발감정 수치가 1회성에 부합한다는 점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 수사기관에 제시했습니다.
수사기관이 초기에 가졌던 의구심, 즉 "성인이 담배 맛이 다른 것을 느꼈으면서도 그냥 피웠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술자리 분위기상 낯선 담배를 권유받았을 때 흔히 보이는 반응이라는 점과 그 정도의 이질감만으로 마약류라는 인식까지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구체적인 사실관계로 답했습니다.
3. 사건의 해결 – 불송치(혐의없음) 결정
경찰은 수사 끝에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습니다. 흡연 사실 자체는 인정되지만, 그 물질이 마약류라는 인식, 즉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수사기관이 주목한 부분은 담배를 건넨 사람의 진술과 모임 영상, 모발감정 수치가 모두 같은 방향, 즉 '인지하지 못한 1회성 흡연'을 가리키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결정으로 의뢰인은 마약류 관련 전과 없이 사건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마약 범죄는 전과가 남을 경우 취업이나 자격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번 결정은 의뢰인에게 실질적인 의미가 큰 결과였습니다.
4. 이 사건의 핵심 쟁점 – 마약류 범죄에서 ‘고의’를 어떻게 판단하나
마약류 관련 범죄는 고의범입니다. 흡연하거나 투약한 물질이 마약류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이 원칙이 실제 사건에서 쉽게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몰랐다"는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판단이 갈리는 지점은 몇 가지로 정리됩니다. 흡연한 물질의 외관, 냄새, 맛이 일반적인 것과 얼마나 차이가 났는지, 함께 있던 사람들의 진술이 서로 일치하는지, 1회성 사용인지 반복 사용인지, 그리고 사후에 추가로 구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입니다.
이 사건은 이 물음들이 모두 '인지하지 못한 채 우발적으로 노출된 상황'을 가리켰고, 이를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5. 마약 사건, 초기 대응이 특히 중요한 이유
마약 사건은 조사 통보를 받는 순간부터 이미 사회적 낙인이 크기 때문에, 위축된 나머지 사실관계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건일수록 초기에 정확한 정황, 즉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건네받았는지, 그 순간 어떤 인식이 있었는지를 침착하게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 결과 수치에만 의존해서는 부족합니다. 함께 있던 사람들의 진술, 당시 영상이나 사진, 이후 행동 정황을 미리 확보해 두어야 방어가 가능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자료는 확보하기 어려워집니다.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마약류에 노출되어 조사를 받게 되셨다면, 섣불리 진술하기 전에 당시 정황을 뒷받침할 자료부터 정리하고 상담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불송치] 지인이 건넨 담배가 대마였던 사건, 마약류관리법위반](/_next/image?url=https%3A%2F%2Fd2ai3ajp99ywjy.cloudfront.net%2Fuploads%2Ftitleimage%2Foriginal%2F5d28d8229846058e35f88455-original.jpg&w=3840&q=75)